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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24 22:49:20
Name DEI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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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김연아 선수처럼, 오랫동안 준비해서, 짧게, 실수없이 해내는 도전을 해보신 적 있나요?


오늘 오후 한시, 저도 그렇고, 대한민국이 숨죽여 지켜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긴장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미 그 아름다운 스케이팅에 매료되어 있는 스스로를 보며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그 모든 불안함과 걱정마저 흔적도 없이 사그라지게 만드는 환상적인 공연.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김연아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수천번은 뛰어봤을 점프. 수백번도 넘게 연습했을 곡과 안무.
하지만 그럼에도, 그 단 한번의 무대에서, 단 몇분만에 모든것이 결정되어 버리는 그 자리에서,
'전혀 실수없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껏 연습해 온 그 엄청난 노력들은 나의 소중한 자산임과 동시에 나를 짓누르는 부담입니다.
나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감과 바램은 내 손끝마디까지 파르르 떨리게 만듭니다.
그 모든것을, 가뿐히라는 표현으로는 너무 가벼운, 그러나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라는 듯이 사뿐히 올라앉은 저 나이어린 소녀의 모습이, 왜 그렇게도 아름답고 또 대단해 보이던지요.

오늘, 김연아 선수와 비교는 우습지만 문득 제 군대 시절 일이 생각났습니다.
(아름다운 김연아 선수 이야기하다가 괜히 군대이야기 나오니까 이거 칙칙하네요. 왠지 냄새도 나는것 같고. 컹컹)
제 보직은 "암호병" 이었습니다.
군에서 이야기하는 3대 축복받은 보직 중의 하나라지만, 저는 사단 소속이 아니라 연대 소속이었기 때문에
암호실 없는 암호병은 무던히도 각종 작업에 불려 나가야만 했더랬습니다.
그런 저에게도 구르는 재주가 하나 있었던 게, '암호를 빨리 만들고, 빨리 푸는 데' 조금은 소질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사단에서 저를 군단에서 개최하는 '암호 경연대회' 에 출전시키고자 파견 근무를 시켰습니다.

대한민국 육군의 암호체계를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일이야 안 될 일이지만 (관심도 없으시죠? 예 예 ㅡ_ㅡa 긁적)
약간만 기밀을 누설하면, 100자를 만드는데 암호병으로서 요구되는 시간은 15분입니다. 사실 이 시간도 그렇게 만만한 시간은 아닙니다.
그런데 사단에서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은 친구들은 이 시간을 무려 5분 안쪽으로까지 줄입니다...;;
처음에 보면 무슨 괴물들을 보는 것 같았죠.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시간이 없습니다. 단지 손으로 쓰는 시간동안 다음 글자의 계산을 끝냅니다.
하지만 이 암호라는 것이 마치 타자연습 비슷한 것이라서, 아무리 속도가 빠르다고 해도 정확도가 무조건 우선입니다. 그래서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단지 몇 분의 시간 안에,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집중력과 순발력을 발휘해서, 그 한번으로 모든 것이 판가름 나 버리는.
살면서 수많은 시험이나, 테스트, 평가들을 받아왔지만, 그만큼 첨예한 칼날 위에 올라가 있는 듯한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경연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 참 부던히도 많이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사실 밖에 나가서 전혀 쓸모도 없고, 오히려 다 잊어버려야만 하는 일이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그렇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는 사실이 지금 돌아보면 감사한 일입니다.

결국 저도 제가 보던 괴물들처럼 되더군요. 1년 가까이 꾸준히 연습을 하자, 이제는 제가 역대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3분 초반대의 기록을 가지게 된 것이죠. 가장 컨디션이 좋을 때 몇번은 3분 안쪽으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실수만 하지 않으면, 우승은 당연시 되었습니다. 유일한 경쟁자는 함께 출전하는 같은 사단 암호병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암호 경연대회날. 어줍잖지만 '장비' 도 준비합니다. 부러지지 않도록 연필을 곱게 깎아서 준비하고,
사용할 여러 준비물들을 챙기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선천적으로 그렇게 담이 크다거나 용기 백배한 스타일은 아닌지라, 떨리는 마음을 쉽사리 진정시키기는 어려웠지만
또 침착하기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계속해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경연대회. 군단 내에 있는 각 사단에서 2~3명의 암호병들이 한데 모여 승부를 가립니다. 경연대회는 2가지로 나뉘어 펼쳐집니다. 평문을 암호문으로 정확하게 만드는 테스트, 암호문을 평문으로 해독하는 테스트.
사실 평문을 만드는 해독은 실수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문제는 실수 여부가 나중에야 판단되는 '암호문 만들기' 테스트이지요.
첫 번째 테스트.
감독관의 '시작' 소리가 들리고, 이후로는 무아지경입니다. 이제껏 해왔던 대로, 익숙하게 왼손을 놀리고, 오른손을 놀리고, 글자를 써 내려갑니다. 글자를 쓰는 종이를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일정한 호흡으로 죽 써내려 나가면 자동으로 암호문은 완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데에 대한 긴장은, 확실히 최고 수준의 기록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미 몸에 배어 버린 습관과도 같은 연습의 결과물들은 어쩔 수 없습니다.
끝. 4분대의 기록이 나왔습니다. 군단 전체에서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해독은 쉽습니다. 말이 되는 문장이 만들어지면 되기 때문에. 끝. 역시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그리고 나서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실수만 하지 않았으면. 실수만 하지 않았으면 우승이다.
오랫동안 함께 해 왔던 다른 암호병들, 그리고 이래저래 저를 괴롭게도 했고 즐겁게도 했던 암호관님의 생각도 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오랜 노력의 시간들을 쏟아낸 제 자신과 마주합니다.
그래, 수고했어.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가 암호문을 만드는 데 있어서, 실수가 있었다고 나왔습니다.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정확했는데. 정말 틀림이 있을 리가 없는데.
이미 손 안에 잡혀 있던 것이 빠져나가 버리는 느낌이었고,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이제껏 기존에 암호문을 만들던 방식에서는 쌍따옴표 ( " ) 를 점 1개로 만들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쌍따옴표( " ) 를 점 2개로 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실수한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습니다. 억울한 일이었죠. 그렇게 바뀐 규정에 억울해했고, 암호관님도 항의를 하셨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다음 대회가 있을 때에 저는 전역을 할 것입니다. 그건 저의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그 첨예했던 저의 도전은 아쉬운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도전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로 얼마나 큰 자산이 되는지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극한의 상황에 스스로를 몰아넣어 볼 수 있었다는 것.
제 자신의 한계를 체험해 보고, 생각의 속도를 정말 끝까지 올려보며,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 보았던 것.
그리고 단 한번의 기회라는 그 순간에 처해보고, 겪어 보았다는 것.

그것은 정말 어디서도 얻기 힘든 소중한 자산입니다.



우중충한 군대 이야기를 세계 최고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여신 김연아 선수와 매치시키다니요.
저도 참 어지간히 넌센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김연아 선수가 링크 안으로 스케이트를 밀며 미끄러져 들어갈 때,
그 때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 감정이 어렴풋이 무엇일까.
저는 그 '감정' 이라는 것에 어떤 형태로든지간에 공감과 동감의 다리가 놓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그녀의 도전이 마음에 와닿고, 그것을 극복해 내는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지요.

물론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금요일에 진정으로 더 큰 무대가 기다리고 있지요.
연약했던 저는 그 최후의 순간에 쓴웃음을 지었지만,
강인한 김연아 선수는 활짝 핀 밝은 웃음을 지어줄 것입니다.

그럼 그 웃음 또한 제 것이, 우리 모두의 것이 되겠지요.


ThEnd.


p.s. 아, 물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면,

그것 또한 우리 모두의 눈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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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StaR
10/02/24 22:51
수정 아이콘
저는 면접에 도전합니다.
10/02/24 22:56
수정 아이콘
저는 행시 2차에 도전합니다..
스웨트
10/02/24 23:32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하나님 흐흐
10/02/25 14: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닷
Ms. Anscombe
10/02/24 22:5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해 본 일이 없고..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예술가들입니다. 물론 예술가들이라고 해도 위대한 작품을 내놓는 대가가 있고, 범작을 내놓는 평범한 예술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쏟아낸 예술가의 혼은 모두 숭고한 것입니다.

종종,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별 것 아닌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물음이 적절할 것입니다.

'당신은 세계에서 몇 번째인가요?'
진호vs요환
10/02/24 23:04
수정 아이콘
위의 일 처럼 어떤 일에, 그 순간에 자신의 열정을 다 쏟아부었다는 것 자체로도 일생에 평생 기억될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렇게 다 쏟아부은것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면 더할 나위 없지요..
쇼트 프로그램 연기가 끝나는 순간에 캐스터의 " 김연아입니다 " 는 소리에 정말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가슴에 남을 열정을 쏟아부은 그녀가 너무 대단해 보이네요.
마지막까지 선전을 기원합니다~
swflying
10/02/24 23:05
수정 아이콘
올림픽 출전했다는 그 사실만으로 존경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록이 어떻던 말이죠.
도전만큼 아름다우면서 멋진 단어도 별로 없는 것 같네요.
waterword
10/02/24 23:07
수정 아이콘
올림픽 출전한 선수들은 아마 기록에 상관없이 일생동안 간직할 값진 경험을 한 거같아요.
그런데 어떻던이 아니고 어떻든? 아닌가요?? ~든,~던 예전에 구분하는 방법을 알았었는데 ㅠ
10/02/24 23:11
수정 아이콘
음...암호병

정작병으로 근무하면서

음어 조립/해석 시험 본게 기억나는군요.....-_-
10/02/24 23:17
수정 아이콘
흐흐 음어자재 경연대회에 나가셨군요.
음어는 포병 통신병 친구들이 참 잘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라 댓글이 군대이야기로 슬슬...)
하르피온
10/02/24 23:20
수정 아이콘
전 3분 후반대 나왓더랬죠..
저희때 우승자가 1분 57초였던가...
10/02/24 23:22
수정 아이콘
몇군단인지 모르겠는데 거기도 대단하네요;
사실 실제 경연대회 나가서는 기록 내기 힘든데;
아, 혹시 음어 말씀하시는건가요?
10/02/24 23:33
수정 아이콘
저희는 경연대회 까진 아니고 그냥 테스트를 보곤 했었습니다.

음.... 꽃두개다신 작전장교1인가 2인가 하는 직책의 어떤분의

업무실적에 반영되기 위한 뭐 그런 느낌의...-_-....

예하부대 호출해서 싹다 테스트도 보고...저희도 보곤 했었지요...
10/02/24 23:36
수정 아이콘
전 2군 사령부에 정작병으로 있으면서 군사령관이 주최하는 대회에 2번 나갔더랬죠.
2분 30초랑 2분 50초대를 기록하고도 항상 1분 후반대를 유지하던 항공단 친구 때문에. 만년 2인자(?) 였던게 기었나네요.
덕분에 연대장 표창은 두번 받았지만서도... 항상 대회준비 한달 전에 하루종일 시험 공부마냥 준비하던게 생각나네요....
10/02/25 02:02
수정 아이콘
저는 3군사령부 중대 작전통신병으로 나가봤네요.

별 다른 기억은 없습니다만, 다들 작업할 때 혼자 시험보러 다니고..

좋았던 기억만이..크크..
10/02/24 23:24
수정 아이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쳐가는게 있죠. 바로 '수능' 입니다. 뭐, 학력고사 세대들에게는 학력고사겠죠?
12년동안을 준비해서 단 몇시간만에 그 동안의 모든 역량을 다 발휘해야만 하고,
그 결과가 자신의 미래를 온통 뒤흔들 수 있는 엄청난 도전이죠.
10/02/24 23:24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때 였지만.. 육상부 여서 100m와 400m계주 시도 대항전에 나갔었습니다. 각 초등학교에서 날고 긴다는 "꼬맹이"들이 전부 모였었고, 학교 운동장과는 차원이 다른 티비에서만 보던 넓디 넓은 운동장...
3학년때부터 꾸준히 출전해서 4학년 때, 100m 결승까지 처음으로 갔으나 7위... 를 차지했고 400m 계주에서는.. 결승에서, 1등을 하고 있었으나 3-4번 주자 바톤 터치때 바톤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만...
너무 원망 스럽더군요...
어린마음에 별의별 욕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3번주자였던 친구와는 싸우기까지 했었죠... 그 친구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고, 다음해 5학년때
결국 저희학교가 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1-2-4번 주자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3번주자만 바뀐 상태로 우승한거죠. 그리고 예전 3번주자는 다른 학교 선수로 출전했고, 경기 끝나고 저희한테 와서 축하해주는데... 껴안고 펑펑 울었습니다..흐..
참 주저리주저리 많이도 썼네요;; 어렸을 때 1분도 안되는 경기들을 위해 몇 개월을 연습했던 경험을 해봤기 때문인지, 제가 유난히도 운동 선수들과, 그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스포츠를 너무나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10/02/24 23:39
수정 아이콘
멀리 갈 필요 없죠.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인 '수능'이 있잖아요..

지금 생각해도 수능은 참 잔인한 제도 같아요..
ArcanumToss
10/02/24 23:41
수정 아이콘
모든 시험이 그렇죠.
그리고 프로그래밍도 그렇습니다.
엄청난 두뇌 혹사와 노가다, 시연, 확인, 확인, 확인, 확인, 확인...
단 몇 KB짜리 프로그램이라도 몇날 며칠을 혹사하죠.
그래도 예상치 못한 버그가 나오고... ㅠ.ㅠ
결국 탄탄한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누군가가 1초만에 복사해 갑니다. 흐흐
10/02/25 00:55
수정 아이콘
그래도 프로그래밍은 단기간에 쇼부보는건 아니니까요. ^^;
프로그래머로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프로그래머의 가장 큰 자질은 재능이 아니라 근성이라 봅니다.
쿠루뽀롱
10/02/24 23:56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히무라
10/02/25 00:05
수정 아이콘
같은 연대 암호병으로써 정말 대단한일을 했던것 같습니다
연대암호병은 암호자재 보기도 쉽지 않은대
예술가
10/02/25 00:14
수정 아이콘
공군 암호병 출신인데....저 암호체계 함부로 누설하면 위험하지 않을까요?크크크

정보통신학교에서 암호병 교육받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공군 같은 기수에 암호병이 6명이였는데
평가 및 시험에서 1등을 해야 원하는 곳으로 자대배치를 받을수 있는지라
다들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했었는데...

네...제가 1등이였죠. 근데 방공포로 갔습니다 ㅜㅜ
10/02/25 01:07
수정 아이콘
우연히 피아노 발표회에 마지막 주자로 나가고, 거기에 바이올린과 합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 앞에서 악기를 연주한다는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무대로 올라갈때까진 별 긴장이 안되었는데,
그 이후부터 머리가 새하얘지더니 정신줄을 놓을거 같더군요. 그리고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는데 다리가 자동으로 덜덜 떨려오던데
도저히 진정이 안되더군요. 페달을 제대로 밟는건지 마는건지...그나마 독주는 괜찮았습니다. 그 다음에 하는 합주는 으앜! 하얗게 불태웠어...
여튼 위에 적은 경험도 도전이라면 도전이겠죠? 준비하는 것도 고되고 긴장도 되고 정신줄도 놓을꺼 같고.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좋았습니다. 경쟁에서 승리한다는 것, 최고가 된다는 것, 많은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딕천하
10/02/25 01:08
수정 아이콘
헌팅.. 오랜 수련 및 내공없인 어려움. 물론 타고난 놈들은 제외.
하나린
10/02/25 01:09
수정 아이콘
여전히 좋은 글을 써주시네요ㅠㅠ 저도 연아선수에게 비할데는 아니지만 수능 치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아, 정말 저보다도 어린 이 소녀가 가슴 깊숙이 얼마나 존경스럽고 감동이 되는지, 눈물이 울컥 치밀어요.
10/02/25 01:26
수정 아이콘
짧은 도전은 아니었지만 임용을 합격하니 기분이 좋더라구요.
켈로그김
10/02/25 08:36
수정 아이콘
전국 2등은 해 봤습니다.
2년동안 해 왔던 일이었고, 짧은 선수 생활이었지만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참가한 대회에서 말이죠.
1:1 상황에서 마지막 3번째 세트에서 통한의 실수로 패배했지요.
만일 그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면 제 인생은 지금과 어떻게 다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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