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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06 09:33:09
Name sungsik
Subject [일반] 제갈량의 비장함, 혹은 잔혹함.


유비의 이릉전투로 인해 촉은 단순한 병사와 물자뿐아니라 상당한 인재들을 잃게 됩니다.

이 때문에 유비 사후 제갈량이 가장 골머리를 앓았던 부분중 하나가 인재부족이었죠.
그렇기에 제갈량은 국정운영을 하며 자연스럽게 나오는 신하들의 파벌이라던가 갈등을 최대한 풀려 노력했고
그런 것들에 의해 국가적 손실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대표적인 부분이 유파와 양의 그리고 위연인데요.

유파의 경우는 유비가 촉을 차지했을 때 유비에게 복명할 수 없다고
도망친 인물입니다. 그 후 익주를 점령한 뒤에 어쩔 수 없이 귀순했는데,
이 때 유비는 그를 너그럽게 용서합니다.
그 위에는 제갈량의 역활이 있었습니다.
제갈량은 언제나 유비에게 유파를 칭찬하고 천거했기에 유비에게 중용되지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촉나라의 말썽꾼 양의.
양의와 가장 큰 트러블이 있었던 인물은 위연인데,
그 위연과의 관계 전에도 유파와 문제가 생깁니다.
그 덕에 좌천되는데 제갈량이 북벌을 하러 한중에 머무를 때 다시 승진하게 됩니다.

때문인지 양의는 그 안 좋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제갈량을 잘 따르게 됩니다.

허나 이 때 또 문제가 생기죠.
바로 양의와 위연과의 갈등입니다. 제갈량은 양의의 재능도 위연의 용맹도 모두 필요했기에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한쪽만 옹호하지도 않지요.
그렇기에 그 둘은 제갈량 생전에는 서로 미워하고 싫어했지만
제갈량을 따르며 능력을 잘 발휘하게 됩니다.

그러나 제갈량이 죽은 뒤가 걱정입니다.
이 때 제갈량의 결정은 그 둘을 동시에 다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제갈량의 병이 위독해지자 제갈량은 양의, 비의, 강유등을 불러 철군을 명령하는데
위연에게 후방을 맡기게 하지요. 만약 위연이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도
그냥 철군하라 명합니다.
그리고 제갈량이 죽은 뒤 양의에게 따로 비의를 보내 위연을 살피게 합니다.
이 때 위연은 단독적인 행동을 취하려 했고 결국 양의가 보낸 마대에 의해 죽게 됩니다.

촉의 두 거목이었던 양의와 위연중 위연이 죽었기에 촉은 양의의 세상이 될 거 같았지만,
제갈량은 그렇게 되지 않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당연히 양의 스스로도 자신의 촉을 이끌거라 생각했는데 제갈량은 이런 양의의 무모하고
좁은 성격을 알았기에 죽기전 장완에게 후임을 맡깁니다.
관직은 승진했음에도 성도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게 된
양의는 당연히 불평을 늘어놓았고 그 말이 반역에 가까운 말이라 결국 서민으로 면직되고 후에 자결합니다.

제갈량 밑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보이던 위연과 양의였지만,
제갈량 스스로도 자신이 죽고난 뒤 그 둘을 제어할만한 인물이 없음을 알고
또 그 둘이 권력 투쟁을 하거나 한쪽에 권력이 몰렸을 때를 우려해
모두 정적해버릴 계획을 세우고 죽습니다.

반면, 제갈량 생전의 인재 아낌은 다른 부분에서도 보이는데
바로 양홍과 장예의 부분입니다.
양홍은 제갈량이 군사장군으로 있었을 때부터 신임을 받던 인물이고
많은 조언을 한 인물입니다
유비가 위독할 때 제갈량이 성도를 비운 사이에 성도에서 일어났던
황원의 반역을 단독으로 처리함으로써 더더욱 신임을 얻게 되지요.

그런데 이 양홍과 절친한 친구였던 장예가 있었습니다.
제갈량은 이 장예를 중요하려했고 그 친구인 양홍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양홍은 장예의 능력은 지금하고 있는 일에서 가장 재능을 발휘할 인물이고
성격이 좁아 혼자서 유부장사의 일을 수행하기 힘들거라 합니다.

이 일로 양홍과 장예 사이에는 불화가 생기고
서로 믿지 못하며 장예는 잠술등에게도 원한을 가지게 됩니다.

이를 알게된 제갈량은 장예에게 편지를 보내 장예를 설득하고
양홍은 또 양홍대로 이엄등과 함께 중용하며 당대 인물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합니다.

이 밖에 글이 너무 길어져 적지 못하는
이엄과 그의 아들 이풍과의 부분이나, 법정, 장완에 대한 부분 역시
제갈량은 인재를 얼마나 아꼈는지 보여줍니다.

이렇듯 어떠한 갈등도 모두 풀려 노력하며 최대한 인문들의 능력을 끌어 올리려한 제갈량이지만
위엄과 양의와 마찬가지로.. 혹은 그것보다 훨씬 더 잔인한 면을 보이는 게 있는데
바로 유봉과 팽양의 경우입니다.


유봉은 유비 생전부터 유비를 따랐던 유비의 양자입니다.
관우가 번성과 양양을 포위했을 때 구원을 청했지만 응하지 않게 됩니다.
이 때 맹달은 위로 투항하고 유봉은 성도로 돌아왔는데,
제갈량은 유봉의 성격이 너무 용맹하고 강직해 유비 사후 제어하기가 어려울 걸 판단해
유비에게 그를 제거하도록 권합니다.
결국 유봉은 자살하게 되지요.

또 하나가 팽양의 경우인데요.
팽양은 방통과 법정에 의해 유비에게 중용된 케이스입니다.
그러나 그가 중용되면 중용될 수록 그의 성격은 오만해져갔고
그 덕에 제갈량의 조언에 의해 강등되게 됩니다.

그 쯤 촉으로 투항한 마초와 만나게 되는데
마초에게 "그대가 외부를 맡고 내가 내부를 담당하면 천하가 평정되지 않겠습니까.."
라는 너무나 심각한 반역의 말을 하게 되지요.

안 그래도 유비 세력이 투항해 언제나 위험을 느끼던 마초는
그 말을 듣자 자신도 그 일에 끌어들여질까 두려워 이 일을 모두 상주합니다.
덕분에 팽양은 체포되고
제갈량에게 사죄의 말과 해명을 하지만, 제갈량은 가차없이 그를 처단해 버립니다.


이처럼 한없이 작고 약했던 국가인 촉을 이끌었던 제갈량은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하려 노력한 반면, 반대로 국가에 위협이 될만한 것들은
잔인하다 생각될 만큼 냉정하게 행동합니다.

이 덕분인지 촉은 위나 오에 비해 내부적으로 가장 갈등이 적었고
그것은 제갈량 사후 장완과 비의가 죽을 때까지 이어집니다.

아래는 추가로 삼갤 출처의 제갈량의 간략한 북벌기 입니다.






---------------------------------------------------


북벌 이전 : 형주 상실 이후 이릉대전을 거쳐 약해진 국력을
회복하고자 남중을 정벌했으며 이로 인해 물자를 확보하였으며
남중 정벌 이후 한중에 주둔하며 북벌을 기획 준비함.

1차 : 손권과 함께 동서 양쪽에서 위를 압박했으며 조운과 등지를
기병으로 하여 위의 본대를 묶으며 3군을 일거에 제압하였음.
그러나 마속의 군령 위반으로 거점을 상실했으며
조예의 신속한 대응에 결국 물러나며 일부 백성만 이끌고
돌아오게 됨.가장 아쉬운 북벌


2차 : 오나라가 조휴를 대파하여 위가 흔들리는 기세를 이용하고자
1차 북벌이후 체 1년도 되지 않아 출병한 것으로 추정됨.
여기서 학소의 분전. 젖절한 조진의 대응으로 인해
싸움이 길어지며 군량 부족 발생. 결국 퇴각하며 왕쌍을 참수한것으로 끝남.


3차 : 무도와 음평을 공략하여 곽회를 물리치고 이를 빼앗음


4차 : 사마의와의 일차전. 가비능을 비롯한 이민족을 이용하여
위의 후방을 혼란 시킴. 저 유명한 노곡전투가 이때 있었음.
사마의는 참패했으나 이엄의 군량드립도 이 때 터져나와서
결국 군량 부족으로 퇴각. 장합이 이때 죽음. 두번째로 아쉬운 북벌

5차 : 마지막 북벌. 계속해서 맞불 놓는걸 피하는 사마의를
도발코자 대놓고 오장원에 진격하여 장안과 옹양주를 갈라버리며
둔전까지 행하여 정면대결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줌.
그러나 제갈량의 수명이 여기서 다하며 결국 북벌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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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
10/02/06 09:37
수정 아이콘
유비진영에서 가장 조조 같은 인물
오우거
10/02/06 09:44
수정 아이콘
촉빠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인물이 '유봉'입니다.

만약 유선이 태어나지 않았다면??
조운이 유선을 구해내지 않았다면??
촉의 역사는 조금이나마 달라졌을까요??

(저 같은 저질 촉빠입장에서는 이럴때 마다 유선을 구해낸 조운이 맘에 들지 않는다능......ㅠ.ㅠ)
제시카와치토
10/02/06 09:57
수정 아이콘
정말 실제 역사속 인물들 중에 제갈량만큼 완벽한 인물이 있었나 싶습니다.
어렸을적 수박겉핥기 식으로 읽었던 삼국지지만, 요즘 제갈량에 관한 글이나 자료 하나하나를 보면
정말 퍼펙트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일것 같네요.
나는 고발한다
10/02/06 10:20
수정 아이콘
오히려 연의에 의해 과소평가된 인물입니다.
촉까 진수조차 "관중이나 소하에 견줄 만 하다."라고 칭했지요.
이수철
10/02/06 10:24
수정 아이콘
사실 유봉같은 사람이 왕자여야 되죠...
나는 고발한다
10/02/06 10:32
수정 아이콘
촉의 국력으로는 세종대왕께서 맡으셨어도 위를 이겼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몽달곰팅
10/02/06 10:50
수정 아이콘
조조같은 인물이라는 말에 백번 공감하며 제갈량과 조조는 같은 법가적 사상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이죠. 촉/위를 다스리는 방법이 법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집권 과정이 판이했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양상을 띄게되는 점이 특이하기도 합니다.

권력의 핵심에서 동탁을 비롯한 이각/곽사의 권력다툼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그 산증인인 조조는 이후 자신의 권력에 도전하는 이들은 무자비하게 학살해버리고 그 불씨조차 남기지 않죠. 아끼는 인재라고해서 사정 봐주고 그런거 없이 그냥;;;

반면 제갈량은 촉에 입성 이후에는 유비 직속 신하/형주에서 들어온 세력/촉 토착세력 으로 나뉘어진 세력간의 다툼을 제어해야되는 입장이었고(유비에 힘을 빌어 제어할 수 있었지만 유비 사후에는 상당한 공을 들여야 했죠. 창업자인 조조와는 달리 제갈량은 어디까지나 신하였으니) 안그래도 좁아터진 인재풀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짜내기 위해 마지막까지 그 인재의 활용도를 높이려고 한 눈물나는 노력의 결과가 본문의 내용 아닌가 싶습니다.

위연이나 양의같은 인물이 조조밑에서 일했다면 낌새가 보였다면 그냥 보내버렸을텐데....위나라에는 워낙에 인재가 많았고 등용을 원하는 인재들이 몰려들기도 했었으니.
10/02/06 11:16
수정 아이콘
나는 고발한다님// 진수는 촉까가 맞긴 맞지만 극렬 제갈량 빠이기도 하지요 흐흐
10/02/06 11:36
수정 아이콘
저런 인물을 가까이 할수 있던 사람이 부러울 정도로 제갈량이라는 사람은..
사실 북벌을 성공시키려면 1차가 가장 적기였다고 생각하는데, 읍참마속이라는 고사를 남기며 사라진 마속 -_-;; (최근 삼 11을 해서 말인데, 삼 11에서는 사기던데 말입니다 ;;)
오우거
10/02/06 11:39
수정 아이콘
티티님// 삼11에서

조조 + 순유
주유 + 제갈각도 꽤 사기적이긴 한데

제갈량 + 마속 앞에 다 버로우......

하지만 조운 + 강유 이 조합은 못 깬다능....
FreeSpirit
10/02/06 11:41
수정 아이콘
제갈량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자신이 너무 완벽하기에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죠...
그래서 촉은 제갈량이 죽은 뒤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점차 망해가고요...
오히려 위나라의 '사'집안이 오히려 후계자를 완성하며 결국 나중에는
3국은 결국 '사'씨 집안사람이 통일하게 되지요-_-;;
10/02/06 11:46
수정 아이콘
오우거님 // 하지만 조운+강유는 같은 편이라는거.. 제갈량+마속+방통에 혼란 쓰기 시작하면 사기라서 안쓰죠 -_-;;
하야로비
10/02/06 11:56
수정 아이콘
FreeSpirit님// '사마'씨죠-_-;
하야로비
10/02/06 12:02
수정 아이콘
사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와 진수의 '정사 삼국지'를 비교해서 보고 있으면 나관중은 고도의 촉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군략과 불굴의 의지를 겸비한 희대의 걸물 유비는 갑자기 맘만 좋고 질질 짜는 무능력 큰형님이 되어버렸고
부동의 투탑 관우와 장비는 여포 '따위'에게 탑 자리를 내주고 갑자기 3:1 드립;;

(하지만 그만큼 삼국지연의를 보고 있으면 나관중이 소설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썼다는 생각이 들죠)
김연우
10/02/06 12:08
수정 아이콘
인재 활용과는 상관 없지만, 공명의 북벌을 한니발에 비유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장안으로 가는 길의 험준함과 알프스를 넘는 대장정, 보급의 부족함 속에 악전 고투 하지만, 결국 압도적인 국력차에 패배.
누렁쓰
10/02/06 12:12
수정 아이콘
FreeSpirit님//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았다는 표현보다 잘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실질적으로 제갈량의 후계자는 마속이었는데 이 친구가 한번의 중요한 고비에서 미끄러져버리는 바람에 제갈량 사후 그 후계 구도가 강유-장완-비위로 분산되어 내려오게 됩니다. 장완-비위의 내정쪽 후계는 괜찮았지만 질병과 곽순의 암살로 활약이 멈춰졌다는 점, 군사쪽 후계인 강유는 그 청빈함과 충성스러움, 근면함에 비해 군사적 재능의 미달로 무리한 북벌을 자주 감행했다는 점이 안타깝다면 안타깝지요. 분명히 제갈량의 후계 구도는 존재했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10/02/06 12:22
수정 아이콘
김연우님// 호 얼추 맞는거 같은데요.. 생각해보니 유사합니다.
나이트해머
10/02/06 12:40
수정 아이콘
일단 양의, 위연 둘다 성격이 너무 안좋았습니다. 조조 휘하에 있었다면 위충이나(믿고 있었는데 한번 도망친 적 있다고 원소가 내려오는데 하북에 던져놓고 퇴각.) 예형(성격 안좋다고 유표가 죽이게끔 형주로 보내버림) 신세를 면치 못했겠죠. 이들을 관리하느라 고생하는 제갈량의 모습이 눈에 훤합니다.

위연의 모반 건은, 거의 전적으로 위연의 잘못입니다.

위연의 잘못을 보면,
첫번째가 군령을 위반한 것입니다.
제갈량은 북벌군의 총사령관이자 승상으로서 당시 황제 유선을 제외한 최고 명령권자였습니다.
그런 제갈량이 임종즈음에 전군에 퇴각을 명했고 특히 위연에게는 후방을 끊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겼습니다.(후미의 중요성은 1차 북벌때 조운 별동대의 후미를 조운 자신이 맡았다는 데서도 드러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 명에 따랐음에도 유일하게 위연만은 그 명령을 듣지 않았습니다.
이는 곧 군령 위반입니다. 참수되어도 할 말이 없죠. 후미를 못믿을 사람에게 맡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둘째는 사심으로 북벌군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는 것입니다.
위연은 명령을 거부한 이유로 제갈량이 없어도 자신은 충분히 그를 갈음할 수 있고 더군다나 양의의 명령따윈 듣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위연이 제시한 두가지 이유는 전혀 촉군의 동의를 얻지 못합니다.
그 근본적 이유는 정식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적인 이유였기 때문입니다.(위연과 양의와의 불화)
또한 위연은 양의 등이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고 퇴각하자 먼저 북벌군의 퇴로를 선점하여 끊어 버리고 양의를 공격하는 등 명백한 내란 행위이며 반역행위를 저질러 버립니다.
양의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명령받은 대로 행동했는에 이를 위연이 저지하고 공격까지 받았으니 반역이라 표를 올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인 것입니다.

셋째는 거짓된 표를 올려 조정을 근심하게 한 점입니다.
앞서 제시한 두가지 이유에 추가로, 위연은 양의가 반역을 꾀하였다는 거짓된 표를 올려 조정을 근심케 하고 잘못을 호도하였습니다.
하나하나가 참수되도 이상하지 않은 잘못을 셋이나 저질러 버렸죠.
위연의 잘못은 말단 병사들까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왕평이 위연과 맞섰을때 위연을 질책하자 위연의 군사들은 자신들의 사령관에게 잘못이 있음을 알고 모두 흩어져 버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위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로 부터 말단에 이르기까지 그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비록 진수는 본래 위연의 뜻은 나라를 배반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고 변호해 주고 있습니다만 그 행위만 두고 볼때 위연의 잘못은 변명이 불가능하다고 밖에 볼수가 없습니다.
나이트해머
10/02/06 12:46
수정 아이콘
또한 이는 양의의 사건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양의가 결정적으로 몰락하게 된 계기는 장완이 제갈량의 뒤를 이으면서 부터였습니다. 스스로를 장완보다 위라 생각했던 양의는(북벌 이전까지 장완은 언제나 양의보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결코 해서는 안될 말인 마지막 북벌때 위로 투항했더라면 이라는 말을 꺼내 버린 거죠. 국가반역죄입니다. 특히나 촉한은 조위의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국가이념을 지니고 있죠.
잘못된 발언으로 자신의 지위를 상실한 케이스이며, 이런 일은 그리 적은 편이 아닙니다.
아무튼 이일로 인해 양의는 면직되었으며 유배되었는데 유배지에서도 비방을 끊지 않았으므로 체포명령이 떨어졌고 이를 비관한 양의는 자살을 하고 맙니다. 결국 자멸해 버린 거죠.
10/02/06 12:52
수정 아이콘
"둔전까지 행하여 정면대결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줌.
그러나 제갈량의 수명이 여기서 다하며 결국 북벌이 종료."

제갈량의 둔전은 마치 첼시의 자본에 대항하는 벵거의 아카데미+영계 정책을 보는것 같네요 크크
하지만 벵거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결국 종료..는 아니겠죠 ㅜㅜ
나이트해머
10/02/06 13:05
수정 아이콘
유봉의 일도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삼국지 정사 구절 해석부터 봐야겠죠. 문제가 되는 구절은 諸葛亮慮封剛猛 입니다. 여기에서 剛 은 '강직하다' 라는 뜻도 있지만 '굳세다' '억세다' 라는 뜻도 있습니다.
'제갈량이 생각하기에 유봉이 강직하고 용맹했으므로 죽였다' 라고 생각하여 유봉제거설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번역 자체도 틀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강직하고 용맹한 게 아니라 억세고 사나운 것이였다면, 나중에 내란을 일으킬 위험인물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지요.

또한 촉서 유봉전을 보면

관우는 번성ㆍ양양을 포위한 이후부터 유봉과 맹달을 여러 차례 불러 병사를 일으켜 자신을 돕도록 했다. 유봉과 맹달은 산속의 군이 막 종속되기 시작하여 동요시킬수 없다고 말하고 관우의 명령을 수락하지 안았다. 결국 관우는 패배했고, 유비는 이들을 원망했다. 또 유봉과 맹달은 다투며 화합하지 못했고, 유봉이 맹달의 군악대를 빼앗았다.
맹달은 죄를 지은 것을 두려워하고, 또 유봉의 행위에 대해 분노하여 유비에게 표를 올려 이별을 고하고 부하들을 인솔해 위나라로 투항했다. 위문제 조비는 맹달의 자태와 재능을 칭찬하며 산기상시ㆍ서성 세 군을 합쳐 신성군이라 하고, 맹달에게 신성태수를 맡겼다.

이렇게 되어 있지요. 상용은 형주와 파촉의 경계선상에 있는 구역이며, 관우의 북벌을 엄호해야 하는 게 마땅한 임무라 하겠습니다. 그런 중대차한 임무를 저버리고, 여기에 엄연한 동료인 맹달의 군악대를 빼앗아 적국으로 투항하게 만들어 버린 건 작지 않은 죄입니다.

상당히 큰 죄를 지은 데다가(판결에 따라서는 처형 가능) 성격까지 억세고 사나워 나중에 내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원담의 경우 거의 내친 자식 취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원소 사후 상당한 지지를 얻습니다. 유봉도 양자긴 하나 마찬가지로 장자죠.) 결국 죽을 수밖엔 없지요.
나이트해머
10/02/06 13:19
수정 아이콘
팽양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강력한 군벌 세력인 마초를 상대로 내란 사주. 3족이 처형되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촉한 역사상 기록에 남은 3족 처형은 위연 외엔 없지요.)

그리고 제갈량의 후계자는 장완이며, 그 다음은 비의입니다.
특히 장완의 경우 유비에게 죽을뻔한 일을(연의에서의 방통 일화와 비슷한 일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갈량이 살려준바 있으며, 관우 북벌-이릉 대전의 과정에서 관직에서 물러난 일이 있었는데(친척이 형주에 있다가 오나라로 붙어버렸습니다.) 이걸 다시 기용한 것도 제갈량입니다. 제갈량이 장완에게 보낸 서신도 상당히 많지요. 장완을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다 할 수 있습니다.(덤으로 강유는 이때까지는 '유망한 인재' 이며, 출신(량주)차별 하지 말고 키우라는 서신을 제갈량이 장완에게 보낸 적도 있지요)

장완은 내정에 대한 권한 뿐만 아니라 군권까지 쥐고 있었으며, 상용 급습책이나 북벌 계획을 세우는 등 군사분야에서도 최고 통수권자로써 활동합니다. 그 다음대인 비의의 경우 유선이 직접 통치하기 시작했다고 되어 있으며, 오히려 내정부분에 대한 권한이 군권보다 더 적지 않나 생각됩니다. 내정 권한은 아예 없다시피 하고 군권도 제대로 쥐지 못했던 강유는 더 말하기도 힘들죠.
꿈꾸는 달빛
10/02/06 16:02
수정 아이콘
유선이 직접 통치 이후에 비의는 대사령(사면령)조차도 맘대로 못할정도 였으니 유선의 권한이 막강했습니다
그나마 상서령의로서 유선에게 직언을 자주하고 황호도 함부로 설치지 못하게 했던 동윤도 246년에 죽고 그 뒤를 이은게 간신이자 강유와 사이가 나빴던 진지여서 촉의 상황은 망할 조짐이 보인다 였습니다.

강유는 비의 사망이후엔 정말 붕 떠버려서 사서상이면서도 제대로 지원 조차 못받고 혼자 고군분투했습니다
10/02/06 20:19
수정 아이콘
어쨌든 연의나 정사나 야설이나 뭘 읽어봐도
유선은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선이 맞는가보네요.
한숨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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