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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12 00:06:27
Name imagine
Subject [공모] 동수랑과 서즐녀. (5)병역특례 지방으로.
이운재가 인도자로 합류한 이재훈 일행의 배는 별다른 탈없이 바다를 달려 국방대륙에 상륙할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육로로 가야하므로
배를 타고온 선원들은 재훈 일행과 헤어져 온개임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운재의 설명에 따르면 병역특례 지방은 거대한 산들로 둘러쌓인 곳으로서 험준한 산중의 길을 걸어가면 비옥한 토지로 이루어진 병역특례 지방이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바다에 접해있긴 하나 근처의 바다는 일년내내 자욱한 안개가 끼어있어 도저히 배를 타고는 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나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나라 없이 흩어져 사는 곳이 대부분이라니 그곳에 가서도 온개임국의 정들을 찾는일이 쉽지는 않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으며 각 길마다 수문장들이 있어 자격없는이들의 출입을 막는다는 것이다. 인도자들은 허가없이 통행이 가능하나
인도자가 데려온 일행들은 수문장에게 시험을 받아야 한다.  지금 이운재가 일행을 이끌고 가려하는 개임개발로(個賃開發路)의 수문장은
송병석이라는 자로서 편법이나 비겁한 수를 경멸하는 호탕한 사나이라고 한다.

송병석에게서 합격 인장을 받아내면 다행이지만 만약 실패할 경우 이마에 귀치터(鬼恥攄)의 낙인을 찍혀버린다. 강제로 통과하려고 했다가는
대기하고 있던 송병석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경비대원들에게 쫓겨날 뿐이다.

"그 시험이라는게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까?"

"송병석의 마음대로라서 전혀 짐작할 수 없습니다. 문제 숫자도 종류도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흠........천상 부딪혀 봐야 알겠군요."

"그가 있는 곳 까진 여기서 멀지 않으니 서두릅시다."

"예."

말을 타는데에 있어 장수였던 전상욱과 김성제는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 존재감 빼고 뭐든지 특출나게 잘하는 이병민도 마찬가지고
박태민도 말 안장을 일곱번 바꾸고 박차를 세번 다듬은 끝에 기술자답게 쉽게 승마술을 익혔다. 다만 강민만이 문제였는데, 말 타는법을
가르칠 시간도 없고해서 사람이 탄줄도 모르고 있던 이병민의 말에 같이 앉아 가기로 했다.

"저 배도 이젠 안녕이구나. 아쉽다."

"탈만큼 탄 배라 미련 없어."

"이런 몰인정한 녀석, 내 걸작품 덕에 편안한 항해를 했으면서도 그런 소리가 나와?"

"관심 없어."

"대체 네가 관심있는건 뭐냐?"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관심있는거."

"..........말을 말자."

"응, 말 안할게."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뭘 원하는거야?"

"두 분들 또 왜 이러십니까."

언제나 피해를 보는 것은 김성제였다.














송병석이 있는 개임개발로의 입구는 깊은 산 중에 생긴 동굴의 앞이었다. 저 동굴을 지나 계곡을 빠져 나가 산길을 계속 걷다보면 병역특례지방에
도달할 수 있다고 이운재가 설명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근처의 초당에서 한 남자 병사들을 이끌고 걸어나와 앞을 가로막았다.

"오, 자네 운재 아닌가. 지난번 밀실산(密室山)에서 보고 이번이 처음이지 아마?"

"예. 오랜만입니다. 병석님. 오늘은 관문을 통과하려는 분들을 모시고 왔습니다."

"흠, 저 사람들인가?"

이재훈이 얼른 앞에 나서서 고개를 숙였다.

"관문을 통과하고자 합니다."

"내가 하는 세 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게나. 일행들과 상의를 해도 좋고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되네."

"예."

"어떤 남자가 있네. 그는 눈 앞에 뭐가 있건 오로지 직진만 하는 희한한 병에 걸렸는데 이것이 어떤 병인지 말해보게."

"몸 안의 박순혈(博順穴)이 지나치게 왕성해지면 귀의 신경을 건드려 마린혈(馬鱗穴)을 차단해 기의 흐름을 막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은 부족한 기의 흐름을 보충하기 위해 함정을 보고도 직진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최고의 의원은 이런 증상마저도 병을 고치는데 이용하게 되어있으므로 쉽게 치유가 가능합니다."

"어느 나라에서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못 찾고 경제가 어려워 나라가 기울고 있다네. 이 원인이 뭐겠는가?"

"임요환 때문입니다."

"한 종지기가 자신이 기르던 소 몇 마리를 어느날 갑자기 암흑악한(暗黑惡恨)이라는 도적떼에게 빼앗겼네.
이걸 가지고 노래를 지어 불러보게.

"루나(淚那) 밝은 달밤에
미내랄(美內剌) 닳도록 놀고 지내다가
들어와 중앙을 보니 소들이 한부대로구나
여섯은 내 것이지만은
여섯은 누구의 것인고
본디 내것이언만은
메뚜기가 물어간 것을 어찌하리."

이재훈이 술술 대답하더니 즉석에서 춤까지 추며 노래를 부르자 송병석은 껄껄 웃으며 만족하여 말했다.

"과연 사나이로구나! 이만하면 길을 열어줄 자격이 충분하고 말고. 저 동굴을 빠져나가면 갈 수 있을터이나
산길이 아주 험하니 조심하게."





송병석이 말해준대로 산길은 굉장히 험했다.

깍아지른듯한 벼랑에 사람하나 겨우 지나갈 길을 뚫고 바위에 징을 박아 쇠사다리를 연결한 곳을 수없이 지나가야 했다.
이재훈은 이 험한 길을 가리켜서 '한 악한(岳限)이 관문 지키면 만 저굴린(猪屈燐)이 몰려와도 뚫지 못하네'라며 탄식하였다.
마이구부(馬李九部)고개를 넘을 때에는 강민의 탈진으로 위험할 뻔 했으나 박태민이 캐온 약초로 한개임탕(韓開任湯)을 끓여
마시게 해서 겨우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갖은 고생끝에 재훈일행이 산을 넘어 평지로 내려오기까지는 꼬박 스무일이 걸렸다. 가까운 마을의 여각에 자리를 잡고 하루를
꼬박 쉰 재훈일행은 정보를 얻을 겸해서 거리로 나왔는데 시장통의 한 구석에 사람이 몰려있는 것이었다.

"여보세요. 지금 저기서 뭘 하길래 사람들이 모여있나요?"

"아, 여기 처음오는 모양이구려. 우리 마을의 명물인 지훈,재윤 형제 곡예사들이 저기서 공연을 하는 중이라오."

거적을 대충 깔아놓은 허름한 마당에서 두 소년들이 열심히 재주를 부릴때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웃어대고 있었다.
형이 우산국(于山國)이라 쓰인 댓자리에 앉아 악기를 뜯어 음악을 연주하면 동생은 장단에 맞춰 펄쩍펄쩍 공중을 돌아넘었다.

"형, 나 팔아파."

"기다려, 지금 골리악(骨里樂)연주하고 있어."

"재주넘기가 힘들어 형."

"알아서 넘어야 강하게 클 수 있어."

간간이 던지는 재미있는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재훈 일행도 좌중에 끼여 한참을 웃다가 공연이 끝나자 동생이 내민 자루에 동전 몇 닢을 넣어 주고 돌아섰다.
그 순간, 두 아이들이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가 재훈의 눈에 들어왔다.  

'저...저건?'

재훈은 얼른 소년을 붙잡고 물었다.

"얘야, 이 목걸이는 어디서 난거니?"

"아저씨는 누구세요?"

"나는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이란다. 이 목걸이를 어디서 얻었니?"

형제가 걸고 있는 목걸이에는 각각 "수타급생수"와 "박순희"라고 새겨져 있었다.







두 소년의 이름은 형이 지훈, 동생이 재윤이라고 했다. 하루하루 재주를 넘고 돈을 걷어 먹고살던 그들에게 어느날 지체높아 보이는
부부가 다가와 이 목걸이를 하나씩 나눠주면서 목에 차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길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그들이 바로 대기선사가 말한 온개임국의 정(精)임을 확신한 재훈은 흥분하여 물었다.

"그 사람들이 어디서 왔다고 했니?"

"누가 자기들을 찾거들랑 삼공(三公)의 집의 마루바닥을 파헤쳐보라고 했어요."

"삼공? 그게 누구냐?"

"모르세요? 우리 마을의 부자인 최수범이라는 분인데요."

재훈은 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 겨우 단서를 잡았나 했더니 무슨 수로 남의 집 바닥을 파헤칠건가.

"집을 뺏어버리면 되겠네."

옆에서 듣고 있던 전상욱이 무심하게 말했다.

"두더지가 되는게 더 빠를거란 생각은 안해봤나?"

"상욱장군님은 또 이상한 소리를....."

"가만, 그래. 요는 집을 빼앗으면 되는거다!"

"예?!"

"박태민 너는 지금 당장 근처에 대장간이나 뭘 빌려서 내가 부탁하는 것좀 만들어다오."

"도둑 연장이라도 만들라고요? 저번에는 공주와 나무꾼을 결혼시키라더니 이번엔 강도질입니까?"

"잠자코 만들기나 해라. 그리고 지훈이랑 재윤이도 도와줘야겠다."






열흘 후, 삼공 최수범의 집 대문.

"이 집 주인이 누구요! 어서 나오시오!"

재훈은 전상욱과 지훈,재윤 형제를 데리고 문 앞에서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왠 놈이 삼공의 집에서 난리를 피우느냐?"

하인 하나가 으름장을 놓으며 문을 열었다.

"집 주인께 전하거라. 원래 이 집의 주인이어야 할 사람이 찾아왔다고!"

"아니 이런 웃기는 놈을 봤나? 어디서 감히 행패야?"

어이가 없어진 하인이 이재훈의 멱살을 잡고 내치려고 하자 옆에 서있던 전상욱이 하인을 발로 차 마당으로 내동댕이쳤다.
다른 하인들이 덤벼들었지만 역시 한대씩 얻어맞고 쓰러지는게 고작이었다. 문 앞에 소란해지자 집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자가 밖으로 걸어나왔다.

"당신들은 누구길래 아침부터 남의 집에 해를 주는 것이오? 당장 관가에 발고하기 전에 썩 나가시오!"

"지금 이 집은 원래 이 아이들의 조상이 살던 집인데 어찌하여 당신이 빼앗아 살고 있는 것이오? 나야말로 관가에 이 일을 호소하겠소!"

삼공은 기가 막혔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자신의 집을 왠 듣도보도 못한 작자가 쳐들어와서 내놓으라고 하는것이다.

관가로 간 최수범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저 집은 제가 예전에 삼확장(三擴張) 삼공장(三工場)으로 큰 돈을 벌었을때 제 돈주고 지은 집입니다.
이런 집을 갑자기 남의 집이라고 우기니 이런 억지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습니까?"

재훈은 짐짓 우는 흉내까지 내가며 말을 꺼냈다.

"저는 본디 이 고장의 태생으로써 어릴적에 이 곳을 떠나살았던 사람입니다. 이 아이들의 아버지와 제 아버지는 막역한 사이였지요.
아버지께선 돌아가시면서 그 집에대해 말씀하시면서 꼭 억울하게 빼앗긴 친구집안의 집을 되찾아달라 하셨습니다. 그 집은 피투피(皮透皮)집안의
것이었으니 집 주위를 파보신다면 증거를 발견하실 것입니다."

관가에서는 재훈의 말을 그럴듯하게 여겨 병사들을 시켜 삼공의 집을 파보게 했다. 그러자 땅 속에서는 잇따라 피투피(皮透皮)의 친족인 "야구동영상(野求動映像)"이
적힌 현판과 곰발바닥이 새겨진 구리판이 발견되었다. 물론 박태민이 오래된 것인양 급히 만들어서 이병민이 몰래 묻어둔 것임은 당연했다.

이 일로 삼공은 졸지에 집을 잃고 별장으로 이사가는 처지가 되었다. 지훈과 재윤은 목걸이를 준 부부가 예언한대로 집을 차지하자 기뻐서
재훈일행에게 크게 감사하였다.

재훈이 삼공의 집 마루 아래의 땅을 파보자 "요구루탱(要究樓撑: 주)"이라 쓰인 동판이 나왔다. 요구루탱은 이곳에서 남쪽에 위치한 바다에 면해있는 지방이다.

재훈일행이 서둘러 떠난 후, 집을 빼앗겨 화가 잔뜩 치민 삼공이 그 날 밤 몰래 사병들을 풀어 재훈 일행을 쫓았는데 그들이 좁은 길목에 다다렀을때 만난것은
이미 강민의 예언을 듣고 남아있던 전상욱 혼자였다.

과거 토수족과의 전쟁중에 알개미수투(斡個未輸鬪)협곡 전투에서 자신의 창 맥하닉(脈荷匿)과 단창 박하닉(博賀匿) 두 자루를 쥐고서 적을 전멸시켰던
경험이 있던 전상욱에게 일개 사병들을 처리하는 것 쯤은 별 문제도 아니었다.  

간단히 싸움을 끝낸 전상욱은 그 과묵한 입을 열어 한 마디를 남긴체 말 위에 올랐다.

"우와아아앙."

그들의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주절: 허접. 허접. 허접.

죄송합니다-_- 귀차니즘과의 사투에서 생존에 실패한 본인입니다.

마감이 내일인데-_-;;;;;흑흑.

시간에 쫓겨 못 쓰는 글 더 못 쓰고 말았습니다.

입담이 노홍철이래도 할 말이 없습니다.-_-;;;;


내일 완결편을 올립니다. 이제 동수랑과 서즐녀를 찾아 나섰던 재훈 일행의 여행도 끝입니다.

이거 쓰고나서 저는 곧바로 다음편 쓰기&귀차니즘 사냥&머리 굴리기에 들어가요. 쉴 틈이 없네요.
오늘 할 일 내일로 미루지 말라던 말씀은 이래서 진리였습니다. ㅠ.ㅠ

리플로 욕 좀 해주세요. 정신좀 차리게요-_-


다른 할 말은 내일 글에서 하기로 하고, 이걸로 적당히 끝을 보겠습니다-_-


부족한 필력, 끝없는
퇴고의 아픔
눈물겨운 고민들
망가진 내 머리
내 가슴에 묻고
글이여
나에게 오라
귀차니즘도 노는것도
그것은 필자의덫.
어느 날 마감의
압박에 쓰러졌어도
숱한 고민의
종착지라 생각지마라
문장은 단명이고
게으름은 영원한것
팬픽....
상금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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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12 01:03
수정 아이콘
에이 욕이라뇨^^;

이번 편도 재밌었습니다.~
글루미선데이
05/12/12 02:56
수정 아이콘
인터뷰 ㅋㅋ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주르륵 ~
아케미
05/12/12 08:02
수정 아이콘
어떻게 감히 욕을 하겠습니까~ 이렇게 센스가 넘치는 것을!! ("임요환 때문입니다"에서 굴렀습니다T_Tb)
호수청년
05/12/12 09:44
수정 아이콘
메뚜기가 소들을 물어 갔군요~~ 하하하하~~~~~ ㅠ,ㅠ
05/12/12 18:27
수정 아이콘
마감은 오늘 입니다. -.-;; 내일이 되면 마감입니다. ^^
미이:3
05/12/12 23:54
수정 아이콘
아; 욕 절대 안합니다;
완전 웃긴데요; 그냥 아주 술술 읽힙니다;
이번 편도 정말 위트가 넘쳤습니다^^
그럼 전 다음 편 읽으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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