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7/02/21 22:10:38
Name 永遠그후
Subject 논쟁@토론 그리고 잡다한 이야기
PGR의 글쓰기 버튼의 무게는 너무나 무겁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왜냐면 첫 글이니까요.^^ 본문 부분은 논지강화를 위해 반말체입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논쟁 [論爭]

[명사]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주장을 말이나 글로 논하여 다툼. ≒논전(論戰)·논판(論判).

어느순간부터 ‘논쟁은 나쁘다‘ 라는 생각이 우리사회에 뿌리내려져 왔다. 언제나 싸우는 정치권을 보아왔거나 대륙인의
기질인 욱하는 성질을 못참은 말을 넘어선 언어폭력에 너무나 빈번히 노출되었기 때문일까. 그래서일까 이 사회는
화쟁사상을 좋아한다. 보다 높은 가치에서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화쟁사상은 논쟁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이는 사람을 "거울을 들여다보는 자아"라 정의하던가.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하여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그 거울은 많을수록 더욱더 잘 볼수있다. 이런 관점에서 논쟁은 의미가 부여된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는
'언어'이고 이 언어를 가장 극적으로 사용하여 다른 이와 소통하는 행위가 바로 논쟁이다. 언제나 사회는 기존세력과
그에 대항하는 신세력으로 양분되왔고 발전은 두 세력간의 격렬한 논쟁에 의해 이루어졌다. 한 시대를 관통하는 이론
들은 논쟁을 통하여 세상에 태어났고 논쟁을 통하여 사라져갔다. 이는 실제 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물리학에서 더욱
극적으로 나타난다.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란 말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30년간 지속된 아이슈타인-보어 논쟁을
통해 양자역학은 눈부신 발전을 하였고 보어와 양자역학을 지지했던 '소수'는 결국 승리했다.


토론 [討論]
[명사]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함.

반면에 토론은 몇 년 전부터 각광받아왔다. 모든 일을 토론을 통해 합의 하는것이 장려되고있다. 현재 난립한 토론프로그
램이 이를 증명한다. 100분토론, 100인토론등 마치 토론이 모든것인듯 '토론'이란 이름을 내걸고 잇다.

그러나

대부분의 토론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은 토론이 아닌 논쟁을 한다. 토론이란 이름하에 쌍방패널을 통해 쌍방의 의견을 듣
고 서로 다툰다. 위의 논쟁과 토론의 정의를 한번 보자. 쌍방(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패널, 쌍방의 의견(각각
자기의 주장), 다툰다. 토론과 논쟁, 논쟁과 토론 무엇이 다른가. 여러 사람이 있고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하면 필연
적으로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과연 논쟁은 토론보다 열등한가?


비난 [非難]
[명사]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

비난은 나쁜 것이다. 모든 이가 알고 있다. 토론과 논쟁에서 너무나 자주 나타난다.

그러나

비난이라 칭한 모든 의견이 과연 비난일까.

비판 [批判, criticism]
[명사] 인간의 행위 또는 작품의 가치에 대한 판정.

반면 비판은 장려된다. 모든 이가 비판을 하고 비난은 말라고 한다.

그렇다면

비판과 비난의 기준은 무었일까. 무엇이 비판과 비난의 기준이 되는가. 비판을 하기위해서 인간의 행위 또는 가치에 대한
판정을 하는순간 개인의견이 들어간다.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 신이 아닌이상 인간은 자신만의 잣대로 이를 판정한다. 좋
아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난에 속하는 결점을 나쁘게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싫어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가
치 판정을 나쁘게 하였다면 그것은 비난인가? 싫어하는 인간의 행위 또는 작품의 가치에 대한 비판을 하기위해서는 '이유'
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상의 잘못이나 결점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 비판에 반하는 의견을 가진 이들이 볼 때

'비판은 비난이 된다'.

물론 논제에 어긋난 인신 공격등 '비난'이라 확실히 부를 수 있는 의견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의견들은 논제와의 비교
를 통하여 확인이 가능하다. 여러분은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고 있는가?


여러가지 잡다한 이야기를 썼지만 말 하고자 하는 점은 '논쟁은 토론보다 열등한가?', '여러분은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고
있는가?'입니다. 밑의 논쟁에서 논쟁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보고 비난이라 칭하는 의견들을 보고 의문이 생겨 작성하였
습니다.

뱀다리> "제 생각에는", "개인적으론"이란 말을 말머리에 붙이십니까? 커뮤니티에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의견을 당당
        히 다른 이에게 말하는 행위입니다. 자신의 글에 이런 말을 붙이는 건 자신의 의견에 자신이 없는 것이고 뒤집어
        보면 후에 감당할 수 없는 반론이 들어올 때 "개인적인 사견입니다"처럼 '개인의 자유'라는 방주를 미리 만들어
        논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자신 없는 글을 쓸 때 종종 씁니다... 그러나 이왕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면 당
        당한 태도로 말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 anista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2-22 20:33)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2/21 22:13
수정 아이콘
글도 참 괜찮고, 시기도 참 괜찮고, 멋있는 글이지만 이런 글은 금새 묻힌다는거.. -ㅜ
글루미선데이
07/02/21 22:1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추천 한방 눌러주는 저같은 리플족도 있다는거~
에게 추천요~
07/02/21 22:22
수정 아이콘
글 참 좋네요...에게 추천한방 엽니다...
Eye of Beholder
07/02/21 22:4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이란 말을 참 많이 쓰는 1인입니다. 쓰면서도 영원그후님처럼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말 자체가 어느정도 겸양의 뜻도 갖고 있는게 아닐까요. pgr은 댓글도 무서우니깐 더 조심해야죠.
AstralPlace
07/02/21 22:43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특히 뱀다리에 동감합니다.
자기의 생각을 마음껏 적어놓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바리케이트를 쳐버리면 그 사람은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제 의견에 가해지는 모든 비판,비난을 여과없이 받아들이고,거기서 철저하게 '이론적으로만' 반박할 수 있는 것은 반박하고,반박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입니다.
인간인 이상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지만,어거지로라도 받아들이려 노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으니까요.

오늘 추게로!를 외칠 글이 너무 많군요; 어쨌든 이 글도 추게로!
리히트
07/02/21 22:47
수정 아이콘
아까도 비슷한 댓글을 달았지만 오늘 정말 무슨 날 같네요
좋은글들이 텍사스소떼마냥 몰려오는 날이라니
07/02/21 23:04
수정 아이콘
논쟁과 토론 비난 비판에 대한 너무나도 잘 정리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게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추신에 대해 한마디 평을 하자면, 전 "개인적으로"라는 말을 종종 씁니다.
자신감이 없어서 쓰는게 아니라 당연히 제가 쓰는 글은 개인적인 생각임이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의 옮고 그름을 마음대로 제단하여 공격하는 사람으로부터 미리 방어하기 위한 사전작업이지요. 글중에 논리의 허점을 공격할수 있는 글이 있고, "당신은 그렇게 느끼거나 받아들이는데 반해 전 이렇게 다르게 느끼거나 받아들입니다" 라는 수준으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을뿐 공격을 할수 없는 글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에 대해서도 당신의 그 생각은 틀렸다는 공격이 종종들어오니 그런 공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 개인적으론 이러이러하다고 받아들입니다." 류의 표현을 쓰게 되는것 같습니다. 특히나 공격 받을것 같은 비주류의 의견을 쓰게되거나 민감한 의견을 쓰게 되었을때 저절로 그런 방어기작이 작동하더군요.
信主NISSI
07/02/22 02:25
수정 아이콘
저 역시 글쓴분의 글과 생각에 정말 많이 공감합니다. 그리고 bianca님의 리플처럼 이런 글이 쉽게 묻히는 것도 공감합니다. 왜냐면 비슷한 논조의 글을 지난 세달동안 두번을 썼었고, 자연스레 묻혀버렸죠. 그리고 비난으로 논쟁을 이끄는 사람들은 이런 논쟁해서는 불리한 글에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추게로? ACE게시판으로? 비교적 '덜' 묻히겠지만, 결국 묻혀버리죠. 읽지 않는 사람들에겐 추천이 붙건 에이스가 붙건간에 안읽습니다. 남의 생각엔 전혀 귀기울일 생각이 없는... 듣는 즐거움이 사라진 PGR은 자뭇 전투적입니다.
永遠그후
07/02/22 05:5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묻히면 어떻습니까. 개인적인 사담을 적은듯 해서 마음이 편치 않았었는데요.^^

뱀다리에 대하여 적어주신글을 보니 생각지 못한것을 얻어갑니다. 이 글을 쓸 당시에는 논쟁이 아닌 '대화' 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07/02/23 14:45
수정 아이콘
저도 "개인적으로" 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저에게 주로 큰 이유가 자신의 의견이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뭐.. 노력해야겠지요. :-)
sway with me
07/02/23 15:1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논쟁이 토론보다 못한 것인가...
결국 논쟁과 토론의 결과가 말해주는 것일 겁니다.
논쟁이 어떤 생산적인 결론을 도출해 준다면, 그 논쟁이 토론보다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온라인 상에서 그런 생산적인 논쟁이 드물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논쟁을 꺼려하는 이유이겠지요.

저도 개인적으로 혹은 제 생각에는 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편이랍니다.
제가 그 표현을 왜 쓰는가를 곱씹어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거나, 방어막을 치기 위해서 쓰는 것 같지는 않군요.
[NC]...TesTER
07/02/23 18:5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특히 뱀다리 부분에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리플들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생각으론~~"이말 안썼다가는 나중에 객관적인 견해로 오인되어 비난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응대하기 위해 이런 멘트를 사용하긴 합니다.

주관적 견해와 객관적 견해에 대한 멘트를 달아주지 않으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통해 매장시키려는 누리꾼들이 있는거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940 이윤열vs마재윤 1경기 롱기누스2 마재윤의 라르고 그리고 프레스티시모 [23] 그래서그대는10757 07/02/25 10757
939 엄재경 해설위원의 음악용어 언급 [37] 66v11779 07/02/24 11779
938 Welcome to the New World [25] kama7402 07/02/24 7402
937 내 삶의 게이머(4) - 완성, 그리고 그 뒤 [6] IntiFadA6067 07/02/22 6067
936 happyend - 나이더스 커널의 비밀 [83] 김연우15406 07/02/21 15406
935 논쟁@토론 그리고 잡다한 이야기 [12] 永遠그후5030 07/02/21 5030
934 [호미질] 사물놀이와 해설 [21] homy6561 07/02/21 6561
933 Maestro, SaviOr Walks On Water [38] 항즐이9418 07/02/21 9418
932 [sylent의 B급칼럼] 마재윤@스타뒷담화 [92] sylent11859 07/02/21 11859
931 마재윤vs진영수<곰TV배 4강전 5경기> - Longinus II [46] 김연우12111 07/02/19 12111
930 PGR, 피지알러들에 대한 믿음 [34] probe6024 07/02/20 6024
929 스타리그, 저그의 한(恨)은 아직 남아있다. [38] 엘런드8262 07/02/19 8262
928 그래봤자말입니다. 어차피요. [21] My name is J8459 07/02/18 8459
927 홍진호 ( 부제 - 폭풍은 다시 불 것이다. ) [35] 종합백과10749 07/02/17 10749
926 마지막 GG가 울려퍼질 때 [5] 블러디샤인7557 07/02/16 7557
925 내 기억속의 투신. [28] JokeR_7961 07/02/16 7961
924 Thank You. Savior. [53] SKY929925 07/02/15 9925
923 '이윤열' 과 '한동욱'의 대화 [7] Timeless11873 07/02/15 11873
922 팬이니까요. [13] JokeR_7671 07/02/13 7671
921 PGR21 보물지도 [44] NavraS10230 07/02/11 10230
920 안석열 선수. [34] Finale10111 07/02/11 10111
919 강민, '자만'보단 차라리 '실력' [11] 라울리스타8670 07/02/10 8670
918 [sylent의 B급칼럼] 이윤열 다시보기. [48] sylent10896 07/02/09 1089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