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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7/02/16 22:44:50
Name 블러디샤인
Subject 마지막 GG가 울려퍼질 때
모든 전투는 끝이 났고
승자와 패자는 가려졌고
그에따라 결승티켓은 마재윤선수가 움켜 쥐었다


리버스템플에서 가장 운이 좋지 않다던 12시 2시 관계가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디파일러를 띠워냈다

뮤탈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했다
마린을 끊어 먹고
일꾼의 작업을 견제하고
건물을 짓는 일꾼을 잡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손이 가게 만들어 빌드타임을 딜레이 시키고
꾸준한 정찰을 하며 성큰을 짓는 타이밍을 계산해냈다
물론 테란병력이 본진을 비우지 못하고 계속 묶여 있게 만드는건 부수적인 효과


그러나.. 첫탱크와 빙빙 돌아가는 팩토리에드온마저 박살내버릴줄은 몰랐다
뭉치는 컨트롤이 불가능한 상황
배슬이 둥둥 떠다니고 아래엔 수많은 보병.. 거기에 성큰 라인을 박살낼 탱크만 있다면 디파일러 전에 승부가 가능한 타이밍이 나왔을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디파일러는 나왔고 테란병력은 더이상 한발자국도 전진할수가 없었다






마재윤을 상대할 만한 테란플레이어로 변형태선수를 선택한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이다
얼마전에 서바이버에서 패한 기억 때문이라도 말이다..

오늘의 경기를 보고 떠올린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는 처음 그가 스타리그 8강을 밟았을때 신들과 전쟁에서 보여준 한대분량의 드랍쉽!

난 그것이 별것 아니었다고 단정지었지만 오늘의 알카노이드 경기에서 그의 드랍쉽은 정말 전율이었다



다크스웜을 무시하는 플레이
병력을 2군데로 나누어 싸우는 플레이
12시 드랍 3시 드랍

그리고 꿈에도 나올법한 7시 드랍쉽.. 그리고 scv



광기어린 플레이가 너무도 어울리는..
손과 발이 마치 살육을 위해 태어난것처럼
인지하기도 전에 먼저 상대의 숨통을 가장 확실하게 조일수 있는 부위에
아무런 느낌없어 아무런 기척없이 휘두루는 플레이

정말 전율이었다

저그는 드랍을 꿈조차 꾸지 못할정도로
온갖 작업장에서 드론이 타격 받고 있었고
공격이 끝을 맺을라 치면 허공에 다수의 배슬과 머린병력이 출진하는 정말 공격으로 시작해 공격으로 끝나는 경기가 펼쳐졌다

피아의 구분을 하는것 부터가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누가 누굴 이기고 있는건지 누가 누구를 잡아먹고 있는건지
아니면 해설자는 누가 유리하다고 하는건지
어쩌면 옵저버는 어디가 현재 전투가 펼쳐지는 곳인지
애매모호 할정도로 숨막힐듯한 전장의 북소리가 사방에서 기차게 울려퍼졌다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과연 어느 전장으로 가는 것일까.





7시 잡는구나 변형태가 잡는구나
12시가 마르는구나 마재윤이 잡는구나
5시가 돌아가는구나 변형태가 잡는구나


난 전쟁의 상황에 녹아들어가버렸다

...........


테란의 마지막 병력들은 고귀한 그의 상관으로부터 더이상의 알카노이드 행성에 지원병력을 보낼수 없다는 최후 통지를 받았다
그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흥분해 있지도 않았고 닥쳐올 죽음이 두려워 보이지도 않았다
그들은 전략적 요충지인 알카노이드 행성에 불과 4시간전에 행성의 북서쪽에 착률하였고 잔인무도한 저그의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을 가진 강대한 군대를 남서쪽에서 멋지게 승리하였다
승리에 도취된 상관들은 회식을 하다 행성2개가 마에스트로 군대에 날아가는 수모를 당했고 부랴부랴 임시방편으로 살아남은 보병들을 드랍쉽에 태워 히치하이커라는 조그마한 행성에 황급히 착륙하여 소규모전투끝에 고지를 점령하였다
최후의 마에스트로 부대의 본대가 알카노이드로 떠나고 있다는 통지를 받은 상관들은 특공부대를 편성 .. 살아남을 확률이 불확실한 사지에 동료들을 모두 떠밀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전쟁에서 살아남을수 있단 말인가
스팀팩을 너무 주입하다 못해 아예 혈관이 전부 터져버려 신경이 아예 마비가 되어버린 특공부대들은 그들이 10년간 준비한 드랍작전으로 마에스트로 부대를 압박해 나갔다
자신들이 살기위해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명예를 위해서?

눈앞에 흐르고있는건 피였지만 눈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무표정한 특공 부대들은 고강한 적의 병력들과의 전투에 목숨을 걸었다
저글링 한마리 디파일러 한마리 러커 한마리 드론한마리
한마리 한마리 줄여나가고 있었지만 전장을 지배하는 천지안을 가진 마에스트로의 병력운용에 특공부대들은 파리목숨처럼 죽어나갔다
시체를 밟고 넘고넘어 도착한 마에스트로의 본진에는 뿌연 안개가 가득차 있었고 음산한 기운이 주위에 가득넘쳐 으스스했고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러커 촉수에 사지가 덜덜 떨릴법도 했지만
한명이 촉수를 뛰어넘자
이내 모든 부대원이 촉수를 뛰어넘었다

그들은 저그의 핵심 자원을 끊기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동쪽을 치기 위해 드랍쉽까지 승부를 걸었다

전쟁은 끝이 나는 듯했고 눈앞에 마에스트로의 목젖이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모든 공격은 끝이났고 마에스트로 본진에 들어갔던 용감한 특공부대원은 전원 죽음을 맞이했다

설상가상으로 4시간전에 제압한줄 알았던 남서쪽 방향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보인다는 일꾼들의 연락를 받자마자 새로 투입된 병력들이 저그의루트 일명 '나이더스'를 재빨리 부수어냈지만
남쪽방향에서 새로운 병력들이 투입..
상황이 종료되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는 모르지만 어쨋든 429명의 자랑스런 특공부대원들중에 이제 남은것은 단 10명 뿐이었다

두두두두두두,,
사방에서 울려오는 저글링의 괴성과
징그러운 디파일러의 컨슘소리와
무시무시한 러커 촉수소리..



최후의 생존자들은 서로의 총을 한데모아 하늘을 향해 힘껏들어올렸다
황량한 사막에 모래바람이 한번 휘몰아친후 그들의 모습은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GG

모든 게임이 끝났다




저그의 마에스트로 군대는 이제 최후의 전쟁을 하려 하고있다

고귀한 상관..
천재라 불리는 레드나다와
저그전이 재미있다는 프로토스의 신성 비수가 그들이다



우주의 패권을 둘러싼 대박게임이 이제 그 시작을 알리려하고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마지막 GG가 울려퍼질것이다

마에스트로의 것이든 아니면 다른것이든..


----------------------------

근래에 보기드문 멋진 승부였다
두부에러가 반가울줄이야..

맵으로 부터 자유로워 지는 순간까지..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싶다

새로운 지배자의 탄생을 기다리며..
* anista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2-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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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이조
07/02/16 22:49
수정 아이콘
훌륭한글이네요 ^_^ 5경기 GG가 보이는순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07/02/16 22:52
수정 아이콘
광전사........광활한 대지에서 끝 없이 싸우다 멋지게 최후를 맞이하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Pride-fc N0-1
07/02/16 22:52
수정 아이콘
와 멋진 글입니다..........!!!!! ^^
higher templar
07/02/16 23:46
수정 아이콘
허리케인 죠 인가 하는 복싱만화 인상적인 장면... 하얗게 불태웠어... 라는 문구가 생각나는 한판이었습니다.
에인셀
07/02/17 01:13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5경기의 변형태 선수는 스스로가 혈관이 터지도록 스팀팩을 넣은 마린 그 자체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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