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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11 14:53:53
Name ipa
Subject (10)최근 하이브 이후 테저전의 핵심에 관하여.
개인적으론 최근 하이브 이후 테저전의 핵심은, 레이트 메카닉이니, 다수탱크니, 벌처니 하는 '체제'보다도 '자원'에 대한 발상의 전환에 있다고 봅니다. 이하는 이에 대한 얘기이고, 물론 사견이니 이성적이고 건설적인 태클 및 논쟁은 당연히 환영합니다.




1.


이전까지의 테저전에 있어 테란의 후반은 화력과 병력 기동, 베슬의 활용 등 병력과 전술이 중심이었죠.
자원적인 면에서는 저그보다 가스 멀티 하나 덜 먹는 것으로 충분하고 넘쳤고, 문제는 한방 병력으로 센터를 잡는 것이었어요.

테란은 저그를 상대함에 있어 그다지 높은 테크와 많은 고급유닛을 필요로 하지 않기에, 저그전에서 필요한 테란의 자원은 저그의 자원과 연동되죠. 그리고 늘 약간 적은 정도로도 충분했어요.

기본 유닛의 상성이 워낙 극악이기에 늘 한 발 앞선 테크를 통해 한 단계 고급 유닛으로 싸워야 하는 저그와는 달리, 테란은 극후반으로 가더라도 기본 유닛을 핵심병력으로 충분히 싸울 수 있죠.

테저전 후반에 서로가 200을 꽉 채운 상태에서 계속 보충해가며 전쟁을 계속해나간다고 칠 때, 저그가 테란의 200 병력을 상대하기 위해 계속 보충해야 할 유닛은 스컬지, 디파일러, 울트라, 럴커, 혹은 가디언 등등의 고급 유닛인 반면, 테란이 보충해야 할 주 유닛은 마린, 메딕이죠. 거기에 소수 베슬과 탱크가 추가되는 정도에요.

그렇다면 테란은 극 후반으로 가더라도 마린, 메딕을 중심으로 200을 유지할 자원만 있으면 되는 반면, 저그는 디파, 스컬지에 최소 럴커를 중심으로 200을 유지할 자원이 필요하게 돼요.

그러니 테저전에서 테란에게는 후반에도 늘 [저그의 자원-1~2] 정도, 절대적 개념으로는 활성화된 가스자원 2개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기존에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던 테란의 자원개념이었죠.




2.


반면 저그의 후반 핵심은 중반과 똑같이 자원, 특히 가스자원에 있었어요.
거기에 디파일러와 울트라로 이어지는 테크의 확보. 근데 이것도 결국에는 가스 자원의 확보로 귀결되죠.

계속 기본유닛으로 싸움을 걸어도 되는 테란과는 달리 저그는 계속 테크를 올려야만 싸움이 돼요.
최종적으로는 디파, 울링까지 확보가 되어야 하죠.

테란의 기본 유닛인 바이오닉은 저그 유닛에 비해 기동성이 느리긴 하지만, 메딕이라는 사기캐가 가져다주는 사기적인 생존율, 그리고 무엇보다 레인지 유닛이라는 극장점에 의해, 모이면 모일수록 저그 상대로 화력과 효율의 정도가 비약적으로 커지지요.

그래서 똑같은 바이오닉 조합이라도 소수일 때는 저글링으로 상대가 되지만, 그보다 더 많아지면 저글링의 숫자를 같은 비율로 늘려주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뮤탈이나 럴커를 조합해야 해요.
그런데 거기서 더 많아지게 되면? 거기에 업그레이드까지 더해지게 되면?
저글링, 뮤탈, 럴커의 조합만으로는 상대가 안 되죠.
디파일러라는 레인지 유닛의 장점을 상쇄하는 마법유닛과 울트라라는 레인지 공격을 무시하고 뛰어들어 싸울 수 있는 극강의 체력을 가진 초대형 유닛이 반드시 필요해지게 돼요.

"양적 축적은 질적 변화를 초래한다"는 금언은 테저전에 있어서는 이렇게 응용될 수 있어요.

"테란 병력의 양적 축적은 저그 병력의 질적 변화를 강요한다" 라구요.




3.


그래서 이전까지 테저전의 중점은 "저그의 자원"에 있었어요.

즉, 저그의 입장에서는 하이브를 갈 3가스, 울트라를 뽑을 4가스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고, 이에 대한 테란의 대응은 그 3가스, 4가스를 어떻게 저지하느냐였죠.

양적 축적만으로 충분한 테란은 저그 병력의 질적 변화만 불가능하도록 차단해버리면 그만이지요.

그런데 이미 저그가 그 질적 변화를 완성해버린 후라면요?

스타에서 인구수는 200으로 제한되어 있어요.
그리고 저그가 4가스를 통해 디파, 울링의 조합을 갖추는 순간에는 병력의 양을 한계까지 축적한 테란을 상대로 충분히 상성을 상쇄시키고 싸울 수 있게 돼요.
디파일러로 인해 레인지 유닛으로서의 상성이 상쇄되고, 울트라로 인해 병력의 생존율이 역전돼요.

저그의 "4가스 필승"의 환상은 여기에서 나왔어요.

이에 대응하는 테란의 이전까지의 상식은 발본색원, 즉 원인이 저그의 자원이나 테크에 있다면 이것을 무너뜨리자는 방식이었지요.

병력으로 센터를 일단 잡고 드랍쉽을 통해 4가스 자원지역의 타격, 혹은 본진드랍으로 테크의 붕괴.
즉, 원인은 저그에게 있다고 보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상성의 격차를 유지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게 실패하면? 지는거죠, 뭐.




4.


그런데 이번 스타리그 4강 대 김윤환전 투혼에서 이영호는 기존의 개념을 뒤집는 운영을 들고 나왔어요.

이미 저그에게 4가스를 내주고, 테란의 상성을 상쇄하는 울링,디파 체제를 허용한 상황.

거기에서 이영호가 보여 준 해법은 그 울링, 디파를 깨는 것이 아니라, 더더욱 양적으로 축적하는 것이었어요. 한층 더 돼지가 되는 것이죠.    

아무리 디파, 울링이라는 효과적인 체제가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병력의 소모율과 유지비용은 테란에 비해 저그 쪽이 커요.
테란에게는 베슬이라는 또다른 사기유닛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무리 안 죽는다고 해도 울트라, 스컬지, 디파에 들어가는 비용은 너무 비싸거든요. 똑같은 비용을 테란이 병력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유닛을 뽑을 수 있고, 훨씬 더 효율적으로 회전시킬 수 있죠.

결국 테란과의 관계에서 저그에게 필요한 것은 자원의 격차이고 자원의 우위이지, '4가스'라는 절대적 자원 개수가 아니에요.

그리고 이영호는 저그의 4가스에 대한 대응책으로 자신이 5가스를 확보해버리죠.
저그에게서 자원의 우위를 뺏어버린 거에요.

원인을 찾아서 그 원인의 뿌리를 뽑는 방식이 아니라, 그 원인을 무력화시키는 방식의 해법을 제시한 거죠.

후반 테저전의 중점을 "저그의 자원"이 아닌 "테란의 자원"으로 전환시킨 거에요.

그리고 이영호가 그 5가스를 확보하는 방법이 바로 다수 탱크였어요.




5.


이후 비슷한 후반 테저전이 2번 나왔지요.

이신형 대 이영한 in 투혼, 그리고 어제 있었던 정명훈 대 김명운 in 문글레이브.

이신형은 보다 적극적이고 클래식한 움직임을 보여줬죠.
단순히 자신의 자원을 확보함으로써 자원의 우위를 허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저그의 자원을 말리고, 드랍쉽을 날려 테크 붕괴를 도모하는 전통적인 발본색원의 해법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거기에 다수 베슬을 부지런히 수리까지 해서 쓰니, 이건 뭐 저그가 어찌 해 볼 방법이 없더군요.

정명훈 역시 2군데 가스 멀티를 동시에 펴면서 저그의 4가스를 상쇄하는 후반 선택을 했지만, 특이하게도 아예 체제 자체를 메카닉으로 전환해버렸죠.
양적 축적과 더불어 아예 질적 변화까지 테란 쪽에서 시도해버린 거에요.  
너무 획기적인 운영이라 저그 쪽에서 어떤 식으로 대응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앞선 두 테란의 선택에 비해서는 조금 위태로워보이긴 해요.
일단 전통적인 테저전에 있어서 테란이 가지는 고유의 우위, 경제성의 측면에서 상당히 취약해보이거든요.
저그의 4가스에 똑같은 자원적 이득으로 대항하는 운영의 가장 큰 장점은 기본적으로 같은 자원을 먹었을 때 테란이 보다 경제적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그 자원을 바탕으로 유지, 보충해야 하는 유닛 구성이 졸 비싼 메카닉이라면 얘기는 또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탱크의 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전선을 최전방으로 밀어냄으로써 저그를 압박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원래 테란이 가진 단점인 기동성의 측면에서는 더욱 취약해질 우려가 있죠.




6.


어쨌든 같은 컨셉을 가지고도 세 명의 테란이 이렇게나 각각 다른 표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도 재밌네요.

세 선수 모두 저그와 같거나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면서 저그가 가지는 자원 우위를 상쇄하고 다수 탱크를 운용하는 플레이를 했지만, 구체적인 운영이나 그 탱크의 활용법은 각각 다 달랐지요.

이영호는 특유의 똘똘함을 살려 핵심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 핵심만을 군더더기 없이 수행해내는 플레이를 보여줬어요.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운영이었다고 생각돼요.
이영호는 다수 탱크를 적극적으로 공격에 활용하지는 않았어요. 자신의 자원줄을 완벽하게 지킴으로써 저그에게 자원의 우위를 주지 않는 수단으로 활용했을 뿐이죠.

이신형은 가장 부지런한 플레이를 보여줬어요. 핵심 뿐 아니라, 해 주면 좋을 플레이는 모두 다 해줬죠.
다수 탱크 역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효율적으로 활용됐어요.
만약 모든 테란이 다 이신형처럼 한다고 치면, 저그는 이제 어떻게 이기나 싶을 정도였지요.
현재로선 답은 하나인 것 같아요. 그런 상황으로 가지 못하게 사전에 막는 것.

정명훈 역시 자신의 스타일에 최적화된 플레이를 보여줬죠.
이영호의 탱크가 저그에게 뚫고 들어가야 할 철옹성이었다면, 반대로 정명훈의 탱크는 저그에게 뚫고 나와야 할 바리케이트였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면 어떻게 이기나 싶은 정도의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군요.
아무래도 저그전에서의 테란은 요새에서 수비를 할 때 그 사기성이 극대화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정명훈식 운영의 경우, 전방의 탱크보다는 후방의 벌처활용이 키 포인트가 될 것 같고, 왠지 신희승의 다음번 저그전에서 바로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어쨌든 이 세 선수가 보여준 플레이로 인해서 테저전의 후반 양상은 이제 크게 바뀔 것 같아요.
야구가 9회말 투아웃부터라면 테저전은 이제 하이브 4가스 이후부터가 되겠군요.

테저전을 젤 좋아하는 입장에서 몹시 반갑긴 하지만, 세 경기가 모두 저그의 패배로 끝났다는 점은 저그빠 입장에서 상당히 슬프네요.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테저전 후반의 핵심은 "저그의 자원"이 아닌 "테란의 자원"이 될 것이라는 점이에요. 심시티 이전 저플전에서 토스가 날아다닐 때 후반의 핵심이 토스의 3가스였던 것과 비슷하게 말이지요.

테란 진영에서의 해석이 각 선수의 스타일에 따라 달랐듯 저그 진영에서의 대응책도 분명 각양각색이겠지요.
우선은 목요일날 있을 한상봉의 스타일리쉬한 답안지를 기다려봐야겠네요.
아아... 조낸 기대되는걸요......?!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0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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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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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체념토스
10/01/11 15:09
수정 아이콘
추천~
도달자
10/01/11 15:14
수정 아이콘
테란은 3번째멀티이상은 정말 힘들다고 생각해요.
우선 위에 써주신것처럼 필요가 없었죠. 없이도 이겼는걸요. 앞마당 먹은 이윤열.. 원배럭더블한 최연성은 무적이였으니까요.
그냥 마린메딕만 쌓아서 베슬타이밍에 나가면 막는저그가 없었죠.
두번째는 테란트리플을 공격하는 타종족의 방법이 참쉽죠. 소수디파일러 저글링에 깨지는 멀티.. 토스라면 리콜떨어지면 깨지는 멀티..
그에 비해 수비하는 방법은 귀찮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영호선수가 살림차리고 하는것보면.. 귀찮은 플레이인데도 참 잘하더라구요.
BoSs_YiRuMa
10/01/11 15:14
수정 아이콘
자원의 우위라는 저그들의 기존 틀을..폭풍식으로 바꿔버리면 어떨까요?
예전 임요환도 그런식이었던것 같은데, 저그에게 '나도 안 먹을테니 너도 먹지마' 라는 개념을 저그쪽에서 응용한다면 해법이 되지 않을까요?
위에서 말씀하신 3가지 운영 틀은 전부 '테란이 앞마당을 무사히 가져간다'는 대 전제하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역발상으로 한상봉식이나 폭풍식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도재욱이 괴수가 되기 전에 이영호의 배럭더블>3팩 타이밍에 무너졋습니다.(msl 이영호vs도재욱 마지막경기)
이걸 테프전에서뿐만이 아닌,같은 역상성인 저테전에서 저그가 이용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서워지기전에 무너진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쨋든, 재미있군요. 과연 저그들이 해법을 더더욱 장기전으로 끌고 가서 보여줄지,타이밍이라는 무기를 장착할지요..
10/01/11 15:30
수정 아이콘
날카로운 분석에 추천합니다-
BoSs_YiRuMa님// 요즘 앞마당 수비력과 운영이 진화된지라 쉽게 앞마당을 들게 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차라리 제2멀티를 못먹게 하는 운영이 어떨까 합니다만..
내 멀티는 지키고 상대방 멀티는 방해하는 난전 양상이 벌어지게 되겠군요.
블랙독
10/01/11 16:11
수정 아이콘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글이네요.
저도 저그가 울트라를 갖출 수 있다면 그때는 오히려 테란이 저그보다 많은 자원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1. 이러한 양상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마재윤식 삼지창레어 때에는 저그가 테란에게 앞마당까지만 주면 승리를 얻었습니다. 테란이 삼룡이를 먹게되면 저그에게 대항 할 수 있었죠.
2. 하지만 테란의 병력운용과 전반적인 운영능력의 상승으로 앞마당까지만 먹어도 테란이 저그의 3~4가스를 저지하면 승리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시기라고 하기에는 부족한것이 저그의 발전이 워낙 빨라서 거기에 대응하는 테란이 겨우 따라오는 수준이었죠)
3. 그리고 저그의 뮤짤과 운영의 향상은 3~4가스를 여유롭게 가져가는 결과를 가져오고 저그 우세시절이 왔다고 봅니다.
4. 여기에 저그의 3~4가스 울트라체제를 상대하는 테란의 4~5가스 체제가 나온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4가스저그 상대의 4~5가스테란 체제의 핵심은 기동력의 상쇄라고 생각합니다.
1. 이영호의 경우 다수의 가스로 베슬과 탱크를 지속적으로 쌓아가며 바이오닉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기존에는,
아니 일반적인 실력의 플레이어에게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김명운vs진영수 단장의 능선 경기였죠.
테란이 상대적 자원의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그가 하이브 이후 기동성을 무기로 활보하자 4가스 이후를 얻지 못한채
기동성에 끌려다니다가 패배하게 됩니다.
이영호vs김윤환의 경기에서도 테란의 기동성의 약점을 노려 탱크만 있는 지역을 노리는 플레이가 한번 나왔고 결국 본진까지 저그병력이
올라가는 모습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모습이 2~3번만 더 나왔으면 김윤환이 승리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영호의 부지런한 마메병력의 운용으로 저그의 기동성을 많이 따라잡았고 판을 보는 능력은 저그가 어느쪽으로 들어올 것인가를
예측하여 상대의 기동성을 상쇄시켜 버렸죠.
저는 이 경기에서 탱크의 숫자보다 미니맵에서 웨이브치는 마메병력의 끊임없는 움직임에 입이 벌어졌었습니다.

2. 테란이 기동성을 확보하는 또다른 방법은 드랍쉽이죠. 이신형vs이영한의 경기를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드랍쉽이 성공만 해준다면
테란은 기동성의 격차를 충분히 상쇄하게 됩니다.

3. 정명훈의 늦은메카닉은 테란의 기동성의 약점을 벌쳐로 상쇄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영호처럼 우월한 컨트롤과 판을 보는 능력을
구현할 수 없다면 느린 마린보다는 빠른 벌쳐가 다수 멀티를 지키기에 더욱 수월하겠죠. 마린으로는 4~5멀티를 지켜내기 어렵습니다.
200한계의 인구상황에서 마린으로 전 멀티를 완벽하게 지키는 병력은 확보할 수 없습니다. 모여야 사는 특성상 분산시키면 밀리거든요.
이영호가 그것을 개인적인 능력으로 커버했다면 정명훈은 벌쳐(메카닉)라는 체제로 극복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자원과 기동성의 발상으로 생각한다면 테란의 또 다른 체제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바로 도망자 테란이죠.
4~5멀티 이상을 먹겠다고 결심했다면 넘치는 자원으로 멀티지역에 아예 새살림을 꾸려버리는 것이 부담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자원을 먹은지역에 테크건물을 짓고 자원이 떨어진 본진지역은 수비를 그만큼 적게 하는 것이죠.
물론 테란에게는 서플라이디폿이라는 치명적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서플을 굳이 200까지만 지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상성상 우위 종족에서 테란을 빼면 모두 도망자 전략이 있었습니다. 플토의 커세어리버를 상대로한 조용호의 도망자 저그.
플토의 캐리어를 전제로한 박용욱의 도망자 플토. 그렇다면 테란도 이제 한번쯤 나올때가 된거 아닐까요? ^^?)
10/01/11 16:18
수정 아이콘
드랍십을 날린다해도 김윤환vs이영호에서처럼 많은자원먹은 저그한테는 드랍십은 잘 통하지 않았을거같네요. 저도 요즘
이영호선수 살림차리는 플레이를 자주 사용하는데 상당히 좋더군요 마메, 베슬만 데리고 다니면서 멀티깨고, 이레디 걸면 저그가 정신을 못차리는거같더라구요
10/01/11 16:26
수정 아이콘
요즘 일어나는 테저전에서의 테란의 발상의 전환이 참 신선합니다.
전 기존까지 테란이 후반에 자원줄 3군데 이상을 돌리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후반에 가면 울링+디파일러의 기동성, 전투력이 마메를 압도하고 방어타워도 저그 상대로는 변변찮기 때문에 자원줄을 3군데 이상 돌리려고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러했죠. 그런데 요즘의 트랜드는 탱크의 재발견이네요. 마메가 수비하는게 아닌 탱크가 수비하는 것. 탱크가 쌓이면 그 스플레시 데미지가 디파일러의 스웜마저 상쇄시켜버릴 수 있어 최후의 한방에도 유용하고, 결정적으로 저그의 기동력을 상쇄시켜버린다는 것.
역시 스타는 재밌습니다. 크크크
개념은?
10/01/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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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런데 이영호, 이신형 경기와 정명훈선수의 경기는 양상이 달랐죠.
이영호, 이신형 선수는 어쩔수 없이 저그에게 4가스를 주는 게임이였다면 정명훈선수는 그야말로 이 글과 가장 어울리는 경기운영을 보여줬죠. 4가스 먹던지 말던지 나도 4가스 먹어버리겠라는 식의 운영있죠. 그 후 메카닉 전환은 별개의 이야기로 접어두고요.

흠.. 그런데 제 생각이지만 대저그전 트렌드는 아직 크게 바뀔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그가 4가스를 먹으면 여전히 테란이 불리해지는건 사실이니까요. 이영호선수의 김윤환선수와의 경기 후 인터뷰를 보더라도 사실 3대 7로 불리해졌다고 판단해서 어쩔 수 없이 무조건 버티기로 나갔다고 언급했죠.
여전히 테란은 저그의 4가스를 부담스러워하고 그것을 저지하려고 들것입니다. 이영호선수 운영 역시 그와 비슷하죠. 그때는 말그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고..
오히려 이신형선수가 차라리 아예 후반을 도모하는 운영을 선보인건 아닌가 싶습니다. 상당히 공격적이면서도 멀티를 활성화시켰으니까요.

확실히 어제 정명훈선수 운영은 독특하긴 했습니다. 4가스를 먹던 말던 자기가 4가스를 먹겠다는 운영은 독특했죠. 그걸 완성시킨건 벌쳐이긴했지만요
10/01/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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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님// 이영호 선수가 멀티를 지켜낸 이유는 개인적인 능력이라기 보다는 다수 탱크죠.
한번도 저그 진영으로 공격을 간 적이 없는 2부대 이상의 탱크가 방어의 핵심이었습니다.
스웜 뿌리고 울트라가 그 안에서 난리를 쳐도 탱크의 화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죠.

그리고 이영호 선수의 마메 움직임은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것이 아니라, 저그의 가스멀티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이었습니다.
물론 끊임없는 스캔 활용으로 저그의 병력 동선을 계속 파악하면서 병력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였던 것은 정말 굉장한 움직임이었습니다.
만약 붙었으면 그냥 밀리는 병력이었거든요.
그 대부대를 움직이면서도 상대방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멀티를 말리는건 왠만해서는 하기 힘들죠.
피바다저그
10/01/11 17:46
수정 아이콘
피나님// 다수탱크를 생산하고 배치한것도 이상황을 만든것도 이영호 선수죠
요즘 정말 스타판이 재미있는거 같아요.. 이게 끝났다 싶으면 다시 돌고 도는..
개념은?
10/01/11 17:55
수정 아이콘
사실 이영호 선수의 후반 운영이 오랜만에 나와서 신선한거지.. 이런식의 저그전 운영을 정말 누구보다도 잘 보여줬던건 염보성이였죠.
탱크라인으로 버텨낸 이영호선수도 대단하지만,
안드로메다에서 저그상대로 반땅싸움하면서 구름베슬로 저그 울트라에 계속 이레디 걸어주면서 싸운 염보성의 임팩트가 제 머리속에는 더 강했던것 같아요.. 정말 그거 보고 이걸 저그가 어케 이겨?? 라는 생각을 했었던...
그것도 그 상대가 다른 저그도 아닌 그 당시 최고였던 이제동선수의 저그였쬬....
그러고보면 염보성선수야 말로 애초에 후반을 도모했떤 운영을 보여줬떤것 같습니다.
블랙독
10/01/11 18:12
수정 아이콘
피나님// 다수탱크만 있었다면 울링에게 밀립니다. 경기중에도 이영호의 바이오닉과 베슬이 12시 멀티를 치러 갔을 때 본진 앞마당 탱크밭을 쓸어내고 본진까지 올라간 (올라가기만 한게 문제였지만요) 모습도 보였고요. 다수 탱크가 자리를 박고 있는것도 무섭긴 하지만 그것을 난공불락으로 만들어 낸것은 이영호의 마메 병력운용능력이 그야말로 쩔기 때문입니다. (마린의 기동성이 극대화 되었죠)
멜랑쿠시
10/01/11 18:14
수정 아이콘
하이브 이후 키 유닛이 베슬이 아닌 탱크(혹은 메카닉)이라는 것에서 기존 운영과 차이를 보이는 거 아닌가요?
염보성 대 이제동 선수의 경기와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안드로메다에서 사베랑 마린으로 중앙잡고 디파 끊어준 플레이였잖아요.

사실 누구의 전략이고 누가 먼저 썼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테란들이 조금씩 해법을 내놓아서 저런 후반 운영을 보여준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티원 테란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저런 운영은 정명훈 선수보다 반년 정도 전에 고인규 선수가 데스티네이션에서 보여준 적이 있었죠.
바이오닉 후 팩토리 다수 늘려 하이브 저그 상대하는 거 말이죠.
JUVENILE
10/01/11 19:36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염.. 굳이따지자면 영호선수가 보여준빌드와 유사한경기가 몇일 전에 바로있었죠 신상문선수와 고강민선수의 경기였죠
10/01/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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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님// 저그가 판단을 잘해서 들어간게 아닙니다.
자신은 멀티가 밀린 상태이고, 마메는 현재 먼 곳에 있으니, 지금 말고는 밀어낼 방법이 없다라고 생각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간거죠.

저그는 테란처럼 스캔이 있는 종족이 아니라서 탱크가 몇 기 포진되어 있는지 알지를 못합니다.
테란은 긴 시간동안 자원을 배불리 먹은 상태, 상대 탱크가 몇기인지도 모른 채 들어가는 저그...

마메가 있건 없건간에 원래는 들어가면 안되는 것이었지요.
방황의끝
10/01/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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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어짜피 프로게이머의 경기니까 저정도까지 테란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4가스 먹으면서 한번에 확 튀어나오는 울링의 기동성은 디파와 조합되면 왠만한 탱크1부대라인정도는 우습게 뚫으니까요,,(심시티가 되어 있다면 몰라도),사실 파이썬 기준으로 저그가 4가스만 무난하게 먹는다면 상대테란이 스타팅 먹으면서 4가스 먹고 센터에 탱크라인 쫙 깔아놔도 한쪽만 살짝 뚫으면서 본진으로 난입해도 테란으로선 껄끄럽고, 우회해서 멀티쪽 공략해도 껄끄러운게 사실이니까요,. 물론 맵마다 어느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테저전의 핵심은 개인의 능력+맵이라고 생각하네요 모든 스타유저분들 화이팅~
완소탱
10/01/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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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글이네요. 추천하고 가요~~
블랙독
10/01/1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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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님// 저는 그 상황에서 12시를 내주더라도 탱크숫자 줄여준것을 잘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저랑은 반대로 보시나 보네요.
그리고 훈수두는 입장에서 본다면(제가 그상황이더라도 그렇게 못했을것 같다는 말입니다. 당연한 소리군요; ^^;)
12시를 소수 러커+디파일러로 수비가 가능했다면 앞마당 공격은 경기 판세를 뒤집을 수도 있었죠.
지나고 나서 생각이지만 장판파를 펼치더라도 막았어야...
10/01/1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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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조그마한 발상의 전환인데 결과는 일단은 무섭죠.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어떤 종족이 상대건 전황이 아무리 불리하건 테란은 후반만 끌고 가면 된다는 종족인데 거기에 한층더해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진 느낌입니다. 이러면 초중반의 움직임이 항층 가벼워 지겠죠. 당분간 맵도 그렇거니와 저테전에서 저그의 승전을 바라기엔 현실은 암울 그 자체네요. 초반 벙커링 부터 중반 공굴리기 운영 그리고 후반 다수탱크 정말 어디하나 찌르고 갈 틈이 없군요. 다전제라면 저그가 테란 상대함에 있어서 골치 꽤나 썩겠습니다. 모인 메카닉에 저그로서 카운터가 없다는 것도 참 암담하네요. 이럴때 우리 저그의 원탑은 뭔가 한가지씩 보여줬죠. 기대 하고 있습니다 이제동선수... 이런게 발전이라니 억울하니 뭐니라도 좋으니 예전 토스 상대로 5해처리체제를 들고 나온 것 처럼 뭔가 보여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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