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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5/18 19:17:20
Name probe
Subject [일반] 저 먼저 들어갈게요~
"저 먼저 들어갈게요."


여섯 시가 되자마자 팀원 한 명이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하더니 인사를 건넵니다.


"어 오늘 수고했다."




이어서 또 한 명이 일어섭니다.  "어 오늘 수고했어."



먼저 들어갈게요와 수고했어 핑퐁게임이 몇 차례 이어지고 나니,
자리에는 저만 남았습니다.



커피 한 잔을 뽑으러 가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팀들은 사람들이 아직 많이들 남아 있네요.
아마도 외근 인원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여전히 근무 중인 듯 싶습니다.


우리팀만 밭에서 무 뽑듯이 꼴랑 비어 있으면 좀 그렇죠.
저라도 좀더 남아서 일을 하기로 합니다.

네... 일이 있어서 남은 겁니다(!?)








조직이 인생을 책임져 주던 시대는 예전에 지나갔어요.

세상이 만만해 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먹고 살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개인의 가치에서 사회적 위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래도 조금은 낮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조직과 개인 간에 균형점을 맞춰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마 요즘 대부분의 조직에서 인사팀은,
'휴가를 충분히 쓸 것', '초과 근무를 지양할 것'을 기본적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기는 한데!
여섯시가 되면 퇴근하시라고 방송을 틀어주는 인사팀이,
정작 자기들은 매일 야근을 하고 있네요.




회사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구성원 개개인의 행복이 아닙니다.

물론 아랫사람들이 다들 행복하게 알콜달콩 잘 살았으면 싶은 마음이 없기야 하겠습니까만,
일단 그건 조직의 목표가 달성된 후의 이야기지요.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을 안합니다.
즉 단위시간 당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이 때는 일하는 시간을 늘려야 목표를 맞춰갈 수 있을 겁니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구성원들이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조직과 본인에게 도움이 됩니다.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을 합니다.
즉 단위시간 당 생산성이 높습니다.
이 때 일하는 시간을 늘리면, 목표를 초과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구성원들이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조직과 본인에게 도움이 됩니다?.?





이런 젠장..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을 하든 안하든,
리더는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하겠군요?.?









물론 여기에는 모두가 아시는 함정이 있습니다.

단위시간 당 생산성과 근무 시간은 서로 독립변수가 아닙니다.

열심히 일했는데 일을 더 시키려 하면,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몰입도가 저하되니까요.




생산성이 10인 조직을 8시간 굴리면 10X8=80의 결과물이 산출되지만,
이 조직을 10시간 굴리면 생산성이 8로 떨어져서 결국 8X10=80의 결과물이 산출됩니다.

두 시간이나 더 붙잡아두고 굴렸는데, 결과물의 총량이 같아요.



성과를 늘리는 데 있어, [단위시간 당 몰입도][근무 시간]에 맞먹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근무 시간이 늘어나면 부대 비용이 증가하므로,
사실은 단위 시간에 더 몰입을 해서 일하는게, 더 오래 근무하는 것 보다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결론은,
'짦은 시간 동안 생산성을 늘릴 수 있게 해 주자'가 될 것이고,
이게 대내외적으로 회사 단위의 거대 조직이 표방하는 방향입니다.





그런데 이게 팀 단위로 내려오면 상황이 좀 달라집니다.
회사가 어화둥둥 업어키우는 조직은, 자기 목표만 다 했다고 입 싹 닦는(?) 조직이 아니고,
목표를 다 했으면 더 노력을 해서 초과 달성을 하려는 조직입니다.

그게 외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근무 시간이지요.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이 집안에서 벽돌쌓기 하는 게 아니잖아요?
한 시간 당 100개 쌓는 사람이 80개 쌓는 사람보다 생산성이 높은 게 명확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는 일들은 보통 혼자 하는 게 아닌데다가,
외부 환경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재무팀의 결재 지연으로 벽돌이 늦게 도착했는데, 비까지 쏟아지는 환경에서 시간당 80개 쌓은 사람과
맑고 짱짱한 날씨에 미리 준비된 벽돌로 시간당 80개 쌓은 사람이
동일한 노력을 들였다고 보기는 어렵겠죠.

보통은 이거보다 변수가 훨씬 많다 보니,
누가 더 단위 시간당 '열심히' 했는가를 측정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뭐 측정이 불가능하다고까지 하기는 그렇고, 어쨌든 평가를 하려면 측정을 하기는 해야 하지만,
그 결과에 모두가 해피하게 승복하게 만들기 어렵다라고 할까요.





단위시간 당 누가 더 열심히 일했냐는 측정하기가 까다로운 반면,
누가 더 오래 일했냐는 눈에 딱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최종적인 평가는,
단위시간 당 몰입도 보다 오히려 근무 시간에 더 비중을 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정도의 결과물을 산출해낸 두 사람 A와 B가 있다고 했을 때,
근무 시간에 집중해서 후딱 끝내고 퇴근했던 A보다는,
늦게 까지 남아서 일 했던 B가 더 평가받기가 유리하다는 말이지요.


뭐 리더가 상황을 속속들이 알아서, B는 늦게 남아서 땡땡이만 쳤다..는 걸 명확이 인지하고 있으면 다르겠지만,
사실 여러 가지 이유로 거기까지 들여다 보기 힘들 때가 많거든요.
그러면 B는 늦게까지 열심히 일했지만 여러 외부 환경이 받쳐주지 않아서,
근무 시간만 딱 채운 A만큼 밖에 성과를 못 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케이스1) 몰입도 8로 8시간 근무 = 산출물 64

케이스2) 몰입도 8로 10시간 근무 = 산출물 80

케이스3) 몰입도 10으로 8시간 근무 = 산출물 80

케이스4) 몰입도 10으로 10시간 근무 = 산출물 100




바람직한 순서대로 나열해 보죠.
개인 입장은 제끼고 회사 입장에서만 보기로 합니다.

케이스4 > 케이스3 >= 케이스2 > 케이스1

이게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소조직의 리더 입장에서는,
케이스2나 케이스3나 총 산출물의 양은 같은 반면,
케이스2가 더 열심히 일하는 것 처럼 외부에 '보여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니들이 모르는) 외부의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성적인 초과 근무를 통해 목표를 달성했어!"


또한 케이스3이 케이스1로 전이될 위험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일단 10시간 굴리면, 적어도 낮은 몰입도로 적은(?) 시간 일해서 낮은 산출물을 내는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지 않겠어요.





2)와 3)을 비교하면 당연히 3)으로 가야 함에도,
현실적으로는 많이들 2)로 가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건 뭐 죄수의 딜레마도 아니고..
뻔히 보이는 더 나은 길을 냅두고 안 좋은 길로 접어듭니다.






이런 젠장..
다들 자리만 지키면서 야구 시청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ps1> 훌륭한 성과를 내는 조직은, 리더 개인이 직접 혼자 일하는 걸로는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구성원들이 팔짱 끼고 있는데 리더 혼자 1인 XX역을 해 낸다..?
조직장 혼자 업무의 패러다임을 바꿔서 성과를 수직 향상시킨다..?

뭐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곤 못하겠지만,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확언할 수 있습니다.




조직이 위대한 성과를 내는 데 있어 기본적인 전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주는 겁니다.
구성원들이 높은 몰입도로 장시간 일해줘야 한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열심히 오래오래 일해라'라고 갈구는 걸로는 원하는 방향으로 구성원들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즉, 위대한 성과를 내는 조직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근무 시간 증가에 따른 몰입도 저하의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 이걸 넘어,
하기 싫은 업무를 빨리 마치고 집에 가서 LOL을 하고 싶어하는 구성원들을,
업무가 재미있어서 더 집중해서 본인 스스로 더 오래 일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대개의 인간계 리더들에게, 이건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그러니 일부의 리더들은 딱 조직 목표 달성까지만 가도 성공이라 생각하고
구성원들이 개인과 조직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수 있게 배려해 주는 것이고,
대부분의 리더들은 억지로 일 더 시키려다 몰입도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 거지요.





본인이 WOW에서 던젼 도는 것 보다 업계 관련 리포트를 읽는 것이 더 즐겁다..
스타에서 상대를 어떻게 공략할지 고민하는 것 보다, 내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제품 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내 캐릭터 등급을 높이는 것 보다, 영업사원 능력을 향상시켜서 그들이 더 제품을 잘 팔 수 있게 하는데 더 성취감을 느낀다.


아.. 적어 놓고 보니 이게 말이 되냐..




어쨌든 아주 일부의 경우 리더와 구성원이 케미가 잘 맞으면, 이게 가능한 조직도 생깁니다.









아주아주 일부 0.001%의 리더는 가는 조직 마다 이걸 가능하게 만듭니다.

이쯤 되면 이런 분은 인간계를 넘어 신계라고 불러줘도 무리 없지요.







역사에 남을 만한 위대한 성과가 만들어지기 위한 필요 조건은,
조직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열과 성을 다 하는 겁니다.

이게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역사에 남을 리더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고요.






ps2> 간혹가다 이렇게 혹사(?)당한 구성원들이 실력과 실적을 팍팍 쌓아서 더 나은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뭐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과거의 영광스런 기억으로 모셔두는 경우들도 있지요.

그럴 수도 있기는 한데,
일단 이건 '개인'의 입장은 싹 배제하고 '조직'의 입장에서만 서술한 얘기예요.







ps3> 상무님.  얼른 집에 좀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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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삼각형
15/05/18 19:22
수정 아이콘
전 출퇴근시간이 없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아직 저의 월요일 퇴근시간이 되지 않았네요;

오늘은 11시쯤 출근을 했기 때문에(..)
Colorful
15/05/18 23:43
수정 아이콘
외국기업이신가요?
천무덕
15/05/18 19:23
수정 아이콘
이 관점이 또 복지랑 맞물리는게, 복지와 생존을 극단적으로 놓고 비교하자면 일단 생존해놓고 봐야 복지고뭐고 있는법이라.. 관리자측 분들이 가면 갈수록 죽는 소리 나올수밖에 없는 구조긴 합니다. 예전처럼 쥐어짤수도 없고(그래서도 안되겠지만), 그래도 실적이 안나오면 일단 기업의 생존경쟁에서 도태되면 그 어떤 권리도 찾을수가 없으니.. 관리자들의 뜻을 직원들이 이해해주고 같이 가면 좋겠지만 것도 마음대로 되는 부분이 아니죠..
잘 읽었습니다. 웬지 프로브님이 말씀을 하시니 좀 더 감정이입이..(..)
15/05/18 19:34
수정 아이콘
뺑이 치는 일꾼의 대명사는 에씨비로 합의된 거 아니었나요!
천무덕
15/05/18 20:03
수정 아이콘
에씨비는 전방에 전투병으로 끌려가고(..),드론은 어디 짱박혀있는지 보이지도 않아요. 콜로니로 변신했다라는 카더라가 있습니다만 확인불가고(..) 남은건 프로브님 한분이십니다. 다른분들은 미네랄이나 가스를 캐지를 못해요. 어서 가서 미네랄을 만들어오시죠.(..)

이 세기말 유머를 다시 하게 될줄이야(..)
레이스티븐슨
15/05/18 20:06
수정 아이콘
에씨비는 맺집이라두 쎄죵..
랜덤여신
15/05/18 19:27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 기껏 조직이나 리더 관점에서 서술해 놓으셨는데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 같지만...

회사 몇 군데 다녀 보고서 저는 개인의 노력(안 노력?)도 상당히 크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본 외국인 직장 동료들은 거의 예외 없이 그냥 칼 퇴근, 쿨 종료 하더군요. 이게 개인차인지 문화 차이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되게 부러웠습니다. 심지어 어쩔 수 없이 야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 팀장이나 사장에게 따지기까지 하더군요. 저는 그렇게까지는 못 하겠는데 말이죠. 물론 말씀하셨다시피 인사 고과에 반영될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런 것보다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자세를 취하는 것도 개인의 입장에서는 좋은(?) 전략이구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저 사람들이 성공을 싫어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요.

저는 한국 회사의 야근 문화에 대해 불평하시는 분들께 그럼 당신부터 야근을 그만둬 보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눈치' 보지 말고요. 물론 저부터 불평만 많고 실천으로 못 옮기고 있습니다만... ㅠㅠ
15/05/18 19:45
수정 아이콘
당연히 개인으로 넘어가면,
조직을 위해 뺑이 치는 것 보다 개인의 삶에 비중을 두는 게 맞지요.

혹시 자기가 자기 시간을 90% 자기계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라고 하면,
회사에서 두 시간 더 근무하는 것 보다 영어 공부 두 시간 하는게 훨 낫습니다.

근데.. (갑자기 머리에 벼락을 맞아서) 두 시간 게임 하는 것 보다 두 시간 회사 근무 더 하는게 즐거워졌다..라고 하면,
본인 커리어만 볼 때는 오히려 회사 근무 더 하는게 장기적으로 나을 수도 있지요.
이게 반드시 자아성취에 더 낫다고 보기는 힘들지만요.
랜덤여신
15/05/18 19:50
수정 아이콘
아하. 그런 의미에서 리더가 약(?)을 잘 파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그런 리더를 저도 언젠가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어째 저는 처음에 약을 잘 팔 줄 알고 기대했던 리더도 얼마간 같이 일 해보면 약발이 끝난 것인지 어쩐지 그냥 평범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래서 0.001%인가 봅니다.
ComeAgain
15/05/18 19:28
수정 아이콘
초과근무수당이 천금 같으면 3번이 더 인정...? 받을 날이 올까요?
불량공돌이
15/05/18 19:43
수정 아이콘
입사한지 3.5개월 거의 매일 정시퇴근을 했더니 슬슬압박이 들어오는군요
윗분이야 실적이 안나오면 퇴직의 압박이 있으니 이해합니다만, 신입이 야근해봤자 얼마나 성과가 나올까요 흐흐
그래도 이제 저녁은 회사에서 꼬박꼬박챙겨먹고 들어가고있습니다. 업무시간 몇시간보다 저녁시간 삼십분동안 선배들이랑 밥먹으면서 배우는게 더 만거든요
15/05/18 19:55
수정 아이콘
실제로 당장의 실적을 기대해서라기 보다는,
조직 분위기 때문에 그러는 게 더 클 거에요.

기껏 뺑이치는 분위기를 조성해 놨는데,
신입이 매일 일찍 간다고 하면,
기존에 (아마도 비자발적으로) 호응해 주던 구성원들도 '아 이 산이 아닌 갑다..'하고 깨우침(?)을 얻을 수 있잖아요.
LoNesoRA
15/05/18 20:01
수정 아이콘
궁금한건 왜 유독 한국의 근무환경만 더 헬인가 라는겁니다 크크

글 내용 전부 국내외 조직 공통으로 적용 되는 걸텐데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근무환겻 보고 미쳤다하는거 보면 뭔가 종특(?)이 있는거 같기도 하고...
천무덕
15/05/18 20:05
수정 아이콘
과거 어떤 글인지 찾지는 못하겠지만 '어차피 야근할거니 설렁설렁하고 일 마무리는 야근때 하지 뭐'라는 인식이 좀 큰게 아닐까 합니다.
또, 꼰대(..) 어르신들은 '일을 오래 하는게 일을 잘하는거다'라는 이상한 사고방식이 박히기도 했고요. 일을 오래하는게 일을 잘하는것과도, 많이 하는것과도 다른건데 말입니다. 비효율의 극치죠 사실.
LoNesoRA
15/05/18 20:07
수정 아이콘
외국에는 꼰대가 없는걸까요.
신기방기...
천무덕
15/05/18 20:09
수정 아이콘
문화의 차이겠죠. 급성장으로 인한 폐해+삶의 질 따지기 전에 생존에 목숨을 걸어라(..),'니가 하는건 고생도 아니다 나때는 블라블라..' 뭐 이런거 있잖아요.
안암증기광
15/05/18 21:5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외국도 일 무지하게 시키는 곳 많아요 정말로 회사에서 그냥 사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다만 다른건 한국은 굳이 남아서 할 일이 없는데도 모종의 이유로 많이 남는반면 외국에선 일이 정말 너무 많아서 남는거지요 그래서 외국에선 그만큼 돈으로 보상을 다해주는거구요
소독용 에탄올
15/05/18 22:02
수정 아이콘
한국 근무환경은 군사문화의 가장 짙은 그림자이기도 합니다.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여성은 '희소하고' 대부분의 직원양반은 정말 열악한 군대경험을 공유한 양반들이었습니다.
가장 근대적인 조직인 동시에, 가장 전근대적인 맥락도 가지는 한국군은 단지 '쿠데타 장성' 출신 대통령 양반들 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군사문화'를 체화할 수 밖에 없었던 이 양반들을 통해서도 사회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실상 학교에서 회사까지 거의 사회내 모든 조직이 '군사문화'를 공유했으니까요.

그 시기 그리고 그 시기에 사회화된 양반들이 여전히 사회에서 주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한국군은 여전히 시궁창이라 열심히 재생산이 이루어지고 있...)
카롱카롱
15/05/18 20:15
수정 아이콘
초과근무 수당 법적으로 많이주게 하고
안주면 조지고
이러면 자연스럽게 시간내에 성과를 내고 퇴근하자로 바뀌죠.
카롱카롱
15/05/18 20:16
수정 아이콘
반대로 한국은 안그래도 되니
관리자가 해야할 일은 근무에 집중하게 하는게 아니라
근무 시간을 늘리는 간단한 방법으로 바뀌는거죠 헤헤
15/05/18 20:34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특유의 정말 설명하기 힘든 눈치 문화 때문에, 문화적으로 개개인의 마인드로 바뀌기는 힘들고.

이렇게 제도적으로 후려치지 않는 이상 이 나라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이게 답이겠죠.
소독용 에탄올
15/05/18 22:04
수정 아이콘
눈치문화 자체가 '모난돌이 정맞는다'를 경험으로 체화한 결과물이라...
제도적인 개입이 상당기간 지속되기 전까진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ㅠㅠ
찍먹파
15/05/19 08:43
수정 아이콘
하...저에요모난돌
모난돌 정맞고 부서발령받음요 ... ㅠㅠ
근데 새부서가 더 좋다는게 함정~
Mephisto
15/05/18 20:15
수정 아이콘
별거있나요.... 관성인거죠.
멈추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강제적인 요인이 작용해야하는 시점인거죠.
그래서 정치가 중요한겁니다.
15/05/18 21:06
수정 아이콘
저녁이 있는 삶!!




오늘 저한테 딱 맞는 말입니다.
저녁을 먹고 퇴근했거든요.
15/05/18 20:39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케이스3 이 케이스2 보다 더 대우 받는 것 같아요.

"쟤는 열심히라도 한다.", "대기만성", "노력형인간" 등등으로 좋게 보여질 요소가 많죠. 우리나라 문화안에서는요.

이런 것들이 열성, 열의, 뭐 끈기 이런식으로 포장되기도 십상이고요.

괜히 윗사람 입장에서는 예쁘게 보이고 뭐 떡하나 더 주고 싶어할 거 같아요.
LoNesoRA
15/05/18 20:42
수정 아이콘
어우 문구들이 보기만 해도 짜증이....
수지느
15/05/18 20:44
수정 아이콘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성과를 늘리는 데 있어, [단위시간 당 몰입도][근무 시간]에 맞먹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근무 시간이 늘어나면 부대 비용이 증가하므로,
사실은 단위 시간에 더 몰입을 해서 일하는게, 더 오래 근무하는 것 보다 바람직합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기업에선 부대비용이 증가하지 않으므로 근무시간이 늘어날수록 무조건 이득이지 말입니다?
카롱카롱
15/05/18 20:50
수정 아이콘
그러고는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 이게 다 노동자 탓이야! 라는 경제인 단체와 그 대변 신문들...개이득!
천무덕
15/05/18 20:57
수정 아이콘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이모냥인건 니들이 노오력을 안해서 그래요.' 라는 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죠.
15/05/18 20:57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퇴근을 안하면 형광등을 더 오래 켜 줘야 한다든지.. 하는 짜투리 부대 비용이요.
인건비 말고 ㅠ
신세계에서
15/05/18 21:38
수정 아이콘
그래서 자본주의가 내재하고 있는 사악한 본성을 부정할 강력한 채찍이 필요한 겁니다. 서방 여러 나라의 경영자들이 근로자들 노동 시간을 늘리면 어찌 되었건 아웃풋이 는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겁니다. 정규시간 근무 외 수당을 법률로써 강제하고 있으니까 눈물을 머금고 근로자들을 정해진 시간만 일하게 하겠지요.
신동엽
15/05/18 21:39
수정 아이콘
이 글도 회사에서 쓰신... 크크크크
15/05/18 21:49
수정 아이콘
쉿..!
깡디드
15/05/18 22:27
수정 아이콘
The bottom line is what the bottom line is all about...
15/05/19 00:07
수정 아이콘
사실은...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행복하게 일을 더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악덕 리더의 독백이었는데,
막줄 덕에 반대 방향으로 공감의 리플을 많이 받아서 야리꾸리해하는 중입니다?
아케미
15/05/18 23:49
수정 아이콘
재무팀의 결재 지연에서 괜히 뜨끔하고 갑니다. 지연시키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닐 거예요... 일이 너무 많아서 밀리는 것뿐...ㅠㅠ 은 제 이야기.

얼마 전에는 급한 요구자료를 만드느라 이틀 연속으로 밤샘 근무를 했는데, 물론 제가 요령이 부족해서 갈아엎기도 하고 뻘짓도 하느라 시간이 많이 들긴 했지만, 같은 팀의 다른 업무 보시는 부장님이 "아니 왜 밤을 새요~ 우리 회사에 그렇게 밤샐 일이 어딨다고~ 그건 일을 못하는 거야~"라고 하시니까 엄청 억울하더라구요. (게다가 옆에서 다른 분은 "그러니까 남자친구도 못 사귀지~" 이러고!!!) 일 대신 해주실 것도 아니면서...
망고가게주인
15/05/19 01:05
수정 아이콘
HR 직무를 지원하는 저에겐 참 좋은 글입니다. 하지만 참.. 쉽지 않은 거군요. 워크앤라이프의 삶이 확보되면서 구성원이 성과를 내면서 경영자가 만족하는 회사!
15/05/19 07:22
수정 아이콘
꼭 한번 우리나라 굴지의 모 회사 신입사원교육을 공유하고싶지만 귀신같이 무서운 회사라 꾹 참고 있습니다. 그들이라면 글을 쓴 저를 찾아낼 것 같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신입사원교육이란 군대의 훈련소같은 역할을 합니다. 대학생이 아닌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주입시키는거죠. 평균 5시간이 안되는 취침시간(나중에는 3~4시간을 자기도 한다죠?) 인간으로서 해낼 수 없는 과제들의 향연, 그런데 어떻게나도 나오는 결과물!! 팀간 경쟁의 아름다운 조장(아..이들은 인간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느 요소에 사람이 반응하는지 알죠.)까지.
경력직이 아닌 신입이 우리나라회사문화에 저항하기란 매우, 매우 어려울겁니다. 문화가 맞지 않는 사람들은 저런 교육에서 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가거나, 사회화되거든요. 어쩌면 오전 7시 30분이었던 신체검사시간까지, 회사의 의도적 시간조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크크
찍먹파
15/05/1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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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생각해보니 저 신입사원교육받을때도 7시출근 8시퇴근이었어요 게다가 교육부서장 기분이안좋으면 퇴근이더늦어지기도...
질보승천수
15/05/20 00:10
수정 아이콘
케이스1) 몰입도 8로 8시간 근무 = 산출물 64
케이스2) 몰입도 8로 10시간 근무 = 산출물 80
케이스3) 몰입도 10으로 8시간 근무 = 산출물 80
케이스4) 몰입도 10으로 10시간 근무 = 산출물 100

.......이라는 산술적인 계산은 현실적으로는 성립되지 않더군요. 왜냐면 10시간 근무의 효율은 다음날의 근무 효율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근무는 긴 기간동안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계속해서 다음날의 근무 효율을 점진적으로 떨어뜨리죠.
잉크부스
15/05/20 22:15
수정 아이콘
14년직장생활중
7년은 워커홀릭 7년은 칼퇴홀릭 으로 살아본 경험담으로 말씀드리는데.
시간단위 생산량 뿐만아니라 총생산량도 칼퇴홀릭일때가 훨씬 높습니다.
칼퇴홀릭이라고 일을 쉬운일만 주는것도 아니고.. 두고보자는 식으로 일이 몰리는 경우가 오히려 많습니다.
그럼에도 칼퇴를 하려면 단위시간당 생산량을 극도로 끌어올려야하고..
그렇게 훈련되면. 결국 아무도 못따라옵니다.
고도의 자동화, 절차화등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반면 아무리 생산성을 올려도 집에가지 못한다면 누가 생산성을 올리겠습니까?
고로 야근이 강요되는 문화에선 아무도 생산성을 높히려 애쓰지 않습니다.
이 부족한 생산성을 시간으로 매꾸게 되는데..

문제는 나중에 사고(Risk)가 터지면 생산성 높은 조직은 단기간의 오버타임으로 간단히 극복할 수 있지만
생산성 낮은 조직에선 더이상 여력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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