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팔년도 매드맥스를 2010년대 퀄리티로 재해석하여 화면으로 옮긴 매드맥스가 연일 화제로 흥행몰이 중이죠. 영화평말고 어제 매드맥스를 4DX로 본 입장에서 영화관 고르실 때 참고하시라고 몇마디 남겨봅니다.

신촌 아트레온 4DX 관에서 봤습니다. 4째줄 가운데 자리였구요. 영화관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고, 청담이나 영등포 4DX관이 좋다고 들었기에 최적의 비교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대충 비교해봤을 때 화면 크기 차이가 그렇게 크진 않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왕십리 CGV가 걸어서 10~15분 거리라, 대작들은 왕십리 IMAX를 애용하고 있으며, 3D 영화의 경우 3~6열을 선호하는 입장이라는 점을 우선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4DX의 문제는 화면이 작습니다. 3D라서 화면이 아무래도 좀 더 작게 느껴지는바 아무리 앞쪽에 앉아있다고 한들 화면이 작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저처럼 왕십리 IMAX 3~5번째 줄의 몰입감에 익숙해진 사람은 아무리 사운드를 ATMOS로 녹음해서 울려주든, 끝내주는 고화질 상영이 가능하든 간에 '아이고 의미없다'입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뒤로 하고, 화면으로의 몰입감은 호빗: 다섯 군대의 전투와 어벤져스2가 훨씬 좋았습니다. 모두 왕십리 IMAX 3번째줄 정가운데에서 관람하였구요.

그리고 작은 화면임에도 그렇게 화질이 좋지도 않더군요. 배경의 대부분이 사막이고, 모래폭풍이 압권인 영화인만큼 차라리 모래질감이라도 더 살았으면 나았을텐데 딱히 그런 인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높은 확률로 왕십리 IMAX에서는 모래 폭풍이 상당히 뭉게졌을 건데,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잘 사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이런 질감이 잘 사는 쪽은 메가박스 M2관 쪽이죠.

그리고 의자의 움직임이나 바람 역시 글쎄올시다입니다. 4DX의 최대 역작이었다는 퍼시픽림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어렵고, 킹스맨을 4DX로 봤는데, 이 때의 의자 움직임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진짜 이 때는 영화관 나오면서 4DX 쓰레기를 외쳐주면서, 날린 약 2만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했지요. 매드맥스는 그 때보다는 훨 나았습니다. 의자움직임도 나쁘지는 않았고, 바람같은 것도 더울 때 뿌려주면 시원하겠다 싶긴 했어요. 그렇다고 한들 가장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꼭 그 의자 체험을 하는게 맞냐면 글쎄올시다가 되는 거에요. 그리고 가끔 충격파를 전해주려고 안마기같은 것이 등을 어루만져주는데 이것은 충격인지, 안마인지, 구분이 안 가서 마치 바르셀로나가 애무축구한다며 욕먹을 때의 딱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의자 움직임이 더 몰입감을 전해주는지도 의문이구요.

의자가 롤러코스터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유니버셜 스튜디오 수준으로 움직여주지 않는 이상 4DX가 영화에 들어오는 의미가 큰가 싶습니다. 차라리 화면을 더 키우는게.... 유니버셜 스튜디오 생각하면 애니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볼 것으로 짐작합니다. 아래 글에도 드래곤 길들이기에 대단한 찬사를 보내는 분들도 많았구요.

사실 매드맥스는 3D 효과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절대 라이프 오브 파이나 그래비티처럼 3D가 필수인 영화가 아니고, 아니 하다못해 3D효과만 보면 어벤져스2 정도도 안 됩니다. 걍 2D로 봐도 무방한 영화에요. 2015년의 기술력으로 80년대 그 날 것의 느낌을 좀 더 진하게 받으려면 화면크고 화질 좋은 2D가 제일 좋을 겁니다.

암튼, 저만의 결론입니다.

1. 칭송받는 대작 영화이니만큼 돈 좀 써서 최대의 몰입감을 느껴보고 싶다: 왕십리 전후 급 (일산, 전주, 울산 등등) IMAX 비교적 앞 쪽
2. 그래도 잘 나왔다니까 4DX 이참에 한 번 꼭 경험하고 싶다: 굳이 말리지 않겠습니다. 4DX 보세요.
3. 그냥 남들보다 쳐지지 않게 재밌게 영화보고 싶다: 2D 보세요. 가급적 큰 상영관에서. 얼추 찾아본 바 대한극장, 롯데 피카디리 1관, 영등포 CGV THX관 등등이 괜찮을 성 싶네요. 8000~9000원 밖에 안 합니다. 반값 혹은 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거의 비슷한 재미를 누리실 겁니다.

여튼 저보고 다시 보라고 하면 3번 선택할 듯 합니다.

ps.
누군가 ATMOS 녹음이라든가, 메가박스 이수 5관에서 보시고 감상평 좀 올려주셨으면 좋겠네요. 흐흐.
저야 영화는 무조건 사운드보다는 화면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항상 궁금하긴 합니다.
이번에 영화보면서 기타맨의 기타소리가 자꾸 뭉게지는게 좀 짜증이 났었거든요.
그럴 때는 기타 소리가 선명하게 튀어나와줘야 하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