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4/29 00:01:09
Name 리듬파워근성
Subject [일반] [도전! 피춘문예] 영정사진 찍는 날: 아흔 네 번째 봄





영정사진 찍는 날: 아흔 네 번째 봄

이류면 최언예 할머니













언젠가 오래 전에 태어났고
생각보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일정과 해방, 한국 전쟁과 피난을 겪어
남편과 네 아이를 잃고
남은 두 아이마저 자신보다 한참 일찍 세상을 떠났다.
박정희 임금님께서 다스리던 때를 기억하고
그 후로도 임금님은 몇 번이나 바뀌었고
정신없이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 속에서
가릴 것 하나 없이 그 가녀린 몸뚱아리 하나로 맞부닥치며 살다보니



오늘은 어린 청년 하나 찾아와 영정사진 찍어주겠다고 한복도 입혀주고 얼굴도 씻겨주더라.
참으로 오랜만에 단장을 하다보니 먼저 떠난 딸년아이와 어디갔는지 살아있는지 얼굴도 까마득한 남편이 생각나
쑥쓰러워 웃고 있는데 젊은 청년은 사진 찍으려면 웃으라고 꾸중을 놓더라.
웃고 있는데...



언제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직도 봄이오면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민들레 물고 뛰어 돌아다니던 며느리고개가 생각나...


그때도 봄
지금도 봄








<이 글은 12년 전, 인터뷰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그대가부네요
15/04/29 00:09
수정 아이콘
팬이예요 선리플 후감상!!
그대가부네요
15/04/29 00:18
수정 아이콘
10년전 중학교 다니던 시절이 꿈꾼것처럼 희미하네요. 더 시간이 지나면 거의 기억나지 않을 때가 올것도 같아요. 어릴때 엄마가 중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하면 엄마도 학교 다녔어? 하며 눈이 동그래지곤 했는데 (어릴땐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하곤 하잖아요) 좀더 나이가 들면 다른 누군가가 저를 보고 저렇게 말할것같아 좀 슬프기도 하고 묘하네요
쓸데없는 말 많았지만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
리듬파워근성
15/04/29 00:29
수정 아이콘
헐 수정하는 사이에 벌써...
감사합니다 꾸벅
15/04/29 01:05
수정 아이콘
이유없이 울적했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봄이네요
리듬파워근성
15/04/29 18:3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오늘은 기분좋게 비가 오네요.
15/04/29 09:55
수정 아이콘
언제나 봄은 "갔다" 라고 생각했는데
맞네요. 지금도 넘칠정도로 봄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글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리듬파워근성
15/04/29 18:40
수정 아이콘
네 제가 봄마다 꺼내보는 글입니다.
다음 글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15/04/29 12:11
수정 아이콘
또 눈물 나오려고 하네요 ㅠㅠ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생각도 나구요. 전쟁 중에 이불 속에 들어가서 숨은 얘기, 19살에 잘생긴 우리 할아버지랑 결혼하신 얘기 자기 전에 몇번 해주셨죠. 요즘 글 많이 써주셔서 기쁘네요. 리듬파워근성님의 글쓰는 시간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리듬파워근성
15/04/29 18:41
수정 아이콘
네 이 봉사활동을 처음 하기 시작했을때 고독과 죽음을 제가 받아들이지 못해서 많이 힘든 점도 있었어요.
gsl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고마워요!
*alchemist*
15/04/29 12:26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봄이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리듬파워근성
15/04/29 18:42
수정 아이콘
좋은 봄 되시길 빕니다. 꾸벅.
Colorful
15/09/19 22:46
수정 아이콘
아...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7859 [일반] [데이터주의,스압] 환율도 떨어졌는데 일본 여행을 가볼까? - 1.여행준비편(前) [9] 페르디난트 3세5699 15/04/30 5699 7
57858 [일반] 과연 나는 중세인들에게 지동설을 설명할 수 있을까? [34] swordfish-72만세4707 15/04/29 4707 5
57857 [일반] [리뷰] 뮤지컬 <드림걸즈> - 화려한 풋워크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한방 [4] Eternity3444 15/04/29 3444 2
57856 [일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최고의 수혜자는...? [32] 발롱도르4686 15/04/29 4686 0
57854 [일반] 천정배, 신상진 당선. 오신환, 안상수 유력. 새정연 전패 위기. [212] Leeka9972 15/04/29 9972 1
57853 [일반] 사람은 합리보다는 그시대의 학습에 따르는 동물인걸까? [22] 펭귄밀크3233 15/04/29 3233 0
57852 [일반] 티켓팅임무에 실패하다(살고싶습니다.) [47] 사신군7451 15/04/29 7451 1
57851 [일반] 너네 이거 몰라?? ㅠㅠ [257] 잭윌셔14391 15/04/29 14391 6
57850 [일반] 경계에 살다. [115] 터치터치10619 15/04/29 10619 104
57849 [일반] [UFC] 존 존스 챔피언 박탈 및 UFC 무기한 출전정지 [10] 어리버리6589 15/04/29 6589 0
57848 [일반] [야구] 용병덕을 가장 많이 본 구단은? (KT 추가) [68] 천재의눈물7197 15/04/29 7197 0
57847 [일반] [야구] 프로 선수들이 꼽은, 구질별 최고의 투수 TOP5 [43] Leeka9117 15/04/29 9117 1
57846 [일반] 메이웨더의 숄더롤, 그리고 파퀴아오의 사우스포. [38] 삭제됨7806 15/04/29 7806 1
57845 [일반] [MLB] 커쇼의 아름다운 4년 [60] 발롱도르6034 15/04/28 6034 0
57844 [일반] [MLB] 다나카 마사히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네요. [13] 어리버리4262 15/04/29 4262 0
57843 [일반] 1승왕 심수창 [56] 버그사자렝가5804 15/04/27 5804 0
57840 [일반] 4·29 재·보궐선거 마지막 여론조사, 새정연 전패위기... [119] 발롱도르11216 15/04/29 11216 1
57838 [일반] 사랑이란, 존재욕망의 다른 표현이다. (부제 : 갈라테아의 비극) [56] 삭제됨4483 15/04/29 4483 8
57837 [일반] [도전! 피춘문예] 영정사진 찍는 날: 아흔 네 번째 봄 [12] 리듬파워근성4185 15/04/29 4185 5
57836 [일반] 메이웨더의 전매특허...숄더 롤 (Shoulder roll)... [24] Neandertal11479 15/04/28 11479 1
57835 [일반] 27살 모쏠 이번에도 까였습니다 [49] 옆집돌고래14882 15/04/28 14882 6
57834 [일반] LG의 신규 스마트폰, G4의 출고가가 공개되었습니다. [46] Leeka7531 15/04/28 7531 0
57833 [일반] 생애 첫 자동차 사고를 당했습니다.(2) [39] 삭제됨5594 15/04/28 5594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