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나디 골로프킨 (Gennady Golovkin)



7, 8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프로복싱이 가지고 있던 위상은 대단했습니다. 세계타이틀전이 벌어지는 시간이면 거리에 사람이 없어서 한산할 정도로 인기가 매우 높았지요. 황금 시간대 세계타이틀전의 지상파 중계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간간히 여자 선수들 경기가 케이블로 중계되는 정도이고 프로 스포츠로서의 생명이 다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해외에서는 아직까지 복싱의 인기가 크게 식지는 않은 것 같은데 요즘 세계 복싱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를 꼽으라면 바로 WBA/IBO 미들급 챔피언인 게나디 콜로프킨을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골로프킨은 카자흐스탄 출신으로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복싱 미들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그 이후 프로로 전향해서 현재까지 [28전 28승 25KO]의 무패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강펀치의 소유자 되겠습니다. 골로프킨의 KO율은 역대 미들급 챔피언들을 통틀어서 최고의 수준이라고 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어머니가 바로 한국인이라고 하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한국계”마케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포항 출신이라는 얘기도 있고 골로프킨의 아버지가 광부라는 점과 카자흐스탄이라는 국가로 미루어 봤을 때 어머니가 한국 출신이 아니라 북한 출신일 거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아무튼 골로프킨은 강력한 펀치의 소유자로서 그의 펀치를 허용한 선수들은 대개 다 KO의 쓴 맛을 보았으며 맷집도 상당한 편이고 매번 화끈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카자흐스탄 출신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복싱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도 점점 더 높은 인기를 얻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골로프킨은 오늘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미국 선수 커티스 스티븐스를 맞아서 타이틀 방어전을 벌였는데 2회 강력한 훅으로 다운을 빼앗고 8회에 스티븐스를 무차별 난타하면서 8회 종료 후 스티븐스 코너의 항복을 받아내고 KO로 타이틀을 방어했습니다. 올해만 벌써 4번째 타이틀 매치를 치른 셈인데 올해 벌어진 4차례의 타이틀전을 모두 KO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앞으로 이 선수의 승승장구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하네요. 골로프킨이 목표로 삼고 있는 선수는 역시 천재 복서로 인정받고 있는 현 WBC 미들급 챔피언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계약체중을 걸어서라도 역시 무패의 챔피언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붙어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골로프킨 하이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