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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0/23 21:33:43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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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규Roy문
13/10/23 21:36
수정 아이콘
확실히 믿음이 생기니 어떤 일을 겪었을 때, 어떤 메시지를 주시려는 것일까?하고 자문하게 되더군요.
공감합니다.
Compasssion
13/10/23 21:41
수정 아이콘
크리스찬에게 인생에서 우연은 없죠.
니킄네임
13/10/23 21:49
수정 아이콘
믿음은 무지의 다른표현이라는 경구가 생각나네요.
王天君
13/10/23 21:59
수정 아이콘
종교 없어도 똑같습니다. 저도 항상 왜 신은 나에게 이런 슬픔을, 기쁨을 주실까 하고 속으로 묻거든요. 다만 그 신이 개신교의 그 분이 아닐뿐...
하늘도 무심하시지, 혹은 참 복도 없다 하는 사람들도 결국은 다 똑같은 논리인거지요 뭐.
13/10/23 22:28
수정 아이콘
이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종교를 믿지 않고 잘 모르기에 잘못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보통 믿음을 가진 분들은 역경이 닥쳤을 때 그 안에서 어떤 메세지를 찾으려 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반면 그렇지 않은 분들은 그냥 '운이 없다' 라고 생각하시거나 '그래도 이걸 이겨내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거야' 정도로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구요.
사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와 같은 말은 어떤 신을 하늘로 투영했다기 보다는 운이 없다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봐서요.
王天君
13/10/23 22:57
수정 아이콘
본질적으로 똑같지 않나요? 위의 두 예문을 체념하는 식의 문장으로 써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하늘은 왜 이렇게 무심하실까, 어쩜 이리 복이 없을 수 있나, 하고 자신에게 닥친 불행 속에서 의미를 찾는 행위는 비슷하지 않을까요? 외부의 절대적 존재에게서 자신의 불행을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찾는 건 그 대상만 다를 뿐, 결국은 똑같다고 보이는데 말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불운이 찾아오면 내가 거짓말을 해서 그래, 혹은 내가 이렇게 좋은 일을 했는데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하고 제 자신의 선행이나 카르마 적인 부분에서 찾는데, 이것 또한 신으로 치환하면 본질은 별로 다르지 않나 싶거든요. 물론 저 국한해서 하는 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믿는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같은 부분도 다른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리모
13/10/23 22:28
수정 아이콘
종교인은 약간 다른게 그 종교의 신의 명령과 요구를 많든적든 따르고 행한게 있으니 거기서 대가 비슷한 심리가 있다는게 좀 다르지요. 내가 이렇게 따랐으니(행했으니) 그만큼 나를 더 지켜줄거라는 그런 심리.. 그렇기에 거기에서 오는 배신감과 의문은 비종교인보다 좀더 클수가 있죠..
치탄다 에루
13/10/23 22:14
수정 아이콘
기독교의 신은 고난을 그렇게 많이, 자주 주지는 않습니다. 감히 종교에 대해 섣불리 꺼내긴 그렇지만, 일반적인 믿음 중에는 신은 버틸 수 있는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내린다는 것이 있을겁니다. 역으로 말하면, 버틸 수 없는 고난과, 답이 없는 고난은 신이 내리지 않은 것이라는거죠. 고난에 대한 허락이나, 징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신이 고난을 내린다와 모든 고난을 신이 내린다가 동급이 되면 그것은 더이상 믿음이 아니게 됩니다. 애초에 힘든 일의 책임을 신이 져야한다는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신이 무한책임을 져야하는건 아예 말이 안되는겁니다.
王天君
13/10/23 23:00
수정 아이콘
이게 기독교의 딜레마 아닐까요? 전지전능한 신이니 인간의 불행을 방관하고자 하는 존재라면 그 도덕성이, 그 고난의 방향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면 신의 능력이 의심받습니다. 따라서 모든 고난과 불행을 신에게서 찾아야 하는데, 그 책임 소지는 둘째 치더라도 세상만사가 신에 의해 일어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전제인듯 하군요
치탄다 에루
13/10/23 23:15
수정 아이콘
기독교적으로 본다면, 신의 전지전능함은 기본적으로 모든것을 모두 컨트롤해야 생기는것은 아니고, 모든것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생기는것입니다. 신의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는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로 일단락될수 있죠.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개인이 특정 행위를 하는 것을 강제로 금지하지는 않는다는겁니다. 거기에 따른 인과관계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겠고, 그 책임은 개인이 지겠죠.

특정한 예를 들자면, 직장이 갑작스럽게 안좋아져서 퇴사를 하게 되었다고 합시다. 그럼 그것이 신의 의도일까요? 책임일까요? 외부 상황이든 내부 상황이든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감원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선택되었다면, 신은 어디서 어떻게 관여했어야하는걸까요? 애초에, 자신과 타인중 한명은 피해를 입어야하는 상황에서 신이 선택을 해야할까요? 아니면, 그 원인 자체를 해소해야할까요? 둘다 아닐것입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던가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겁니다. 신이 세상만사를 일어나게 할수는 있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거죠. 신은 인간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좋은일에 대해서 신에게 감사하는것은 정상적인 것이지만, 나쁜것 모두가 신이 내린 고통이라던가, 신이 나를 버렸다던가, 내가 죄를 지어서 이런 일이 생겼다던가.. 라고 하는건 논리적인 모순이라는거죠. 길가다가 넘어진건 발을 헛디뎌서지, 신이 돌맹이를 옮겨둔건 아니니까요.
13/10/24 02:39
수정 아이콘
Problem of evil 을 기독교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님께서 말씀하신 '신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간섭하지 않는다' 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을 설명할 방법이 없지요. 어느날 홀로 시골길을 걸어가다가 번개에 맞아서 여섯시간동안 고통받다가 마침내 죽었고 시체는 발견도 되지 않았다고 하면, 이런 고통과 개죽음에는 도대체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종교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지요. 이때 유일한 대답은 '신께서는 신비로운 방법으로 임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신의 뜻을 알 수 없다' 밖에 없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어차피 알 수도 없는 신의 뜻 따위에 우리가 복종할 이유가 없지요.
Judas Pain
13/10/24 01:07
수정 아이콘
그리스도교의 신은 인간과 인격적인 교류를 하는 신이지요.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이 세계와 생에서 메세지를 발견하기 위해 애씁니다만.. 어쩌면 진정한 비신자의 길은 불가지의 고통에 대한 저주와 원망이 아나라 메세지는 없고 모든 게 무의미하다는 진언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 밀양에서 여주는 신앙 안에서 또는 신앙안에서의 행복을 증명받기 위해 아들의 살인범을 용서하려 했으나 살인범이 자신은 이미 신앙 속에서 구원 받았으며 여주를 위해 기도한다는 충만한 말을 듣고 신의 섭리에 혼란과 분노를 느끼고는 미쳐버리게 됩니다.

딱히 제가 도움을 드릴 순 없겠지요, 다만 님께서는 계속해서 질문을 하실 것이고 아주 먼 훗날에 돌이켜 보아 그것들이 메세지였다고 말씀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이렇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옵서소"
전파우주인
13/10/24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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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 비해서 한국인들의 신앙은 기복신앙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요.(물론 중국인의 그것에 비하면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의 뜻과 나의 희망이 항상 100%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정신승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크크크

p.s.가끔 드는 생각은.......저 하나쯤 원빈 외모로 태어나게 해주셨어도 크게 손해 안보셨을텐데 굳이 왜 실패작을 출시하셨는지....( ㅠㅠ)
13/10/24 02:12
수정 아이콘
목사에게 대들면 교통사고 나서 죽는다는 용인 새에덴교회가 교인이 삼만오천명이에요 여긴 이단도 아니에요.
아무리 누추해도 자기 종교의 모습은 그대로 보이고 여기에대한 평가를 받아야지 신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사이의 일에 개입하는 예가 성경에 무수한데 어떤일엔 개입을 안한다는 것 자체가 기독교적으로는 또다른 개입이죠.
허용과 작정 개념으로 말장난할 내용이 아니에요.
13/10/24 02:57
수정 아이콘
종교인들, 특히 기독교인들이 보기에 무신론자는 신의 뜻에 대해서 고민할 이유가 없으니 뭔가 더 자유롭게 살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진실은 그것과 매우 다릅니다.

1. 일단 신으로부터 풀려나는 것이 무신론자들이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자유인 것은 맞습니다만, 이것은 큰 족쇄이기도 합니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이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 대해 외부로부터 답을 구할 수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Being nothing 이 물리적으로 불안정하니 빅뱅이 있었고, 빅뱅 이후에는 인과율의 법칙에 따라서 별들이 생겨났고, 우리는 좋게 말하면 별들의 시체에서 태어났고 냉소적으로 말하면 핵폐기물입니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무목적한 알고리즘일 뿐이고 우리의 지적 능력은 단지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생겨난 기능일 뿐입니다. 인간이 이 세상을 궁극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의 지적 능력의 본질적인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불가능할 것이고 애초에 '이해' 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일 뿐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고 나면 지적 회의주의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2. 신으로부터 도덕을 받는 게 아닌 이상 도덕은 그저 인간 집단의 생존에 유리한 일련의 실용적인 규칙일 뿐입니다. 천부 인권따위는 말장난이고 악인이 법망을 피해서 행복하게 평생을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내가 받는 고통에는 아무런 메세지도 의미도 없고 고통 받다 죽는 사람은 그냥 고통 받다 죽은 것 뿐입니다.

3. 인생의 목적도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물론 그 목적이란 것을 정해보았자 그것은 그냥 나의 주관적인 목적일 뿐 남들이 보기에는 무의미한 쓰레기를 추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중 대부분은 그다지 대단한 사람이 아니기에 우리가 설정하고 달성할 수 있는 목적이래봐야 큰 고통없이 80년 정도 생존하다가 죽는 일련의 행위에 나름의 의미를 붙이는 것 뿐이지 실제로는 별 거 없습니다.

4.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큰 고통 혹은 불행을 당했을 때, 그런 역경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 그것을 극복해야 합니다. 물론 그것을 극복하는 것에도 본질적으로 대단한 의미는 없지요. 그런 사실도 알면서 열심히 살아야 하고, 열심히 살기 싫으면 무신론자 노숙자가 됩니다.

5. 영혼이라던지 비물질적인 마음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에 '나' 라는 것 역시 물질 작용일 뿐입니다. 자의식이라는 것은 우리 두뇌가 지난 몇 천년에 걸쳐서 발명해낸 환상일 뿐, 실제로 우주와 분리되어있는 관찰자로서의 자아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6. 그러다가 마침내 죽음의 때가 오면, 자신의 죽음이 자신의 절대적인 끝임을 알면서 죽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 길가의 돌멩이가 발에 차이면서 굴러다니는 것과 본질적으로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도 알면서 죽겠지요. 사실 뭐 나 하나만 죽는 게 아니라 언젠가 태양도 죽을 테고 우주 자체도 죽어버릴테고 모든 것은 무로 돌아갈텐데, 그걸 기억해 줄 누군가가 있는 것도 아니니 어떻게 보면 우주 자체도 무의미하지요.

물론 무신론자라고 해서 하루 종일 저런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저런 면에 있어서 강한 내성이 있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저 개인에 한정해서 생각해보면 제가 깨어있는 시간의 20% 정도는 방금 말씀드린 '절대적인 어둠' 에 시달리면서 살고 있는데, 솔직히 종교를 가질 수만 있다면 종교가 있는 편이 행복하게 살기에는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히히멘붕이삼
13/10/24 05:01
수정 아이콘
어헉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거의 일치해서요. 저도 주기적으로 허무함과 답이 없는 의문에 시달리며 잠을 설치는데 대학와서 철학이니 물리학이니 강의를 듣고 나서 오히려 이 답답함이 커지기만 하더군요^^; 심할 때는 밤새 울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몸이 덜덜 떨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다시 천주교에 귀의할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네요...
13/10/24 05:58
수정 아이콘
사실 뭐 우리가 이런 고민한 첫 세대도 아니긴 합니다. 크게 보면 니체 - 까뮈/싸르트르 이쪽 계열은 전부 무신론에서 비롯된 허무함을 어떻게 극복할 지를 고민한 양반들이니 말이죠. 그런 면에서 우린 그렇게까지 외롭진 않아요.
13/10/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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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신론자이고, 써주신 글을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어 적어봅니다.
1. 질문에 따라서 외부에서 답을 얻을 수도, 내부에서 답을 얻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왜 존재하는 지에 대해서는 관련 분야 분들께서 연구중이시니 외부라고 볼 수 있구요. 내 인생의 의미 등은 스스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찾을 수 없다면 내부에서 찾으면 된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인간의 지적 능력이 단순히 생존에 유리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겠죠.

2. 행복과 고통은 무조건은 아닙니다만 대부분 원인이 있고 그렇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통을 통하여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 받다 죽는 사람 중 일부는 그냥 고통 받다 죽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사람이 더 생겨나지 않도록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3. 실제로 별 거 없다는 것이 누구의 관점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별 거없다는 것이 사실이래도, 그 별 거 없는 인생이 수십억이고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니, 전체적으로 보면 별 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4. 2번과 같은 맥락으로 보았습니다.

5.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약간 1번과 비슷한데, 역시 자아가 무엇이냐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자아가 나를 어떻게 이끄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무의미 할 수도, 무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지식수준으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지금 당장 그 모든것이 사라진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입장이긴 합니다만.. 그렇기에 이 부분은 차라리 취향으로 돌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라고는 하지만 그게 언제인지 가늠도 할 수 없는 일을 걱정하는 것이 오히려 무의미한 일이 아닐지요.

OrBef님 덕분에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쁩니다. :)
아침이라 졸렸는데 잠이 다 확 깨네요. 흐흐
13/10/24 09:07
수정 아이콘
1 ~ 6 번까지 전부 다 동의합니다. 사실 그렇게 긍정적으로 가지 않으면 살 수가 없... 쿨럭.

다만, 그런 식으로 열심히 살다가도 종종 허무함의 파도가 돌아오곤 하는데, 저는 그게 좀 잦은 편이라 개인적으로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3/10/24 09:04
수정 아이콘
저도 무신론자이긴한데 좀더 구체적으로 콕찝어 말하면 낙천적불가지론쯤 될겁니다.
예전에 느꼈던 짙은 허무함과 고독감은 5살짜리가 인생무상을 논하는것과 다를바없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정신적 어둠에서 벗어났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부를하면 할수록, 쉽게 보이게하는 대중적인 포장지를 걷어내고 깊숙히 들어가다 보면 결국 인류가 알아냈다고 할만한것들이 지극히 단편적이라 어떤 종류의 감성(이를테면 허무함)과 연결되기에는 사실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점을 느끼게 되면서 점점 더 제 가치관은 강화되어 온것 같습니다.

이름부터 거창한 우주나 생명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의식, 자아, 느낌, 의지, 심지어는 확률이나 인과율같은 개념조차도 이에대한 인류의 앎은 얼마안된다고 봐요 어느 순간부터 불가지의 바다를 마주하며 압도될지언정 허무함에서는 많이 벗어났습니다.

그래도 외로움이나 고독감은 어쩔수없는데 그건 형이상학적인 사색보다는 세속의 소소한 즐거움이 좀더 나은 진통제인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pgr처럼요.
13/10/24 09:12
수정 아이콘
Quantum 님과 이런 주제로 댓글이나 쪽지를 주고받은 것이 이제 꽤 되네요. 사실 서로 잘 모르는 사이이긴 합니다만 그동안 Quantum 님으로부터 관련해서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허무함을 압도감으로 바꾼다는 발상을 님으로부터 처음 들었는데, 이게 굉장히 도움이 되더라구요.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립니다.
YoungDuck
13/10/24 10:25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외로움이나 고독함은 세속의 소소한 즐거움이 좋은거 같습니다.
이거 아무리 고민해도 더 외로워지고 고독해져서 사람이 미칠것 같더라구요.
삼공파일
13/10/24 13:31
수정 아이콘
사르트르를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방향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철학이거든요.
13/10/24 14:07
수정 아이콘
실존 철학자들은 도움이 안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실존 철학자들은 전부 나르시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버트런드 러셀이 쓴 행복의 정복이 더 와닿았었습니다.
13/10/24 11:37
수정 아이콘
보통의 경우에는 이런 문제는 종교인/비종교인으로 나뉘기보다는 오히려 각 개개인의 성정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평범치 않은 크나큰 고난이 닥치면 무신론자보다는 종교인이 더 극복하기 쉽습니다.

정말로 감당하기 어려운 큰 고난과 불행이 닥쳤을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을때, 그것에 굴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 긍정할수 있는 믿음과 그것을 유지하는 에너지는 합리적인 사유를 통해 얻어내기는 매우 힘듭니다.
아주 깊은 신앙심이 가장 좋은 현실적인 해결책중에 하나입니다. 어찌보면 인류 문명과 함께하며 오랜시간을 거쳐 그 안정성을 상당한 수준으로 검증한 비교적 뒤끝없는 정신적 마약이라고 볼수도 있죠.

세속에서 느끼는 쾌락도, 고통도 내게 닥친 불행도 가만히 살피게되면 결국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기대와 관련된 허상일 뿐입니다.
주님을 영접하게 되면 그런 "나"를 버리게 하고 결국 "오직 주님의 뜻"만을 따르게 되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죠.
사실 잘 살펴보면 불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들도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번뇌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보살펴주는 절대적인 존재를 믿습니다. 또 전혀 안믿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표현할 방법은 없군요.
저는 어느 순간부터는 항상 힘내서 긍정적으로 살수있게되었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만.. 솔직히 제가 누구에게 감사를 표하는건지도 잘모르겠습니다.
유나얼
13/10/24 12:02
수정 아이콘
개신교에서 믿음이란 하나님의 은혜고 선물입니다.
본인이 갖고싶어 갖는 것이 아닌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입니다.
13/10/24 18:28
수정 아이콘
종교에서 얻는 것은 현세에서의 보답으로 여기는 현재의 세태가 실제 종교에서 말하는 모습과는 많이 왜곡된 느낌입니다.
종교를 현세에서의 행복이 아닌 내세에서의 구원으로 보는 저로써는,
대부분의 한국에서 종교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은 정화수 떠놓고 삼신할머니에게 기도하는 모습과 크게 다름이 없어보입니다.
13/10/25 01:16
수정 아이콘
그냥 살것이냐 - 무신론
목적론적인 삶을 살것이냐.. 어쨌든 인생은 나아간다? - 기독교적 유신론
spiral한 삶을 살 것이냐.. 다음 생을 위해 거치는 인생이니 최대한 많이 경험하자? 뭔가에 도달은 하겠지? - 불교

라고 정리해 보는데, 불교가 나랑 가장 맞는 거 같네요. '극도로 화 날 일이 있으면' 이번 생애는 '용서(대상이 나이든 남이든)'를 배우러 왔나보다라고 생각해 봅니다.
내세가 없는 무신론은 너무 허무하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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