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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06 12:41:03
Name 아마돌이
Subject [일반] 누구나 가슴속에 도서관헌팅 한번쯤은 있는거잖아요?
도서관헌팅으로 피지알 여러분께 힐링을 해 드리는 분 들이 많으시군요. 시기가 시기인지라..

네 물론 전 없습니다. 대신 당해본적이 있죠. 장소는 도서관이 아니라 좀 더 극적인곳?

이른바 '면접장 헌팅'입니다. 제가 했냐고요? 아뇨. 전 소심한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제가 썩 잘 생긴 미남형은 아닙니다. 매우 평범 of 평범하게 생겼고,  키도 겨우 170넘을까말까.. 크지 않고요.

아마 서울 여의도의 어느학교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문제의 날은 3일동안 보는 면접의 마지막 날이었죠. 3일동안 면접생들 20명이 한 반에서 6~8시간동안 갇혀서 면접을 봤는데요..

하루가 지나면 반에 있는 사람들 얼굴이 웬만큼 눈에 들어 옵니다. 왜냐하면 면접 대기를 하면서 할 게 주변 사람들 얼굴 구경하는 것 밖에

없거든요. 아 또 하나 있네요. 그냥 자는거 ^^; 그런데 옷도 차려입고 (여성분들은) 머리하고 화장도 이쁘게 하고 왔는데 30분만 살짝 졸고

일어나도 대 참사가 벌어지죠. 그래서 자는 사람들 보면 거의 남자들입니다. 맘만먹으면 관찰하기 아주 좋은 (핑계거리, 관찰대상, 시간, 장소)

환경이었죠.

그 날 반에 있던 여성분들은 다들 상당히 미인이었습니다. 물론 차려입고 꾸미고 왔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러다 한 분이랑 자꾸 눈이 마주치는 느낌이 들었는데.. 전 도끼병이 없는 쪽이라 저쪽도 심심해서 사람구경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런데 제가 면접을 마치고 후련한 기분으로 시험장을 나오는데 제 짐이 있는 곳에 웬 쪽지가 있는겁니다.

내용인즉

'이런거 처음이라 너무 떨리는데 그쪽 분 인상이 너무 좋으세요. 제 스타일이셔서 꼭 얘기 나눠보고 싶어요. 연락주세요.  010-rrrr-aaaa'

계속 저랑 눈 마주쳤던 시원하고 밝은 인상의 그 아가씨가 아닐까 생각 했지만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전 그때 애인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말씀 정말 감사하지만 저 이미 몇 년 묵은 애인이 있습니다.'

면접보면서 쪽지 건넬 생각에, 얼마나 떨렸을 지. 나 때문에 시험보는게 방해는 안되었을지. 괜히 미안하면서도 ..

아.. 그 묘한 아쉬움과 상실감이란..

이건 분명 내 인생에 다시없을 기회일 것 같은데..

이 이야기를 친하게 지내던 동생들(여)에게 했더니 '오라버니 그렇게 안봤는데 사람이 달라보인다.' 라고 하더군요.

4~5년동안 알고 지내도 느낄 수 없던 남자의 매력을 처음 보는 사람이 느꼈다니 ..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라고..

도무지 칭찬인지 욕인지 구분은 안는 말이었지만

아직도 그 때 그 분께는 감사한 마음을 품고 삽니다. 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고 나 같은 사람도 첫인상만 보고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구나.. 라는 자신감(?)도 생겼고..

사실 제가 생각한 그 분이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지만 평범한 저와는 달리 참 미인이셨어요 (미인이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 그 때 이후로 쭈욱 솔로에요. 헤헤 ㅜㅜ

그때 그 쪽지 버리지는 못했는데 어디두었는지 영 못찾겟네요 ^^;


한줄요약: 인생은 (고백은) 50%의 타이밍과 50%의 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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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06 12:44
수정 아이콘
훈훈한 마무리네요. 역시 기록은중요합니다?
아마돌이
13/04/06 12:48
수정 아이콘
염장을 하려고했는데 마무리는 어떻게 포장해도 힐링밖에 안되는군요. 난 흑마법사인데..
채넨들럴봉
13/04/06 12:45
수정 아이콘
헌팅을 당했다라...
꿈 아니었을까요?
남자들이 많이 졸았다는 사실도 있고
아마돌이
13/04/06 12:45
수정 아이콘
꿈이라기엔 정황과 증거자료, 주변의 증언이 일치합니다. 꿈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만은풀업
13/04/06 12:48
수정 아이콘
남자분들은 주로 잠을 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로 잠결이겠지요?
부러워서 이러는건 절대 아닙니다.
아마돌이
13/04/06 12:49
수정 아이콘
전 그날 주변분들 관찰하느라 잠을 잘 여유가 없었습니다(?) 다들 원체 미인이셔서.. 눈이 호강했지요. 헤헤
13/04/06 12:59
수정 아이콘
그 못찾으신 쪽지는 전여자친구분이 보관하시고 게실지도. ^^
아마돌이
13/04/06 13:03
수정 아이콘
그생각은 못해봤네요. 몰래 빼돌려서 불태워 버렸나?
Abrasax_ :D
13/04/06 13:03
수정 아이콘
쪽지가 없으니 자작나무가 분명합니다.
아마돌이
13/04/06 13:05
수정 아이콘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 집 어딘가에 분명 있긴 있을텐데.. 이사갈 때 발견하겠네요.
一切唯心造
13/04/06 13:03
수정 아이콘
저도 딱 애인이 있을 때 고백을 받아봤는데 이게 의외로 고민을 하게 만들더군요 크크
13/04/06 13:13
수정 아이콘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jjohny=Kuma
13/04/06 13:18
수정 아이콘
저는 애인이 없으니 고백을 받아도 안심이네요. :)
13/04/06 13:20
수정 아이콘
다행히 해피엔딩이네요~
치코리타
13/04/06 13:41
수정 아이콘
결국 이뻐야 좋아하는 거군요 ㅠㅠ...
아마돌이
13/04/06 15:36
수정 아이콘
물론입니다. 언제 얘기라도 나눠 봤어야 외모 말고 다른 매력도 발견하겠죠. 처음본 사람에게 끌리는건 99.8% 외모입니다. 그런데
제 경우에는 일단 저 좋다고 표현 하는 사람이 생기니 제가 상대방 외모에 끌리는 것 과는 별개로 만나서 얘기도 나눠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습니다. 상대 외모를 보고 끌리는 호감이나 호기심 같은 거랑 비슷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그 쪽지녀와 얘기 한 번 못해본게
여태 아쉽습니다 ^^;
Zodiacor
13/04/06 13:43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종합하면 사귀던 여자친구분이 쪽지를 몰래 빼돌려서 불태운 후에 헤어진거군요 (?!)
jjohny=Kuma
13/04/06 13:48
수정 아이콘
ㅠㅠ
13/04/06 13:50
수정 아이콘
어허, 그러면 쪽지가 헤어짐의 계기인 것입니까.
아하, 이제 이해했습니다. 그런 의미로군요!!
아마돌이
13/04/06 15:29
수정 아이콘
아.. 헤어진 계기랑은 전혀 상관 없어요. 헤어진건 제가 면접에서 삽질하고 불합격했는데다 여태까지 백수노릇 하고 있어서... ㅜㅜ
13/04/06 16:24
수정 아이콘
아, 죄송합니다. 제가 눈치가 없어서.. ㅜㅜ
13/04/06 13:56
수정 아이콘
"누구나"
아닙니다... ㅠㅠ
Around30
13/04/06 13:58
수정 아이콘
그 여자분은 짐을 잘못찾은 겁니다. 다른 사람 짐과 착각해 쪽지를 잘못 놨다는.. 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m]
아마돌이
13/04/06 15:36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일단 쪽지를 받은건 저니까 상관없습니다. 착각한건 그쪽 잘못이죠. 흐흐
불량품
13/04/06 14:55
수정 아이콘
세상에 날 사랑할 여자는 없습니다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호로흐규흐규흑흑
아마돌이
13/04/06 15:38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있긴 있더라고요. 하지만 가만히 앉아있어도 품으로 굴러들어오는 이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아요.
마이쭈아유
13/04/06 15:03
수정 아이콘
저도 지난주에 생전처음으로 당해봤는데‥

그것도 잘생긴분들이나 당할만하지,, 제가당하니까 무섭더군요...
제 장기가 튼튼해보이나...순간 그런 생각이...
아마돌이
13/04/06 16:05
수정 아이콘
저도 잘생긴 것과는 거리가 있는데.. 사람의 취향이란 다양하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블랙엔젤
13/04/06 15:53
수정 아이콘
어느 tv프로그램에 누가 나와서 그러더군요~
자기는 백프로 꽃뱀을 구별할수 있다고
그 방법이 뭐냐면 자기가 가만있는데 다가오는
여자는 꽃뱀이라고ㅜㅜ
Fabolous
13/04/06 15:57
수정 아이콘
그 번호로 통화하신게 아니라 문자로 애인있다고 하신거죠?
남자분이 여자분께 보낸 쪽지가 잘못 갔을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참고로 제가 해본 특별한 장소의 헌팅이라면 '오픽 시험장'이 있겠네요.
아마돌이
13/04/06 16:04
수정 아이콘
그건 아닙니다 ^^; 5~6차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거든요.

(쪽지녀) 연락주세요 -> (본인) 애인이 있어요 -> (쪽지녀) 품절남이셨군요 ㅜㅜ -> (본인) 받아본적 처음입니다. 고맙고 죄송해요 -> (쪽지녀) 애인도 있으시다는데 제가 잘못하는 기분이라 더 연락 드리기가 어렵네요 -> (본인) 시험 좋은결과 있으시기 바래요!

그리되었습니다. 그런데 오픽시험장이 뭔가요?
13/04/06 17:39
수정 아이콘
신장이나 콩팥 혹은 kidney가 그 분 스타일이었다거나…
13/04/06 19:56
수정 아이콘
가슴에 삼천원쯤은 있지만...
파라돌
13/04/08 01:11
수정 아이콘
저도 모르는 사람에게 고백받은적은 있는데 알고보니 도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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