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쯤에 잠시 뒤척이다가 잠이 살짝 깨버렸습니다.

물론 아무일 없이 다시 잠을자려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뭔가 거슬리는,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제 귀를 간지럽혔습니다.  

컴퓨터를 커놓았던지라 모니터 불빛이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던 제 원룸 침대가 붙어있는 벽,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을때 저는 기절할 정도로 놀라서 일어났습니다.  



뭔가 거무스름한, 100원짜리 동전만한(그러나 그당시 제 심정으로는 손바닥만한) 실루엣이 슬금슬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황급하게 안경을 찾아 쓰고, 불을 켜보니 검은색 거미 한마리가 벽에 떡 하니 붙어있더군요.

진짜 놀래서 옆으로 도망가 잠시 안정을 취하고, 화장실로 달려가 고무장갑으로 두 손을 무장한 다음, 휴지를 손에 둘둘 말아 포획, 변기로 흘려보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다시 불 끄고 잘 생각이 안나더라고요.  

네이버에서 '거미', '집거미', '덩치 큰 집거미' 등등을 검색하며 저 거미가 어떤녀석인지 검색하기도 하고(깔대기 거미 라는 녀석으로 추정됩니다.), 저걸 왜 키워! 라고 절규 좀 하고, 프야매 선수좀 까고, 오늘 나온 웹툰좀 보고, 챔피언스리그도 잠깐 보고

그렇게 한참동안 두근두근한 심장을 진정시키다가 보니 일어나야할 시간이 1시간도 안 남아버렸습니다.

원래 벌레가 좀 있는 원룸인지라 재작년에는 곱등이 한마리도 출몰했었고, 돈벌레도 본적 있고, 얇은 거미도 간간히 나타나고, 개미도 잠깐 나왔었고, 날파리같은거는 꽤나 많은 곳에서 살고있어서 벌레에는 좀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침대근처까지 꽤나 큰 거미가 나타나니 도저히 잠을 못자겠더라고요.  언제 리젠될지 모르겠습니다.  이친구가 어디로 들어왔는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오늘 새벽, 잠을 완전 설쳐버렸습니다.  가뜩이나 어제 온게임넷 롤리그 보고 필받아서 롤 몇판하고 1시도 넘어서 늦게잤는데.......벌써부터 후폭풍이 몰려오고있네요.....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