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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0 00:41:51
Name 퀘이샤
File #1 IMG_0257.jpg (75.4 KB), Download : 56
Subject [일반] 학부형이 됩니다.


단칸 월세 신혼집에서 집들이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두아이(판돌이, 제시카)의 아빠가 되었고, 3월이면 첫째 판돌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합니다.
시간이 참 빠르네요.

3년반의 서울 본사생활을 끝내고 먼 지방에서 현장생활을 하느라 두아이(특히 21개월 한창 귀여운 짓 하는 둘째)를 자주 보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중고폰으로 판돌이에게 핸드폰을 개통해줬니,
며칠 신나게 전화, 문자로 괴롭히더니만 이제는 전화해도 핸드폰 게임해야 한다고 빨리 끊길 바라네요.
학교가서 친구들 사귀고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나가면 (직장생활에 지쳐서 점점 거리감이 커질) 아빠와는 별로 재미없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물론, 5살 터울의 둘째 제시카가 있기 때문에 또 몇년은 버틸 수 있겠죠. 둘째는 딸이라 더더욱 기대됩니다. ^^

2007년 와이프는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오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사투리 쓰는 것이 싫다는 것을 핑계삼으며 서울(수도권)에 있고 싶다고 하네요.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런다고하니 그런가보다 싶습니다. 서울만의 장점이 있나 봅니다.
당초 경제적 자유가 확보되면 부산에 정착하자고 했던 약속은 다른 이유로 지켜지지 않을 것 같기도 하네요.

당장 학부모가 되니 아이 학교가 가장 신경이 쓰이더군요.
서울에서 제 능력 범위의 선택은 상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어찌어찌하여 둘째까지 나름 괜찮은(?) 학군에 좋은 주거환경을 기대할 수 있는 수도권 아파트를 분양받아 다음달에 입주할 예정입니다.
대출이 제법 있지만 맨손으로 시작한 만 10년 직장생활의 성과물 중 하나입니다.
가족들이 좋은 환경하게 안락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네요.

개인적으로 직장상사 운이 없어서, 주로 악명높은 소장님들을 모시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인내심과 사람 대하는 요령은 많이 늘었지만, 스트레스로 뚜껑열리고 밑바닥 근성을 드러내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개발보다는,,, 부정정인 상황에서 버티는 요령이,,,)
언제까지 직장생활을 계속 할 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좀 쉽게(?) 직장생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대부분 월급쟁이가 힘들게 직장생활하면서 돈 벌지만, 제 동기들도 저는 힘든 소장 트리플크라운 달성했다고 위로해주곤 한답니다.(문제는 그렇게 버티면 계속 그런 쪽으로 돌리는 것이 한국 조직문화의 생리라는,,, 버틸 수 있는 니가 가야한다...)

가족들 먹여살리고, 주변까지 챙기려면 어떻게라도 '경제적 활동'을 해야한다는 점이 좀 갑갑한데, 얼마전 연말모임에 벤츠끌고 나온 치과의사 동기를 보니 솔직히 조금 부럽더군요.
또 대학동기 연말모임에 나가보니 벌써 교수가 된 동기도 몇 있었지만, 요즘 세상기준으로 보니 벤츠타는 치과의사보다 별볼일 없다며 씁쓸해하더군요.
집이 좀 부자인 동기 중에 행시합격한 동기를 제일로 부러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대학을 두번 들어갔는데 94년 1년을 다닌 과에 친한 친구가 둘 있습니다.
한녀석은 박사따고 유학도 다뎌와서 반도체회사에 다니고 있고, 한녀석은 수학올림피아드 학원계에서 나름 인기강사입니다.
최근에 시간이 허락해서 94년 당구와 삼국지3에 미쳤던 시기의 그 느낌으로 놀면서 이야기해보니,,, 우리나라 어느 분야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곳이 없더군요. 학원강사 친구를 통해서 들은 사교육 쪽 이야기는 이민까지 고민하게 했습니다.
(수도권/대도시 기준인지는 모르겠으나) 명문대를 가기 위해서 가야하는 고등학교의 종류와 계급(?), 그리고 그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서 챙겨야 하는 중학교 내신, 그 중학교 내신을 위해서 늦어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선행학습을 해야한다고,,, 술 진땅 먹으면서 들은 이야기지만 대략 그런 줄기였습니다. (대충 혼자서 정석 열심히 풀어도 본고사 수학문제 나름 풀었던 기억인데, 이제 그런 방법으로 공부하면 성적 안나온다고 하네요.)
아들녀석 게임에 미치치 않게하려면 PS3로 니가 같이 즐기는 것을 권하다는 말도 기억이 납니다.(친구 방에 있는 HDD 연결된 PS3와 50인치 TV는 정말 '꿈의 구현'이더군요. 마눌님의 허락이 불가하니 저에겐 꿈일뿐,,, 그란투리스모하면 재밌을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고민한다고 판돌이, 제시카가 어떻게 자란다는 보장도 없지만,,,
험한(험해질) 세상에 나가서 자기 앞가림하고, 또 자기 앞가림한다고 너무 지치거나 힘들어하지 않게 키우고 싶은 욕심이,,, 솔직한 부모 심정입니다.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시간동안 세상이 더 험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ps-
사진은 하도 주변에서 말이 많아서, 어디 속는 셈치고 계약한 여의도 어느 기획사(?)에서 물어다 준 카달로그 사진 중 하나입니다.
외모가 판돌이 장점이라면 그 쪽으로 밀어주는 것도 괜찮을까요? (팔불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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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0 00:43
수정 아이콘
세상에 아이가 너무 예뻐요.. 말씀대로 그 쪽으로 밀어도 되겠는데요;
(Re)적울린네마리
12/01/10 00:57
수정 아이콘
퀘이샤님의 글의 무게감을 절절히 공감합니다.
저 역시 3월이면 학부형이 됩니다... 당장 낼모레 예비소집이구요.
이제껏 직장이나 취미나 심지어 가정의 경제권까지.. 제가 하고싶은 나름대로 해왔는데 ~

요새 며칠동안 동네의 분위기를 걱정스레 얘기하던 와이프의 말들을 무시하며 넘어갔지만,
막상 닥치니 혼란스럽네요.

내 아니만큼은 분위기에 휩쓸려 속물처럼 키우지 않을꺼야라고 7년간 장담했는데 그 일원이 곧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루스터스
12/01/10 00:57
수정 아이콘
이쁘네요.
아들분 정장이 너무 어울리기도 하네요.
ArcanumToss
12/01/10 01:03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
12/01/10 01:15
수정 아이콘
아드님이 같은반 여학생들에게 인기 많을 것 같네요
밀어줘도 될거 같습니다~
찰박찰박찰박
12/01/10 01:45
수정 아이콘
자식사랑 자식자랑인가요 크크 부럽습니다!

이쯤에서 악담좀 날려 주자면... 사람 외모는 커봐야 아는겁니다? 응? 크크
수퍼쪼씨
12/01/10 06:21
수정 아이콘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네요~
조카녀석도 올해 초등학교를 들어가는데
요새 학교 폭력 때문에 걱정입니다
산적 같은 삼촌이 학교를 한 번 가야되는건지~ [m]
아프리카의 눈
12/01/10 10:51
수정 아이콘
판돌이는 참 잘생겼고
제시카는 정말 예쁘네요
아이들 미모가 출중하니
부모님 외모가 남다르실거같아요 크크

저도 나름 지방명문외고출신인데-
요즘 들으니 저처럼 공부해서는
절대 합격하지못한다네요ㅜ
운이 좋은 시절이었나봐요..ㅠ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저랑 남자친구가
항상 반대되는데 참 시각이 다른가봐요
어쨌거나 좋은 부모가 되었으면하는
마음은 같으니깐 좋은 방향으로
가지않을까해요 흐흐

판돌이의 초등학교입학을 축하드리며~^^
새해에 좋은 일많이 생기시길!


Ps. 저도 부산사람이라 부산에 살고싶었는데 직업특성상 불가능할거같아요 흑ㅜㅜ 부산이라는 글자를 보니 반갑네요..밀면이 참 먹고싶은 하루입니다ㅠ [m]
김치찌개
12/01/10 11:06
수정 아이콘
너무 예쁘고 부럽습니다^^
12/01/10 13:31
수정 아이콘
아이들의 눈빛이 강렬하군요 크크~ 부러워요~
12/01/10 14:28
수정 아이콘
와우~저는 그냥 퍼온 사진인 줄 알았습니다!!
성공의 잣대를 부모의 기준으로 들이대지 않으신다면, 충분히 행복한 가족 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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