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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14 12:29:56
Name 불쌍한오빠
File #1 78872_S01_135628.jpg (67.6 KB), Download : 56
Subject [일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을 보고


<돼지의 왕>은 학교라는 계급사회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나 <말죽거리 잔혹사>와 비교되곤 합니다.
하지만 앞선 두작품보다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극단적이고 파괴적이죠.
친구나 연인끼리 즐거운 마음으로 볼 애니메이션은 아닙니다.
한명이 주도해서 끌고갔다간 영화가 이상하다는 핀잔만 들을수 있습니다.
상영시간 90분내내 웃을일은 없고 계속되는 긴장감으로 피로도가 높아지거든요.


하지만 이 모든 단점들을 날려버릴만큼
<돼지의 왕>은 강렬합니다.
극단적인 상황묘사와 난무하는 욕들은
그간 한국애니메이션, 아니 세계 어떤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독보적인 분위기와 광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90분내내 쉴수있는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완급조절을 하지 않고 90분내내 전력질주하죠.
이 압도적임이 피로를 주기도 하지만 <돼지의 왕>이 찬사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통틀어서 보기드물게 정말 끝까지 가거든요.


특히 마지막 10여분은 올해 본 모든 영화중에서도 최고였습니다.
시간이 오래 지나도 지워질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더군요.




영화 자체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돼지의 왕>이 높이 평가받는건 효율적인 시스템입니다.
1억원대의 제작비로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들수 있다는건
그간 국가의 지원을 받았던 대작 한국 애니메이션들이
4대강 수준의 삽질을 했다는걸 증명합니다.
원더풀데이즈(80억)나 야치와시팍(35억)같은 애니메이션들은
<돼지의 왕>과 비교하면 초라할 뿐입니다.


움직임이 조금 투박하더라도 캐릭터가 조금 호감이 덜 가더라도
결국 중요한건 이야기라는걸 보여주거든요.


영화평론가 허지웅의 말처럼 지금 한국에는
공각기동대같은 애니메이션 한편이 아니라
<돼지의 왕>같은 애니메이션 10편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자체로도 하나의 본보기로도
<돼지의 왕>은 길이길이 기억될 애니메이션일 겁니다.
상영관이 적어 챙겨보긴 힘들겠지만
나중에라도 한번 챙겨본다면 후회하실일은 없을것 같네요.



올해 나온 <마당을 나온 암탉>이나 <돼지의 왕>같은 작품들이 계속나오는 한
한국애니메이션의 앞날은 희망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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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4 12:42
수정 아이콘
리뷰만으로도 굉장히 재미있어보이네요.
꼭 봐야겠습니다.
울부짖는에어컨
11/11/14 12:47
수정 아이콘
보고나서 쉽게 자리를 일어설 수 없었을 정도로 참..마음을..힘들게..하는 영화입니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았던..관객들의 대부분이 그랬구요...

주변사람들이 한번쯤 꼭 봤으면 좋겠으면서도..
쉽게 추천을 할 수가 없다는..
Mithinza
11/11/14 13:01
수정 아이콘
옛날에 스튜디오 다다쇼 홈페이지 옮기기 전에... 지옥이라고, 단편 로토스코핑 애니메이션 봤던 게 엊그제같은데 이제 슬슬 대중 앞에 나서게 되나요.

그런데 보고 온 사람들은 평이 좀 갈리는 모양입니다. 단순히 그 극단성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영화의 질에 대해서... 그런데 이 정도 예산에 기대하는 게 너무 많아 보이기도 해요.
프링글스
11/11/14 13:13
수정 아이콘
성우때문에 욕 많이 먹던데 듣기엔 어떠셨나요?
릴리러쉬.
11/11/14 14:37
수정 아이콘
기대 되네요.
임요환의DVD
11/11/14 15:09
수정 아이콘
오늘보러갑니다 혼자....
알테어
11/11/14 16:00
수정 아이콘
성우 때문에 좀 고민이 됐는데.. 우선 봐야겠습니다.
11/11/14 16:10
수정 아이콘
지난 주 평일에 저도 봤습니다. 강하게 추천합니다.

성우분들도 성우분들이지만 사실 내용이 심하게 거칩니다. 지나치게 작위적이지요. 과연 이런 학교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불편하다는 반응이 있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도 엄청나게 몰입됩니다. 애니메이션 보면서 이렇게 집중한 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돼지의 왕과는 아무 관련 없습니다) 이후로 처음인 것 같네요. 저의 경우엔 강한 '증오감'이 보는 내내 떠나지 않았습니다. 제 속에 이렇게 많은 화anger가 자리잡고 있었나 싶었어요. 뜨겁게 살고자 하다 어느샌가 차갑게 식어버린 분들이 보면 좋을 듯합니다. 딱히 계몽적이거나 하진 절대 않구요, 숨어있던 뜨거움을 꺼내게 만드는 영화일 뿐입니다.
술독에빠진
11/11/14 16:28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보고싶은 영화인데 청주에는 아직 상영관이 없는듯 해서 상영 하기만 기다리고 있네요ㅠ
Abrasax_ :D
11/11/14 20:34
수정 아이콘
단 10초 정도 광고 보고 메모장에 적어놨는데요. 리플에 얘기가 나오기에 봤더니 연상호 감독 작품이군요. 지옥을 보고 제 취향과 완벽히 일치하는 작품을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일 당장 보러갑니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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