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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02 14:07:10
Name 나이로비블랙라벨
Subject [일반] 개신교 은행 진출에 대한 단상
개신교에서 은행을 설립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사와 글을 피지알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바로 든 의문은,

“왜 금융업에 진출하려고 하지?”

쉬운 대답은 이윤 추구겠지요. 이윤을 획득 해 그 돈으로 여러 개신교 사업을 시행할 수 있고, 어렵게 사는 서민을 대상으로 좋은 일을 한다는 취지라면 개신교에서 금융업 진출은 매우 설득력도 있어 보이고, 군침 도는 미끼 임은 분명합니다.

그럼 다시 드는 의문은 이렇습니다.

“왜 하필 다른 것도 아닌 금융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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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어지간해서는 체제가 붕괴되기 어렵습니다. 역사를 보면 혁명이라는 것을 통해서 세상이 바뀌고, 체제도 변화된 사례들이 있지만 최근에 이런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지금 프랑스에서 아무리 시위를 해도 체제를 붕괴시키거나 변화를 가져 오기에 턱없이 부족 해 보입니다. 그래도 시위는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긴 합니다.

그럼 이런 일이 있다면 기존 체제가 좀 바뀔까요?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민노총이나 한노총이 소속 회원이나 아니면 모든 노동자에게 이런 운동을 하자고 실행했다고 가정 해 보세요.

“모든 월급쟁이는 자신의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그날 바로 금액을 인출합시다”

이 운동은 아주 단순한 운동입니다. 월급쟁이들이 월급 들어 온 날 그냥 인출만 하면 됩니다. 그 돈을 다른 은행에 입금은 안되고, 쓰든 아니면 현금으로 보존하든 그건 각자 알아서 할 몫입니다. (혹은 한노총이나 민노총이 노동자 중심의 은행을 설립해서 이곳에 입금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라 접겠습니다)

아주 아주 아주 단순하게 우리나라 1200만 노동자가 모두 월급을 인출한다고 가정 합시다. 노동자 한 명당 월급이 100만 원(아주 보수적으로 금액을 최소화 했습니다)이라고 하면, 인출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1만 명이면 100억이고, 10만 명이 참여하면 1000억 이고, 100만 명이 참여하면 1조 원입니다. 500만 명이 참여하면 월 5조 원이 은행에서 인출됩니다.

보통 은행은 신용창출을 통해 실제 보유한 현금의 최고 25배까지 금액을 생산해 내 이 사회를 유지하게 만듭니다. (이를 신용사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인출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면 최고 25조 원 가량의 신용창출을 일으킬 수 있지만 그럴 수 없게 된다는 거죠.

이러면 현대 사회에서 체제 붕괴가 가능할까요?

------------------------------------

전 세계적으로 어딜 가나 통용되는 화폐는 달러입니다. 무기, 식량, 에너지 등을 사고 싶으면 달러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위안화가 강세를 보여도 아직은 아닙니다. 이런 달러를 찍어 내는 나라는 미국뿐 입니다.

미국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약 2조 달러 정도를 찍어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 위기 이후 좀 더 찍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금융계는 통화량을 가지고(엄밀히 말해 본원 통화량) 신용창출을 통해 그 범위를 더 크게 만듭니다. (약간의 이해를 위해 가령 은행에서 100만 원 빌렸다고 한다면 그건 통장에 찍힌 100만 원 일 뿐입니다. 현금 100만 원은 은행 금고에 고스란히 있죠. 결국 실제 현금은 100만 원이지만 시중에는 200만 원이 있는 꼴이 됩니다)

보통 25배 정도를 맥시멈으로 잡는다면 여기서 버블의 위험성이 충분히 있음에도 갑자기 금융업계는 파생상품이라는 이상한 것을 내 놓더니 미국 금융계를 중심으로 2조 달러 정도의 화폐가 갑자기 200조 달러 가량의 규모로 커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200조 달러가 현금 200조 달러가 아님은 누구나 다 압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200조 달러가 순식간에 100조 달러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어떤 사람의 재산이 60억 원인데, 30억 원은 부동산, 30억 원은 은행에 빌린 돈이라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은행에서 돈 갚으라고 갑자기 이야기 하면 우리가 쉽게 생각하기에 30억 원 부동산을 처분해서 30억 갚으면 결국 남는 재산은 30억 원이라는 이치에 도달하게 되지만, 실상은 그럴까요?

갑작스러운 빚 독촉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을 현금화하려고 시도하면 30억 부동산이 30억 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다급한 이 사람에 대한 정보는 순식간에 퍼지고, 실제 구매할 능력을 갖춘 자들은 좀 더 기다리는 거죠. 다급해지면 가격은 더 떨어질 게 뻔하거든요.

결국 60억 재산 중 30억이 부채이면 30억 원이 순수 자산이라고 판단하는 건 금물입니다. 바로 자산에 버블이 껴 있는 것입니다.

앞선 말로 되돌아가면, 요즘 금융계는 이상하게 신용창출을 통해 버블을 점점 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바벨탑 쌓기처럼 뼈대가 약한 탑을 쌓아가고 있죠. 이런 식의 돈 맛을 본 금융계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변질하기도 합니다. (농협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들이 과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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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이러려고 개신교가 금융업에 진출하겠다고 천명한 건 아니겠죠?


덧> 바벨탑 무너지면 보통 다시 쌓게 만들죠. 국민의 세금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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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기
10/11/02 14:10
수정 아이콘
기독교인으로서 반대합니다.
헬리제의우울
10/11/02 14:20
수정 아이콘
드든뜨 예수 예수 예수머니
마바라
10/11/02 14:22
수정 아이콘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설마 이러려고 기독교계가.."에서 이러려고가 정확히 어떤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10/11/02 14:24
수정 아이콘
입출금시에 강제로 십일조 이자를 떼어가는건가요 ???
Darwin4078
10/11/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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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신교는 답이 없는걸 알고 예수님께서 뿌리째 교회개혁을 하시려고 이러시는건 아닐는지..
shadowtaki
10/11/02 14:26
수정 아이콘
제일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들었던 생각이 이 사람들은 우리나라 안에서의 유대인을 꿈꾸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10/11/02 14:30
수정 아이콘
글쎄요... 개신교인들은, 비교인들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훨씬 더' 개인적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이기적이죠.
게다가, 교인들이 100% 십일조를 내는 것도 아니고, 십일조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 교회에 다니는 인원들의 50% 이상이 십일조를 내는 교회는 흔치 않습니다. 목사들이 아무리 목이 터져라 십일조를 외쳐도 말이죠.
거기다가... 교회가 돈을 굴려서 수익창출을 하는 것을 전부 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꽤 오래전 이야기이지만, 제가 다니는 교단 소속의 한 교회가, 건축헌금으로 조성한 자금을 가지고,
부동산 전매를 통해서 돈을 불린 적이 있습니다. 그 교회의 장로 한 사람이 부동산 업자였다더군요. 말하자면 투기를 한거죠.
그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 그 교회는 교단에서 '퇴출' 당하고, 그 목사는 사임하게 됐습니다.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말이죠.
'아직까지는' 교회라는 곳이, 수익 행위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대하지 않습니다... 뭐, 이쪽이 일부일지 저쪽이 일부일지는,
제가 소속돼있는 집단이 그렇다는 것이지, 전부 다 그렇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네요.

솔직히, 무슨 목사가 간통을 했다더라, 성추행을 했다더라... 라던지,
무슨 선교단체가 어디 가서 뻘짓을 했다더라... 하는 기사보다, 이번 기사가 저에게는 더 충격적입니다.
카톨릭의 부패에 맞서서 개혁을 했다고 해서 '개혁교회 -> 개신교' 인 것인데,
그 당시의 카톨릭의 부패는 그냥 쌈싸먹을 정도로 부패해가고 있으니... 복장이 터집니다.

아뭏든, 아랫글에 달려있는 댓글 중에서 아주 인상적인 댓글이 있어서 인용해보면...
요즘 사탄들은 매일 모여서 회식할거 같습니다. 실적이 아주~ 좋거든요.
10/11/02 14:38
수정 아이콘
뭐 이런저런 생각을 다 떠나(악영향 부분까지) 머리 굴려봐도 참 누가 생각해낸 아이디어인지 참 기똥차긴 하단 생각이 들긴 합니다.
개인의 이해타산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돈이 아닌 (그 어떤 신념보다 무섭고 견고하다는)종교에 대한 신념으로부터 발생된 돈을 한데

움켜쥐어 운영하겠다니. 애지간한 통상 은행이 가질 수도 없고 비교도 할 수 없는 정말 탄탄한 기반을 갖고 출발하는 셈이 되겠어요.

아~주 극단적으로 생각했을 때 대한민국 4500만 인구를 전부 기독교 신자로 만들기만 하면 사실상 대한민국의 금융, 아니 대한민국 자체를 쥐고흔들 힘이 생기는 거기도 하거든요.(사실 지금 믿는 인구만 따져서 생각해도 으잌..)

저거 생겨서 아주 잘 크면 '하나님께 서울 봉헌'이 서울시장 취임사 의례 멘트가 될수도...?
고등어3마리
10/11/02 14:57
수정 아이콘
밑에 글 읽으면서 농협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는데 꺼내주셨군요.^^

교회가 '은행' 즉, '금융의 힘'을 도구로 얻으려는 이유가 현재 비대해진 '농협'을 벤치마킹한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판은 이미 놀라울 만큼 비슷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교회나 농협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그래도 교회니깐, 그래도 농협이니깐 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돈만큼 더러운 것이 없다지만 그네들의 이미지를 이용하면 한쪽은 사회복지, 한쪽은 우리나라 농업발전 이라는 명분으로 쉽게 세탁이 가능합니다.

제가 너무 삐뚤어진 생각으로 처다보는것 같지만, 이번 교회의 은행권 진입은 '돈' 모으는것 하나만을 생각해본다면 그야말로 기막힌 '신의 한수'입니다.
하늘의왕자
10/11/02 15:02
수정 아이콘
요즘 사탄들은 매일 모여서 회식할거 같습니다. 실적이 아주~ 좋거든요.(2)
10/11/02 15:20
수정 아이콘
기독교인으로서 반대합니다.
외부에 드러나 있는 분들이 왜 이러시나 모르겠습니다. 정말 미칠 거 같군요. ㅜㅜ
10/11/02 15:25
수정 아이콘
농협과 교회는 조직이라는 공통점 외, 일반적일수 밖에 없는 자본형성과정을 제외하면
비유, 비교 대상이 아니지 않나요?
전원생활
10/11/02 15:22
수정 아이콘
농협에 재직중인 사람으로서 글읽다가 뜬금없이 황당하네요. -_-;
아우디 사라비
10/11/02 15:44
수정 아이콘
밑에 글에다가 별것 아니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교회 구성원들의 도덕성이 적어도 사회평균 이상은 될거고.... "뭔 상관이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이글과 댓글을 보니 제가 어리석었네요....

"규모"가 문제가 되겠네요...

마을금고나 신협도 아니고 그냥 대부업도 아니고 저축은행도 아니고 우리나라 대부분 기독교인(그럴 가능성이 많습니다)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 아니 반에 반만 아니 그 반만에만 관여하는 은행이라도... 모골이 송연합니다
CAMEL.filters
10/11/02 17:18
수정 아이콘
이슬람 은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무슬림 교리상 이자에 의한 이익 추구가 죄악시 되기 때문에, 이슬람 지방에서는 한동안 금융기관이라는 게 없거나 빈약했고,
그 때문에 서구식 금융자본에 의해 이슬람의 자본이 잠식당하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에 반발하여 무이자 거래를 기본 원칙으로 하는 이슬람 은행이 생기게 됩니다.
(어떻게 무이자로 은행 영업이 가능한지는, 조금 찾아보시면 자세한 설명이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이슬람 은행이 문제가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슬람 은행들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받으면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개신교 은행... 솔직히 말을 듣자 마자 엄청나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눈에 뻔히 보이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개신교 은행이라는 것이 실망스런 결과를 낳을지, 좋은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어떤 사태"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관심을 접을까 합니다.
이세상은말야
10/11/02 18:05
수정 아이콘
현재 은행에 진출하지 않아도, 교회자체로 "신협"이라는 제 3금융업을 가지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예전 어릴때, 교회를 다니는 어머님이 그곳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른 곳의 금융권은 일반 서민이
생활자금을 대출할려면 참까다롭고 힘듭니다. 그러나 교회 신협은 그안에서 서로의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고,
오랜 동안 공동의 울타리에서 지내왔기에, 그사람의 인성을 알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타 일반 금융기관보다 성실하게 생활해왔다면, 대부분 대출이 되더군요.
교회의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우리나라 금융권의 형태로 볼때 종교 금융권 진출은 어느 정도 지지합니다.
거기다, 한종교집단보다는 다른 종교단체도 허용하는 형태라면 말이죠.
토스희망봉사
10/11/02 23:29
수정 아이콘
재벌 교회의 영역 확장이라고 생각 합니다 헌금 이라는 막대한 현금을 다루는 교회의 특성상 은행 만큼 궁합이 맞는 사업도 없지요
매주 특정액의 현금이 확보되고 별다른 영업 활동 없이 교인들이 고객이 됩니다
이미 상당수의 교인을 확보한 교회 일수록 막대한 이문을 취할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은 이미 예금만 하는 곳이 아니죠 펀드도 팔고 보험도 팝니다 교인들을 상대로 펀드에 들라고 부추기고 돈을 잃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많은 교회들이 주력 대기업급의 교회 밑에 존재 하는 계열사 교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금융이라는 막대한 권한까지 법적으로 허용해 준다면 많은 부분이 교회에 종속될 것이고 목사들의 힘이 필요 이상으로 막강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중세 유럽의 역사를 통해서 이런 종교인들의 힘이 막강해 질수록 어떤 부작용들이 일어 나는지 모두 알고 있지 않습니까
10/11/03 02:18
수정 아이콘
이번 금융업의 진출취지는 개척교회에 대한 지원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확대 해석하시는 것 같습니다.
뭐 이런 취지들이 언제 어떻게 변질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독교정당의 실패를 보면 염려하실만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소수를 제외한 )의 기독교인들은 너무나 세상적으로 영악해서 교회밖의 활동들마저
교회에서 시키는대로 살아갈 사람들이 아닙니다.

개신교 은행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이상 기존의 은행을 버리고 개신교 은행과 거래한다라..
걱정 안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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