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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03 21:59:25
Name 잠이온다
Subject [일반] 정의란 무엇인가?
최근에 마이클 샌들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상당히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1971년에 존 롤즈의 '정의론'이 발간됨으로 인해 정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사실 마이클 샌들 역시 롤즈를 비판한 대표적인 공동체주의자 입니다. 현대 공동체주의의 4명 하면 마이클 샌들, 메킨타이어, 왈쳐, 테일러 라고 할수 있습니다.



정의라는 것은 " 각자에게 응당의 몫을 주는 것" 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응당의 몫을 무엇으로 주느냐가 문제입니다. 노력으로 줄것인가? 능력으로 줄것인가? 아니면 업적으로 줄것인가? 아니면 공산주의에 처럼 필요로 줄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바탕으로 존롤즈는 평생동안 정의라는 한 우물만 판 학자입니다.

존롤즈는 정의라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2가지를 들었습니다. 바로 객관적인 이유 와 주관적인 이유인데요. 객관적인 이유는 모든 사람이 풍족할 만큼의 자원이 없는 것이고 주관적인 이유는 인간의 온건한 이기주의적 성향이라고 합니다. 즉 자원이 무제한적으로 많아도 안되고, 아예 없어도 안되고, 인간이 너무나 이기적이였어도.. 그리고 너무나 이타주의적이였어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원의 적절한 부족과 인간의 온건한 이기주의적 성향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분배 문제가 바로 정의입니다.

그런데 롤즈는 자신의 이론은 실질적 내용이 아니라 절차를 제시합니다. 순수절차적 정의라고 하는데, 이 절차만 지킨다면 정의롭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도박의 규칙이나 게임의 규칙만 잘 지킨다면 그것의 결과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수 없듯이 자신의 절차로서의 정의만 지키면 사회가 정의롭다고 합니다.

사실 양이 많아 질것 같아서.. 그의 가상적 계약상황, 무지의 베일등은 제외하겠습니다.ㅜㅜ

롤즈는  몇가지 정치제제를 듭니다. 첫번째로 자연적 자유체제입니다. 즉 누구에게나 형식적으로 기회를 부여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타고난 능력, 타고난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이러한 것들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옳지 못하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자유적 평등주의 입니다. 이 체제는 사회적 배경의 영향을 없애고자 하는 체제 입니다. 즉 누구나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똑같이 성공할수 있는 체제입니다. 의무교육제도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할수 있다고 보입니다.

예를 들면 첫번째 자연적 자유체제는 100m 달리기를 하는데 누구는 20m앞에서 달리고 10m앞에서 달리는 상황이지만 자유적 평등주의는 모두 똑같이 100m 앞에서 같이 달리는 체제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롤즈는 이 체제 역시 정의롭지 못하다고 봅니다. 롤즈가 보기에 사회적 조건을 똑같이 한다고 해도 과연 자연적으로 타고나는 능력에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늘의 추첨제도라고 하는데, 로또죠.. 누군가는 천부적 재능을 타고나는데 누구는 재능이 없는것.. 롤즈는 이러한것에 노력까지도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평가하는데 있어 자연적인 것은 평가하지 못합니다. 즉 자연적으로 타고난 재능으로 평가하는 체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3번째 민주적 평등주의로 나아갑니다. 이 체제는 자신이 주장하는 체제입니다. 즉 능력이 타고난 사람들은 자신들의 혜택을 받을때 최소수혜자(제일 못사는 사람)에게 혜택이 좋아지는 상황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a 100 b 50 c 30  >>>  a 300 b 100 c 20   이 상황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합니다.  최수수혜자의 상황이 좋아지는 한에서만 차등적 분배가 옳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면 흔히 도박하다보면 돈을 다딴 사람이 돈을 다 잃은 사람에게 개평을 줍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적 평등주의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
습니다. 공정한 절차를 통해  분배를 했지만  최수수혜자의 처지를 개선해주는 상황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롤즈가 지지하는 민주적 평등체제는 자연적으로 개인이 타고난 능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보다 사회적 여건의 조정을 통해 모두가 이득의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적 재능 자체를 공동의 자산으로 간주하는 것이죠. 다만 직접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하다고 하면서 이렇게 사회적으로 간접적 처리 방식을 주장합니다.
인간들의 최초의 출발선상의 차등과 최종적으로 도달한 결과적 차등을 감소시켜서 출발점과 결과 모두를 고려하여 사람들의 차등을 최대한 극소화 하자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롤즈의 정의론은 출간되자마자  영미철학에서 세기적 대작이라며 최고의 찬사를 보냈습니다. 학계 뿐만 아니라 일반잡지 신문 역시 경쟁하듯 서평과 특집을 싣는 등 파격적 반응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러한 이론이 나오면 비판하는 학자들 역시 많이 나타납니다. 그의 이론에 대해 자유지상주의자 들은 그의 이론이 자유를 침해하는 점을 비판했고, 요즘 마이클 샌들과 같은 공동체주의자들은 오히려 자유주의적인점에 대해 비판을 합니다.


끝낼려고 하니 롤즈의 정의의 원리 2가지를 안썻군요.. 사실 가상적 계약상태에 관해 글을 썻어야 되었지만.. 양이 너무 많이 질것 같아서 적지 않았습니다. 그냥 간단히 말하자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재능과 사회적 조건, 취향 , 남의 이익에 무관심한 상태 등 에서 계약을 맺는 경우 합리적인 인간이기에 누구나 이러한 원칙이 나온다고 하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제 1의 원리 : 누구나 다른 사람의 자유와 양립할수 있는 광범위한 권리를 가진다 (자유의 우선성)
제 2의 원리 :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다음의 경우에만 인정된다
                 1.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한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 (차등의 원칙)
                 2. 불평등의 근원이 되는 직위와 직무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져 있어야 한다. ( 기회균등의 원칙)

즉 내가 사회에 어떠한 존재로 태어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인간은 자신이 최소수혜자가 될 확률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이러한 원칙을 선택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맥시민 원칙이라고 하죠.

그리고 바뀌지 않는 순서가 있는데 제 1의 원리 (평등한 자유의 원리) 가 항상 제 2의 원리보다 우선해야 합니다.
음.. 제가 보기에 롤즈의 이 원칙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박정희 시절의 정치는 잘못 되었다고 할수 있죠. 경제적인 이득이 자유보다 우선되었기 때문이죠. 상식적인 선에서  인간이라면 경제적, 사회적인 것보다는 자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그러한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고,, 좀 낭만적인 견해라 할수 있지만요..



p.s) 원래 짧게 쓸려고 했는데 잘 안되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적지도 못해고.. 좀 난잡하단 생각도 드네요..^^

요즘은 윤리 교과서에도 자유주의자와 공동체주의자가 나온다니 조금 신기하기도 합니다. 제 기억에는 안나왔었거든요..

후 많이 빠지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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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3 22:12
수정 아이콘
아 제 리포트 내용을 여기서 볼줄이야...
수업에서 이책을 교재로 써서 보는중인데 공돌이한텐 너무 어려움..
10/10/03 22:16
수정 아이콘
정의는 definition입니다[...]

죄송합니다

|(ㅠ ㅠ)|
서주현
10/10/03 22:20
수정 아이콘
롤즈의 이론에 대해서 비판적인 많은 사람들은,그의 이론이 '자유를 침해한다'라고 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무지의 베일에서 분배를 결정할때,사람들이 최소수혜자가 될 가능성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이들을 배려한 결정을 지지할 것이다'

라는 롤즈의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진정으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자신이 최소수혜자가 될 가능성을 고려한 분배보다는 가급적 중간 값을 보장하는 결정을 택합니다.

롤즈의 정의에서는 어떤 위치든 속하게 될 가능성이 같고,따라서 효율성측면에서는 최상위계층에게 몰빵하는 분배를 택하든,모든 구성원들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분배를 택하든 기대이익은 같습니다.따라서,합리적인 판단은 위험을 낮추기 위해 극단적인 분배를 피하는 것입니다.
루스터스
10/10/03 22:24
수정 아이콘
정의를 분배적 측면에서 " 각자에게 응당의 몫을 주는 것"라고만 해석해도 골아픕니다.
근데 사실 정의에 대한 해석은 의도와 결과에 대한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의도적으로 제외하신것 같네요

사회학에서의 논의는 너무 가정을 많이 한다는데서 일반적 감성으로는 납득하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실제의 설득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을 갖추어 놓는다면 이론적 타당성은 존재할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가론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가 실제 존재한 것이 아닌것 처럼 롤즈의 정의론 역시 노력과 천부적 재능에 대한 논의는 의도적으로 축소된것 같습니다.

이론 전개를 할 때 그 기준으로 롤즈의 정의론을 가장 많이 사용하기는 하나 정의에 대한 정의는 그 구성원이 존재하는 각 사회의 기준을 따르는게 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성야무인Ver 0.00
10/10/03 22:27
수정 아이콘
뭐 정의란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봅니다. 다만 동시대의 정의라는 개념은 모든이들이 보편 타당하게 여길수 있는 가치가 된다고 보면 되는데 그나마도 후대에 가면 광기라고 표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천명을 사기쳐서 수많은 사람을 자살하게 만든 사기꾼을 어떤사람이 정의라는 기치를 들고 살을 한점한점씩 잘라서 고통을 줘서 죽였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살인이 정당화될수 있을까요? 아니면 법태두리내에서 처벌을 받을까요? 보편타당한 가치기준으로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정의로운일을 했다라고 할겁니다. 하지만 이사람은 살인죄로 징역을 살거나 잔인함에 경도에 사형까지 받을수도 있을겁니다. 정의(Justice)를 정의(define)하기는 인류가 끝날때까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겁니다.
소년시대
10/10/03 22:47
수정 아이콘
인간으로서는 정의가 뭔지 결론 내리긴 힘들것 같네요
너무나 많은 상황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거든요
원시제
10/10/03 22:53
수정 아이콘
전공이 전공인지라 한학기동안 롤즈의 정의론에 대한 수업을 들었었는데,
수업 내내 교수님은 사회자고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두파로 나뉘어서 백분토론;;을 벌였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개인마다 각자의 정의를 품고 있는 한, 정의에 대한 어떤 이론이나 학설도 영원한 대세가 될수는 없겠죠.

그나저나 정의란 무엇인가는 읽을수록 베스트셀러가 되기에는 너무 어려운 책이 아닌가 싶은데, 몇십만부씩 팔려나갔다는걸 보면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정의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오늘날 '정의' 라고 부를 수 있는것들이 사라져가고 있지 않나 싶어 씁쓸하기도 하구요.
논트루마
10/10/03 22:47
수정 아이콘
능력에 따라 일하고, 기여에 따라 분배한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

저같은 지진아가 맑스의 사상에 대해 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만, 지금까지 끊임없이 발전해온 맑스의 사상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보여지는 건 저뿐인가요? 맑스 역시(그 근본이 이기심이었던 뭐였던 간에) 당시 체제에서는 끊임없이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위치를 바꿔가며 싸우는 권력다툼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보았죠. 특히 분배에 대한 원리는 많이 유사해보입니다. 물론 맑스(혹은 마르크스주의자들)는 나아가 자본가들을 노동력에 기생하며 노동자들의 생명력을 갉아먹고 사는 자본주의의 암세포로 보았으며, 나아가 국가의 역할을 늘려 자본가들이 공짜로 얻는 이득분을 노동자에게 분배해야한다고 보았습니다.
소년시대
10/10/03 23:13
수정 아이콘
과연 범죄자에게 똑같은 보복 할 수 있을까요?
10의 피해를 줬는데 복수를 한다 한들 똑같이 10의 피해를 줄수 있을까요?
정신적인 피해 까지 말이죠
만약 10의 피해를 받았는데 20의 피해를 준다면 누가 정의 일까요?
그럼 과연 복수를 하지 않으면 누가 피해자들을 복수를 해줄까요?
사형을 시킨다 한들 복수가 될까요?
참 어려운 문제 입니다
Ms. Anscombe
10/10/03 23:23
수정 아이콘
정의론이라면 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1. 정의에 대한 사람들의 논의에 대한 논의
2. '정의라는 것'에 대한 논의
1은 충분히 학문적인 논의가 되는 '사실적 탐구'의 영역이고, 2는 학문의 영역을 넘어서는 '규범적 탐구'의 영역입니다.(물론 학문은 규범 수준을 넘나들지만, 매우 한정적으로 해석하면)

롤스류의 이론은 규범 수준에 매우 기울어져 있죠.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규범적) 주장들을 '이론적으로' 다루는 것은 재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10/10/03 23:37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정의란 무엇인가'가 요즘 왜 계속 베스트셀러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정치철학책이 이렇게나 사랑 받아 온 적이 있었나 싶네요. 내용이 편하고 쉽게 읽히는 것도 아닌데, 윗 댓글의 원시제님은 정의와 철학이 부재한 시대다 보니 그것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것 만으로는 이 책의 인기가 이해되지 않네요;; 그냥 잠시 흘러가는 유행인가 싶기도 하고......
켈로그김
10/10/04 02:59
수정 아이콘
네놈은 누군데 술먹고 잠자려는 내 머리를 아프게 하느냐....라는 말이 순간 나올 뻔 했습니다;;

보류.. 보류보류보류;;
그 해 철쭉
10/10/04 09:17
수정 아이콘
(저에게는) 본격 대학시절 생각나게 하는 글이군요... ^^;
대학시절에 롤즈를 좀 좋아한 덕분에 (롤즈를 좋아하는 분이셨던) 교수님 수업의 서술형 평가 답안을 잘 써서
A를 두어게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롤즈의 논리 중에 (이 책에서도 지적되지만) 개인의 타고난 부의 정도는 물론이고, 머리 좋은 거나 노래 잘하는 것과 같은
재능 또한 불평등의 원인이니 사회적으로 수정/보완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처음에는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

샌들 교수님의 책도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대학시절 정치사상사 복습 같은 기분이었지만
도대체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많았습니다. 별로 대중적인 주제가 아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원시제 님의 생각과 비슷하게 현재 한국사회의 모습이 - 한국사회 뿐은 아니겠지만 - '정의' 혹은
'올바름'이라는 가치는 '효율' 혹은 '이윤'이라는 것들의 저 뒤편으로 던져버린 꼴이라, 이 시점에서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한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하버드 대학 최고의 수업'과 같이 한국 사람들의 뿌리깊은 사대의식을 적절히 자극한 마케팅도 좋긴 했던 듯...

개인적으로는 '자유주의'보다 더 왼쪽의 입장에서 보는 '정의'에 대한 시각은 논의되지 않는 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물론 미국의 메이저 정치철학 중에 저보다 더 외쪽은 없다시피 한 형편이긴 하니까 샌델 교수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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