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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23 20:07:40
Name 잠이온다
Subject [일반] 설득으로서의 언어
피쟐에 글쓰기 버튼이 무겁게 느껴지네요..

저는 철학쪽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주제넘게 많이 알지 못하지만  제가 공부한 내용을 재구조화시킬겸, 그리고 또 괜찮은 학설이라 글을 써봅니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해라. ~~가 좋다. ~~가 낫다.  
이러한 당위와 가치를 띤 용어들의 해석에 있어 큰 문제거리가 된적이 있습니다.
윤리,도덕에서 말하는 현대이전까지의 학자들은  ~를 해야한다. ~가 낫다 라는 가치를 띈 명제, 당위명제를 자연스럽게 주장합니다.
현대 비엔나학파를 중심으로 해서 이제까지의 사고 방식을 비판하기 시작합니다.

"~ 해야 한다.", "~가 좋다." 등은 무의미한 용어 일뿐이라고 말이죠. (그들이 의미있다고 여기는 명제는 경험적으로 증명가능한 과학적 명제나, 명제안에 포함된 개념을 통해 입증가능한 진위를 판별할수 있는 명제 뿐입니다. 과학과 수학입니다.)

그래서 "~ 해야한다."는 전혀 무의미한 명제이며, 이러한 언어들은 학문에서 제외시켜 버려야 한다고해서 윤리학이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나는 스타크래프트가 좋다." 이말은 제가 아파서 아악 소리지르거나 우는 소리와 다를바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냥 발언자의 감정만을 나타내기때문이죠. 이러한 언어들에게 사실을 서술하는 것은 없고 오로지 정서만을 나타내니까 학문의 영역에서 추방시켜버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학자들을 이모티비즘(논리실증주의자)라고 합니다.
학문으로서의 윤리학을 추방해야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합니다.


여기 논리실증주의자에 반정도만 속하는 학자가 스티븐슨이라는 학자입니다.

스티븐슨은 이모티비즘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당위를 나타내는 명제에도 사실적인 의미가 들어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가 처음으로 말했던것은 예를 들면
" 나는 스타크래프트가 좋다 " 이 말을 풀이하면 " 나는 스타크래프트를 찬양한다 , 너도 그렇게 해라"
" 도둑질은 잘못이다 " 이 말 역시 풀이하면 " 도둑질을 나는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너도 그렇게 생각해라 "

이런식으로 분석하다가 자기 스스로 이러한 유형은 불완전하다고 수정, 보완 합니다.

그는 가치문제와 관련해서 의견대립이 발생하는 경우  자신의 판단을 정당화하면서 , 타인의 의견을 바꾸고자 합니다.
사실 사실적인 진술들 " 물은 100도씨에서 끓는다 " 이러한 진술들은 경험을 통해 검증 가능하지만  "~ 가 좋다" 라는 진술은 이렇지 못합니다.
"~가 좋다." "~가 낫다" 이러한 언어들은 논리적이지 않고 오직 심리적 지지관계 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에처럼 합리적 방법이 아닌 비합리적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것을 설득 이라고 합니다.
"~ 가 좋다." 라는 용어는 상대편에게 사실의 경험을 통해서가 아닌 감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통해 그의 태도를 고치고자 시도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스티븐슨이 보기에 가치명제에는 사실적인 의미 + 정서적인 의미  두가지가 모두 있는데, 사실 어떤한 문제로 인해 의견 대립이 일어났을 경우 사실적인 의미가 불일치한 경우에는 문제가 해결이 쉽게 됩니다. (경험을 통해 검증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사실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정서적인 의미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위에 말했듯이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 하면서 상대편에게 설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제가 하는 말을 통해 타인이 감정에 영향을 받기를 바라는 거죠.
대부분의 의견 대립은 사실적인 + 정의적인 관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두 관계가 논리적인 관계가 아니라 심리적인 관계라서 해결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합니다.

요즘 이런저런 의견 대립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스티븐슨의 설득으로서의 정의에 관해 안다면 조금 더 원만하게 의견대립의 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p.s)  유명한 학자인 듀이나 비트겐슈타인, 헤어 등의 이론을 써보고싶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글 자체가 많이 부족한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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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10/09/23 20:14
수정 아이콘
오! 이거 뭔가 미묘하게 느끼던 부분을 콕 찝어서 설명해주셨네요~!
10/09/23 20:28
수정 아이콘
1. 개인의 신념과 호불호의 문제는 원칙상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
2. 대상이나 사상에 대한 불호의 의견 표출은 호의 의견 표출 보다 더욱 신중하고 완곡한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이정도 전제만 있어도 충분히 상호 존중의 분위기 아래서 의견 교환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봅니다.
무리수마자용
10/09/23 20:28
수정 아이콘
글의 수준이 높아서 그런지아니면 관련 지식이 없어서그런지 ㅜ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m]
Ms. Anscombe
10/09/23 21:36
수정 아이콘
비트겐슈타인이라는 말이 나오니 반갑군요..크크..

"나는 스타크래프트가 좋다 " 이 말을 풀이하면 " 나는 스타크래프트를 찬양한다 , 너도 그렇게 해라" 와 같이 바꾸는 시도는 정말로 철학'과'적인 이야기 같습니다. 사회과학자들이 분석 '기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방식은 논리학자들이 진술을 분석하면서 써 먹은 방식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프레게의 분석이겠죠. 가령, 모든 진술은 '주장 문장'이라고 말하면서 '그는 5개의 사과를 먹었다'는 진술은 '나는 그가 5개의 사과를 먹었다는 게 참임을 주장한다'라는 의미라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이건 언어의 필연적인 구조라기 보다는 영어의 문장 구조의 영향이라고 보는데, 'I believe that~', 'I said that~' 같은 것 말이죠. 하버마스 같은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 말할 것입니다. '나는 A가 참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A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나는 A가 진심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사실 윤리학이 학문일 수 없다는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주장은 맞다고 봅니다. 다만 윤리학으로 이뤄져 온 학문 '체계'에 대한 연구로서의 윤리학은 다르겠죠. 윤리라는 대상 자체가 학문의 대상일 수는 없는 일이죠. 최소한 우리가 학문을 '참'을 추구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한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오류는 윤리가 학문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탐구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나간 데 있습니다. 잘 알려진 '구획의 문제' 말입니다. 이러한 구분은 의미와 무의미가 아니라 과학과 비과학을 가른다는 포퍼의 지적이 옳아 보입니다.

이 점에서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말할 수 없는 것으로서의 윤리의 문제가 대두될 것입니다. 지금 나가봐야 해서 나중에 써야겠군요..
뜨거운눈물
10/09/23 22:08
수정 아이콘
추천 눌렀습니다

이런 학문적인 글이 피지알 자유게시판에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朋友君
10/09/24 00:2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어려우면서도 재미나요. ^^ 종종 부탁드립니다!!
9th_Avenue
10/09/24 03:53
수정 아이콘
일단 궁금한점은 쪽지로 보내서 질문드린 후 .. 추천;; 누르고 갑니다. 굉장히 미묘하게 생각했던 부분의 대답이 된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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