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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5 01:43:27
Name Kren
Subject [일반]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날
월요일에는 머리를 깎았습니다.

심한 근시라서 거울을 보고 조금더 짧게 해달라고 했더니만, 그래도 미용실이라는 곳에서 마치 해병대 머리를 해줬습니다.

군대 입대하는걸로 착각한건지 아니면 엿먹어봐라는 생각인지는 몰라도 참 기분이 상쾌하더군요.

머리를 자른뒤에 계산된 만원이라는 금액이 더 아까워지면서 짜증이 치밀어올랐습니다.

그리고 때맞춰서 날아온 고등학교 동창의 갑작스러운 결혼소식은 참 당황스러워지기 딱 좋더군요.

뭐 그냥 별일 아니라 하기로 했던게 어쩌다보니 갑작스럽게 한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20대 중반의 나는 아직도 자격증시험이나 공부하고 있는 처지인데,

벌써 시험하나 합격하고 결혼을 생각한다는게 참 부럽고 한편으로는 시기도 됐습니다/

뭐 그래도 별수있나요. 제가 못난 탓이려니 생각했습니다.



화요일은 소개팅을 나가기로 했었습니다.

친구녀석은 여자쪽 주선자분 말로는 진짜 예쁘고 착하다더군요.

어차피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 나올 확률은 50%도 안된다는거 뻔히 알고 있었으니까 그냥 나갔습니다.

결과는 뭐...... 그냥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오는길에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왜 그런데 내가 탄 정거장에서 마을버스는 5분을 더 기다려서 가장 마주치고 싶지않은 사람을 마주치게 한걸까요.

그사람은 절 본듯 안본듯 무표정하게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군요.

그리고 하필이면 버스는 그날따라 왜그리도 막히는지 모르겠습니다. 걸어가면 되는데 승객을 가득가득싣고 오래도 가더군요.

그놈의 버스는 사람이 찼는데도 왜 하필 저랑 그사람 사이에는 아무도 안서서 제가 볼수 있게 해놨는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사람은 절 처음 한번 힐끗보고, 그뒤로는 보지않으려고 반대편만 봤고, 전 그냥 하염없이 창밖만 보았습니다.

버스는 달려서 그사람을 내려줬습니다.


그사람은 버스를 앞질러서 횡단보도 앞에 섰고, 버스를 보지않으려는듯 아래를 보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된건지 생각해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없습니다.

왜 난 그때 그 사실을 그사람에게 물어봤고, 그사람은 왜 오해란게 풀렸음에도 날 버린것일까요.

궁금하지만 뭔가 추측도 못하겠습니다.

전 그때나 지금이나 바보짓만 하는듯합니다.

또 말한마디 못건네봤네요.




술생각이 나지만 그냥 자야겠습니다.

공부나 해야되니까요.

다른일을 신경쓸 겨를이 없을만큼 난 급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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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5 03:34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야 어쨌든 다가올 날들에 즐거움이 함께 하시길!
resgestae
10/09/15 10:58
수정 아이콘
저도 20대 중반에 시험공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안그러려고해도 어쩔수 없이 가끔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것도 떳떳하지 못하게끔 느껴지고.. 자신감도 잃어가고

그냥 편하게 생각하는게 답인거 같아요. 지금 이시간에 의미를 최대한 부여해서요..

힘내세요..

아 그리고 우울한 노래 좋아하시면

윤상 노래 들어보세요.. 전 좋더군요

윤상노래 중 "배반"이라는 노래 뜬금 추천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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