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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4 22:02:30
Name 백소
Subject [일반] 그냥, 평범한 하루였어요.

어제 가볍게 술한잔 하고 자서,

아침에 속이 좀 많이 아프고 출근하기가 조금 힘들긴 했지만

힘든 속때문에 아침 대신 포도쥬스 한컵 마시고 나간 거,

얹혀서 몰래 화장실에서 보랏빛 물을 - 입으로 - 쏟아내기도 했지만

어제부터 찾아온 코감기, 목감기때문에

콧물은 줄줄, 목은 칼칼하긴 했지만

그래요, 그냥 평범한 하루였어요.


그런데 오랜만에.. 낮시간에 여자친구가 전화했어요.

이 친구, 이래저래 바빠서 낮에는 통화하는 일이 잘 없거든요.

참 기분 좋았어요. 남은 하루의 반을, 굉장히 즐겁게 보낼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조금 이야기를 하다가,

앞으로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확실치 않은 미래, 그리고 멀어져가는 둘의 감정..

진지하게 이야기한 끝에, 우리는 아무래도 떨어져 있는 편이 낫겠다.. 라는 결론을

내리긴 개뿔... 그냥 차였습니다 ㅠㅠ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슬프기보다는 콱 막힌듯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다기보다는 그냥, 그냥 되게 힘드네요.

오래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입니다.

PGR 여러분들이 기억하시는 이별은, 어떤 것이었나요?



- 자게에는 처음 써보는 글이고, 많이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 힘든 마음에 공감을 얻어보고 싶어서 용기를 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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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사랑해요
10/09/14 22:09
수정 아이콘
그런 감정들...

느껴보고 싶어요.
김익호
10/09/14 22:05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전에 힘들어서 아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은 적이 있네요.
시간이 약이에요. 그 말을 믿고 지내시면 괜찮아 지실 거에요
10/09/14 22:08
수정 아이콘
이별이라...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이들에게 대한 자기방어심리 였는지 뭐였는지

제가 먼저 멀리했던 기억뿐이네요 흑..

왜 그랬어 왜 그랬어...
Brave질럿
10/09/14 22:08
수정 아이콘
전역 4개월 남겨두고

아무리 연락해도 받지 않는 전화에

그저 멍 하게 서있었어요 당직사관이 부르러올때까지
abrasax_:JW
10/09/14 22:22
수정 아이콘
힘내셔요... ㅠ.ㅠ
감성소년
10/09/14 22:36
수정 아이콘
저에게 이별이란 기억이라기 보다는 상상입니다..... 크크......
10/09/14 22:40
수정 아이콘
딱....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 ㅠㅠ
무한낙천
10/09/14 22:47
수정 아이콘
의외로 담담..하기도 해요..
그러다 며칠 지나면 실감이 나기 시작하면서 후폭풍이 몰려오죠
호랑이
10/09/14 22:50
수정 아이콘
감정이 남아있는데 이별을 맞거나 차여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힘들지는 잘모르지만 지금 여친과 지금당장 헤어지면 어떨까 생각해보니 뭘 어찌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군요 힘내세요
카서스
10/09/14 22:53
수정 아이콘
훈련소에서 편지를 받아봤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눈물을 쏟아본것은 처음이였고

더 신기했던것은 그렇게 우는걸 저는 인지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10/09/14 22:53
수정 아이콘
글쓴이입니다.. 늦은 저녁먹고 왔더니, 리플들이 달려있네요.
맘같아서는 한분 한분 정성껏 답글 달고싶은데...
머릿속에서 할 말이 떠오르질 않네요 하하..

잠깐 펑펑 울었습니다. 이제 좀 낫군요.
모두들, 감사드려요.
베스킨라
10/09/14 23:08
수정 아이콘
5년 넘게 사귀던 그 친구와 헤어진지도 벌써 8개월 가까이 되가지만.. 그 당시에도 정말 마음속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 너무 힘들었고,
아직까지도 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그 친구 생각을 할때도 있네요.
다른 좋은 인연이 다가와 주면 빨리 잊어갈텐데..
근데 확실한건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지는 것 같아요. 힘내세요! 화이팅 ^^
응큼한늑대
10/09/14 23:28
수정 아이콘
이제 그만 만나고 싶다, 당신이 싫어졌다. 등등의 그 어떤 설명이나 이유도 없이
그냥 잠적. 해버렸었어요.
그러나 사람사는 일이 그렇듯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듣게 되고 알게 되고 보게 된 후.
나와 헤어진 그리고 나를 찬 이유, 나를 배신한 이유를 명확히 알게되고
그 모든 일들을 나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는게 참 힘들고 마음이 너무 아팠죠.

그러나 이별이라는 것은 당한 사람이 우직하고 의연하게 이겨내야 하는 법.
극단적인 행동, 찌질한 행동 다 좋은데 남는건 후회뿐이더라구요.
그냥 내 일 하면서 생각나면 생각하고, 그리우면 그리워 하고, 그러다 또 내 일 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서 그 사람이 뿌옇고 흐리게 추억된다면

그때는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옵니다.
힘내세요.
더 큰 위로를 못해드려 죄송합니다.
츄츄호랑이
10/09/14 23:42
수정 아이콘
소중한 사람이 떠난다는 건 언제나 참 힘든 일이에요.
저도 차이고 나서 많이 힘들었어요. 후회도 많았고요.
만나는 시간을 항상 마지막처럼 대했으면 후회가 덜 했을까요......
그렇지만 힘든 마음도 지나가는 시간처럼 조금씩 지나갈꺼에요.
저도 그렇게 힘들었던 마음도 이제는 조금씩 괜찮아진걸요.
그러니까 이별에도 지지 말고 야무지게 살아가봐요. 밥도 잘 챙겨 드세요.
네오크로우
10/09/14 23:39
수정 아이콘
모질게 채였다 한들 참 사람이 이상한게 그렇게 돌아선 사람 떠올리면 싫었던 기억 보단 좋았던
행복했던 순간만 자꾸 생각나니 견디기 힘들죠.
그러면서 그때 내가 이랬으면 저랬으면 지금 이렇게 혼자 이지 않을텐데.. 자책도 들고.. 이미 겪은 사람들은
시간이 약이다. 새로운 좋은 인연 생긴다. (사실 이 말밖에는 해줄 말이 없긴하죠.) 라고 다독여 주지만
당장 자신이 힘들어 죽겠는데 그 어떤 위로도 위안이 별로 되질 않긴 합니다.

그냥 계속 아파하고 자다가도 벌떡 벌떡 깨고 밥알이 모래알 같이 느껴지고 무엇을 해도 의욕이 없고..
왠지 사람에게 대한 신뢰도 잃어가고 자신에 대한 자책도 하고..

다들 그러면서 이겨냅니다. 아니 이겨낸다기 보단 그렇게 묻어두게되죠.
힘내세요~~~
SummerSnow
10/09/15 00:04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햇수로 5년넘게 사귄 여자친구와 해어졌네요.
오래되다보니 소원해진 감정...
둘이 좋아하는 감정은 분명 있는데도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힘내세요.
그렁그렁
10/09/15 00:26
수정 아이콘
저도 5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랑 헤어진지 2주정도 됐네요.
요즘 무슨 시즌인가봐요. 유난히 장기간 사귄 커플의 이별소식이 많이 들리네요.

시간이 약이겠지요. 힘냅시다.
10/09/15 00:33
수정 아이콘
의외로 담담했습니다. 슬퍼야만 할 것 같아서 일부러 술을 먹고 슬퍼지려했는데, 슬퍼지지가 않았어요. 그러다가 일주일 쯤 지난다음에 런닝머신을 달리다가 중경삼림의 달리기가 떠올라서 울어버렸고, 그후부터 한달동안 수업을 제대로 듣지를 못했습니다. 30분만 넘어가면 머리속이 여친과의 추억과 안좋은 상상으로 도배가 되버렸거든요. 세달정도 지나니까 이제 다른 사람도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동네노는아이
10/09/15 01:00
수정 아이콘
헤어져본적이 없네요.ㅠㅠ
힘내십시요
저도 힘내서 잘살고 있습니다
헥스밤
10/09/15 01:48
수정 아이콘
하필 저도, 오늘.
10/09/15 10:12
수정 아이콘
이별 시즌인가요..
저도 가슴이 콱 막힌 듯 답답하고 먹먹합니다.
할 일은 많은데 손에 안잡히고 활자는 머리를 그냥 관통해서 뒤통수로 빠져나가는 듯 해요.
나도 모르게 전화하는 내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전화기를 아스팔트에 내려쳐 부숴버리고 싶구요.
굳게 맘먹고 사진을 다 지워버린 내 자신을 머저리라고 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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