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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05 17:37:47
Name 한아
Subject [일반]  최근 본 영화 <애프터 라이프>, <해결사>



        <애프터 라이프>









        크리스티나 리치와 리암 니슨이 나오는 영화, <애프터 라이프>입니다. 리암 니슨이야 워낙 유명한 아저씨라 모르시는 분이 없으실 테죠. 최근 영화로는 <에이-특공대>, <타이탄>정도 있겠네요. 그런데 제 주변에서 크리스티나 리치는 아는 사람 반, 모르는 사람 반이더라고요. 1980년생인 이 배우는 나이에 비해 경력이 상당합니다. 저는 그녀가 사무엘 잭슨과 함께 찍은 <블랙 스네이크 모운>을 보고 굉장히 특이한 목소리의 음색 때문에 간신히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어릴 적 본 <꼬마유령 캐스퍼>의 여자 아이 역할을 했더군요.

        어쨌든 이 탄탄한 두 배우가 투톱인 영화 <애프터 라이프>는 흥미로운 점이 딱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저는 성인이 된 이후 관람등급에 상관없이 영화를 막 본 편이라 별로 의식하고 있지 않았습니다만, 같이 관람한 사람들 중 “‘15세 관람가’에 이런 장면 나와도 되는 거니!”하면서 분노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크리스티나 리치의 노출 신이 여러 번 등장하거든요. 심지어 크리스티나 리치가 유방을 하얗게 드러내고 가슴을 갈라 쿵쿵 뛰고 있는 심장을 움켜쥐는 장면까지 등장합니다. 그 친구가 분개하는 모습을 보고, ‘음, 그러고 보니 이건 15세 관람가였네?’하는 생각은 들더군요. 그렇지만 야하다거나 잔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약간은 몽환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요즘 본 영화들이 <아저씨>,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악마를 보았다> 같은 영화들이니 순간적으로 <애프터 라이프>는 ‘12세 관람가’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았다는.

        두 번째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 영화의 애매모호한 엔딩인데 개인적으로 주변인들에게 ‘낚시 영화’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인셉션>처럼 놀라움의 가미되어있다면 좋을 테지만, 그런 애매함이 아니라 보고나서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애나가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양쪽 다 확신할 수 없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건 그 결말을 뒷받침 해줄 장면들이 탄탄합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장면’이 없는 것이죠. 그래서 관객 입장에선 이 영화가 여간 밥맛없는 게 아니에요. ‘뭐야! 완전 궁금하게 만들어놓고 답을 얘길 안 해줘!’ 사실 이 애매모호함 자체도 영화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메시지와 관통하긴 합니다만, 관객들에게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은 그런 메시지보다, ‘아! 낚였다.’는 기분이 크죠. 아우, 도대체 이게 뭐니.

        세 번째 관람 포인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영화 보는 내내 좋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애나의 남자친구 폴과의 관계를 통해 사랑에 대해서도 짚어 줍니다. 그것들에 관해서 머리에 남는 괜찮은 대사들 몇몇 있어요. 만약 영화를 보신다면, 그런 부분들을 생각해 보시면서 관람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의외로 스크린에 감독의 철학이 많이 묻어나고 있거든요. 이 영화, 재밌는 영화냐 물으신다면, 추천은 못해드립니다. 이야기 진행도 다루고 있는 소재만큼 흥미롭지는 않으며 오히려 루즈한 플롯에 엔딩도 병맛이라 그리 즐겁게 볼만한 작품은 아니거든요. 다만, 리암 니슨의 차분하고 차가우면서도 광기어린 표정의 멋진 연기는 정말 볼만했습니다.

        + 이 남자는 여주인공 남자친구 전문 배우일까요? 이 영화에도 마찬가지네요. (클릭)


























        <해결사>









        이 영화 아직 개봉 안했죠? 그런데 오늘은 스포일러 있습니다. 스포일러 되어도 크게 상관없을 영화긴 하지만, 그래도 주의하세요.

        <해결사>는 제목부터 대놓고 해결사인데 어째서 주인공이 그냥 ‘옆집 <아저씨>’보다 할 줄 아는 게 없는 건지. 그게 너무 불만입니다. 강태식. 설경구가 연기한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그래요. 태식이에요. 공교롭게도 우리는 이미 또 하나의 태식이를 알고 있죠. <아저씨>의 차태식. 두 영화는 액션 영화라는 것만 빼면 닮은 게 하나도 없지만 말예요. 이 영화에서는 심각한 오류는 찾을 수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완성도도 높은 편이고, 이야기도 처음부터 범인이 누군지 탁 까놓고 시작한거라 어렵지 않거든요. 그런데 어찌 이렇게 깊게 몰입하기가 힘든 건지, 그게 살짝 아쉬웠습니다. 정치적 요소가 살짝 들어가 있으면서도, 액션도 그럭저럭, 이야기도 그럭저럭 나쁘진 않았습니다. 이미 범인을 탁 까놓고 시작했기 때문에 머리 아프게 추적할 필요는 없었거든요. 대신 관객들은 주인공 강태식에게 닥쳐온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가 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굉장히 난이도 높은 과제를 던져준 것은 만족스러운데, 정작 주인공은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주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이미 죽어도 여러 번 죽었을 몸이란 말입니다. 마치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스코필드가 벗어나기 어려운 최악의 감옥을 탈출하려고 발악을 하지만, 결정적으로 탈출하게 되는 계기는 스스로가 아닌 누군가 교도소 옆 벽을 폭파시켜버려서 탈출하게 된다는 그런 느낌이랄까. 좀 과장은 했지만 말이죠.

        영화는 짧고 이야기도 구린내 안 나서 상당히 좋습니다. 주인공이 빠진 함정도 상당히 깊게 파놓아서 그런 부분은 흥미롭습니다. 그럭저럭 심심할 때 볼만한 괜찮은 영화정도는 될 텐데, 아무래도 <인셉션>의 ‘엔딩’이나 <아저씨>의 ‘액션’, <악마를 보았다>의 ‘잔인성’같이 <해결사>만의 특별한 무언가는 없습니다. 또 하나의 ‘설경구 영화’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기도... 사실 그런건 좀 뭐하잖아요? 그쵸? <해결사>는 영화보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냥 전형적인 한국식 오락영화, 상업영화 정도면 좋게 평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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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05 18:32
수정 아이콘
크리스티나 리치는 역시 아담스패밀리에서 쵝오!
Dornfelder
10/09/05 18:53
수정 아이콘
애프터 라이프는 흥미로워 보이던 영화인데..
영화 보기도 전에 너무 궁금해서 줄거리를 다 알아버렸습니다. 흑
기존의 영화 방식에 익숙한 대부분의 관객 입장에서는 열불 나는 영화일 수 있겠지만, 설정 자체는 매우 흥미롭네요.
10/09/05 19:05
수정 아이콘
애프터 라이프 오늘 보고 왔는데....
결말은 정말 '니가 생각하는게 결말임'인거 같습니다.
열린결말을 싫어 하는건 아니지만 --'인셉션'이 열린 결말의 좋은 예라면-- 이 영화는 뭔가 '껄쩍지근한' 열린 결말인거 같습니다.
차라리 죽이되든 밥이되든 결말을 알려주던가(대 놓고 정의는 하지 않더라도 결정적인 증거정도라도....), 아니면 반전영화로 만들거나 했으면 더욱 괜찮았을법한 영화네요.
뭐, 애초에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명확한 영화인거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짤방하나가 생각나더군요..
'너는 그저 하루하루 똥만 만들어내는 기계일 뿐이지'
10/09/05 19:57
수정 아이콘
애프터라이프... 정말 찝찝한 열린결말..이란 말 공감가네요 어제 심야영화로 봤는데.. 그닥 나쁘진 않았습니다. 나쁘진 않은데 뭔가 살짝 아쉬운?? 뭐 그정도 영화였습니다. 같이 본 분은 괜찮은 영화다라고 하더군요. 인셉션 보다 더 재밌어 하셨습니다.(전 반대;;)
다음주는 킬러스를 보러갈까 생각하는데 재밌을까 모르겠네요
RealWorlD
10/09/05 20:34
수정 아이콘
해결사에 대한 댓글은없나염 해결사 보고싶은 1인인뎅
아싸리삐약~*
10/09/05 20:52
수정 아이콘
전 어제 해결사를 봤는데요..괜찮은듯해요....진짜 생각안하고 보면 될꺼같아요..
그나저나 형사로 나오신 분의 어눌한 말투가 웃기더라구요..크크 어디에서 본거깉은데
기억이 안나요ㅠㅠ
복타르
10/09/05 20:58
수정 아이콘
해결사 예고편 보니...GTA4 를 다시 하고 싶어지네요. 음...
RealWorlD
10/09/05 21:16
수정 아이콘
그런데 추석개봉영화로 가장기대받고있는 영화가 무적자인데 해결사도 개봉안된거라면 무적자도 같이 있으면좋을텐데~

무적자 완전 기대중이라능!!
deathknt
10/09/05 21:28
수정 아이콘
방금전에 <애프터 라이프>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궁금해 했던것
1. 여자주인공의 코피와 약
2. 여자주인공과 어머니와의 관계, 또는 어머니의 병명
3. 여자주인공의 붉은머리 -> 머리의 상처(?)
4. 남자주인공의 옷에 묻은 와인 얼룩 -> 남자주인공의 최후(?)
5. 과연 꼬마에게는 어머니가 있었을까?
6.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는 노란색과 붉은색의 의미?
7. 장의사는 단순 살인자일까? 사이코패스일까? 아니면 오랫동안 장의사 직업을 하기에는 이미 정신이 망가진것?
8. 만약 여자주인공이 문을 나섰으면, 살려주었을까?
9. 사고 차량에서 나온 인형의 왼쪽귀가 파손이 되었는데, 그 부분을 부각시킨 이유?
10. 실제 꼬마가 여자 주인공을 봤을까?
11. 장의사가 꼬마에게 무덤가로 나눈 대화의 요점?
등등 의문점이 남게 되었습니다.

약간 불친절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영화 전체 분위기가 장의사편에서 그려진 듯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p.s. 끝나기 5분전의 화면만 하더라도 관객들이 좋아하더군요
쿨가이처리
10/09/05 22:41
수정 아이콘
영화관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아직도 아저씨에 대한 인기는 여전히 후덜덜 합니다.
아저씨, 킬러스, 라스트에어벤더, 애프터라이프 순이랄까요..
추석에는 해결사가 아무래도 독식이 예상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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