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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02 07:07:41
Name 타조알
Subject [일반] 담배피다 죽을뻔 했네요 (태풍이야기)
깼습니다.

창밖에는 바람소리, 덜컹거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리길래
'또 비가 오나 보네' 라며 눈을 더 붙이려는데
뭔가 콰직하고 부러지는 소리가 나서 화들짝 잠에서 깼습니다.

창밖을 보니 어두컴컴한 하늘에 뭔가가 막 날아다니는군요.
이게 뭔일이야 싶어서 인터넷에 접속해보니 곤파스라는 태풍이 다가오고 있답니다.
8시경에 강화도에 도착한다고 하고 현재 6시 50분인데, 바람의 세기가 말그대로 장난이 아닙니다.

부랴부랴 창문을 닫고 혹시나 싶어서 테이프를 발라 놓고는
담배를 피러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옥상문을 한손으로 가볍게 밉니다.
안열립니다.
한손으로 강하게 밉니다.
안열립니다.
두손으로 낑낑거리고 밉니다.

컴컴한 하늘에 미칠듯한 속도로 구름이 지나갑니다.
하늘엔 봉지와 신문, 쓰레기 들이 날아다니고 사방에서 쿵쾅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제가 사는 건물은 옥상에서 올라가는 옥탑방이 있습니다.
그 옥탑방으로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서 담배에 불을 힘겹게 붙이고는 경치를 구경(?)하고 있는데,
뿌지직 하는 소리가 납니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옥탑방 계단 천정가리개가 덜렁덜렁 거리고 있습니다.
잠시후 한번 더 강하게 바람이 불자 그 가리개가 부러지더니 회전을 하면서 날아옵니다.

저한테로요 ;;;;;;;

어떻게 피했는지도 모를정도로, 정말 살려고(!!) 피하고는 무서워서 후다다닥 내려왔습니다.


지금은 서울에 살고있지만 고등학생때는 거제도에 살았습니다.
매미라는 큰 태풍이 남해안을 덮쳤고
번개가 학교 운동장의 나무를 반으로 갈라놓고 나자 휴교령을 내리며 집으로 돌아가랍니다.
버스는 운행을 중지했고, 비바람이 너무 강해 앞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살아볼꺼라고 친구들과 팔짱을 끼고는 집으로 돌아가다가
길거리에 세워놓은 간판이 날아와서 맞아 죽을뻔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태풍 때문에 맞아 죽을뻔한게 벌써 두번이군요 ;;

앞으로 바람이 점점 강해질꺼 같은데..
서울권에 사시는 피지알분들.
출근 조심하시고 학교 조심해서 가세요

살아서 저녁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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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너마저
10/09/02 07:09
수정 아이콘
혼자 살고 있는, 담배핀지 나름 8년차인 애연가입니다만...

절대 집 안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는 저의 신조가

오늘로써 날아가버렸습니다;; 이거 밖에서 피다간 죽을거 같아서요;

타조알님 몸조심하시고 별탈없이 영향권 벗어나시길 빌겠습니다. ㅠㅠ
다시 시작하기
10/09/02 07:13
수정 아이콘
장례식장을 다녀왔습니다.
사정이 있어서 장지까지는 못가고 발인 후에 경희의료원을 나섰는데...
눈앞으로 우산 두개가 날아가고, 경희대 정문앞은 초토화...
집앞 아파트단지까지 왔다고 안심하다가 뒷통수에 나뭇가지를 맞았습니다.

오늘 장거리 운전을 해야하는데 진정 무섭네요.
방과후티타임
10/09/02 07:11
수정 아이콘
웅 웅 거리는 소리때문에 평소보다 2시간이나 일찍 일어나서 티비보고 있네요. 왠 바람이 이렇게 부는지.......
Han승연
10/09/02 07:40
수정 아이콘
전 집이 아예 전기가 나가버린..그래서 피시방으로 도망왔습..
다다다닥
10/09/02 07:40
수정 아이콘
지하철 1호선이 죽었슴다 -_-;;

등교 도중 피시방으로 도망왔습니다...
반니스텔루이
10/09/02 07:48
수정 아이콘
시끄러워 죽는줄;;
OutOfControl
10/09/02 07:56
수정 아이콘
나오는데.. 아파트 유리창이 깨져서 우수수 거리로 쏟아지더군요. 집 유리도 나가고 ㅠㅠ 엘레베이터 눈 앞에서 고장 나고..충격과 공포네요.
어머니의아들
10/09/02 08:29
수정 아이콘
면접보러 가야합니다.

부디 제 시간에 멀쩡히 도착할 수 있길 빕니다.
10/09/02 09:06
수정 아이콘
왠지 닉네임 때문에 더 걱정이 됩니다....;;

저는 전라도 광주에 있는데, 이곳은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가 고비였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사정권에서 벗어난 것 같네요..

윗지방에 계시는 분들 대비 철저하게 하시길 바랍니다..

살아서 저녁에 만납시다.. (2)
10/09/02 09:07
수정 아이콘
한 시쯤 잠들었는데 새벽 세네 시경에 깨어서 밤을 새고 잠시 비바람이 잠잠한 틈을 타 출근했습니다.
본가에 연락했더니 베란다 담벼락이 무너져서 차 유리문을 박살냈다네요.-_-
진심으로 무서워 죽을 뻔했습니다.
지금도 무서워요.
퇴근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나 없는 동안 집은 무사할지...
주인집에 들러서 집에 계시면 틈틈히 집 좀 챙겨달라고 하려고 갔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벌써 다 출근하셨나...ㅠ_ㅠ
델몬트콜드
10/09/02 09:27
수정 아이콘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교회는 십자가가 꺾여서 달랑거리네요..덕택에 마을버스가 돌아서 온다는걸 기다린지 30분만에 알고 달렸다는.ㅠㅠ
담배피는씨
10/09/02 09:33
수정 아이콘
아침에 일어나니.. 전기는 나가 있고..
아파트 계단으로 내려 오는데.. 계단 유리창문은 바닥에 떨어져 깨져 있고..
아파트 앞 공원에는 한 4미터 넘는 나무가 뽑혀 있더 군요..
모두들 바람 조심 하세요..
Jay Yang
10/09/02 09:35
수정 아이콘
어우 전 담배피우다가 담뱃재가 눈으로 들어가 눈알 뽑힐 뻔 했어요..
9th_Avenue
10/09/02 10:01
수정 아이콘
새벽에 바람소리에 깨서 담배피러 나갔는데... 구름이 빨리 지나가는 걸 보고 입만 벌린채 재미있게 봤던..
전 좀 이상한 거군요
goGo!!@heaveN.
10/09/02 10:17
수정 아이콘
저도 태풍 매미가 올 때 거제도에 있었습니다.
말년 병장에 조금 다쳐서 의무실에 있었는데 정전이 되더니 창문 깨지는 소리가 나더군요.
다음날 전 장병 대민지원나가는데 동참했는데 말이 안나왔습니다.
배가 집으로 들어와있고, 해수 욕장이 없어졌으며, 개를 묶어두었던 대문이 통째로 날라가버렸습니다;;
다들 조심하세요.
구름비
10/09/02 12:57
수정 아이콘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큰일날 뻔 하셨네요;;
저도 거제 토박이라 태풍 매미를 거제에서 겪었습니다.
다른 것 보다 정전이 일주일 정도 계속 되는 바람에 고생한 것 생각하면 정말...
저희 집은 거제대교 바로 근처였는데 딱 저희 동네 입구까지만 전기가 들어오고 말더라고요.
그때 거제 시민들이 한전 상대로 단체 소송을 건다고 했던 것 같던데...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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