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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31 15:25:09
Name 켈로그김
Subject [일반] 분실의 제왕.
술을 마시고 정신을 놓으면, 몸도 덩달아 가벼워집니다.
왜냐면, 몸에 걸친(혹은 소지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기 때문이죠..;


어제 저는 가방을 잃어버렸습니다.
여자친구가 박봉을 쪼개서 사 준 '에X콰이어' 세일가 26만원의 럭셔리함을 자랑하는 크로스백을 잃어버렸습니다.
아마 택시에 놓고 내렸지 싶습니다.
지금은 각지의 에스콰이어 매장에 전화를 걸어 똑같이 생긴 가방이 있냐고 수소문을 하고 있지요..;
(혹시 에스콰이어 매장에서 근무하시는 PGR러가 계시다면... 어쩌면 불쌍한 제 목소리를 들으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넵 -_-;;)


그 가방은. 말하자면..
여자친구의 생일에 제가 선물한 가방에 대한 답례로 여자친구가 선물을 해 준,
그 날 분위기는 무척이나 훈훈했던... 전설속에서나 나올,

[ 잃어버리면 평생 구박받을 위엄쩌는 가방 ] 이지요. ㅠㅠ


이 글을 쓰면서,
"여기 에스콰이어 역대 가방 목록링크가 있습니다. 잘 찾아보시고 재구입 하셔요 ^^"
라는 몹시도 친절한 리플을 바라는 마음도 사실 2%정도 있습니다...;
하늘도 내 마음을 아는지 천둥번개에 폭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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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김에 자폭 하나.

여태까지 술을 먹고 잃어버렸던 것 중, 가장 이야깃거리가 될만한 거라면.. [ 바지 ] 되겠습니다.

때는 2001년 가을.
당시 하루라도 안 보면 섭섭했던 술친구 폐인촌장과 그 날도 신나게 달려주고,
6차.. 마지막으로 폐인촌장네 집 = 폐인촌에서 달리고 있었습니다.


폐인촌장은 먼저 잠이 들고..
혼자서 술잔을 홀짝거리다 급하게 쏠린 저는, 1차부터 5차 까지의 안주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합니다.
방에는 라XX꾸 침대가 있었는데, 제가 개워낸 내용물들이 침대 아래로 스물스물 기어갔고,
주워와서 기르던 이름없는 강아지는 침대 밑에서 덜덜거리고 있었지요.
(스타 2 미션, "초신성" 이 이 컨셉을 제 허락도 맡지 않고 차용했더군요. 저작권료 내놔라 어흥~)


제가 술마시면 참 착한게...
그 상황에서 저는 제 몫으로 주어진 이불을 희생해서 이름없는 강아지를 지켜주었습니다.
이불로 토를 감싸안았지요. 저수지가 되었습니다. 씹다 만 곱창이 둥둥 떠 있는..


그러고 집에 가려고 일어나는데, 친구가 잠에서 깨서 상황을 보고 놀라더군요.
(저를 보는 그 표정을 사진을 찍어뒀어야 하는건데..)

여튼 친구는 자고 가라고(치우고 가라고) 저를 잡았고,
저는 "집에 가서 반성할께 친구야" 라고 말하고 그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바지는 왜 없어진건지 다시 써 봐도 당최 알 수가 없네요..


비가 그쳤네요.
저도 슬슬 제정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러분도 하루 잘 보내세요.

아.. 내 가방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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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티타임
10/08/31 15:30
수정 아이콘
우산을 자주 잃어버리는데, 요즘 사용하고잇는 우산이 하도 낡아서 잘 펴지지도 않게 되버리는바람에 잃어버리면 사야지 하고 있는데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고있다는 본문과는 별 상관없는 리플을 남겨봅니다.
그나저나 글만 읽어도 느껴지는 더러움이 있네요. 상상해버렸잖아요
올드올드
10/08/31 15:32
수정 아이콘
제 능력으론 이정도 링크밖에는....
http://www.esquire.co.kr/esq/info_detail.asp?gbrand=7&gitem=4&x=28&y=14
이중에 있기를 바랄뿐~
Aeternus
10/08/31 15:28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왠만한 물건은 거의 잃어버리지 않는 편인데.. 지포 라이터만 수차례(5~6번) 분실했었죠.. 흐..
전에 여친이 첨 사준 지포라이터 분실하고 뻔뻔하게 또 사달라고 했던 백만년전 기억도 살짝 나는군요..
(뭐 지금은 솔로입니다만..ㅠ) 가방건은 부디 잘 해결되시길 ^^;;
The Drizzle sold out
10/08/31 15:33
수정 아이콘
전 술 취하면 인간성을 잃어버려서;;;
대구청년
10/08/31 15:37
수정 아이콘
작년에 목욕탕갔다가 결혼반지를 잃어버린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찾긴했지만 당시로는 아찔아찔;;
10/08/31 15:51
수정 아이콘
살면서 잃어버린건 지금 살고 있는 집 열쇠랑 엄마가 선물해주신 반지 인데
둘다 잃어버리고 집에서 어찌나 구박을 당했는지..
특히 반지는.. 엄마가 처녀때부터 끼시던걸 물려받았는데 받고 그다음날 잃어버리고 와서..
눈물로 엄마한테 싹싹 빌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진짜 신기한게 끼고 있던 반지가 어떻게 없어지죠???????
10/08/31 15:54
수정 아이콘
저도 몇달전에 택시에 가방두고 내렸었어요.
택시번호도 회사도 몰라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카드사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택시회사에서 제 지갑에 있는 카드의 회사에 연락을 하고
카드사에서는 번호조회해서 제 연락처 알았다면서
XX택시회사에서 연락왔으니 찾아가 보라고 했었어요.

좀 기다려보세요. 연락올지도 모릅니다
이세상은말야
10/08/31 17:11
수정 아이콘
지갑 잃어버리고, 거기 주민등록, 운전면허증, 각종 카드, 공인인증서...들어있을때가..
제일 난감하죠. 다시 만드는데...시간이 아득하니..귀찮고
10/08/31 17:13
수정 아이콘
저는 잘 잃어버리는 편인데 잃어버리면 다 되돌아와요 신기하게~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어떤 친절한 분이 집까지 찾아와서 주고 가시고, 한번은 택시에서 짐이 하도 많아서 가장 중요한 가방을 놓고 내린 적이 있는데 나중에 웬 아파트 단지 나무에 내용물 모두 멀쩡하게 남아 걸려있는걸 경비아저씨가 발견하기도 하고;;
가장 신기했던 건 고등학교 때 체육대회를 하는데 그 넓은 운동장에서 어머니가 사주신 반지를 잃어버렸거든요.
근데 그걸 제 친구가 어디서 주워서 자랑스레 끼고 왔더라구요;; 핸드폰 잃어버려도 꼭 누군가가 찾아주고.
딴 얘기만 잔뜩 했는데;; 일단은 똑같은 가방 발견하셔서 다행이네요. 무사히 해결되시길 바래요ㅠㅠ
3배빠른
10/08/31 17:44
수정 아이콘
저도 분실의 제왕 (+ 도둑맞는 것도 자주 당하는) 인지라 이 글이 너무 공감갑니다.
전 되게 황당한 루트로 물건을 많이 잃어버렸는데요,

예를 들어,
PC방에서 옆자리 의자 위에 가방을 두고 그 위에 외투를 벗어서 덮어뒀는데, 업무를 다 마치고 (하필 그날 집 PC가 고장나서 급한 사무를 동네 PC방에서 처리해야 했습니다. 놀러간게 아니에요!) 옆자리의 외투를 치워내보니, 그 아래에 있어야 할 가방이 없어졌더라~ 라는 얘기라든지 (참고로 그 안에 디카 - CONTAX i4R RED라고 굉장히 이쁘고 희귀한 -, PSP, 전자사전 등이 있었어요. 당시가 2005년이니, 다들 당시 기준으로 최신기기였죠)
2006년 메탈리카 내한공연 때, 같이 놀던 미군들이 절 번쩍 들어 서핑을 시켜줬는데, 잠실 스타디움을 서핑으로 한 바퀴돌고 나니 주머니 깊숙히 넣어뒀던 초콜릿폰이 없어졌다! 라는 얘기라든지
여름날, 자취방의 창문을 열어두고, 밖에서 보면 보이긴 하지만 '창가에서 적당히 떨어진 위치' 에 지갑을 놓고 잤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방충망은 열려있고 지갑이 휑하니 없어졌다! 라는 얘기라든지
지인의 결혼식 날, 축의금을 뽑기 위해 은행에 들렸다가 깜빡하고 현금인출기 위에 NDSL을 놓고 나왔는데, 아차! 싶어서 약 1분만에 되돌아가니 NDSL은 이미 증발해버렸다! 라는 얘기 등등

그나저나, 무엇보다도 이 글이 공감가는 이유는
저도
[ 잃어버리면 평생 구박받을 위엄쩌는 가방 ]
을 2주 전에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시력검사를 받으러 안과에 왔다가 실수로 두고 나왔는데, '아차!' 싶어서 병원으로 돌아간 시점엔 이미 누가 그 가방을 가져가버린 후였던 겁니다!
여자친구한테는 '짐이 너무 많아서 본가에 두고 왔다' (사실 본가에 내려갔다가 시력검사를 받은 거거든요) 라는 말도 안되는 뻥을 쳐놨는데, 정말로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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