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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18 08:56:23
Name FK_1
Subject [일반] [여행기] 2009년 몽골 고비사막 - 4일차
안녕하세요 ~
오늘 아침도 출근하자마자 4일차 여행기를 올립니다.

=====================================================================  

2009년 8월 25일..

어제 수다떠느라 늦게 잤지만 추워서인지 다들 빨리 일어나버렸다.
이른 아침부터 게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경치도 보고 사진도 찍는 여행객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게르 앞 쪽의 언덕에서 찍은 전경. 하늘이 참으로 가깝다. - H양>

언제나처럼 빵과 따뜻한 음료로 배를 채우고 출발 ~ !!

이제는 뭐 초원이고 돌맹이사막이고 별로 신기할 것도 없고 그냥 차에서 잠만 늘어지게 자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앉아서 잠을 자는 것은 예사고 H양은 물을 마시기에도 힘들게 미친듯이 흔들리는 차에서
일기를 쓰는 괴력-_-을 발휘했다.

시간이 되면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중간에 차를 세웠다.
사실 원래라면 이렇게 길에 차를 함부로 세우면 굉장히 위험하겠지만 이 곳이야 그럴 걱정이 없다.
서로 마주쳐 지나가거나 옆을 지나가는 차가 하루 전체를 봐도 손에 꼽을 정도니까.

오유나가 점심 준비를 하는 동안 난 차에서 잠을 더 청했지만 우리 팀원들은 옆에 있던 바위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언덕 중간에서... 누가 차를 버리고 갔다 -H군>


<언덕 꼭대기 바위에서 Y양과 H군  - Y양>

참치와 콘샐러드가 들어간 덮밥을 맛있게 먹어치운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 남고비에 다 왔는지 돌맹이사막에서 모래사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고운 모래와 돌맹이가 다소 섞여있었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야말로 100% 모래사막의 언덕이 옆쪽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옆쪽으로 봤던 그 언덕이 바로 홍고린 엘스다. 홍고린 엘스는 남고비에 위치한 100km가량 이어지는 거대한 모래 언덕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찍은 홍고린 엘스 - H양>

우리는 고비여행 중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초반에는 그레이스가.. 이때부터는 푸르공이 앞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앞서서 가는데 언젠가부터 따라오는 그레이스가 보이질 않아 중간에 차를 세웠다.
10분.. 2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자 우리는 오던 길을 되돌아 갔다.
역시나 문제가 발생해있었다.
사막이 모래가 많아져서 그레이스 뒷바퀴가 모래에 빠져버린 것이었다.
사막 한복판에서 핸드폰이 터지지도 않고 길이 일정한 것도 아니라서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


<뒷 바퀴가 빠져버린 그레이스 - H군>


<빠진 쪽에 천과 판자를 대고 있는 안카 - L군>

뒷 바퀴에 천과 판자를 앞쪽으로 대고 그레이스 앞쪽과 푸르공 뒷쪽을 굵은 줄로 연결시킨 후 푸르공은 앞에서 끌고
사람들은 뒤에서 차를 밀었다. 다행히도 쉽게 차가 빠져나와서 금방 출발할 수 있었다.

다시 출발한 우리는 굉장한 모래바람을 만났다.
얼마나 바람이 심한지 바람과 함께 날려온 모래들이 창문을 때리기 시작했고 중간중간에 자그마한 돌맹이까지 섞여서
창문이 깨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운전석을 포함해 바깥의 시야가 굉장히 제한적이어서 뭐가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우리의 바에르만 아저씨는 전혀 개의치 않고
언제나 그렇듯 몽골 가요(우리나라 트롯트같은 삘이 나는..)를 신나게 따라부르며 게르를 향해 엑셀을 밟았다.

그렇게 우리는 홍고린 엘스를 옆에 두고 쭉 달리다가 하룻밤을 지낼 게르에 도착했다.
원래대로라면 이 날 낙타를 타고 홍고린 엘스를 올라가야했지만 이 날 모래바람이 워낙에 심해서 불가능했다.
덕분에 뜻하지 않은 긴 휴식시간이 주어졌고 팀원들은 몇몇은 자고 몇몇은 모래바람에 대비해서 마스크에 두꺼운 옷 등
중무장을 한 채 사진을 찍겠다며 주변을 돌아다녔다.


<우리가 머물렀던 게르의 전경 - Y양>


<이 곳에서는 낙타를 타고 홍고린 엘스를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다. - L군>


<게르 근처에서 찍은 홍고린 엘스. 몽골이 다 그렇지만 눈으로 보기보다 미친듯이-_- 멀다. - L군>


<완전 꼬마애들이 낙타를 아주 잘 다룬다. 역시 기마민족-_-? - H군>


<다른 곳에서의 염소나 양과 다르게 완전 순했던 양 - L군>


<몽골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고양이. 몽골에서는 고양이를 싫어한다고 한다. - Y양>


<홍고린 엘스 앞쪽. H군은 그 새를 못 참고 걸어서 홍고린 엘스 앞까지 갔다.- H군>

각자 휴식시간을 보낸 우리는 저녁으로 일종의 스프에 두꺼운 난처럼 생긴 빵을 곁들여 먹었다.
먹기 전에 비쥬얼과 냄새가 범상치 않아 머뭇거리는데 아무거나 맛나게 잘 먹는 H군이 덥석 먹어보더니 매콤하니 맛있다고 하자
다들 먹어보기 시작했다. 정말 비쥬얼하고 냄새는 좀 그랬지만 맛 자체는 먹을 만했다.


<이상한 비쥬얼의 스프와 빵 - Y양>

저녁을 먹고 바깥으로 나가니 모래바람이 그쳐있었다.
바람 한 점없이 좀 추운 서늘한 날씨였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 날도 달빛이 더욱더 밝아보였다.


<홍고린 엘스 위에 뜬 달 - H군>

우리 팀원들 .. 이제는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밤이 되면 다들 알아서 나온다. 크크
로라와 클라라를 제외하고 나머지 팀원들이 모여서 보드카를 마시며 별도 보고 수다도 떨면서 놀았다.

이 날은 다른 날보다 보드카를 많이 마셨는데 C양이 완전히 취해버렸다.
평소에 C양에게 I love you 를 남발하던 그레이스 운전기사 안카까지 앉아서 한창 술을 마시는데
H양, L군 그리고 나는 너무 춥기도 하고 졸려서 게르로 먼저 들어가잤다.

이후에 H군과 Y양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국 H군과 Y양도 자리를 떳고 C양과 안카만 남았는데 왠지 안카가 만취한 C양을
자기 차로 데려가 몹쓸짓-_-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리가 끝날 때까지 H군과 Y양은 술자리를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크크크

이렇게 술자리가 끝나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역시 전날부터 추워진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역시나 옷과 양말을 몇개나 껴입고 자도 꽤 추웠고 겨우겨우 잠들 수 있었다.

다른 날과 다르게 그저 죽어라 달리기만 해서 아쉬웠던 이 날 하루는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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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切唯心造
10/08/18 09:03
수정 아이콘
볼 때마다 느끼지만 부럽네요
몽골 한 번 가보고 싶네요
10/08/18 09:38
수정 아이콘
심한 몸살 중이어서 에어컨 바람이 극도로 싫어지는데
사진들을 보니 저 몽골 한가운데서 드러누워있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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