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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15 05:07:20
Name 한아
Subject [일반] 요새 본 영화 단평들 part II






     요새 본 영화 단평들 part II












        6. 마법사의 제자 The Sorcerer's Apprentice

        음, 사실은 이 영화가 무슨 영화인지도 몰랐는데, 아는 동생이 상영 하는 영화 중 무작위로 골라서 같이 봤어요. 니콜라스 케이지가 이런 영화를 찍었더군요(...). 일단 상영관을 나와서 당황스러웠어요. 굉장히 뭔가 엄청나게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아주 많이 지나갔는데, 영화는 하나도 재미가 없었거든요. 특히나 CG를 쓴 장면 같은 경우는 수려하기도 하고, 굉장히 잘 만들고 멋진 장면도 많았는데 말이죠.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장면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렇게나 재미없을 수가 있나! 하는 거예요. 같이 본 친구도 ‘재밌긴 한데, 재미없다?’ 같은 실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요. 일단 이야기나 설정 자체는 정말 하나도 매력 없어요. 요즘 아주 유행하는 판타지의 설정과 이야기와 똑같거든요. 해리포터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뉴욕에 살고 있는 아웃사이더 너드(nerd)한테 어느 날 착한 마법사가 찾아와 넌 선택받은 놈이야, 하고 마법사로 만들어줘요. 근데 악당이 주인공 여자 친구랑 착한 마법사를 괴롭히죠. 악당은 정말 엄청 강한 마법사인데요, 주인공은 선택받은 자라서 막판에 그냥 이깁니다. 어떤가요? 재미있을 것 같나요? 여기서 더 쓰고 더 읽으면 저나 여러분들나 왠지 손해일 꺼 같아요. 지금생각해보니 왠지 초등학교 저학년정도 되는 어린친구들에게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군요! 니콜라스 케이지는 아동영화를 찍은 거였네요. 성인인 제가 영화 선택을 잘못한 겁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도록 할게요.



        7. 솔트 Salt

        안젤리나 졸리의 신작입니다. 할리우드의 여전사로는 개인적으로 밀라 요보비치를 더 선호하지만 우리 졸리 누님 역시 한 액션 하는 여배우십니다. 그런데 <솔트>는 말이죠, 그냥 완벽히 액션영화에요. 좀 많이 우려먹긴 했습니다만, 예고편에서 보여준 CIA내의 러시아 첩자 설정은 언제나 그랬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긴 했어요. 도입부도 ‘오, 이거 어쩌면 괜찮을지도?’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갑자기 ‘요이, 땅!’하는 순간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숨도 한 번 안 쉬고 내지릅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플롯 한 번 뒤집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플롯 한 번 더 뒤집고, 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또(!) 다시 뒤집고, 또 뒤집고... 관객들에게 정신없이 잽을 계속 먹이다가, 스트레이트 한 방 먹이고, 또 재빠르게 수많은 잽들을 날리고 스트레이트를 던집니다만, 결정적인 KO 펀치가 결국에 안 나오네요. 별거 없이 액션과 뒤집기가 반복되다가, 엔딩은 병맛!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을 정말 제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만, 같이 본 지인들 중 가장 흥미로운, 동시에 충격적인 영화평은 ‘이제 졸리도 늙었구나!’였어요. 특별한 생각 없이 영화관 가서 즐겁게 보기에 아깝지 않은 순수 액션 영화입니다만, 요즘 <솔트> 보기에는 다른 영화들이 너무 재미있지 않을까요?

        

        8. 이끼

        저는 이 영화 괜찮게 봤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엔 원작을 보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 중 하나일수도 있을까요? (지금은 웹툰 봤습니다.) 얼마나 원작이 볼만하기에 영화가 그렇게 논란이 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괜한 설레발은 아니었더라고요. 하지만 보기 싫을 정도로 원작을 거의 숭배하는 식의 의견도 있어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죠. 그런데 애초부터 원작이랑 비교하기엔 두 작품이 지향하는 부분이 너무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원작과 같은 느낌을 기대한다면, 영화보고 좀 실망하실 지도. 원작이야긴 그만 하고, 일단 영화를 보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역시나 러닝타임입니다. 일을 마치고 심야로 봤는데 이 영화 언제 끝나지 하고 시계를 몇 번이나 들여다봤네요. 지루했다기보다는, 보면서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네요. “뭐지? 궁금하다, 궁금해.”하면서 계속 집중해 보고 있는데, 이야기는 갈수록 깊어져만 가고. 유해국(박해일)이 마을의 비밀을 하나씩 캐낼 때마다, 이야기가 해결 될 조짐이 보이는 게 아니라, 또 비밀이 한 뭉텅이 나오고. 그렇다고 템포가 빠르다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놓치지 않고 끝까지 봤다는 건 역시 어느 정도 흡입력이 있었단 이야기겠죠. 그런데 영화에서 이런 식으로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은 경우에 일반적으로 급하게 마무리하느라 엔딩에서 아주 큰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영화 <이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듀나 씨가 “원작 이끼의 참고서 버전”이라고 까더군요. 원작을 일일이 다 설명만 해놓았다고. 그 말을 부정할 수는 없긴 한데, 원작을 모르는 저 같은 관객들에겐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었습니다.

        배우들에 관해 할 이야기도 많지요. 특히나 영화 <이끼>는 말예요.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 빼면 <이끼>에는 남는 게 별로 없거든요.) 일단 캐릭터들의 기본 설정 자체도 너무 매력 있었고요. 강우석 감독이 각각의 인물들을 꽤나 깊이 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관객이 다른 영화들보다 캐릭터에 대해 상당히 입체적으로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정재영이 이장 역을 하게 된 건 의외였습니다만, 그래도 제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역할을 잘 소화해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박해일이야 뭐, 그 캐릭터 어디로 가나요? 박상호(석만), 김준배(성규), 유해진(덕천) 이렇게 세 명의 조연들도 굉장히 빛났습니다. 워낙 다들 강렬해서, 주연이 다섯 명이라고 해도 인정해주고 싶네요. 특히나 석만이 벌건 대낮에 해국을 집에서 죽이려 한 뒤, 이후 추격하는 장면과 덕천이 이장을 배신하는 순간은 정말 멋졌습니다. 또 영지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는데요, 원작과는 다르게 영화는 결국 영지의 이야기가 되지요. 엔딩장면 속 흐뭇한, 의미심장한 그녀의 미소(?)가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네요.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은 만큼 길어진 러닝타임이 마음에 안 듭니다. 이 작품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다면 깔끔하고 예쁘게 잘라서 요새 인기 있는 미드들같이, 소위 말하는 ‘간지 나게’ 각색할 수 있었을 텐데요. (그랬다면 강우석 감독이 얼마나 더 많은 욕을 먹어야 했을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이 <이끼>의 결과물을 보면, 왜 감독이 1분이라도 더 줄일 수 없었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여기서 더 잘려나갈 때마다 영화에서 핀트를 맞추고 있는 캐릭터들의 스토리들이 뎅겅뎅겅 잘려버릴 테니까요. 원작의 다른 좋은 부분을 포기하고, 그나마 캐릭터들에게 집중하기로 했는데 그것마저 허술하게 세워놓으면 그건 이 영화 자체로서의 매력이 증발해버리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보여준 캐릭터들이 대여섯이나 되니깐, 휴~ 러닝타임이 그럴 수밖에 없는 거예요. 무슨 16부작 TV 드라마도 아니고 말이죠. 그렇다고 해리포터처럼 1부, 2부 나누어 개봉할 수도 없는 성격의 영화에요. 왠지 영화 본 관객들의 원작 논란이 이해가 되고, 기분 탓인지 무언가 9.8% 맘에 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작정 원작이랑 똑같은 잣대로 비교하며 까야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말이죠, TV영화프로에 나온 강우석 감독의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인터뷰는 눈꼴 시리긴 했어요.



        9.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

        “영화 자체가 거대한 에러”, “유일한 장점은 러닝타임이 84분이라는 것” 평론가 이동진 씨의 평이 강렬합니다. 이분도 저처럼 대부분의 영화 재미있게 보시는데, 이렇게 혹평 안하시거든요. 또, 그런 평가에 매우 공감합니다. ‘얼마나 재미없기에 쓰레기라고 불릴까?’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고사2>를 결국 봤다는 것이 제 스스로에게 미안하고, 안타깝네요. 제가 얻은 거라곤 ‘정말로 그렇구나!’하는 작은 깨달음 정도였습니다. ‘에이, 설마 그 정도냐!’라고 하시겠지만, 후... 더 할 말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신과 신 사이가 서로 연결조차 제대로 안 됩니다. 각각의 장면을 이리저리 던져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등장인물들의 관계도 아무리 좋게 생각해줘도 서로서로 기본적으로 연결도 안 될뿐더러,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의 반발심을 불러올 정도로 어이가 없어요. 명색이 공포영화인데 등장인물끼리 끈덕지게 묶으려는 그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영화 중반에 증발해버려 끝날 때까지 안 나오는 선생님도 있고,(그렇다고 죽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중간부터 사라졌어요.) 전학생으로 나오는 윤시윤은 마치 주연인 것처럼 영화 포스터에서 한가운데 서 있어놓고, 하는 짓도, 역할도 아웃사이더입니다. 반 전체와 애초부터 따로 놀아요. 아 참, 주인공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그것조차도 헷갈립니다. 분위기상 티아라 지연이 주인공이 맞는 듯싶은데, 제가 분명 영화를 봤는데도 주인공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네요? 주인공에게 몰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스포트라이트도 없습니다. 중간 중간에 주인공의 과거를 보여주는 플래시백이 있긴 한데, 그 장면들이 오히려 방해가 되었달까요? 영화 보는 내내 ‘지금 이 장면이 왜 여기에?’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네요. 보통 그렇다면 영화 속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마지막 부분에는 그런 장면들에 대한 궁금증의 해소라도 있기 마련인데, 오히려 영화 막바지에는 ‘엑?! 이건 또 뭐야! 키읔키읔’하게 만듭니다.

        이런 영화에서 어떻게 스토리의 개연성을 찾고, 더 나아가 공포를 찾습니까. 제가 예전의 여고괴담 시리즈에 관해 이야기 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영화 속 공포라는 게 그냥 피 버무린 긴 생머리 여고생 천장에 매달아놓고 파란 조명 비춘다고 무서워할 사람 아무도 없어요. 관객들이 영화보다 빵 터져서 웃어요. 유머러스한 장면이라 웃었다면 좋았겠습니다만, 어이가 없어서 웃어요. 내가 내 돈 내고 이런 거나 보고 있다니... 하시는 생각인 듯싶어요. 아무리 그래도 장르가 공포인데, 여성 관객들의 비명도 아예 안들립니다. 소리 지르는 대신, 대놓고 웃는 소리는 처음 들어봅니다. 여성관객들이요. 정말이에요. 장면이 연결이 돼야 인물들한테 몰입이 되고, ‘어머나 쟤한테 뭔가 엄청 심한 짓을 할 것 같아, 안 돼! 꺄-악!’ 아무리 못해도 이 수준의 연결이라도 해줬어야 하는데, 이건 최소한의 몰입조차 안 되니, 관객들이 “뭐야? 쟤는 왜 죽어?” 합니다. 그냥 걸리는 대로 막 죽여 버리니 관객들이 납득하기가 힘듭니다. 가장 끔찍해야 할 살해 장면도 참 귀여워요. 검은 그림자가 그냥 툭 밀어서 죽이고, 충분히 피할 수 있어보이는 걸 희생자가 억지로 얻어맞아서 죽어주고.

        게다가 전교에서 공부 잘한다는 특별반 아이들을 모아놓았다면서, 학생들이 하나씩 살해당하는 와중에 학교에 갇혔으면서, 부탄가스로 자물쇠로 잠긴 철문 폭파시킬 위험천만+용감한 발상은 하면서, 왜 멀쩡한 창문 열고 탈출할 생각은 못했는지, 일단 그것부터 물어보고 싶어요.(하긴 이건 고사1때부터 그랬군요.) 영화 속 대사에 나오거든요. ‘학교가 무슨 감옥도 아니고...’ 네, 맞습니다! 학교는 감옥이 아니잖아요. 근데 왜 안나가고 그런 생고생을. 기본설정 자체가 에러라는거죠. 황정음, 윤시윤, 지연은 연기 경력이 짧거나 순수 연기자가 아니니, 아직 시나리오 감별하는 눈이 부족하다거나 본인의 출연 영화 결정권이 약하다고 칩시다. 김수로 씨는 이런 영화 찍어놓고, 예능 토크쇼에서 ‘우리 영화 대박을 기원’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김수로 씨는 하루빨리 ‘예능’에서 다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10. 아저씨
        

        레옹은 우유를 마시죠. 태식이는 서울 우유를 마십니다. 차라리 대놓고 마시던가, 소심하게 서울 우유 몇 번 비춰주고 맙니다만. 어차피 <레옹>과 비교될 거라면 당당하기라도 하든지요. 하긴, 원빈은 장 르노가 아니죠. 저는 이 영화 보고 나서 참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신선한 장면도 있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액션은 꽤나 볼만합니다. 기존 한국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영화 속 대사들이 정신을 확 깨게 만들 정도로 이질감이 확 오더군요. 안 그래도 대사 몇 마디 없는 원빈의 그 멋진 입술에서 어찌 그런 최악의 대사들만 나오는지. 김새론 양의 대사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대사들이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둘째 치고, 듣는 순간 관객이 스크린 밖으로 탈출합니다. 왜냐고요? ‘아, 이게 영화구나.’ 하는 걸 대번에 알아차려버리거든요. 실제로 전혀 쓰지도 않는 낯선 글귀들을 너무나도 어색하게 대사로 쓰고 있으니, 관객이 ‘내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중이구나.’ 하고 확실히 느껴질 법 한 대사들이에요. 다른 말로하면 영화에 몰입하고 싶어도 몰입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번역한 외국어 대사 그대로 읊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액션에는 확실히 신선함을 느꼈지만 그 외 모든 것들이 너무 진부해요.

        그 후 부터는 영화관 관객들은 원빈의 화보집 감상과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오~ 너무 잘생겼어! 너무 멋있어!’ 이미 영화 속이 아닌 밖에서 원빈을 바라보는데, 그가 왜 그렇게 소미 구출에 집착하는 건지에 대한 개연성이야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렸거든요. 소미가 잡혀가야 원빈이 멋있게 싸우고 구해줄 것 아닙니까. 어차피 소미가 안 잡혀갔다 해도 정말 당해도 싼 나쁜 놈들이긴 하니까요. 그런데 원빈이란 배우가 도대체 얼마나 멋있느냐면, 그 멋있는 모습에 관객들이 매료되어 영화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거예요. 도대체 원빈이 영화를 찍었는지, 영화가 원빈을 찍었는지 구분이 안갑니다. 영화 속 설정 상으로 아주 질 나쁜 축에서도 가장 최악인 악당들(이지만 실제론 완전 개그 캐릭터가 되어버린 악당들)에게 잡혀간 소미가 걱정돼야 할 텐데, 사실 별로 걱정이 안 됩니다. 그 악당들에게 감금당하고, 착취당하는 불쌍한 아이들에게도 최소한의 감정은 느껴야 할 텐데, 그 어린이들조차도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아요. 원빈의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서, 도대체 이번엔 어떤 식으로 멋지게 움직여서 이 멍청한 악당들을 순식간에 베고 패면서 족칠까 하는 궁금증 밖에 안 떠오르거든요. 그리고 역시나 거듭될수록 계속해서 농도가 짙어지는 호쾌한 액션은 관객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거든요. 후반부의 악당 중 가장 착한데 가장 쎈 외국 킬러(?)과의 격투는 정말 환상적이라고 할 정도로 짜릿합니다. 그나마 관객들이 반응하는 다른 장면들은, 꽤나 잔인하게 표현된 부분들 - 소미네 엄마의 시체가 장기가 다 비워지고 꿰매어진 채로 트렁크에 실린 장면이라던가, 후반부의 소미의 망막을 채취하려고 안구에 메스를 들이대는 장면 - 아니면 원빈이 정말 너무나도 멋있게 나오는 부분들 - 그 유명한 배에 힘주고 삭발하기, 부인이 살아있을 시절에 깔끔한 외모의 원빈 등 - 입니다.

        위에서 이미 호평한 액션에 대해서 솔직히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 본 시리즈나 기타 액션으로 호평 받는 영화들은 물론 액션 그 자체도 준수합니다만, 영화의 관객과의 호흡에 있어서 정말 생동감 있는 장면 구성을 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따라가기가 어렵지 않아요. <아저씨>의 액션은 분명 액션 자체가 매우 깔끔하고 신선하고 (리얼 잔혹하게 표현되었고) 굉장히 짜릿하기까지 해서 매우 좋았지만, 그 액션을 따라가는 영화 전체의 흐름은 그렇게까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짝패> 같은 영화가 그저 ‘스타일리쉬하게’ 스턴트맨들을 두들겨 팬다고 좋은 액션영화라고 칭찬받지는 않거든요. 이 역시도 영화가 <아저씨>만의 장면이 아닌 어떤 진부하고 관습적인 부분만 뒤쫓다가 만들어진 안타까운 공백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지금 개봉한 영화들 중에는 아저씨가 가장 입소문 타고, 꼭 봐야 될 영화로 퍼질 거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실제로도 그런 분위기이고요. 화끈하고 파괴적이면서도 절제된 멋진 액션으로 당연히 죽어 마땅한 최악의 저질 악당들을 시원시원하게 쓰러뜨리니깐 남성 관객들이 환호 할 것이요, 그냥 대충 서있기만 해도 너무나 아름다우신 우리 원빈느님이 간지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에 여성 관객들은 뻑이 갈 것이니.


        + 제가 저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가 덧붙이더군요. “넌 대사가 저질이라 확 깬다고 했지만, 이미 원빈같이 생긴 애가 나온 이상 이건 시작부터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야, 알았어? 젠장!”








        

        (글이 길어져 잘려버리는 관계로 인셉션 부분은 따로 작성할게요.

        바로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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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만나러갑니다
10/08/15 11:39
수정 아이콘
본문 내용중에 '이분도 저처럼 대부분의 영화 재미있게 보시는데'를 보면
글쓴분은 대부분영화를 재미있게 보신다고 했으나
막상 영화에 대한 평가를 보니 다 혹평하시네요........

아니면 그만큼 요즘 영화들이 다 졸작인건가요??

따지는건 아닙니다^^;;
야광충
10/08/15 17:5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영화들 중 아저씨를 제외하고는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저씨에 대한 평가는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이빨에 낀 고기처럼 불편했던 게 바로 대사 자체의 어색함이었군요. 하지만, 그런 모든 것을 떠나서 한국 영화 역사상 다시 나올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멋진 액션씬들은 더 상향 조정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속된말로 '부왘'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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