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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5 07:44:37
Name 이적집단초전
Subject [일반] 진보가 유능한 이유.
  유시민 후보는 장관시절 업무평가에서 역대 최고의 복지부 장관이었다는 평가를 얻었고 정치적으로도 연금법등 중요 이슈에서 특히 여론전에서 유능함을 보이면서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치적 능란함을 과시했습니다. 게다가 재경부에 끌려다니던 의료민영화 이슈를 단칼에 잘라내는 과감함등 여러 역량을 보였지요.

  심상정 후보는 얼굴은 노회찬이지만 두뇌는 심상정이라는 평가를 얻으면서 민노당 정치인이면서 정책통으로도 이름이 높았고 참여정부의 외환정책의 실책을 찌르면서 건설적 비판으로 실질적으로 09년 외환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되었고 삼성 비자금 문제를 정면으로 파해쳐서 국회의원의 주특기인 비리색출에도 높은 능력을 보였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서울의 기업규제를 교묘히 활용하면서 여러 기업들을 수도권에 유치시켰고, 지방자치단체 특유의 연고주의와 부패를 척결하고 깨끗한 행정을 보였으며 정치적으로도 수도권의 이익을 사수하며 도민들에게 높은 평가를받았고 업적평가, 지자체장 지지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유능'합니다.  그것이 이번 경기지사 후보들에 대한 저의 개인적 평가입니다. 김문수 후보야 현직이었으니 당연한 것이지만 유시민 후보는 사실 급조된 후보인데도 경기도의 여러 정책적 사안에 대해서 이미 해박하게 파악하고 있더군요. 단순히 언변만 뛰어난게 아니라 진짜 열심히 공부한다는 분위기를 풍깁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사람 중 한사람만 이길 수 있다는게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저사람들은 유능할까요?

  진보이기 때문입니다. 저 세사람은 모두 운동권 시절의 동지로서 유시민후보의 가족들이 김문수후보의 옥바라지를 했고 김문수 후보는 심상정 후보의 결혼을 중매하기도 했지요. 이런 동지들이었지만 결국 모두 보수, 리버럴, 진보로 그 가는 길이 갈라지게 됩니다. 그 길도 쉽지 않았지요. 김문수 후보는 보수적인 풍토에서 항상 색깔론으로 공격받으며 비주류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유시민 후보 역시 민주당내 아웃사이더로서 위치했고, 심상정 후보는 조직의 핵심이었지만 정당 자체가 비주류였지요. 저는 이들의 유능함의 원천이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비주류라는 것.

  생존환경이 거칠거든요. 사실 한국사회 특유의 인적 카르텔은 어디에서나 있습니다. 일정 그룹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외부와 담을 쌓고 자신들만의 독점적인 위치를 만들어 그 속에서 일종의 불로소득을 얻습니다. 그리고 능력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정치적 위치로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합니다. 사실 이건 어느사회에서나 존재하지만 선진국 레벨의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 이런 성향이 심한 편이지요. 그런데 저 세사람은 그런 서클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사람들입니다. 결국 그런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실력뿐이지요. 다른 이들이 그 위치안에서 안주하고 있을때 저사람들은 실력을 갈고 닦았습니다.

  거기에 한가지 더하자면 마이너, 좀 더 정확히는 소수라는 것 도 크지요. 17대 국회에서 최고의 에이스로 꼽힌 심상정, 18대 최고인 이정희 의원이 전부 민노당 출신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현 정치계의 허리를 맡고 있는 여, 야 정치인들의 다수가 386출신입니다. 그 중에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는 그런 의원이 수십명씩 있지만 민노당에서는 지난번에는 10명, 이번에는 5명입니다. 그 좁은 문 안에서 뚫고 이만큼 두각을 드러낼 정도면 유능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쪽'은 어중이 떠중이에게도 밥을 먹여 주지만 '이쪽'은 에이스가 아니면 얼굴도 못내미니까요.





덤. 지방선거 이야기.

*결국 인센티브의 문제입니다. 지방의회나 지자체가 수준이 떨어지는 것도 유권자들의 묻지마 정당투표 때문이 사실 크지요

*정치에서도 독점의 해악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지방 정치가 부패하고 무능한 이유는 한 당이 그 지역을 독점하기 때문입니다. 유권자 보다 중요한게 중앙당의 연줄이니 제대로 된 정치가가 나오기 어렵지요. 그나마 깨끗했던 수도권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독점하니 바로 줄줄이 비리로 다들 잡혀가더군요. 지자체장의 42%가 비리로 기소되었지요.

*이번 선거에서 공중전 만큼이나 신경써야 할게 바로 지방의회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경상도는 민노당, 민주당 의원을 뽑고, 전라도는 한나라당, 민노당 의원을 뽑고, 수도권도 좀 열세 정당의 지방의원을 뽑아야 덜 해먹지요.

*'사람은 모두 쓰레기며 잠재적 범죄자다. 그러니 서로 감시해라' 이것이 민주주의와 정당제도의 근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퍼슨은 천재였어요.

* 그렇기 때문에 만약 민노당이 정권을 잡고 의회에 150석을 장악하면 오히려 한나라당 보다 더 자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덤2.
김문수 후보가 토론의 본좌 유시민 후보와의 티비토론을 할 때 오세훈, 안상수 후보는 토론을 거부했습니다. 짜증나는건 유권자의 알권리릴 존중하는 것 보다 무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선거전략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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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U Happy ?
10/05/15 07:56
수정 아이콘
세 사람의 이야기는 처음 듣는군요. 훈훈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제 표는 한사람에게로 향하고 있군요.
꼭 투표하겠습니다 ~ ! ^^
10/05/15 08:58
수정 아이콘
진보는 비주류라 유능하다. 재미있군요.. 세 후보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참 흥미있네요~
BonJwaLoaD
10/05/15 09:44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
어디서든 소수가 의견을 피력하려면, 다수보다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야 하죠.
비주류이기 때문에 유능하다.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공고리
10/05/15 09:58
수정 아이콘
덤2 동감합니다. 토론 거부 욕나오지만 좋은 선거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못하는 토론 나와서 표 깍아먹느니 안나와도 됩니다. 묻지마 투표를 하고 그 사람들이 찍어주는 사람들이 자신인데
뭐 열심히 할 필요없죠. 씁쓸하지만 사실이죠.
pErsOnA_Inter.™
10/05/15 10:01
수정 아이콘
사실 유능한지 무능한지는 잘 모르겠고..
한명숙, 유시민, 송영길 후보가 더 청렴한것 같아서 지지합니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 사람 하나가 유능하다고 일처리 척척 잘될거 같습니까. 절대 아니죠.
피라미드의 꼭지점이 청렴하다면 그래도 좀 낫지 않겠나요.

그리고, 한나라당 지지도 좋은데.. 지금 아파트값 오르는거만 생각지 마시고,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사는가를 조금만 생각하시고 한나라당 지지했으면 좋겠습니다.
WizardMo진종
10/05/15 10:43
수정 아이콘
오세훈/안상수 씨는 똑똑하네요. 뭘하면 불리해지는 지를 알고있으니.

김문수 도지사 일 잘하는걸로 알고있지만 그거라면 유시민 후보가 뒤질이유가 없죠.
10/05/15 10:4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그나마 깨끗했던 수도권도` 라고 하셨었는데 전 수도권이라고 더 깨끗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수도권이든 아니든 견제나 감시 없으면 x판되는 건 마찬가지죠; 원래 더 깨끗했고 말고를 따질 건 아니라고 보네요...
10/05/15 11:00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뇌 정화되는 글이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fd테란
10/05/15 11:12
수정 아이콘
잘 읽고 갑니다.
10/05/15 11:53
수정 아이콘
토.... 토본 유시민 후보...!!!
10/05/15 12:0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척박한 환경에서 무능하기가지 하면 살아남을 수 없겠죠.
결국 무능해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세력에 비해 쪽수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T.T

덤2에 덧붙이면 링 위에서 싸우지도 않으려는 비겁한 자들은 투기장에 오를 자격도 없고 지지해서도 안되지만..현실은..
그깟 공놀이에서도 전투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바로 2군으로 강등되는데 말입니다..
빨간 우체통
10/05/15 12:34
수정 아이콘
유시민에 대해 "복지부장관 시절 일 때문에 싫어." 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말 들으면 웃음밖에 안 나오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의 열에 아홉은 의료 민영화 추진 전력 때문에 그렇다는데,
그전에는 어디서 언뜻 들은 건 있고 정치 얘기에 한 마디 끼고 싶기도 해서 으쓱하여 내뱉는 말로만 생각했으나,
최근 심상정마저도 시민단체의 수상경력(?)을 사례로 이런 식으로 까는 거 보니 하하 참...-_-;;;
그때나 지금이나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세력의 핵심은 재경부이고,
그때나 지금이나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이 복지부인데 말이죠.
특히 유시민의 경우 의료민영화에 대해 보고를 받고는 바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찾아가서는
"이거는 제가 안하겠습니다." 하고 단호히 말씀드렸다고 하죠.

토론에서 언변이 중요하지만 뛰어난 언변만 가지고는 토론의 달인이 될 수 없겠죠.
기본적으로 그 자신이 걸어온 길에 정당성과 철학이 존재해야
많은 경우 진흙탕 싸움이 되는 정치가 사이의 토론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들 간의 토론은 학식의 높고 낮음을 가리는 경우보다
처신의 올바름과 정책의 합리성 등이 더 많이 언급 되어지기 때문입니다.


한편 유능의 방향성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겠죠.
백성의 마음을 헤아릴 것인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을 것인가.
지난 현실은 그 일 많이 하고 잘했던 노회찬과 심상정이 그래서는 안될 지역에서마저;;;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그들 클래스라면 다들 엄친딸이고 엄친아인 마당에,)
자신을 위해 유능할 것인가, 타인을 향해 유능할 것인가...
그래도 진보라 불리는 세력 중에서 타인을 위해 유능하고자 하는 이들이 좀 더 눈에 띄기에,
한번쯤, 두번쯤 그들에게도 희망의 신호를 보내도 괜찮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언제의 누구들처럼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을 향해 몸을 돌려 허리를 숙일 이가 나타나리라.

"아, 이 길이 아닌갑다."

사람은 신호에 반응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까 진보에게든 보수에게든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사람이 있다 싶으면
그들에게 투표를 해야 정치인들이 착한 척 내숭 떨며 타인을 위해 유능해지는 이들이 늘어날 겁니다. (응?;;;)
10/05/15 12:54
수정 아이콘
본문도 재미있게 읽었고 붉은 우체통님 댓글도 신선하군요!
켈로그김
10/05/15 13:03
수정 아이콘
엄옹이 사실은 진리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거군요.. 5:5.
信主SUNNY
10/05/15 16:11
수정 아이콘
전 김문수 지사에 대한 악감정은 별로 없는데,
김문수지사의 직속라인이라 할 수 있는 차명진의원의 발언때문에 김문수지사도 마음에 안듭니다.
차명진의원이 어떤 말을 했길래 싸잡아서 마음에 안드는 지는, 이곳 자게에 차명진으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08년 글부터 보시길 추천합니다.
10/05/15 16:56
수정 아이콘
몇년만에 로그인해서 글을 남겼네요. 깔끔하고 잘 정리되었으며 적절한 길이의 글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정치에 대한 근본적인 무관심이 너무 뿌리깊게 박혀 있어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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