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좋다, 독서가 좋다

당연하듯 말하지만 구체적으로 왜 좋은가 하는 질문에는 사실 확실한 대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격, 정서의 함양? 굳이 독서가 아니라도 뭐.. 실제로 독서 예찬론자들은 저런 논지를 펴다가 반박을 많이 당합니다.
책에 얼굴 처박고 있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회 경험을 해보는게 더 도움된다고,, 맞는말 같기도?? ;;

별다른 동기 없이 독서에 심취하는, 진정한 의미의 '독서가'들은 단순히 즐겁기 때문에 독서를 한다고 말합니다.
좋은 이유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독서가 사회적으로, 보편적으로 이렇게까지 권장될만한 이유로는 그다지 좀...

아무튼 확실한 이유도 내세우지 못하면서 독서를 권장하기만 하니.. 독서 권장이 씨알도 안먹히는 사회가 된 것이고,,
혹은 독서를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일단 '실질적인 유익한 점'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니까,,, 당장 사는데 큰 도움이 안될거 같은
문학이나 인문사회학 서적은 외면하고,, 실용서랑 자기계발서만으로 우르르 몰리는 양상이 벌어지죠,,

그런 책 말고 문학을 읽어야해.. 라고 말해도,, 왜? 라고 하면,, 마땅한 답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왜 독서가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일까요? 왜 실용서나 자기계발서보다는 문학이나 인문사회학 서적을
읽어야 할까요.



일단 제가 생각하는 독서의 유익한 점은 이렇습니다.

저는 독서를 그렇게까지 많이는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하는 편인데(늘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중이니까요), 독서하는 경향이 특이합니다.

취향이나 좋아하는 작가, 뭐 이런것도 없습니다. (사실 좋아하는 작가가 있기야 하지만, 어쨌든 특정 작풍이나 주제, 성향에 대한 편식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냥, '세계적으로 훌륭하다고 평가받은 문학'이면 닥치고 읽습니다.
주로 고전을 읽고, 가끔 손에 딱 잡히는 책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뭐 이런 문구 있으면 얼씨구나 하고 읽어버립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읽다가, 이런 일들을 겪게 됩니다.

1. 평소에 관심도 없었던 인간이나 사회문제와 관련된 심오한 주제를 다루는 책을 읽게 되고
그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됩니다.

2. 평소에 관심있었던 주제이긴 하나 그 주제에 대해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한(혹은 그런 관점을 가진 등장인물이 나오는) 책을 읽고
그런 새로운 관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3. 문학의 경우(특히 굉장히 잘쓴 문학의 경우), 등장인물들의 관점이나 성격, 상황 등에 쉽게 스스로를 이입시킬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새로운 주제들과 관점에 대한 접근 내지는 내면화가 쉽게 이루어집니다.


즉, 책을 통해 다양한 가치관과 이데올로기, 혹은 사회적 의식들을 내면화하게 된달까요,,

그리고 '좋은 문학'이 좋은 문학일수 있는 핵심 근거로, 그런 책들에서 다루어지는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관점들은
대체로 매우 공정하고, 올바른 것이고 개인이 내면화하면 매우 유익한 기능을 발휘할만한 것들입니다.

물론 좋은 문학 중에서도 약간의 편향성 내지는 과격한 이념성을 가진 책들도 있기는 합니다.
물론 그런 책들도 '그런책만' 읽을 경우엔 문제가 되지만, 다양한 관점을 가진 여러책들과 함께 읽으면
한 개인이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서 공정하고 폭넓은 관점과 이해의 안목을 가질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되지요.

독서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는, 그런 다양한 관점과 주제들에 대해 제대로 체험하고 느끼고 생각해볼만한 기회를 가지기가 어렵습니다.
좋은 문학을 읽는 것은 바로 그런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기에 유익하다고 할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왜 사회적으로(보편적으로) 필요한 일인가?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해서 그런 다양한 인간과 사회의 문제와 주제들에 대해 폭넓은 이해와 관점을 가지게 된다면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엄청나게 달라지겠죠. 한 개인이 잘먹고 잘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큰 영향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오직 그 문제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실용서가 낫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죠. 그러나 '너(개인)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인간 전체에 있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하는 것이 틀림없이 유익한 변화를 만들어 낼거라 믿습니다.

이 사회는 온통 문제 투성이죠. 그래픽노블 <왓치맨>의 문구를 인용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어느새 세상은 끔직한 것들로만 뒤덮이게 되었다.' 정말 세상이 그렇습니다.
독서가 희망입니다. 사람들이 독서를 통해서, 다양한 세상의 문제와 인간의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자기 중심적인 관점이 아니라 폭넓고 공정한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게 되었을때, 세상의 모든 문제들은 해결될거라 믿습니다.

"책을, 더 많은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