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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20 03:10:34
Name 박루미
Subject [일반] 두부이야기
일단 음악 관련글은 약속대로 3시에 폭파했고요
그냥 가기 뭣 해서 오늘은 두부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고기보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저는 자신있게 두부를 꼽습니다.
항상 퇴근할때나 어디 출장갔다가 집, 연구실로 복귀할때도
마트에 들려 언제나 두부 한 모를 사오는 것이 일이 되어버렸지요
김치만 있다면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남으면 찌개를 끓여먹을 수도 있지요, 청국장이나 돼지찌개나...

예전 대학 재학시절 긴 자취생활 중에
오래도록 제 영양분이 되어준 분이기도 하지만(고기가 가장 고픈
자취생들에게 단백질 공급원으로써는 만점에 가까웠던...)

막상 생각해 보니 지금도 두부는 역시나 생두부가 가장 맛있습니다.
물에 데치지도 않은 그 파릇한 향의 두부를 그대로 먹기 좋게
사각모양으로 썰어서 넓은 접시에 둥그렇게 펼쳐 담은 뒤에
잘 익은 묵은지를 썰어서 살짝 볶은 뒤에 놓고, 갓 지은 쌀밥을
얹어서 먹으면 그야말로 그 물리지 않는 신비의 맛이란

마치 혓바닥에 정신연령스톰을 휘갈기는 듯한 신김치의 짜릿함과
그것을 버퍼링으로 때려서 후딱 덮어버리는 크립의 치유력 마냥
부드러운 두부의 맛이 일품입니다. 게다가 뜨끈한 밥의 지원사격은
미각의 도포 위에 미천하게 남아있는 맛들을 싹 긁어서 심연 속으로
쳐박아 버리시지요

캬...

(두부를 익혀먹다니!! 그런 잔혹한 짓을 ㅠㅠ 그것은 두부님을 두우번 쥑이는 거빈다)

오래 묵혀두고 나름 빨래타이 100년산이라 붙인 싸구려 마주앙 와인을
처치할 때도 두부는 참으로 좋은 음식입니다.
그리고 손님이 찾아왔을 때 급하게 술상안주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푸짐한데다 손도 많이 안가는 식품이기도 하지요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머리만 아픕니다. 요새는 모두부도 좋지만
순두부도 참 좋더군요, 그런데 순두부는 그냥 간장만 뿌려 먹어도 좋지만
살짝 데치는 것이 더 맛이 고소하고 좋더군요, 모두부와는 달리 말입니다.
종지에 순두부 살짝 데친 것을 고대로~ 엎어놓고
위에 마늘 간장을 살포시 뿌린 뒤, 이 녀석의 머리를 수저로 찍어서
아니면 수저로 날려서 자신있게 한 움큼, 혓바닥으로 휘감아서 굴린뒤에
입천장에 대고 남은 조각들을 부숴봅시다!

이것은??

아...

이것이 인생의 담백함 이로군요

두부만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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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꾸라꾸
10/04/20 03:29
수정 아이콘
저희집은 두부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데 부모님께서 97년부터 하셨으니 어느덧 15년차네요. 전 그래서 그런지 밖에서 두부를 절대 안 사먹습니다. 정말 맛이 없거든요. 암튼 제가 두부집 아들로 살아온 15년 동안 느낀 것은 두부란 너무도 좋은 고단백질 음식이자 여성분들에게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랑 받는 완전체 음식이란 겁니다. 앞으로 두부 많이 많이 사랑해주세욧!!!!!!!! 더불어 저희 식당을 방문해 주신다면 더욱 좋겠구요 우하하
엔뚜루
10/04/20 03:36
수정 아이콘
두부 생각하니 또 막걸리가 생각나는군요.
겨울철에 군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하고 복귀 행군을 100km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말 힘들게 걷고서 도착하니 부대 연병장에 살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막걸리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생두부에 김치가 안주로 나왔는데..
평생 그때 먹은 생두부와 막걸리의 맛은 잊을수가 없습니다.

요즘은 어머니께서 손수 두부를 만드시는데 생각보다 손이 상당히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걸 요 근래 알았습니다.
그래도 맛은 정말 일품이더군요!
하얀마음 밟구
10/04/20 03:47
수정 아이콘
으미~ 이 야심한 밤. 넓디 넓은 사무실에서 홀로 당직을 스는 어린양을 시험에들게 하시는 군요.
6시간 뒤 퇴근하면서 꼭 집에 가기전에 두부 한 모를 사러가야겠군요.
볶음 김치는 어제 해두었으니 ~ 모두가 분주하게 일하는 오전에~~
삼겹살이나 꾸워 먹어야 겠네요.
forgotteness
10/04/20 04:48
수정 아이콘
생두부를 먹으려면 일단 두부가 좋아야...;;;

시중에 파는 두부는 생으로 먹을만한게 잘 없는게 사실이죠...
그리고 요즘은 중국산 콩이다 뭐다해서 시중에 파는 손두부도 믿기 어려운것도 사실이고...;;;

이런저런 걱정을 들기 위해서는 시중에 파는 두부는 살짝 데쳐서 먹는것도 좋죠...
어쨌든 두부김치는 진리의 반찬 중 하나죠...^^


시골에 놀러가서 바로 만들어 낸 뜨끈뜨끈한 두부에 김치를 싸먹는 그 맛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도 족히 남죠...^^
10/04/20 05:24
수정 아이콘
두부는 좋은콩도 콩이지만 간수가 제대로 된곳이 별로 없는거 같아요...
응고제를 쓰는곳이 대부분이라 직접 만든다고 해도 시골에서 먹는 두부맛이랑 많이 다른거 같더군요..
그래도 뭐..두부는 좋은콩이나 간수등을 떠나서 뜨거울떄 먹는게 가장 맛있긴 합니다 ㅠㅠ
10/04/20 08:42
수정 아이콘
수퍼 등지에서 파는 일반 판두부는 정말 맛이 없습니다. 두부 냄새도 거의 없고.. 시장에서 방금 만들어 파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손두부가 저한텐 최고죠. 순두부 하니 대학 다닐 때 공학관 지하 식당서 팔던 순두부찌게가 생각나네요.. 나름 인기였는데..
Who am I?
10/04/20 08:45
수정 아이콘
정말 따끈따끈한 두부는 그냥 간장 하나만 있어도 맛있지요. 흐흐흐-
지금은 시장과 멀리 살아서 그런걸 맛볼 기회가 없는게 아쉬워요. 마트따위에서는 절대 팔지 않는 그런건데 말이지요....

아아...두부김치 하니까 아침부터 소주생각납니다.ㅠ;
10/04/20 08:55
수정 아이콘
근데 두부는 정말... 우리나라보다 중국이나 대만에서 맛있는 거 같더군요.
종류도 정말 많고 달게도, 짭짤하게도, 탕수처럼도 튀겨도 먹는데 맛도 좋고요.
ThinkD4renT
10/04/20 09:20
수정 아이콘
방송 잘 들었습니다...

두부... 좋죠... 일단 콩으로 만든건 저 개인적으로 다 좋아하고 그중에 특히 두부를 좋아합니다...
콩으로 만든건 거의 우유와 버금갈 정도의 완전식품으로 알고 있는데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몸에 좋습니다...
저는 없어서 못 먹는다는... ㅡㅡ;;
애이매추
10/04/20 09:49
수정 아이콘
저도 두부 완전 사랑합니다. 영화에서 출소하고 두부먹는 장면 보면 맛있겠다는 생각부터 해요.
집앞에 30년 전통 두부집이 있어요. 제가 우리동네를 사랑하는 이유중에 하나죠.
지후아빠
10/04/20 10:05
수정 아이콘
두부회사를 다니는 입장에서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저또한 두부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비싸서 잘 못먹습니다...
싼 일반 판두부는 정말 맛이 없는데다가 뭘로만드는지도 의문스럽고...
당연한 얘기가 되어야하지만 전 우리회사에서 나오는 두부만 사먹습니다. 어제가 돌이였던 제 아들에게도 우리회사 제품만 먹이구요~

그리고 중국산 콩으로만든 두부... 사실 중국산 콩이 가장 좋은 콩중에 하나입니다. 중국이라는 선입견이 들어가서 그렇지요...
콩에서만큼은 그 선입견을 없애고자 수년간 노력했지만 중국산이라는 꼬리표는 정말 극복하기 어렵더군요... 결국 포기 단계입니다.
10/04/20 10:29
수정 아이콘
두..두부...-ㅠ-.. 전 역시 된장찌게나 두부찌게에 들어가는 두부나 순두부가 제일 맛있는것 같습니다.
땅과자유
10/04/20 11:11
수정 아이콘
저도 두부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파는 두부 중에서는 풀모사가 만든 두부가 가장 입에 맞는것 같아서 즐겨 먹고 있습니다.
혹시 두부김치도 있지만 쉽게 요리처럼 해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예를 들어 두부를 좀 크게 썰어서 기름에 대충 지져 간장소스에 올려 놓고 그 위에 가쓰오부시를 살짝 얻어먹어도 손 많이 안가지만 좋더라구요. 좋은 요리법이 있으면 공유좀 해주세요.
10/04/20 12:00
수정 아이콘
진짜 맛있는 두부는 역시 생으로 먹어야 하지만, 막상 시판중인 두부중에는 생으로 먹을만한게없어서;;;
그냥 저는 인근 마트가서 900원짜리 마트표 두부를 사온뒤 프라이펜에 살짝 기름을 두르고 두부를 구워 먹습니다.
생으로 먹기는 좀 그렇고 이렇게 먹는게 은근 맛있더군요. 특히 구울때 양면이 약간 바삭할정도로 구워서 초간장에 찍어먹으면 기가 막힙니다!
10/04/20 12:21
수정 아이콘
저는 순두부찌개만 보면 환장을합니다...
KIESBEST
10/04/20 12:30
수정 아이콘
저도 학교 식당에서 밥먹을 때 몇년간 빠지지 않고 점심메뉴로 순두부찌개만 사먹었을 정도로 두부를 좋아합니다. (친구들이 딴것좀 먹으라고 뭐라하던데...그래도 먹어도 먹어도 맛있습니다. 두부는^^;)
밀가리
10/04/20 13:03
수정 아이콘
중국에서 초우도푸(썩은 두부) 드신다면 진정한 두부의 왕으로 인정해드리겠습니다. ㅠㅠ
일상과 일탈
10/04/20 16:40
수정 아이콘
두부 너무 좋아요... ^^;;;
생경도도
10/04/20 20:07
수정 아이콘
서울에 두부 잘하는 집 없나요? ㅠㅠ 저도 생으로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맨 위에 라꾸라꾸님의 집도 좌표 좀 쏴주셨으면 ㅠㅠㅠ....
아, 마트 같은데서 손두부라고 해서 판으로 잘라 파는 건 어떤가요? 시장에서도 그렇게는 하던데... 괜찮은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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