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4/19 16:05:57
Name 버디홀리
File #1 영원불멸박철순.jpg (0 Byte), Download : 66
Subject [일반] [야구] 야구를 보면서 울었던 기억.........





위 사진은 아주 오랫동안 제 휴대폰의 대기화면이였습니다.

박철순의 스토리를 쓰려는 글은 아닙니다.
요즘 두산의 성적이 좋아서였는지 문득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날짜도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무척 더웠던 여름밤인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시원한 바람이 부는 시즌 후반기 였던것 같기도 하고...

1992년은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주제에, 무시무시한 슬라이더로 리그를 제압하던 염종석이 단연 화제였고
잠실에서 염종석을 상대로 고전하던 날, 그날 제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게임은 팽팽했고, 염종석은 무려 연장 13회까지 가는 접전이였지만 혼자 완투하며 완투승을 따냈던 날이기도 합니다.

요즘에야 강팀 소리를 듣는 팀이지만 그 당시의 OB는 말 그대로 암흑기 시절이였고,
건너편 상대팀 응원석에서 들려오는 'OB바보" 소리에 늘 속상해 하던 시기였습니다.

박철순 선수는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의 스토리에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타 팀팬들에게 조차....
부상의 정도가 일반적인 야구선수들에게서 나타나는 부상 정도가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났고, 팬들 앞에서 볼을 던져 주었습니다.

OB가 연장까지 가면서 염종석을 상대하던 날, 관중들은 그저 의미없이 박철순을 외쳐댔던것 같습니다.
그냥 그가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역시 큰 소리로 외쳤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짓말 같이, 정말 거짓말 같이 그가 등장하는 것이였습니다.
그가 등장하는 모습에 관중들의 환호성이 어찌나 컸었는지 지금까지 야구장에서 그렇게 큰 함성 소리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가 뚜벅뚜벅 걸어나올때 바보같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주위에도 꽤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렸었고....

그날 경기는 결국 염종석의 13회 완투승이였는데, 그때부터 선수들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던것 같습니다.
늘 좋은 성적을 바래지만 그러진 못했더라도 수많은 경기에서 선수들은 나에게 감동을 주었고
멋진 플레이로 나를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오늘 경기가 끝나더라도 다음날 눈을 뜨면 또다른 경기를 해주는 그들이 그냥 좋아졌습니다.

나는 그들이 오랫동안 우리 곁에 남아서 <야구>를 해주기를 바랍니다.


ps. 박철순 선수는 1997년 4월 29일 LG전을 끝으로 42세에 은퇴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키타무라 코우
10/04/19 16:13
수정 아이콘
영원한 불사조!
우리나라 프로야구 최초의 레전드!
다시 시작하기
10/04/19 16:19
수정 아이콘
김동주가 베어스의 심장이라면 박철순은 베어스의 혼이죠...

전 은퇴식때 울었습니다.
영구결번식때도 참기 힘들더군요.
영원한 불사조 ㅠㅠ
10/04/19 16:28
수정 아이콘
전 좀 특이하게 우리집 옆에 오락실에 오셔서 1945 || 하시던 모습생각나네요. 긴가민가했는데 야구화를 구겨신고있던
엄청놀랬었던 기억..;; 약 10년전;;
10/04/19 17:19
수정 아이콘
박철순 그는 야구팬들한테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 있을 겁니다..
Naraboyz
10/04/19 17:34
수정 아이콘
제목에 충실하자면..

저는 '03 ALCS의 트레지디와...
직접 격은 '04 ALCS...라고 대답하고 싶군요.
엘룬연금술사
10/04/19 17:39
수정 아이콘
95년 오비 우승 당시 한국시리즈 7차전을 갔었습니다.
마무리는 권명철 선수가 했는데, 구장 내 카메라는 바로 박철순 선수부터 비춰주었죠.
그날 박철순 선수도 펑펑울었고, 구장의 팬들도 펑펑울었고 저도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경기 끝나고 독서실간다고 전날 밤부터 야구장에서 밤세운 저는 2호선 지하철에서 잠들어 순환선을 2바퀴 돌았었죠;;
10/04/19 17:52
수정 아이콘
제목만으로 볼때 저는 02년 한국시리즈 삼성 VS LG가 생각나네요.. 당시 한국시리즈를 단한번도 제패 못한 삼성이었고..
저는 우승에 목말라했던 중학생 팬이었고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단지 파란색이 좋다는 이유로 삼성팬이 됬는데 그후 라이온스의 너무 열렬한 팬이 되버렸습니다.)
제발 한번만 한번만 하면서 봤는데 9-6으로 지던 8회에 이상훈 선수의 등판은 진짜 지옥행 급행열차 티켓을 손에 쥔 기분이었죠 ㅠㅠ..
물론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이라는 전무후무한 다이너마이트 클린업 트리오를 보유하고 하위타선까지 폭발력을 갖고있는 당시 라이온스라도 이상훈이라는 특급 좌완을 이길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게다가 큰경기가 되면 유독 약해지는 팀컬러.. 당시 한국시리즈 20타수 2안타에 그쳐서 굉장한 슬럼프를 겪고 잇던 이승엽 선수의 해결사 본능이 발휘되 동점 쓰리런을 칠때 진짜 펑펑 울었습니다.. 어떻게 야구보다 그렇게 우냐 싶을정도로요 ㅠㅠ 게다가 마해영선수의 백투백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우승 진짜 이런 감동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지금생각해도요
Necrosis
10/04/19 21:27
수정 아이콘
음.... LG팬으로서 기억나는건 1994년과 2002년;

이유는 위에 다 나와있네요..
모범시민
10/04/20 03:36
수정 아이콘
저는 2002년 마무리를 짓는 연타석홈런때 정말로 통곡을 했더랬지요

우리아버지께서 그토록 보고싶어하시던걸 끝내 보지못하시고 2001년도에 돌아가셨는데

그 생각에 그때 그렇게 서럽게 울었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264 [일반] [정치] 야권연합 결렬 선언 [75] 어진나라4157 10/04/20 4157 0
21263 [일반] 북한은 레이저 병기로 링스 헬기를 격추하였나? [86] 루루4940 10/04/20 4940 0
21262 [일반] 북한3차핵실험 및 대륙간탄도탄발사 그리고 국지전 [62] 선데이그후4552 10/04/20 4552 0
21261 [일반] 북한공작원이 천안함을 침물시켰다는 조선일보 기사가 떳네요. [60] 한사영우6395 10/04/20 6395 0
21260 [일반] 실망스런 지산 락페스티벌 2차 라인업 [17] 리콜한방5070 10/04/20 5070 0
21259 [일반] 짧게 짧게! [7] taesu.kr3245 10/04/20 3245 0
21258 [일반] 현재의 한국야구 국대 BEST 멤버는? [61] 돈키호테의 꿈5502 10/04/20 5502 0
21257 [일반] [잡담] 스물한번째 - 내가 사지 않으려고 하는 피규어 유형 [21] The xian4537 10/04/20 4537 0
21256 [일반] 장애인 입장에서 본 장애인의 날에 대한 단상.... [15] 강가딘3783 10/04/20 3783 0
21254 [일반] 영화배우 한석규 [47] 시지프스6610 10/04/20 6610 0
21252 [일반] 도서관 자리맡기 경쟁 [72] 바닥인생7436 10/04/20 7436 0
21251 [일반] 두부이야기 [35] 박루미4559 10/04/20 4559 1
21250 [일반] [가요] 한승연의 부상과 함께 마무리된 루팡 활동 [24] 타나토노트5922 10/04/20 5922 2
21247 [일반] 여러분이 즐겨가시는 유머게시판은? [51] 케이윌6214 10/04/19 6214 0
21246 [일반] Kbs N, 중계권료 대문에 K리그 중계 안한다? [23] EndLEss_MAy4680 10/04/19 4680 0
21244 [일반] [프로야구]기교파 투수가 아니다! [19] 스타좋아4683 10/04/19 4683 0
21243 [일반] [기획잡담] 일본연예기획사 쟈니즈 사무소에 대해서! (1) 사무소 설립 ~ SMAP데뷔 전(최종수정) [16] 슬러거9037 10/04/19 9037 1
21242 [일반] [프로배구] 최종 파이널 7차전 현대캐피탈 vs 삼성화재 불판 (경기 종료) [166] 축구사랑3379 10/04/19 3379 0
21241 [일반] 개그프로그램에 자꾸 딴지를 거는군요... [43] 생떼쥐바기5674 10/04/19 5674 1
21240 [일반] 야간분만 토론 관람기 - 단일화 쟁점 정리 [3] Kint3581 10/04/19 3581 1
21239 [일반] MBC FM "태연의 친한 친구" DJ 인 태연양이 하차를 하는군요. [70] Gustav7791 10/04/19 7791 0
21238 [일반] 유럽 축구 대혼전 [27] NecoAki5126 10/04/19 5126 1
21237 [일반] 유시민 펀드. [75] Naraboyz6818 10/04/19 681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