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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14 12:35:01
Name 홍맨
Subject [일반] 가뭄 속의 단비, 이번주 영화 개봉작 3편 리뷰
영화를 보고 가끔 감상문을 쓰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미리 기대되는 영화의 리뷰를 해보고자 합니다.

대체 어설픈 고사가 흥행하고 웰메이드 불신지옥이 망한 이 황당한 메커니즘은 무엇이냐ㅡㅡ; 이로써 우리나라 공포영화는 당분간 기대그보다 먼저, 아아... 역시나 아닐까 흥행에서 쓴잔을 마신 <불신지옥>을 마지막으로 이 심심한 영혼을 달래줄 영화는 씨가 말랐더군요. 근데 를 접어야겠습니다. 머리털 나고 처음 만난 가장 잘 만든 한국 공포영화였었는데 말이죠.

암튼, 최근 신파-멜로-어설픈SF들의 향연 속에서 별로 당기는 영화가 없더군요. 하도 심심해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를 보긴 했는데 등장인물들이 누가 더 빨리, 희안하게 죽나 경쟁하는 것 같았습니다. 1편의 그 치밀하고도 전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스토리텔링은 어디로 갔는지. 그런 비수기를 지나 15일 바로 내일! 목요일! 드디어 오랫동안 목 빠지게 기다려왔던 관심작 3편이 한꺼번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말 반가워서 눈물이 절로 나네요. 전 꼭! 이 세 편 다 극장에 가서 볼 생각입니다. 가장 빨리 극장에서 접을 것 같은 마이너한 작품부터 봐야 겠군요.



 


1. 나는 비와 함께 간다 ( I Come with the Rain )

주연 배우들의 이름값만으로도 도저히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영화입니다. 조쉬하트넷,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 완전 동서양 간지남들의 만남이죠. 이 한자리에 같이 모여 있는게 신기해 보이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태국의 트란 안 홍 감독은 꽤나 항공 마일리지를 쌓았다고 합니다. 그나마 한국과 일본은 가까워서 다행이네요.

트란 안 홍 감독은 데뷔작인 <그린 파파야 향기>, <시클로>로 꽤나 명성을 쌓았죠. 전 둘 다 못 봤습니다만... 듣기로는 꽤나 명작들인 것 같습니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 다음 작품이 무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영화로 만든다고 합니다.

이병헌이 이 영화에 캐스팅 된 계기는 감독이 <달콤한 인생>을 보고 이병헌의 연기에 반해서 홍콩 마피아 보스인 수동포역에 꼭 캐스팅하고 싶다고 했다고 하네요. 수동포라니... 네이밍 센스가 대체 누가 지어 준거냐... 이병헌은 이 영화를 찍고 <지아이조>에 출연 했는데 지아이조가 더 빨리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을 꽤나 미룬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감독이 이병헌에게 마피아 보스역을 원한 것을 보면 달콤한 인생에서 보여준 그런 연기를 그대로 원하는 것 같습니다. 예고편을 봐도 그렇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색감만 봐도 비슷하다고 할까요. 영화 분위기도 달콤한 인생과 비슷한 느와르 장르로 보입니다.

그리고 영화판 히어로에서 잠깐 만났던 이병헌과 기무라 타쿠야가 다시 만난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각자 한일 양국에서 튼튼한 아성을 구축한 두 스타가 앞으로 세계시장에선 어떤 모습을 보일지 예상하는 것도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근데 포스터의 저 어색한 기무라 타쿠야의 얼굴... 쟈니즈가 또 초상권 허가를 또 안 해준건가...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위에는 제 개인적 의견이고 나는 비와 함께 간다가 올해 6월 일본에서 개봉을 먼저 했었는데 첫주 7위 다음주 10위였더군요. 거기가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영화 스타일이 좀 특이한 곳이긴 해도 (애니나 해리포터와 적벽대전이 맨날 1위더군요) 조쉬 하트넷하고 기무라 타쿠야가 나왔는데 7위는 좀 납득이 안가는 성적이죠. 어쩌면 다국적 프로젝트에서 흔히 범하는 오류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배우랑 감독이 국적이 다르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니까요. 대부분의 한일합작 프로젝트가 망하는 걸 보면ㅡㅡ;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2. 플래닛 비보이 ( Planet B-Boy )

유명한 BBC 지구환경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를 따라한 듯한 제목. 그렇습니다. 감독은 어쩌면 이것이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제목을 이렇게 대충 지었는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간단합니다. 플래닛 어스가 지구의 경이로운 자연과 놀라운 생물들의 이야기라면 당연히 <플래닛 비보이>는 비보잉에 자신의 모든 삶과 열정을 내던지는 세계 각국 젊은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감독은 벤슨 리라는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우연히 배틀오브더이어라는 독일에서 열리는 비보이 대회의 비디오를 보고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한 감독은 2004년 한국의 겜블러즈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들을 만나기 위해 바로 한걸음에 한국으로 달려왔다고 합니다. 영화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되고 다음해인 2005년 세계 각국의 비보이들이 예선, 본선을 뚫고 비보이 월드컵이라는 배틀오브더이어라는 감동적인 무대에 서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전 원래 비보이에 별로 관심도 없었지만 (우연히 그런 영상을 보면 와~ 신기하다 사람이 날아다니네... 정도;;) 개봉예정작들에 관한 내용을 찾아 보다가 이 영화를 발견하고 무언가 있다고 느꼈고 무엇이 대체 왜 감독이 싫다고 도망다다니는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자신과 전혀 상관도 없었던 전세계의 비보이들을 취재하고 영상을 찍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 이유를 같이 찾아 보세요. 단, 한 가지 문제라면 이걸 개봉하는 극장을 쉽게 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만^^;;









 


3. 디스트릭트9 ( District 9 )

사실 이번 주 목요일 개봉작 중 <디스트릭트9>을 젤 많이 기대했는데 본 사람들이 하도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해서 젤 마지막입니다. 괜히 설레발하고 갔다가 기대에 못미쳐서 실망한 적이 많으니까요. 어차피 이건 극장에서도 오래 할테니 젤 마지막에 봐야겠습니다.

피터 잭슨의 선택, 괴상한 티저 포스터, 촬영지 남아공, 배우 전원 남아공 배우, 외계인 영화의 새로운 전기. 어쩌면 이제 나쁜 외계인들을 척살하는 착한 인간들의 이야기는 마지막인지도 모르겠네요. 디스트릭트9과 제임스 카메론이 만든 인류의 외계행성 침공기 아바타가 새로운 외계인SF의 지평을 열어줄 수 있을 지 한 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근데 이건 대체 13구역하고 무슨 상관일까요? 관련 영화로 뜨는군요. 그러고 보면 격리구역에 들어간다는 컨셉이 비슷하긴 합니다.  


영화 선택에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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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완소남필
09/10/14 12:43
수정 아이콘
이야. 감탄했습니다. 제가 본 영화 리뷰중 글 중에서 가장 깔끔하고 보기 좋네요^^

p.s.
디스트릭트9의 경우 어둠의 경로로 화질 좋은게 떠버려서 괜찮을까 모르겠네요.
아무튼 진짜 대박 작품입니다.
이건 진짜 영화관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하는 1人
가츠79
09/10/14 12:50
수정 아이콘
이병헌씨 베드씬 상대가 홍 감독 부인 이라죠.
The HUSE
09/10/14 12:59
수정 아이콘
"나는 비와 함께 간다" 배우들만 보면 꼭 보고 싶은데,
리뷰글들의 평이 그리 좋지 않더군요.
감독 영향인 듯 하네요. 느와르 비스무리 하면서도 아닌...

"디스트릭트 9" 의 관심도가 높아져가네요.
기대만큼 좋은 영화였음 좋겠습니다.

p.s : 대구완소남필립님// "p.s" 의 말은 좀 안했으면...
어둠의 경로에 떴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일부러 찾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어서...
여자예비역
09/10/14 13:04
수정 아이콘
이번주 디9 보러갑니다.. 이런건 극장에서~!!
09/10/14 13:12
수정 아이콘
Planet B-Boy를 기대하고 있는 분이 계셨군요.
2007년작인데 우리나라 개봉이 내일이죠.
각국의 비보잉 팀들과 대회까지의 일상과 준비,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도.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매우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고,
관심이 그다지 없었다 해도 입이 쩍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댄스 장면들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적어도 영화표값 본전은 찾고 나오지 않을까요...

다른 두 영화야 이미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좋은 영화들이니! (흑흑...?!)

이건 미국판 예고편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PpntYFfVoQU&feature=player_embedded
09/10/14 13:13
수정 아이콘
디스트릭트 9 안그래도 꼭 보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멋진벼리~
09/10/14 13:54
수정 아이콘
아~ 영화관 고고
09/10/14 16:49
수정 아이콘
정말 디스트릭트 9이 흥행에는 너무 불리한 것 같네요. 어둠의 경로는 그렇다 치고 (들어보니까 사실상 별 무리 없이 다 볼 사람은 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심하죠.) 그리고 왠지 영화가 어두운 분위기인데 왠지 우리나라 정서와 안 맞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래토닝
09/10/14 18:02
수정 아이콘
디스트릭트9을 저도 어둠의 경로로 봤는데

저는 인디펜던스데이정도의 치고박고 싸우는 sf를 기대했는데

역사상 최약체의 외계인이 등장해서 정말 실망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SF가 아니니 재미도 없더군요,...
오름 엠바르
09/10/14 18:21
수정 아이콘
나는 비와 함께 가다는 사실상 작년 이맘때쯤 작업이 다 끝났습니다만
도통 판권이 팔리지 않아 떠돌다 이병헌과 키무라 타쿠야의 이름값에 기대 일본 선개봉을 했습니다.
(올 6월쯤에 러시아에서 개봉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 부분은 잘 모르겠군요)
하지만 사실상 트란 얀 홍이 대중적인 문법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고 좀 나이브하게 표현하자면
예술 영화하는 감독이라 국내에서도 그다지 큰 흥행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죠.
실제 시사회에 다녀온 사람들의 평가에 따르면 보는 내내 "????"가 떠나지 않는 영화라고 하네요.
다른 평가로는 서사가 상당히 '모자라는' 영화라는게 있습니다.
서사구조를 상당히 중시하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여러모로 안먹힐 영화군요.

래토닝님// 남의 귀한 창작물을 무임승차해 공짜로 즐기셨으면 그 정도로 끝내주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재미니 실망이니 하는 말을 입에 담을 권리따윈 없으십니다.
드래곤플라이
09/10/14 18:34
수정 아이콘
디스트릭트9
2009년 제가본 최고의 영화로 감히 꼽고 싶습니다.
평점 ★★★★☆
INFINITI
09/10/15 03:03
수정 아이콘
디스트릭트9 추천합니다.
지구인 착한놈 우주인 나쁜놈이라는 초딩식 주입스토리에 대한 일종의 반란이거든요.
물론 그냥 생각없이 보고 잊을만한 SF영화를 원하시는 분들이 볼영화는 분명 아닙니다.
어느정도 여운이 남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입니다.
저예산으로 조금 거친듯한 화면이 오히려 영화와 썩 어울립니다.
3천만달러 저예산(물론 헐리웃 기준)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는 특스효과도 보여줍니다.
식상한 스토리에 CG들로 도배해놔서 오히려 하품나던 최근 블록버스터와 단순 비교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올해의 수작입니다.
저 역시 어둠의 경로로 봤다가 오히려 후회한 영화입니다 ㅠ_ㅠ
09/10/16 08:32
수정 아이콘
헐헐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보지 마세요 ㅜㅜ 트란 안 홍 감독 블랙리스트에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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