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3/05/17 22:50:32
Name 눈시BBbr
Subject 키배에 뛰어들 때의 방침
키보드 배틀, 지금도 인터넷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죠. PC 통신부터 인터넷으로 오기까지 키배가 벌어지지 않을 때가 있어봐야 얼마나 될까요. 당연히 부정적인 인식이 주를 이룹니다. 가벼울 수밖에 없고 얻는 건 없으니까요. 기껏해야 상대를 눌렀다는 것 정도? 술 먹고 개싸움 하는 거랑 그리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어차피 다 같은 뭐라면 이기는 뭐가 되자 이런 식의 얘기들도 그렇게 나오는 거죠.

하지만 키배로도 얻을 수 있는 건 많습니다. 여러 조건이 충족된다면요. 키배 역시 지식과 지식의 대결, 정보와 정보의 대결, 화술과 화술의 대결이니까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라는 변수들이 워낙에 많을 뿐 키배 역시 기본적으로 토론이니까요. 키배만의 특성도 있죠. 말로 하는 토론에 비해 준비시간이 길고 자기의 주장을 퇴고할 수 있는 글에 비해서는 짧다는 거요. 그리고 이 둘에 비해 자리를 만들기가 참 쉽구요. 따라서 평소의 준비가 튼실하다면, 그런 상대를 만날 수 있다면 얻을 수 있는 것 역시 많습니다. 그런 자리가 만들어지기 어려운게 문제죠. 여기에 현실에서의 토론에 비해 정말 맨몸으로 붙을 수 있습니다. 말빨부터 덩치, 지위 같은 비언어적인 약점이 최소화 되는 거죠.  

키배의 목적이야 여러 개 있을 겁니다. 그냥 상대를 억누르는 재미를 위해서, 그것까진 아니더라도 자기의 가치관과 신념을 위해서, 키배를 통해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해서 등등이죠. 서로가 약간의 교집합을 가지고 있긴 하겠습니다만 각자가 바라는 방향은 제법 큰 차이가 있겠죠. 특히 첫번째는 목표가 아예 다르다고 봐도 될 겁니다. 이런 경우라면 그냥 말빨만 믿고 즐기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문제는 둘째, 셋째 목적이겠죠.

저 같은 경우 왠만한 키배의 목적은 세번째입니다. 이기든 지든 얻을 수 있는 건 많거든요. 그래도 이기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죠. 그냥 이기는 걸 떠나서 자신의 주장이 맞다는 걸 인정받고 싶은 거니까요.
현실에서의 저라면 몰라도 역사를 파는 역덕으로서의 저를 만든 건 10년 전의 키배였습니다. 때문에 저는 키배가 시간 낭비하는 짓이라고는 생각 안 합니다. 오히려 현실에서 발품 파는 걸 더 줄일 수 있는 거라 생각하죠. 그 발품의 값만큼 제대로 된 걸 만나기 힘들 뿐이죠.

이제부터 얘기할 건 제가 키배에 뛰어들 때 방침으로 삼는 것입니다. 이걸 잘 지키고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냥 열 받아서 스트레스 풀려고 뛰어드는 게 더 많아지고 있죠. -_-; 반성도 할겸 올려봅니다. 최소한 매년 바뀌지 않는 새해 목표 금연, 다이어트같이 되지는 않게 해야죠. 어느 정도 공감을 얻을진 모르겠지만, 써 보죠.

--------------------------------------------------------------

- 좀 더 알자
제일 중요한 건 자기가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겁니다. 피지알에서 키배가 벌어질 경우 이런 말을 간혹 볼 수 있죠. 무슨 전문가 수준으로 써야 되나, 논문 수준으로 써야 되나 하는 말들이요. 하지만 인터넷 공간이 원래 그런 거죠. 현실에서야 그나마 비슷한 수준끼리 붙을 수 있겠지만 여긴 그런 건 최대한 배제되는 인터넷입니다. 정말 전문가부터 덕후라 불리는 전문가에 준하는 집단과 정말 기본 중 기본 정도밖에 모르는 사람이 붙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핸디캡 없이 하나의 링 안에 말이죠.
그렇다고 여기서 주먹이라도 휘두르거나 "어 나 XXX인데 거기 이름이 뭐요 감히 나한테 덤빈다 이거요?" 할 건 아니지 않습니까. 뭐 커뮤니티마다 신상이 알려지거나 네임드라는 나름의 무게감을 가진 사람이야 있겠지만 현실에서보다 그걸로 주는 위압감은 덜하죠. 그게 장점이구요. 어차피 상대는 나에게 진짜 전문가 수준을 원하냐고 불평하시더라도 자기보다 모르고 논리도 딸리는 사람을 볼 경우 마찬가지 태도를 보일 거고 상대도 같은 느낌을 받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필요한 건 자기의 지식과 논리 뿐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더 아는 사람에게 밀리는 건 이 곳에서 당연한 약육강식인 거죠. 뭐 더 알아도 글빨 약한 사람은 덜 알아도 글빨 좋은 사람에게 밀리겠지만, 현실에서보단 덜 하죠.
설령 논리에서 밀려도 아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약점을 줄일 수 있습니다. 흔히 영어를 그대로 써서 팩트라고 하죠.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토론에서 본좌로 평가받던 사람이 준비를 제대로 안 해서 쉽게 발렸던 일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죠. 최소한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도 바로, 정말 1분도 안 돼서 알 수 있는 것도 모르면 안 되겠죠. 특히 자신이 그걸 주장하는 입장이라면요.

아는 건 힘입니다. 아는 게 병이니 관심 끊어도 그게 생활과 직결되지 않는다면 사는 데 부족함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럴거면 키배는 참가하지 말아야죠. 서로의 지식차가 압도적이라면 그냥 자기가 아는 것만 읊어도 그냥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 해 줘야죠. "공부하세요" 라구요. 놀리는 의미가 아니라 진심으로요.

- 상대에게 최대한 뜯어내라
저 놈 말은 들을 가치도 없다, 관심 가지지 마라, 그냥 무시해라... 근데 그러면 뭘로 상대의 주장을 반박할까요?

세상에 아무 가치 없는 주장은 없습니다. 아무 근거 없는 주장 역시 없습니다. 최소한 저들이 그런 문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걸 깨뜨릴 근거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를 가지고 있죠.

오히려 그걸 더 알아야 됩니다. 상대보다 상대의 주장을 더 잘 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그걸로 문제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고, 정말 문제되는 거라면 확실한 백신을 만들 수 있으며, 키배에서 상대를 확실히 이길 수 있죠.

뭐 그러다가 상대의 주장에 빨려들 수도 있습니다. 주화입마죠. 뭐 말이 주화입마지 상대 주장이 완전히 그른 게 아닌 이상 옳은 부분을 알고 인정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러면 공격력이야 약해지겠죠. 상대가 반드시 쳐죽여야 될 악마가 아니게 되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자기가 틀렸음도 알 수 있게 되고, 그럼에도 자기가 옳다면 자기가 왜 옳은지를 더 확실히 알 수 있게 됩니다.

뭐 링 위가 아니더라도 상대의 말투나 활동할 때의 이런저런 모습들을 보다 보면 상대의 성향을 알게 되고 맞춤공략법도 만들 수 있겠죠.

- 절대적인 건 없다
누구나 옳다고 믿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가치관이든 개별 사건에 대해서든 말이죠. 하지만 절대적인 건 없습니다. 어느 쪽의 근거가 더 타당하냐만 있을 뿐이죠. 당연한 것을 부정하는 이들이 있다, 이게 문제다 하지만 이건 언제나 있던 일입니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웃음거리일 뿐이고 전세대에서는 당연한 것을 애들이 다 망치니 말세다 이런 것도 쭉 있었던 일이죠.

자기가 당연하다고 믿을수록 그 근거를 더 튼실히 해야 합니다. 왜 당연한지, 혹은 왜 당연해야 하는지를 말이죠.

당장 내일이 5.18이니 위의 세 가지를 종합해서 얘기해보죠. 5.18에 대해서 알만큼 더 알아야 되고 폭도설이니 간첩설이니 하는 것을 아무리 역겹더라도 더 알아야 됩니다. 받아들일 부분이 있으면 받아들여야 되고, 그래야 더 깨뜨릴 수 있죠. 그러다 아예 저 편으로 넘어간다면? 그게 정말 모든 걸 감안하고 내린 판단이라면 상관없겠죠. 그런 게 아니라서 문제지. 5.18과 다른 민주화 운동은 당연히 떠받들어야 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유들이 있기에 존경하고 기리는 것입니다.

- 상대가 진지하지 않다면 그냥 엎고 일어나라
상대가 "아이구 그래서 뭐?" "아이구 진지빠시네" 뭐 이렇게 나온다면? 답이 없습니다. 게릴라전에 당하는 것이고 왕 없이 적이 끝없이 튀어나오는 장기를 두는 겁니다.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더 함정에 빠지는 것이죠.
답 없습니다. 그냥 무르고 나와야죠. 방법이 하나 더 있긴 합니다. 그냥 스트레스 푸는 용으로 개싸움에 매진하면 되죠. 키배하는 장소의 규칙에 걸리지는 않게 하고 일상생활에 지장 없게만 하면 될 겁니다. 현실에서 목소리 큰 놈이 이기고 코피 먼저 터지는 놈이 지듯 상대를 먼저 열받게 하는 쪽이 이기는 거죠 뭐.

이게 요새 문제가 되는 모 사이트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정치성향을 떠나 어디서나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논리에서 밀려서 판을 엎으려고 하는 상황이라면 말이죠. 쿨한 척이라고 하죠.

- 예의에 너무 집중하지 마라
토론에 있어서 상대를 존중하는 것,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죠. 그런 가운데서도 키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그저 개싸움으로 끝나는 것만도 아니구요. 서로가 욕을 얼마나 하든 토론의 주제만 계속 집중한다면 무사히 토론이 끝날 수 있고 아예 훈훈하게 화해하면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이 훈훈이 힘드니까 예의가 더 필요한 거겠습니다만.
예를 들면 제가 몸 담은 역덕 쪽에서 그런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말투만으로도 짜증날 때가 많아요. 그럼에도 본래의 주제에만 집중한다면 괜찮은 토론을 볼 수 있습니다. 상대의 안부를 걱정하는 훈훈한 추임새와 함께 말이죠 (...)

이게 싫다면 그 사람과는 토론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 사람의 말투에 신경쓰다가 본래의 주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설령 그 상대의 문제라 하더라도 주제에서 벗어난다면 좋은 게 아니죠.

키배에서 질 것 같으니 상대의 예의를 문제삼는 것 (아예 예의드립이라고 하죠) 도 얼마든지 볼 수 있고, 정말 아는 것 없이 예의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별을 잘 해야죠.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야 말투가 사나워도 주제만 잘 따라간다면 괜찮은 거죠. 왜 키배를 시작하게 됐는가를 언제나 잊지 말아야 된다고 봅니다. 그게 상대의 태도가 재수없어서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요. - -;

뭐 저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싫어서 PGR에 눌러앉은 겁니다만.

- 언제나 주제를 잊지 마라
최근에 넣게 된 것이고, 정말 중요한 거라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서로의 감정이 격해지고 말꼬리를 잡다 보면 원래의 주제랑은 멀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원래부터 상대를 깔아뭉개려고 시작한 게 아닌 이상 여기서부터 토론은 정말 개싸움으로 흘러갈 뿐이죠. 목적은 잊혀지고 스트레스 해소나 되면 다행이죠.
스스로는 물론 상대에게도 원래의 주제, 원래 자신의 주장, 원래 상대의 주장을 계속 얘기해야 합니다. 곁다리로 흘러갈수록 말이죠. 왜 자기가 이걸 문제삼고 있는지, 이게 주제와는 어떤 관련인지, 어느 부분에서 엇나가고 있는지 계속 말해야 됩니다. 상대 주장의 어떤 부분을 계속 잡고 늘어진다면 이게 왜 말꼬리가 아니라 정당한 비판인지를 역시 주제에 맞춰서 얘기해야 되죠. 흥분할수록 잊게 되는 부분입니다.

누구든 이기기 위해, 자신의 약점을 맞추기 위해 어느 정도를 왜곡합니다. 말로 하는 토론보다야 시간이 좀 있지만 최대한 빨리빨리 답해야 되는 키배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급히 쓰다가 헷갈리게 되는 부분도 있구요.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서, 자신의 엇나간 부분을 메꾸기 위해서도 이건 중요합니다. 이게 잘 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궤변, 물타기, 이런 비판을 막을 수 있죠. 혹은 그저 이기기 위해서 자신의 약점을 무시하다가 제대로 반격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큰 줄기만 계속 기억한다면 상대 주장 중 설득력 있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자신의 약점 역시 마음 편히 수정할 수 있죠.

PGR에서도 뭔가 끝없이 싸우다가 당사자들이 본론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사람이 중재하면서 쉽게 끝난 토론이 제법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제 3자를 생각하라
정말 말이 안 통하는 상대를 만났다, 그런데 아예 발을 빼기는 무리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 키배를 보는 사람을 생각해야죠. 오히려 키배는 당사자들보단 그걸 보는 사람들, 부동층이라 해야 될까요? 이런 사람들에게 더 영향을 미칩니다. 그 주제에 대해서 자기 생각을 확실히 정리하지 않은 사람들 말이죠. 당사자들은 아무래도 금방 바꾸는 게 쉽지 않거든요. 환빠들이랑 싸울 때 많이 겪은 일입니다만.
토론에서 예의를 지키는 문제는 여기서 여론을 얻을 수 있는 무기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말투, 태도는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니까요. 어느 쪽이든 상대와 나는 이렇게 다르다, 이걸 보여줘야죠. 상대를 그냥 말하는 벽으로 만들수록 설령 그 자리에서 지더라도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겠죠.

- 결론
상대를 어떻게 배려하든 토론은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면 왜 내가 맞는지 확실히 알고, 그걸 상대든 제 3자에게든 확실히 알려야죠. 자기가 틀렸다면? 상대의 주장을 따르거나 자기가 왜 맞는지 더 공부해야겠죠. 둘 다 맞고 틀린 부분이 있다? 그러면 상대의 맞는 부분을 받아들이고 틀린 부분은 더 제대로 반박할 수 있게 공부해야 되고, 자기 주장의 약점을 보완하거나 버리고 장점을 강화해야겠죠. 상대를 배려해야 된다는 것 이외에도 이걸 위해 상대의 주장을 더 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아예 재미로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이야 누구나 심장은 뜨겁습니다. 온도차야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재미라고 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속마음이 뜨거울지 안 뜨거울지는 모를 일입니다. 괜히 쿨한 "척"이라고 하겠습니까.

심장이 얼마나 뜨겁든간에 키배의 승부를 결정짓는 건 머리에 얼마나 많이 들었나, 얼마나 냉정한가입니다. 상대의 말에 휘둘리면 자기 할 말도 다 못하고 당하는 법이고 냉정하게 상대한다면 오히려 상대의 GG나 쿨한 척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호랑이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상입니다. _-)/

----------------

올려버린 다음에 기억났는데 하나만 더.

- 상대의 모든 걸 단정하지 마라
아무리 하나의 집단으로 묶을 수 있다 하더라도 개개인의 주장은 세부적인 면에서 다릅니다. 따라서 그 모든 걸 단정할 경우 역풍을 받기 쉽습니다. 관심법 쓰냐는 식으로 말이죠.
하나하나 확인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무슨 사상검증 하냐는 비아냥을 들을 수 있겠지만 주제와 벗어나지 않는다면 괜찮은 방법이죠. 이걸로 상대의 주장이 어디까지인지도 알 수 있구요. 여기서 자신과 같이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빼고 본론으로 돌아가기도 쉽고, 훈훈하게 끝나기도 쉽죠.
모든 걸 한 방에 간단하게 설명해 주겠다, 잘 들어맞으면 통쾌하겠습니다만 일방적이 아닌 쌍방향으로 싸우는 상황에서는 잘 돼봐야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될 뿐입니다. 당사자들이나 보는 입장에서 통쾌함이 줄더라도 단정을 피하고 하나하나 밟고 가야죠. 그 상황에서 상대가 숨긴 진의나 약점을 파악하기도 쉽구요.
시간이 좀 걸리는 방법입니다만 위험은 피해야죠.

* 信主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6-15 14:41)
* 관리사유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사티레브
13/05/17 22:55
수정 아이콘
하나하나 반박을 시작해볼까...
농이구요 그냥 논쟁의 영역에 있는 키배귀찮아요
유익한 역사글을 봅시다
눈시BBbr
13/05/17 23:36
수정 아이콘
역사글은 쪼매만 기다려주쏘 (...);;
DarkSide
13/05/17 22:56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추천 하나 드리고 갑니다. 옛 말 틀린 거 진짜 하나도 없어요. 전부 다 새겨 들을 말입니다.

원래 전통적으로 복수 Revenge 는 잔인하고 잔혹하고 고급스럽고 차갑게 요리해야 제 맛이죠.

가끔씩은 의도적으로 ( 가상으로, 상상으로 )
지능 지수가 높은 싸이코패스 psychopath 범죄자가 되어보는 것도 좋은 수단인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도 속일 수 있을 정도의 잔대가리 굴리기 스킬이 딱 좋은 예죠.
대표적인 사례를 들자면 코드 기어스 Code Geass 의 를르슈 같은 타입이랄까. 아니면 Dark Knight 다크 나이트의 조커 ?

자신의 목숨과 생명을 전부 내놓고 베팅할 각오로 해야 한다는 위험성 ( 리스크 ) 는 있지만 그만큼 재미있죠.
인생 자체가 하나의 생존 스릴러 게임이랄까.

추천 작품으로는 "킬링 조크" 소개합니다.
배트맨 킬링 조크 BATMAN The Killing Joke / 앨런 무어 저 / 세미콜론 / 2010.11.05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402507
눈시BBbr
13/05/17 23:38
수정 아이콘
가슴도 머리도 차갑게... 저로선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네요. 감사합니다
물만난고기
13/05/17 22:58
수정 아이콘
언제나 주제를 잊지마라
요건 공감되네요.
키배든 일반적인 토론이든 하다보면 상대의 주장,논리를 깨부술려고 이런 예시, 저런 예시드는게 다반사이고 그러다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눈시BBbr
13/05/17 23:41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
개인적으로도 본게임에서 이기고 싶지 링 밖으로 끌고가서까지 이기는 건 피하고 싶기도 하구요
그땐그랬지
13/05/17 23:04
수정 아이콘
한가지 추가하고 싶군요.
네임드가 되라. 우리 말로 적절히 표현을 못하겠네요.
이 혜택은 (본인이 부정할지라도) 상당한 혜택으로 작용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요.
그리고 눈시님도 분명 그 혜택을 받고있지요.
DarkSide
13/05/17 23:06
수정 아이콘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아마 "공인" ( 공식적인 인물 ) 정도가 좋은 표현이 될 겁니다.
옆집백수총각
13/05/17 23:16
수정 아이콘
물론 단점도 있겠죠
쿠마님이 여친이 생겼다던가 할때의 여론이라거나 뭐 그런..
jjohny=Kuma
13/05/18 00:35
수정 아이콘
아직은 뭐 전혀 문제 없습니다. :)
눈시BBbr
13/05/17 23:42
수정 아이콘
부정은 못 하겠네요 = =;
좀 넓혀서 얘기하면 홈그라운드에서 싸우는 건 유리한 법이니까요
골든리트리버
13/05/17 23:46
수정 아이콘
키워를 일종의 게임으로 봤을때, 단판단판에서는 충분히 어드벤테이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네임드일수록 틀린 말을 했을때 집중공격을 받기 쉽습니다. 심지어 선수나 게임리그 관계자처럼 얼굴이 팔린 유명인같은 경우는 더욱 심하죠. 수많은 네임드논객들이 나타났고 사라져갔습니다. 그런의미에서 꽤 오랫동안 절필하지 않고 키배를 하고 계신 절름발이이리님이 대단하죠. 피지알식 토론에 최적화된 스탠스를 지니고 있다 마 그리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땐그랬지
13/05/18 00:07
수정 아이콘
뭐...정확하게 승패가 갈릴만한 일에 뛰어들어 패배한다면 그건 멍청한 자신을 탓해야겠지요.
그래서 저는 네임드가 되지도 않고, 키워질 하다가 지면 멍청한 자신을 탓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순규는 이뻐요.
13/05/17 23:07
수정 아이콘
오랫동안 키배에 대해 연구하면서 나름 필살의 정신승리법을 찾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 방법을 쓰는 건 거의 못 봤고요. 하여튼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죄송해요. 여자(남자) 친구한테 전화가 와서. 제가 진 걸로, 아니 제가 틀렸습니다."
혹은 "아, 여자(남자) 친구랑 약속한 데이트 시간이 돼서 더 이상은 못할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사티레브
13/05/17 23:08
수정 아이콘
정신승리가 아니죠 그냥 필살기입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흐흐

상대가 여친이있다면 다시 난전으로
13/05/17 23:17
수정 아이콘
상대도 여친이 있는 경우가 있었군요.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만에 하나 그러하다면 키배의 승리 기준이 연속성에 따른 일합 싸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난전과 지속 정도로 그 성질이 변하겠군요. 역시 키배의 세계는 오묘합니다. 흐흐
바람모리
13/05/17 23:10
수정 아이콘
실제로는 없는데 사용하면 내상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겠죠..
키배는 보는것만 즐기는 입장이지만 실제 붙는다고 해도 저는 차마 사용하지 못하겠네요.
올해는.. 힘들고 내년에는 자신있게 사용해봐야지..
13/05/17 23:18
수정 아이콘
내년 안에는 키배에서 이 방법으로 꼭 승리하시길 기원합니다. 흐흐
눈시BBbr
13/05/17 23:45
수정 아이콘
...
전 영원히 지겠군요 ㅠ.ㅠ
13/05/18 04:40
수정 아이콘
전쟁에서 져도 전투에서는 이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쓰고 보니 뭔가 조금 그렇군요. (...)
알리스타
13/05/17 23:49
수정 아이콘
이건 반칙 아닙니까... 운영진을 부를겁니다 흑흑
13/05/18 04:30
수정 아이콘
음, 그러고보니 운영진은 다 커플 아니었나요. (...)
jjohny=Kuma
13/05/18 00:36
수정 아이콘
아니 이 분이?!
13/05/18 04:35
수정 아이콘
제가 쓴다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
Paranoid Android
13/05/17 23:11
수정 아이콘
버전업꾸준히해주세요..
키배왕이되보겠어요
눈시BBbr
13/05/17 23:46
수정 아이콘
음........ 수레 다섯개에 가득찰 정도의 독서와 생업을 포기하고 키배에 몰두하는 집중력과... 아닙니다
바람모리
13/05/17 23:15
수정 아이콘
게임하면서 하는 키배는 이런저런 드립을 적절하고 알맞게 사용하면 좋더군요.
항목중에서는 제3자를 생각하라는 것이 마음에 와닿네요.
하지만 키배에서 졌을경우 실제로 제3자들이 어떻게 생각해줄지는 알수없다는 것이 함정일까요..
눈시BBbr
13/05/17 23:47
수정 아이콘
그건 진짜 알 수 없죠. 댓글 다는 몇 사람 외에 키배를 보고 있을 많은 사람들을 향한 거니까요.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가 나리라 기대할 뿐 ㅠ
옆집백수총각
13/05/17 23:15
수정 아이콘
그냥 논쟁의 영역에 있는 키배귀찮아요
유익한 역사글을 봅시다(2)
눈시BBbr
13/05/17 23:49
수정 아이콘
크크 알겠심더~ (= --)=
DarkSide
13/05/17 23:15
수정 아이콘
물론 제가 저런 악질적인 스킬을 쓰는 건 과거 스덕후 시절 스갤이나 포모스에서 프징징할 때나,
어느 나라의 어느 독재 정권과 어느 집권 여당을 지지하는 세력들에게만 해당하는 극히 한정적인 경우입니다만,

부디 제 안의 악마가 날뛰지 않도록 그 분들께서 양심을 지켜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5/17 23:19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리플 쓰는 사람이 이기는 거 아니었나유 크
눈시BBbr
13/05/17 23:42
수정 아이콘
제가 여기 댓글 달았으니 제가 이긴 겁니다 (?)
jjohny=Kuma
13/05/18 00:37
수정 아이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후후
tannenbaum
13/05/18 03:59
수정 아이콘
내가 이겼다
하하하하
13/05/17 23:30
수정 아이콘
순수한 의미로 하는 정보제공이 아닌 한, 주제 안에서 핀트에 맞게 키배를 했으면 합니다.
간혹 핀트를 못(안)맞추거나 주제를 벗어나 말꼬리 싸움으로 번지는 키배들은 옆에서 보기만 해도 피곤해서요..
눈시BBbr
13/05/17 23:40
수정 아이콘
뭐 흥분하게 되면 다 소용없을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나름의 원칙을 세워두면 지키려는 척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니까요
Practice
13/05/17 23:31
수정 아이콘
저는 키배를 하지 않는 사람인데 이런 글 올라오면 키배 하시는 분 많아지실까 걱정스럽네요...
키스도사
13/05/17 23:34
수정 아이콘
키배가 늘어나도 이 글에서 나타낸 양상이 나타나는 키배가 늘어난다면 그건 좋은 점이죠.

그리고 PGR은 상대적으로 다른 사이트에 비해 양호한 편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하셔도 될듯 합니다.
Practice
13/05/17 23:39
수정 아이콘
아... 반쯤 농담이었는데 제가 덧글을 닮에 있어서 신중치 못하여 누가 봐도 오해를 할 수밖에 없는 안 좋은 덧글을 달아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작성자 분을 탓하려는 덧글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 원칙만 지켜질 수 있다면, 키배를 빙자한 생산적인 토론이 가능하겠다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덧글로 일깨워주시는 배려 감사합니다.
키스도사
13/05/18 00:04
수정 아이콘
헉 제가 너무 진지하게 봤군요 죄송합니다 (ㅜ.ㅜ)
눈시BBbr
13/05/17 23:37
수정 아이콘
음...; 그럴려나요.
저로선 일단 이렇게 말도 해 놨으니 다음 키배하게 될 때 더 조심할 수 있겠구나 (이런 글 써놓고 다르게 행동하면 ㅠ) 해서 써 봤는데요 '-'
Practice
13/05/17 23:40
수정 아이콘
앗... 위에 덧글을 쓰고 있던 중에 눈시BBr님이 벌써 제 첫 덧글을 읽으셨군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농담을 농담처럼 들리게 하기 위한 배려가 부족한 덧글을 달아서... 죄송합니다.ㅠ.ㅠ 이번 글도 그렇지만, 눈시BBr님의 역사 관련 글도 언제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눈시BBbr
13/05/17 23:41
수정 아이콘
으흐흐 아닙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알리스타
13/05/17 23:51
수정 아이콘
언젠가는 눈시님의 역사글에도 키배를 걸어보리라.. 마 그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상사 한번 가시면 안됩니까? 사상사.
13/05/17 23:52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키배는 '믿고싶은 것들'에 한해서 격렬하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사실 정말 본문에서 언급한 지식영역에서의 키배는 굉장히 쉽게 끝나요. 물론 정말 전공vs전공 정도 이상의 싸움이 벌어지면 학파간 싸움정도까지 벌어지면서 서로 노답을 외치기도 하고, 한쪽이 지식의 양, 혹은 주류 지식으로서의 권위에 의해 이기기도하죠.

키배의 가장 좋은 공식은, 상대는 선을 넘게하고 나는 선을 안 넘는거에요. 그러면 pgr같은 커뮤니티에선 대체로 비슷한 반응의 '융단폭격'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건 아닌거 같은데요' 류죠. 이거 한방이면 싸움이 급 기웁니다. 왜냐면 사람들이 다 그 사람을 물어뜯거든요. 다양한 방향으로. 설령 그 사람의 주장이 진짜 타당한 편이라고 할 지라도.


더불어 네임드가 되는것도 굉장히 유리하구요.

문제는 키배의 대부분이 승리한다고 옳은게 아니고, 그 당시 주류사상과 주류이용자들의 감정적 호응에 맞춰서 답이 내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pgr의 키배는 pgr스러운(중도적이고, 자유주의에 가깝고, 과하게 상대에게 의견을 밀어붙이거나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는, 어떻게 보면 일본의 '와'라는 사상이 굉장히 잘 녹아들어있고 겉으로 보이는 형식에 다소 큰 평가를 내리는, 그리고 감정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들에는 인정대신 너도 맞고 나도맞다 하며 존중의 영역으로 강제로 끌고들어가는 것들등) 의견에 굉장히 강력한 힘을 얻는 편이죠. 그게 진짜 맞든 그렇지 않든. 뭐 어느 커뮤니티라고 그 커뮤니티 성향을 안 따라가겠습니까만, 이정도만 되도 상당히 양반이긴하죠. 물론 여전히 인터넷에서 생산적인 토론이 가능한 곳인가 하면 피지알이 다른 커뮤니티보다는 나아도 역시 그다지 제대로 생산성있게 토론될만한 곳은 또 아니다. 인터넷의 태생적 한계에서는 벗어나있지 못하다.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키배는 대부분 감정싸움..이고, 화려한 화술, 언변, 그리고 논점이탈을 자유자재로 하면서 상대가 자신의 논점으로 이동해서 싸우게 하는 기술들이 지식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특히 비과학적 영역에서는 레퍼런스의 힘이나 전문지식의 힘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도하고요.


어쨌거나 키배는 피곤한 일입니다. 왠만하면 하지 마세요. 완전히 틀린게 아니라면..
13/05/18 00:38
수정 아이콘
그래서 논점이탈까지 하면서 이기는데만 기를 쓰는 사람들한테는 논점을 바로 잡아 주던가, 핀트를 못맞추고 있다고 지적할 뿐, 더 이상 어긋난 핀트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생업을 포기하고 집중력을 쏟는 편도 아니고, 사실 키배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김성수
13/05/18 00:01
수정 아이콘
저도 한마디 해보자면..

최대한 생각을 열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인다는건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다는 것이지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역이 있으면 동의를 표하고 생각을 얻어가고
상대방이 생각하지 못했거나 논리적 빈틈이 있다 하더라도 과격하게 찌르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나와 싸우려고 키보드 배틀을 할 지언정,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애정이 있어야 아름다운것이겠지요. 저에겐 그게 더 본능적이고.

저도 기분나쁠때도 있지만, 이렇게 경계를 짓고 하는 편이 많아서 도를 넘어서 서로 기분나쁜 상황은 보지 못한것 같습니다.


.... 아마 도발이 부족해서인지 제 댓글에 댓글이 잘 안 달리더군요. 그래서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런대로 심심한맛으로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후후하하하
13/05/18 09:42
수정 아이콘
김성수님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하고, 어떤 말뚝이 있는지 찾고 있습니다.
tannenbaum
13/05/18 00:04
수정 아이콘
눈시님께 키배를 신청합니다!!!!!
물론 한 합만에 제가 나가 떨어지겠지만요.. ㅜㅜ

키배에 관전을 주로 하지만 피지알 내에서 이루어지는 키배에서 많은 걸 배웁니다.
모르는 지식과 정보들, 논리력, 언어구사, 등등

키배라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지만 토론과 키배는 배다른 형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13/05/18 00:17
수정 아이콘
길게 키배한적은 별로 없는데 길게 말이 이어지면 주제가 틀어지는 경우가 정말 많더라구요-_-;;
그래서 항상 중간중간에 주제를 바로잡거나, 상대의 주장을 정리하는 등의 방법을 씁니다만, 그래도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요...
Epilogue
13/05/18 00:19
수정 아이콘
[- 절대적인 건 없다]
언급하신 사항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게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바꿔말해 자신이 갖고 있는 관념이나 가치관 또한 상대적이라는 의미인데, 그것을 제대로 인정하는 것은 꽤 어렵죠. 다들 자신이 독선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엄청 독선적이니까요.

(키배…라는 어휘가 저는 불편하니 토의라고 바꿔 말하자면) 좋은 토의는 상대와 나 중에서 누가 더 옳은지 따지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좁힐 수 없는 가치관 사이의 거리를 측정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대화를 해보겠다는 의지로 조금씩, 어휘 수준에서부터 시각차를 좁혀나가다보면 명백히 더 이상 좁혀지지 않는 거리가 나오죠. 그것을 확인했을 때 저는 토의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상쾌하죠. 보통 그럴 기회가 거의 없지만요.

반면 토론의 경우 애당초 누구 한 쪽이 틀렸을 때 성립되는 거니까 큰 보람을 느끼진 않아요. (제가 하든 남이 하든)레토릭으로 해먹는 경우도 싫고, 애당초 옳고 그름이라는 걸 말로 가리는 행동은 부질없다고 느낍니다. 그 틀림이라는 것은 십중팔구 시대적이거나 지엽적인 판정일 때가 많으니까요. (가령 남초 사이트의 진리가 여초 사이트에서는 '야만'이 되는 경우, 여초 사이트의 진리가 남초 사이트에서는 '말세'가 되는 경우를 우린 흔히 보며 살죠.) 소설가 김훈 선생은 '말은 말로서 부정당할 숙명이다'라고 했는데, 퍽 타당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옳고 대단하고 지엄한 말이라도, 우리는 그것을 부정할 수 있는 말을 금방 만들어낼 수 있죠.

물론 우리들의 키배가 토의와 토론으로 명백하게 분별되지는 않습니다. 보통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난전이 많으니까요. 참여자의 태도에 따라 토의로도 토론으로도 흘러가곤 하죠.
DarkSide
13/05/18 00:26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저도 제가 사실은 엄청 막장인 인간이라고 내심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을 읽고 제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인간이었는지를 다시금 진지하게 고찰하게 되더군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먼 훗날 제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저지하려고 한 천하의 역적이자 둘도 없는 범죄자가 될 수도 있고,
독재 정권을 지지하던 분들이 한국을 오늘날이나 미래의 선진국으로 만들어놓은 시대의 영웅이자 구원자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이면 항상 생각의 틀을 열어놓고 변화와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인생 자체를 즐기려고 합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위원장
13/05/18 00:29
수정 아이콘
사실 키배만큼 정성을 들이는 것도 없죠.
전 너무 오래하다보면 힘들어서 그냥 GG 치고 빠져나옵니다.
포포탄
13/05/18 00:34
수정 아이콘
종종 방송토론패널로 돈벌던 시절과 키배는 판도가 너무 달라서 힘이 들 때가 있어요. 방송토론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류라고 칭해지는 기류의견을 반박하는 자와의 대결이라 비교적 배경지식이나 기원따위의 기초지식에 굳이 얽메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확한 주장을 하는 것 보단 사람들의 공감을 더 많이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키배는 그게 아니에요. 상대가 끌고가는 영역이 있으면 그부분까지 일일히 반박을 해줘야해요. 그래서 때로는 학문의 영역이나 새로운 분석의 단계까지 끌려들어가서 개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죠. 이건 짧은 시간에 해결되는 과제는 아닌데도 불구하구요. 그래서 키배는 어렵고도 그 끝이 허무한 것 같습니다.. 마치 오랜시간 야동을 탐색한 후 사정했을때의 허무함같은 느낌이랄까요(...)
김성수
13/05/18 00:35
수정 아이콘
좀더 적어보자면..

상대방과 내 생각이 다른 지점을(근본적인) 빠르게 캐치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실 그 지점은 움직이지 않는 말뚝 일 수가 있어서

서로의 의견의 경계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서로의 경계가 융합하지 않고 엇나가게만 만들죠.

그 부분이 단순한 생각차이 일 수도 있고 서로 다른 단어에 대한 정의가 될 수도 있고 경험의 차이일 수도 있죠.

이 부분을 찾아서 토론을 하면 서로의 생각 전체를 금방 파악 할 수도 있죠. 따라서 서로의 생각이 움직일 수 있는지 바뀌지 않을 것인지도 알 수 있는 것이구요.

많이들 글쓰시면서 느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 아시는 내용 쓰는것 같아, 짧게 씁니다.
jjohny=Kuma
13/05/18 00:43
수정 아이콘
키배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역시 끄덕끄덕하면서 읽게 되는 글입니다. 특히 PGR에서의 키배는 얻는 게 참 많죠. 흐흐

사실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한 키배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대신 훨씬 신중해야죠. 이기려고 들어서도 안되고... 기존에 깔린 대화를 관찰하며 맥락읽기를 통해 그 대화에 깔린 전제조건과 정보들을 읽어내고, 부족한 정보는 빨리빨리 검색해서 보충하고, (전제조건 자체를 건드릴 만한 내공은 없으니) 전제조건 안에서 '실수'만 하지 않으면 크게 얼굴 붉어질 일은 잘 발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런 식의 키배에서 상당히 많은 것을 얻게 되는 것 같구요. (새로운 정보와 논리가 머리 속에 물밀듯이 밀려드는 느낌이랄까...)

문제는 이게 되는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걍 아는 주제에 대해서만 하는 게 신상에 좋다능... (저도 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저는 신상 따위 안 챙긴 지 오래라서... 헤헤)
알카드
13/05/18 00:46
수정 아이콘
어디서 발을 절름걸이시며 터벅터벅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13/05/18 01:35
수정 아이콘
이 저격댓글 신고 안됩니까? 크크크크~
13/05/18 00:59
수정 아이콘
[한가지만 짧게 이야기해라.]

요것을 덧붙이시면 어떨까요?
jjohny=Kuma
13/05/18 01:04
수정 아이콘
좀 더 해설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막연한 감은 오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잘 모르겠네요. 헤헤
13/05/18 02:30
수정 아이콘
문장이 길면 그사이에 오류 혹은 논리적 빈틈은 반드시 생기니까요. 그냥 한줄로 짧게 이야기 하면 되지요.
13/05/18 16:04
수정 아이콘
이건 키배를 이기기 위한 전술이지, 효율적인 토론이나 키배를 위해서는 굉장히 지양해야 할 일인것 같습니다.
13/06/16 08:36
수정 아이콘
그렇지요.

문제는 너무나 많은 키워들은 이기는 것이 목적이지, 효율적 토론을 하고자 하려는 것은 원하지 않지요.
이곳도 마찬가지구요.
절름발이이리
13/05/18 01:37
수정 아이콘
키배를 금지하고 친목질을 합시다.
13/05/18 04:12
수정 아이콘
저만 꿀 빨던 키배 필승법을 공개합니다.
1. 키배는 무조건 10시 이후에만 합니다.
2. 댓글을 한시간에 한 개씩만 달아 상대의 전의를 사그라들게 합시다. 이는 나중에 졸리면 그냥 침대로 가게끔 만드는 밑밥입니다.
3. 새벽 3-4시까지 뻐깁니다.
4. 상대가 자러 가면 '쯧쯧 후달려서 도망치셨네 상종 못할 인간이네 저거' 한 마디를 남기고 떠납니다. 그리고 키배가 벌어졌던 게시글은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습니다. 정신승리에 금이라도 가면 큰일이잖아요!
jjohny=Kuma
13/05/18 04:26
수정 아이콘
PGR에서는 안 통하는 필승(?)법이군요 끄끄
보고픈
13/05/18 09:16
수정 아이콘
키배는 안하는게 남는거죠.
We are the world!!!
13/05/18 13:35
수정 아이콘
좋아요
산적왕루피
13/05/18 11:11
수정 아이콘
그러므로 우리는 키배보다는 애인을 만드는 게 낫습니다?
朋友君
13/05/18 12:17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만
13/05/18 13:45
수정 아이콘
넷상이라도 www과 윈도우 등장 이전의 키배는 나름 깜이 되는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상당한 내공차이의 유저간 키배도 벌어지고 그러다가 막장으로 흐르다 보면 결국 시간남은 잉여가 이겼다고 정신승리하고 끝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갓영호
13/05/18 15:03
수정 아이콘
http://rigvedawiki.net/r1/wiki.php/%ED%82%A4%EB%B3%B4%EB%8F%84
얼마 전 엔하에서 본 키보도라는 항목인데 보고 사진이 웃겨서 혼자 엄청 웃었는데 이 글 보니까 이 항목이 다시 생각나네요
켈로그김
13/05/18 15:42
수정 아이콘
"쟤가 모르는 뭔가를 나는 아는거 같고, 쟤가 틀렸다는 말을 하고싶다"
이럴 때, 키배의 가능성이 모락모락 피어나는거겠죠.

그러기에 "이러저러하다 반드시, 꼭, 무조건 그렇다" 는 투로 말하기보다
"이러저러한거 같은데, 이유는 이러저러하기 때문이다." 정도로 여지와 설득력이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말빨은 키배에서 이기는 데 필요하다기 보다, 키배를 피하는데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혹은 효과적인 화법이라는 것에 대한 제 생각이 그러한거겠지요.
인간실격
13/05/19 11:54
수정 아이콘
키배에서 멍청한 상대방을 이길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낭비죠. 다른사람들이 봤을때 저쪽보다 내가 설득력있다고 보일 수 있으면 내가 이긴거죠. 상대방 이길려고 쓸데없는 노력을 하는게 키워들의 어리석은 점입니다.
사악군
13/06/17 16:34
수정 아이콘
워래 키배는 상대를 설득하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보기에 내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보이게 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었습니까? 흐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316 정관사 the를 아십니까? [42] Neandertal12931 13/05/28 12931
2315 국경없는 의사회를 아시나요? [13] OrBef7355 13/05/28 7355
2314 어느 장애인 소녀의 등교길 [9] par333k7703 13/05/28 7703
2313 [미술] 나도 저건 그리겠다 [74] A.디아13362 13/05/27 13362
2312 일본서기는 위서인가 [18] 눈시BBbr10838 13/05/25 10838
2311 [야구] 최고가 아니었던 최고. 무관의 제왕, 한용덕 [14] 민머리요정10374 13/05/23 10374
2310 오늘은 장례식 내일은 결혼식 [36] 떴다!럭키맨10768 13/05/23 10768
2309 자유 의지와 영혼과 자아와 뇌. 우리는 기계인가? [127] OrBef42472 13/05/23 42472
2308 야구의 불문율과 위협구 [125] 삼먁삼보리11012 13/05/22 11012
2307 좀 이상한 헌팅 [44] 눈시BBbr11692 13/05/20 11692
2305 [LOL] 많은 선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현 메타.. [48] Leeka10998 13/05/18 10998
2304 [LOL] 붉은 새에 대한 잡설 [21] 모리아스8603 13/05/15 8603
2303 요리 잘하는 남자가 여자에게 인기가 많다면서요? [53] sungsik11757 13/05/20 11757
2302 기묘한 소개팅 [105] Swings15258 13/05/18 15258
2301 키배에 뛰어들 때의 방침 [76] 눈시BBbr10918 13/05/17 10918
2299 독서 전략 적용 [4] flowers8009 13/05/15 8009
2298 아찔했던 순간 [64] JSclub10790 13/05/15 10790
2297 더 열심히 살자 [5] 피오라7642 13/05/15 7642
2296 명량해전에 대한 새로운 연구 [73] 눈시BBbr13312 13/05/14 13312
2295 그럼 상상이 많은걸 해결해 줄까? [14] par333k6840 13/05/13 6840
2294 상상하지 않은 만큼, 비겁해 질 수 있었다. [21] par333k8339 13/05/13 8339
2293 [연애학개론] 행복하게 해주기보다, 비참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더 어렵다 [23] Eternity12681 13/05/11 12681
2292 [야구] 처음부터, 그리고 영원한 4번타자, 영원한 홈런왕. 장종훈 [32] 민머리요정9295 13/05/10 929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