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여친이 생겼습니다.
최대한 진지한 모습과 남자다운모습 반듯한모습만 보이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로 두어달만에 미래를 얘기하는사이가 되었고 양가부모님들은 서로 나이도 되고하니 결혼얘기까지 오갔습니다.
우리도 서로 이사람이면 인생을 함께해도 되겠다는 왠지모를 확신이 들었고 날짜까지 잡았습니다.
예비 장인어르신은 여친의 외할머니가 살아계시니 결혼전에 추석에맞춰 인사드리고 오라해서 연휴마지막날 서산에 가서 인사드렸습니다.
외할머님은 아주 이뻐해주셨고 외가댁 식구들도 아주 반겨주셨습니다.
아주 친절한 미소와 아주 성대한 음식으로...
상다리가 부러질정도의 명절 음식에 평소보다 많은 양을 먹었고 잘먹는다 잘먹는다 칭찬해주시는 할머님의 칭찬에 좀 오버해서 먹었습니다.
밥상위를 거의 클리어했을 즈음 할머님께서 "에미야 게장있지? 그거 꺼내와" 하셨고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나왔습니다.
평소에도 먹는양이 좀 많은 저로서도 좀 힘들었지만 할머님의 권유를 뿌리칠수없어 간장 양념 게장 콤보까지 클리어해냈습니다.
커피까지 얻어먹은 저희는 연휴 마지막날이었기에 오래 앉아있지못하고 일어나 나왔습니다.
출발할때부터 배가 살짝 아파왔습니다.
처음온 여친 외가에 큰일을 보기 어려워 일단 출발했습니다.
서산IC들어가기전 좀 허름한 휴게소가 있었슴에도 화장실이 지저분할거같아 지나쳤습니다.
제머리속에는 '행담도휴게소까지 30분도 안걸린다.거기가면 깨끗한 화장실에서 일볼수 있다. 아직 방구도 안튼 여친에게도 그게 훨 자연스럽다' 이런 계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친가 외가 까지 전부 서울에 있던 저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민족의 대이동을 거기서 겪게 된것입니다.
30분정도는 충분히 견딜수 있다는 생각에 출발한 인고의 여정은 어느덧 한시간 반이 지나가고 있었고 아직 행담도까지는 반정도나 남아있었습니다.
우리의 말수는 점점 없어져갔고 여친은 너무 말이없자 돌아보며 "오빠화났어요? 어맛!"하며 소리쳤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제얼굴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고 다리는 풀려서 브레이크 밟고있을 힘도 거의 빠져가고 있었습니다.
체면 차릴려고 참고있다가는 차안에서 큰일을 치르게될 위기상황에 놓인 저는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그럼 빨리 세우고 길가라도 가서 해결해욧"이말이끝나기도 전에 저는 갓길에 차를세움과 동시에 휴지를 들고 가드레일을 넘어 가파른 골짜기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골짜기가 너무 가팔러서 골짜기쪽을 보고 일을 치렀다가는 나의 분비물들이 내신발로 굴러내려올 상황을 직감하고 나는 과감히 뒤로 돌았고 풀뿌리를 손에 쥔채 골짜기에매달려서 아래쪽으로 최대한 강하게게 분비물을 발사했습니다.
발사!!!
세상에서 제일시원함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푸드득" "워멧!!!"
순간의 정적후에 골짜기밑으로 저의 분비물들이 떨어지는 소리와 그것에 놀라는 나물캐시는 아주머니의 외마디 비명이들렸습니다.
다시 발사!!! 피융~ 푸드득 워멧!!!
두세번 같은소리들이 반복되었고
"아니 워디서 똥이날라오는겨~"하는소리에 저는 빠르게 뒤처리를 하고 낮은자세로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우리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고 예정된 날자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지금생각해도 아내와 결혼못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P.S.
저런일에도 변함없이 절 사랑해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허접한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고
그때 고속 도로 골짜기 밑에서 나물캐시던 아주머님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 信主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6-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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