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5/28 21:21:27
Name 레이드
Subject [일반] 저는 피지알이 좋습니다
이 글을 쓰려고 마음 먹으면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리고 이 글을 무엇하러 쓰는 것인가. 이 글을 쓰는 것이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분노를 사는 것은 아닌가.  이리 저리 생각을 해봤는데 그래도.. 한 번 글을 써 보고자 맘을 먹었습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인터넷에 글을 쓰는 의미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어떠한 일이 있고 그것에 대해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인터넷에 글을 올립니다. 그러한 행위를 통해서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또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스스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화제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지요. 물론 그 장소는 때에 따라 자연적으로든 혹은 인위적으로든 바뀌었지만 단언컨대 저는 인터넷을 통해, 인터넷을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자랐고 또 지금도 자라고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다른 사이트에서, 사이트 사람들에게 성의와 애착을 말했습니다. 글을 쓸 때의 성의, 그리고 글을 읽을 때의 성의, 그리고 사이트를 아끼는 마음을 다른 사람들이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쓰기도 했지요. 그 사이트가 참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말은 그냥 흘려지고 말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상처받았어요.
내가,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이 사이트를 참 소중히 생각하는데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 사이트가 그냥 스쳐지나가는, 없어지면 다시 떠나가서 다른 사이트를 찾으면 되는 그런 곳에 불과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결국 저도 그 사이트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1/3쯤은 포기하고 1/3은 이해하고 나머지는 분노하면서요.

그렇게 저는 제 이야기를 할 곳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공간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리 저리 떠도는 시간들이었죠. 어디로 갈까? 어디에 발 붙여볼까? 아니 어차피 인터넷 사이트라는 것은 흥망성쇠가 있는 곳인데 그냥 인터넷을 멀리해볼까?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라는 것에 대해서 깊은 회의와 깊은 비애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뭐랄까, 커뮤니티에 대해서 후회를 느낄 때마다 한 편으로는 다른 사이트에 대한 갈증과 갈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왜일까요?.. 사실은 아직까지도 제가 왜 다시 돌아왔는지에 대해서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전에 느꼈던 후회만큼, 다시 제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에게, 제가 이야기를 나누는 곳은 피지알입니다. 그동안의 인터넷 생활을 통해서, 예전만큼의 열정이, 행동력이 없다고 할 지라도 분명 현재 제게 소중한 곳은 피지알입니다. 저는 이 곳이 제가 이야기를 가감없이 할 수 있고 또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향해서 비난과 비방이 가득한  곳이 아니라 비판과 건의가 가능한 곳이기를 바랍니다.

피지알의 기준이 모든 인터넷 사이트의 기준이 될 수 없고 또한 운영진의 기준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운영진 역시도 운영진이기 이전에 한 명의 회원이고 또한 한 명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기준을 가지고 획일화된 처분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사람인 이상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운영진 여러분께서 얼마나 수고하고 또한 이 공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분들이 일반 회원인 저보다 더 이 사이트를 위해서 몇 배 더 노력하고 있음 역시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운영진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입니다. 이러한 절대적인 믿음이 오히려 요 근래의 일들에 있어서 더한 반발과 반감을 사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분명히 이번 일에 대해서는 운영진의 일관성 있지 않은 태도와 판단이 잘못되었으니까요. 그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바입니다.

요 근래의 일들로 많은 사람들이 떠났고, 또한 많은 이들이 실망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실망하기도 했고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또 누군가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니가 그러한 피지알을 향해서 감정 노동을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사실 맞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제가 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부끄러운 드러내면서까지 피지알에 글을 쓸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전 이 곳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일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조금만 더 서로를 향해서 따듯해지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제 욕심일까요? 헤헤..(그리고 전 오지랖이 넒기도 합니다. 흐흐..)

주제넘게 제가 한 마디만 더 해보면.. 많은 분들이 이 공간을 걱정하고 또 소중히 여기고 있으실 겁니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분명한 것은 운영자들을 향한 비판과 건의가 비난과 성토가 되어선 안된다는 겁니다.  냉소와 비꼼과 비방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배려와 기다림입니다.

저는 피지알이 좋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음해갈근쉽기
15/05/28 21:24
수정 아이콘
그렇죠 피지알의 양날의 검이랄까

그건 그렇고 살짝 오글오글거리네요 ^^;
레이드
15/05/28 21:24
수정 아이콘
흐... 제가 좀 오글거려서요. 흐흐..
콩쥐팥쥐
15/05/28 21:25
수정 아이콘
민주주의가 어떤 과정으로 발전했는지를 잘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개개인이 너무 많기에 원활한 관리를 위해 마련한 시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지배층이 되고, 피지배층은 그들을 지지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쪽으로 나뉘고
카미너스
15/05/28 21:29
수정 아이콘
저도 피지알을 좋아합니다. 글 내용도 대부분 공감합니다.
그러나 운영진의 일관성없는 처리에 대해서는 배려와 기다림을 할만큼 했는데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뭔가 다른 해결책을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레이드
15/05/28 21:30
수정 아이콘
저도 공감합니다. 배려와 기다림으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기도 하죠. 분명하게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파급효과
15/05/28 21:38
수정 아이콘
저도 피지알이 좋습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참 피로하네요. 운영진 분들의 운영도 아쉽고, 날이 선 회원들의 분위기는 더욱 더 아쉽습니다. 어느 게시판이든 비꼼이 가득해 댓글이 많은 글은 클릭하기조차 꺼려집니다. 유게 게시물마다 똑같은 비꼬는 댓글을 다시는 분도 있더군요. 그래서 유게 글도 원숭이 관련 글은 다 스킵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초 라이트 눈팅유저가 느끼는 피로감이 이정도인데, 다른 분들은 더 하겠죠. 제발 서로 비꼬고 감정싸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레이드
15/05/28 21:39
수정 아이콘
제가 이 글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이 덧글에 다 있네요. 헤헤. 비꼬고 감정싸움 하지 않는 피지알이 되기를 바랍니다.
라라 안티포바
15/05/28 21:41
수정 아이콘
저도 공감합니다.
축생 밀수업자
15/05/28 21:49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을 좋아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안좋아할 수도 있죠.
천무덕
15/05/28 21:53
수정 아이콘
역시나 좋아하니까 실망도 하고 의견도 개진하고 하는거죠. 좋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처음부터 기대할 꺼리가 없다면 실망같은걸 할리가 없죠. 더 나은 곳이 되기 위하여 진통이 좀 길어지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런 진통은 길어서 좋을게 없죠. 수술할 곳이 있다면 어서 수술해서 봉합을 해야 고통받는 시간이 줄어들거라고 봅니다.
서로가 힘들어하는 이 시간이 길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재문의
15/05/28 21:54
수정 아이콘
저는 pgr이 진짜 싫어요.

하지만 싫어요->질어요->좋아요?

음.. 두음법칙에 따라 좋아하는 듯 합니다.
파우스트
15/05/28 23:48
수정 아이콘
드립이 너무 재미가 없는데.. 그럼 저도 님 싫어하는건가요?(수줍)
15/05/28 22:04
수정 아이콘
조금 다른 얘긴데 요즘 사람이 너무 많이 늘어 난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아지고 더 활성화가 되는 과정에서 장단점이 다 나타나는 것 같아요.
라라 안티포바
15/05/29 01:04
수정 아이콘
몇년 사이의 변화중 이 원인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확실히 피지알이 사람이 많아지면서 변화하는걸 어느정도 느끼네요.
단호박
15/05/28 22:25
수정 아이콘
월요일 정도까지만해도 자게 요즘 참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주제로 여러가지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거든요. 그런데 맹모닝 사구 벤클 원숭이가 줄줄이 터지면서 혼돈의 시대로......
세계구조
15/05/28 22:29
수정 아이콘
저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남들한테 같이 하자고 소개하기엔 좀 창피하긴 하네요. 혹 네티즌의 말을 들어보니 나라 전체가 다 날카롭게 서있다고 하더군요. 어느 커뮤니티를 가던 다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특히 피지알이 더 날이 서있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요즘 그렇습니다.
tomboy21
15/05/28 23:58
수정 아이콘
추천요 저도 여전히 피지알이 좋습니다
2막4장
15/05/29 00:30
수정 아이콘
사실 치고박고 하는 거 조차도 전 좋네요. 그냥 제3자로 인생을 살아와서인지,,
라이트 유저인지, 우선순위가 분명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543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강정호 2타점 적시타,시즌 14타점) [22] 김치찌개4506 15/05/28 4506 0
58542 [일반]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여? - Pentatonix [58] SCV6776 15/05/28 6776 4
58541 [일반] [야구] 삼성.. 통합 5연패 올해는 힘들어보입니다. [225] 푸른피12277 15/05/28 12277 3
58540 [일반] 아이폰 문자 오류 [20] 토다기8291 15/05/28 8291 1
58539 [일반] 전 세계 500대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 Top10 [9] 김치찌개3982 15/05/28 3982 0
58538 [일반] 최근 1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유명인사 Top10 [13] 김치찌개3781 15/05/28 3781 0
58537 [일반] 저는 피지알이 좋습니다 [18] 레이드3665 15/05/28 3665 15
58535 [일반] 기성용-아스날 접촉- 스카이 스포츠 [81] swordfish-72만세7569 15/05/28 7569 2
58534 [일반] 우리나라 길 이야기 1; 강원도편 [21] 박루미5340 15/05/28 5340 9
58533 [일반] 장려금까지 주면서 국제결혼을 장려하는 농촌 지자체의 현실 [53] 군디츠마라8893 15/05/28 8893 3
58532 [일반] PGR21의 헛똑똑이들은 침묵하라 [80] 살찐개미9854 15/05/28 9854 4
58531 [일반] KBO의 민병헌 홍성흔 두산 구단에 대한 징계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137] 진연희9493 15/05/28 9493 5
58530 [일반] 밑에 사장님 글 이해에 도움이 되는 자료...헌즈의 무서움 [24] Neandertal7500 15/05/28 7500 3
58529 [일반] NHN에서 제공하는 PAYCO 라는 서비스를 아시는가요? [22] 피어6673 15/05/28 6673 0
58528 [일반] [복싱] 우리가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에게 바라던 정상결전: 레너드 vs 헌즈 [46] 사장11423 15/05/28 11423 67
58527 [일반] 나는 양산 쓰는 남자다. [70] 삭제됨9254 15/05/28 9254 33
58526 [일반] PGR운영진이 자유와 유머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그냥 폐쇄하시죠. [141] 뜨와에므와9859 15/05/28 9859 39
58525 [일반] 헌재 교원노조법 2조 합헌 판결 [93] 어강됴리6272 15/05/28 6272 5
58524 [일반] 최근 국내 야구계의 여러 이야기들 [15] 키스도사6237 15/05/28 6237 0
58523 [일반] [해축] 스티븐 제라드가 리버풀 선수로서 띄우는 마지막 편지 [10] 하얀마녀3861 15/05/28 3861 0
58522 [일반] 운영진 중 한 명만 대답 부탁드립니다. (답변 추가) [46] 삼공파일8720 15/05/28 8720 9
58521 [일반] 너와 나의 PGR21(추가) [18] Secundo4479 15/05/28 4479 24
58520 [일반] [NBA] 파이널 대진이 나왔습니다 [60] Awesome Moment4443 15/05/28 444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