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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12 21:33:59
Name 저퀴
Subject [일반] PDW? 개인 방어 화기?

언젠가부터 현대전을 소재로 한 매체(저의 경우에는 게임)에서 '개인 방어 화기'란 단어를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오역인가 싶었는데, 막상 영어로 찾아봐도 PDW(Personal Defense Weapon)이더군요. 정말로 개인 방어 화기란 뜻인데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권총부터 수류탄까지 다 개인 방어 수단 아닌가...?'

그러니 아리송해서 직접 검색해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현대전에 이르면 일반적인 전투병에게야 당연히 소총을 제공하죠. 하지만 비좁은 공간에서 활동해야 하는 전차병이나 후방에서 전투를 치루지 않는 보직에게 소총 같은 물건은 갖고 다니기도 불편한 물건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보통은 허리춤이나 품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권총이면 충분하죠. 아니면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은 기관단총 같은 물건을 주고요.

그런데 시대가 지나서 보병들에게 적을 향해 20~30발을 퍼부을 수 있는 돌격소총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거기다가 저위력인 권총이나 기관단총 정도는 어떻게 막아줄 수 있는 방탄복까지 마련된 보병들이 후방을 기습하면 비전투병들이 대항할 수단은 없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나온 개념이 PDW입니다. 권총이나 기관단총보다는 좀 더 나은 방어 수단인 셈이죠.

보편적으로 PDW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적의 방탄복 정도는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한 소리죠. PDW를 기획한 이유가 권총이나 기관단총으로 확실히 제압할 수 없을 것 같아서니까요.

2. 휴대성이 좋아야 한다.
아무리 좀 더 전투를 위한 무기라 해도 일반적인 보병한테는 돌격 소총을 주면 그만이고, 지급 대상들이 평소에 갖고 다니기 힘든 물건이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럴 바에는 그냥 똑같이 돌격 소총을 주면 되겠죠.

3. 위력적이면서 쓰기 편한 총기여야 한다.
후방을 기습하는 적이라면 정규군보다는 훈련도가 높은 특수부대겠죠? 거기다가 앞서 말했듯이 이런 특수부대들은 중무장하고 있으니 대등하게 맞서 싸울 정도의 화력은 있어야 합니다. 거기다가 권총탄보다는 위력이 있어야 하고, 소총탄처럼 반동이 강해선 안 된다는 조건도 붙습니다.

그래서 PDW들의 특징은 기존 권총 탄환 이상의 위력을 가졌으며(방탄복을 이겨내야 하니) 최소 기관단총 수준으로 조그마한 총기며, 마구잡이로 연사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는 총기가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총에 관심이 없어도 기억하게 되는 P90이 대표적인 PDW입니다.

이 총은 방탄복을 이겨내기 위해서 별도로 5.7mmx2.8mm 탄환을 쓰고, 휴대하기 편한 짧은 길이와 50발 가량의 장탄 수까지 보유했습니다. 앞서 말한 조건을 대부분 만족하는 셈이죠.

하지만 PDW는 대중화되질 못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후방 침투를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 소련과 미국 간의 대립이 있었던 냉전이었는데, 이 냉전이 끝나버렸다는 점입니다.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는데, 후방에서 싸울 일이 생길 수가 없죠. 이러니 막상 만들어둔 PDW를 군대에서 사질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PDW란 개념이 아예 사라졌다면 오늘 이 글에서 다룰 이유가 없겠습니다만, 지금도 PDW란 단어는 멀쩡히 쓰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슬슬 PDW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거든요. 군인도 아닌 민간인 범죄자들조차 방탄복에다가, 돌격 소총까지 갖추고 덤비는 시대니까요. 여기에 테러와의 전쟁이 되니 테러리스트들의 무장 수준도 사실상 냉전 시기의 염려하던 특수부대와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민간인을 보호해야 하는 경찰이나, VIP를 지켜야 하는 경호원 같은 사람들이 택해야 하는 무기가 PDW이 된 겁니다.

다만 PDW란 개념이 결국 쉽게 방탄복은 제압 가능한 휴대용 총기인지라, 그 범위가 너무 넓게 됩니다. 왜냐하면 매 년마다 수많은 총기들이 쏟아지면서 묘하게 이 개념에는 들면서 약간은 다른 총기들도 나오게 되거든요.


- Magpul이란 회사에서 만든 PDR이라 합니다.

PDR은 Personal Defense Rifle의 약자로 이 총을 만들면서 Magpul이 내세운 개념이라 합니다. 왜 소총(Rifle)이냐면 이건 5.56x45mm NATO 탄을 쓰는 무기거든요. 즉 그냥 대놓고 소총탄을 쓰는 짧은 소총인 셈이죠. 기술이 발전하면서 보시다시피 기관단총 수준의 길이를 가진 소총도 얼마든지 나오게 되었으니까요.

심지어 더한 경우도 있는데요.


- 무슨 군대냐 하면 'FBI' 소속의 특수부대인 FBI-HRT입니다. 보시다시피 그냥 돌격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죠.

대충 길이를 줄인 돌격소총으로 활동하는 겁니다. 점점 상대해야 할 적들이 강해지니 최전방이나 적 후방에서 싸우는 군 특수부대와 다를 게 없어진 셈입니다. 앞서 언급된 PDR 정도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총기 제조사들이 기관단총 수준의 길이를 가진 돌격소총을 만들고 팔아먹으려 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또 이러니 PDW의 문제점이 나오기 시작하고요.


1. 어찌 되든 간에 소총탄 이하의 위력이라서 불만.
둘 다 방탄복 입고 싸우면 당연히 돌격소총 정도의 무장이 유리하죠.

2. 탄약값도 불만.
여태까지 잘만 쓰던 권총, 소총탄이 아니다 보니 따로 생산해야 하죠. 이런 PDW전용 탄약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3. 심지어 소구경 권총탄도 얼마든지 강해져서 문제.
일부 총기들은 기존 권총탄을 계속 개량해서 돌격소총급은 아니더라도 문제 없을 위력을 내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래서 현재는 어떻게 되었냐면 수많은 총기 제조사들이 PDW이라 이름 짓고 판매하되, 설명에는 '기관단총'입니다, 혹은 '카빈'입니다라고 홍보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이런 애매한 PDW란 단어가 여러 매체에서는 쓰는 사람 마음대로 쓰던가, 고쳐 쓰던가, 신경 끄는 셈이죠.


- 유비소프트는 PDR이란 단어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톰 클랜시의 판권으로 게임을 만드는 유비소프트는 Magpul의 총기까지 라이센스를 따서 게임에 집어넣고 아예 PDR이란 개념을 내세웁니다. 그리고 EA의 배틀필드는 현대전을 다루면서 기관단총은 모조리 PDW로 통일해서 부르고 있으며, 원래 이런 군사적 고증에 관심이 없는 액티비전은 그냥 다 기관단총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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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15/04/12 21:51
수정 아이콘
단축형 돌격소총... 특히 경찰부대 중에도 요즘 M4 카빈을 쓰던 거 같은데 말이죠. K1A도 단축형이던가-_-a
DogSound-_-*
15/04/12 21:51
수정 아이콘
현대화기의 최고 간지는 KRISS SUPER V
클래식화기의 최고 간지는 M14
권총의 최고 간지는 DESERT EAGGLE
기관총의 최고 간지는 MG42
15/04/12 22:12
수정 아이콘
어찌됐건 말씀하신 화기들은 넓은 의미에서의 기관단총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죠. PDW의 가장 큰 문제는 글에서 언급해 주신대로 나토 표준인 5.56mm나 AK 시리즈의 구경인 7.62mm 등 기존 규격의 소총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만해도 굳이 PDW 류의 화기를 새로 구입하느니 당사자에겐 좀 불편하더라도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어 있고 계속해서 쓴 K1A를 쓰는 게 더 나은 지라...
물론 전차 탑승 인원은 좀 더 작은 화기가 필요할텐데 단지 이들만을 위해서 국방부가 화기를 새로이 구입할까는 의문입니다. 어차피 경호나 기타 등등 필요한 사람들은 이미 지원이나 사비로 자신에게 필요한 PDW를 구입하고 있죠.
15/04/12 22:38
수정 아이콘
군이나 경찰 특수부대는 아무래도 예산문제 때문에 5.56 단축 소총 위주로 보유하지만(일반 후방 부대 역시 그냥 카빈으로 끝~)
상대적으로 예산에서 자유로운 VIP경호기관에서는 잘 써먹고 있죠
다빈치
15/04/12 22:39
수정 아이콘
이 글의 핵심은 기승전 엑티비전까기네요 크크크크 전형적인 미괄식 구성! 나머지는 글자수 채우기네요 크크크크

추측해보자면 밀덕이신거 같은데 보시기엔 어떤 개발사가 가장 고증을 잘하는것 같나요?
15/04/12 22:55
수정 아이콘
아니요, 딱히 군사적 고증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액티비전에게 뭐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보통 액티비전처럼 그냥 다 기관단총이라 부르는 게 더 보편적인 표현이니까요.
마음속의빛
15/04/12 22:45
수정 아이콘
pdw에 이런 조건이 있었군요.
제가 알고 있었던 내용으로는, 원래 pdw는 의무병 같은 비전투 요원들이 M16, k2 등을 사용하는 일반 전투요원을 상대로 호신용으로 사용하는
휴대 간편한 무기로 알고 있었는데, 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휴대용 무기인만큼, 크기에 제한이 있으나, 빠른 기동력과 휴대의 간편성. 그리고 일반 전투요원을 상대로 전투가 가능할 정도의 화력이
pdw의 조건이라고 게임하면서 배웠... 었답니다. 하핫..
15/04/12 23:10
수정 아이콘
과거 레인보우식스에서 MP5K PDW 라는 무기가 떠올라서 왔는데 아니였군요.
하심군
15/04/13 00:33
수정 아이콘
일단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PDW가 가장 수요가 많은 곳이 대테러부대 같은 특수부대인데 첫째로 대테러부대의 경우 보호대상과 적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 소총탄의 관통력과 저지력이 부담된다는 점, 많은 기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무게와 크기를 줄일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PDW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유규격이야 어차피 특수부대는 돈이 많아서(...)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도 있고요.

덧붙여서 P90의 5.7mm탄은 탄을 작게 만드는 대신 탄속을 높여서 방어구를 뚫고 대신 상처를 적게내는(물론 심장에 맞으면 아무리 구멍이 작아도 소용이 없죠) 방식을 사용해서 특수부대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highfive
15/04/13 00:49
수정 아이콘
구경->위력 정도로 바꾸시면 좋을듯. 구경이라 하면 말 그대로 총알 굵기인데 일반적인 9미리 권총탄이 5.56미리 소총탄보다 굵죠.
권총의 위력이 소총보다 달리는건 탄알의 굵기보단 장약의 차이,탄두의 형태,명중률의 차이 등이라 볼 수 있을겁니다.
15/04/13 10:27
수정 아이콘
가제트인가요? TV에서 PDW 소개해주는 내용 보고
'한국말인가...? 이해가 하나도 안 돼!!!' 하면서
이해 못하고 넘어갔던 개념이었는데

덕분에 PDW라는 개념 하나 배우고 갑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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