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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11 14:47:06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사람이 밀을 길들였나? 밀이 사람을 길들였나?
호모 사피엔스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00년 전부터 슬슬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채집과 수렵으로 생활을 했고 당연히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정착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시발점이 몇 가지 곡물들을 재배하면서 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곡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밀이고 밀은 오늘날에도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곡물 가운데 하나이지요. 그런데 우리 호모 사피엔스들이 밀을 길들인 것일까요? 아니면 밀들이 우리 호모 사피엔스들을 길들인 것일까요? 한번 밀 입장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밀은 옛날에는 별로 대단하지 않았던 여러 식물들 가운데 한 종이었을 뿐입니다.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펴져서 분포하던 것도 아니고 지금의 중동지방에 국한에서 살고 있던 놈들이었지요. 그런데 만약 종의 번식과 개체수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밀만큼 성공한 식물도 없습니다. 지금의 북미 대륙의 경우 약 10,000년 전에는 그곳은 밀 한포기 자라지 않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밀 경작지대를 가면 차를 타고 수백 킬로를 달려도 내내 밀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밀 경작지들의 면적을 다 합치면 2백2십5만 제곱킬로미터 정도가 되며 이는 영국의 약 10배 정도 면적이라고 합니다. 중동의 한 지역에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다가 이제 전 세계적으로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니 밀 입장에서 본다면 성공도 이런 성공이 없을 정도라고 해야겠습니다.

밀을 재배하기 전에 호모 사피엔스들은 수렵과 채집으로 나름 꽤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호모 사피엔스들의 밀의 농간(?)에 빠져 밀농사라는 걸 짓기 시작하면서 모든 고통이 시작이 됩니다. 밀농사가 시작되고 나서 수천 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서는 호모 사피엔스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밀을 돌보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밀은 바위와 자갈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들을 위해서 호모 사피엔스들은 땅을 일구기 위해 허리가 휘어져라 노동을 했습니다. 밀이 알아서 바위와 자갈을 치울 리 없습니다. 밀은 다른 식물들과 물과 양분을 나누는 걸 지극히 싫어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들은 주기적으로 이글거리는 햇볕 아래에서 잡초들을 제거해 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밀들이 자라기를 거부하니까요.

밀은 병에도 걸립니다. 호모 사피엔스들은 관심을 같고 병충해를 예방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밀은 다른 동물들에 대한 방어수단이 없습니다. 토끼나 메뚜기 떼들이 올까 호모 사피엔스들이 신경 써서 경비를 서줘야 됩니다. 호모 사피엔스들이 수렵 채집 생활을 할 땐 토끼나 메뚜기가 밀을 먹든 말든 신경 안 써도 되었습니다. 그깟 밀 좀 못먹어도 다른 거 먹으면 됐습니다. 하지만 일단 밀의 노예가 된 이상 이 일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밀이 목이 마르답니다. 우물이나 강가까지 가서 물을 길어다 바쳐야 됩니다. 한 두 바가지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해 뜨면 물 길러 나가서 해 지면 들어오는 일을 수일동안 반복해야 합니다. 밀이 땅에 먹을 만한 양분이 별로 없답니다. 호모 사피엔스들은 동물의 배설물을 져 날라서 땅에다 뿌리고 밀님이 드실 양분을 공급해 줘야 합니다.

원래 나무 타고 가젤 쫓는데 적합하게 진화해온 호모 사피엔스들의 몸은 이제 밀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돌밭 일구기, 물 나르기, 잡초 뽑기 같은 낯선 일을 해야 합니다. 척추가 아프고 관절이 쑤신 건 덤입니다. 디스크라는 병도 이때부터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대가로 밀이 그래도 호모 사피엔스들에게 식량을 제공한 거 아니냐고요?...영양학적으로 볼 때 수렵 채집을 하는 호모 사피엔스들은 다양한 식단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산딸기, 내일은 생선, 모레는 가젤 고기...인간은 원래 잡식성이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돌려가며 먹다보면 어느새 균형 잡힌 식사가 됩니다.

그런데 밀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호모 사피엔스들의 주식은 밀 하나가 되고 말았습니다. 미네랄, 비타민 부족하기로 유명한 바로 그 밀 말입니다. 이러니 이와 잇몸이 수렵 채집 생활할 때보다 나빠지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이제 인간의 생존은 오직 밀농사의 성패에 달렸습니다. 옛날에 수렵 채집 생활 할 때는 어느 한 종의 먹잇감이 갑자기 부족해져도 다른 놈들로 대체가 가능했는데 이제는 밀농사를 망치면 바로 그대로 사느냐 굶어 죽느냐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또 폭력에 대한 복원력은 어떻습니까? 예전에 소규모 무리 생활을 하면서 수렵 채집을 할 때는 설사 힘센 종족에게 밀리더라도 다른 곳으로 가서 또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면 생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정착해서 밀농사를 짓게 된 이상 이웃 부족이 식량을 노리고 쳐들어오는 경우 선택의 여지라는 게 없습니다.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합니다. 여기서 밀리면 상대 부족의 무기에 죽든 밀농사 터전을 잃고 오지에서 굶어 죽든 죽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를 악물고 싸워야 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대방을 죽여야 합니다. 안 그러면 내가, 우리 가족이 죽습니다. 타협의 여지라는 건 없습니다.

그놈의 밀농사 하나 짓는 바람에 꼴이 도대체 이게 뭐란 말입니까? 이쯤 되면 진짜 호모 사피엔스가 밀을 길들인 건지, 밀이 호모 사피엔스들을 길들인 건지 헷갈리지 않으십니까?



아기밀: 아빠, 호모 사피엔스들이 내년부터 우리 재배 안 하겠다고 하면 어떡하지? 우리 종족은 멸종하는 거야?
아빠밀: 걱정 하덜 말어...걔네들이 우리 노예 생활 한 지가 원데이 투데이즈가 아니여...


(이 글은 Yuval Noah Harai의 저서 [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를 참고로 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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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ordfish-72만세
14/12/11 14:51
수정 아이콘
그나마 밀이 키우기는 벼보다 낫죠. 기후도 덜타고.... 그런데 두 작물이 양대 산맥.
Neandertal
14/12/11 14:57
수정 아이콘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게 과연 잘한 일이었나?...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이미 늦었지만...--;;;
14/12/11 14:57
수정 아이콘
밀 재배가 딸 키우는 정도면, 벼 재배는 아들 키우는 정도?!
벼노동 알지도 못하는 밀노예들아!!
돈보스꼬
14/12/11 15:40
수정 아이콘
그... 근데 대체 왜 그 이상한 작물을 키우기 시작한 걸까요... 달리 키울 만한 게 없었나ㅠㅠ

옛날 할아버지 집에서 볼 때마다 느낀 거지만 벼농사는 진짜 뼈빠지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발이 쑥쑥 빠지는 논 안에서 잡초 뽑고 왔다갔다하면 이게 무슨 중노동이여...
swordfish-72만세
14/12/11 15:48
수정 아이콘
더 웃기는 건 이앙법 아니었으면 그 잡초 제거가 더 힘들었다는 거죠. 이앙법으로 벼의 생장은 떨어지는데
그거 하나 때문에 물관리라는 그 막노동을 하기 시작했으니...
홍승식
14/12/11 14:58
수정 아이콘
그렇지만 농경을 안했다면 호모 사피엔스의 개체수가 과장 조금 더해 100억을 바라보는 일이 있을 수는 없었겠죠.
당근매니아
14/12/11 15:00
수정 아이콘
이...이거 시대착오적인 수렵 생활 옹호가가 쓴 게 틀림이 없습니다!
펠릭스
14/12/11 15:01
수정 아이콘
그런데 진짜 농사 때문에 인류의 영양불균형이 시작되었다구요! 인류가 수렵시대의 영양균형을 회복한건 무려 20세기라구요!
swordfish-72만세
14/12/11 15:04
수정 아이콘
농경 초기의 뼈 상태 보면 정말 인류는 퇴보했습니다 소리가 나오죠. 물론 개체는 엄청 늘었지만...
Neandertal
14/12/11 15:07
수정 아이콘
개체수는 늘었지만 개개인의 상태는 더 나빠졌다고 하더군요...
저 신경쓰여요
14/12/11 15:22
수정 아이콘
옛날 사람, 뼈가 튼튼했다에요? (°▼°)
swordfish-72만세
14/12/11 15:35
수정 아이콘
키도, 체중도 수렵시절에 컸습니다. 이걸 따라간게 19세기 중반이었으니까요. 물론 근력은 영원히 못따라간다고....
그리고 농경초기는 수렵에 상대적인 수준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안 좋은게 뼈에 나이테가 생길 정도로 춘공기에는 영양부족이었고 쉽게 부러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더군요. 물론 키나 체중 모두 안습 수준.
소독용 에탄올
14/12/11 16:07
수정 아이콘
사실 개체의 상태는 '번식가능연령까지 적당히 살아남기만 하면 '인간'이라는 종 기준으로 봐선 딱히 중요하지 않습니다.
'숫자'가 늘었다는건 인류라는 종 입장에선 '공생을 통한 성공'으로 봐야...
14/12/11 15:01
수정 아이콘
대신 인간은 새끼를 수렵 생활에 비해 훨씬 많이 치고, 그러고도 남을 잉여산물을 갖게 됐습니다.

결정적으로 작물화 이후 밀은 절대적 개체수는 늘었으나 그에 걸맞은 수준의 다양성을 확보하지는 못 했으니 인간의 승리인 걸로.

어? 근데 제목에 사림이에요.
14/12/11 15:10
수정 아이콘
2편에 조선시대로 건너가나보네요 크크
14/12/11 15:13
수정 아이콘
국내에 밀을 도입하던 사림이 벼파에게 사화를 당한다거나...
Neandertal
14/12/11 17:03
수정 아이콘
ㅠㅠ
구밀복검
14/12/11 15:05
수정 아이콘
농경을 시작하면서 인간은 생존율을 올린 대신 루저가 되었죠. 고기덕후에겐 슬픈 세상이...
14/12/11 15:05
수정 아이콘
사림이 뭔지 했는데 사람이었군요 크크크
azurespace
14/12/11 15:06
수정 아이콘
수렵생활을 계속 했더라면 도저히 장기보관이 안 되니 먹을 거 안 구하고 한가롭게 도구 같은 거나 만들고 있는 기술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기술자가 없으면 수학 과학도 발전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라이트닝
14/12/11 15:08
수정 아이콘
그렇죠.게임 문명에서 모든 테크트리는 농경기술이 선행조건입니다.
써니는순규순규해
14/12/11 15:15
수정 아이콘
장기보관이 안 되니 냉장고를 개발했을겁니다?
14/12/11 21:17
수정 아이콘
아니죠 먹고싶을때 먹을수 있도록 타임머신을 딱!
라이트닝
14/12/11 15:07
수정 아이콘
크크 하지만 식량공급량은 수렵 채집 하던 시절과 단위수가 다르게 되었죠.나름 win-win한 사이
원달라
14/12/11 15:10
수정 아이콘
고기는 빵에 끼워 먹으면 맛있으니까요. 농사를 안지으면 밀이 없고 밀이 없으면 빵이 없어요. 그럼 버거킹 와퍼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는 상상할 수 있을까요 그런 비극적인 상황을..따라서 밀 농사는 인류가 종족의 운명을 걸고 시도해온 일이고 마침내 승리했던 것입니다. 밀은 자신의 운명을 고기 양쪽에 서기 위해 바쳐진 존재로서 위치해 왔고 그 간극 속에서 인류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그걸 햄버거라고 부르죠. 햄,버-거- 딱 듣기에도 우리의 오랜 친구 같은 이름입니다. 초등학생 시절 생일 파티할 때 친구들에게 햄버거 돌린 기억 다들 있지 않습니까? 물론 자주 간 곳은 버거킹은 아니고 롯데리아 였습니다. 데리버거를 싸게 파는 그곳말이죠. 얼마나 싸고 맛있습니까? 이게 다 밀 농사가 일구어낸 승리입니다. 호모 사피엔스 만세.
14/12/11 15:14
수정 아이콘
그냥 먹어도 맛있...
원달라
14/12/11 15:19
수정 아이콘
당신은 너무 많은 걸 알고 있군요
왕삼구
14/12/11 15:13
수정 아이콘
문제는 농사가 불가능한 지역의 경우는 계속 석기시대로 머물렸죠. 얼마전 자유게시판에서 감상문이 올라온 총균쇠에 그 사례가 잘 나와있죠.
14/12/11 15:16
수정 아이콘
사실 농경과 가축은 유전자의 관점에서는 윈윈이죠. 가축 개개인이 느끼는 고통 따위야 유전자가 알 바 아니고....
소독용 에탄올
14/12/11 16:10
수정 아이콘
예, '종' 기준으로 보면 중요한건 '재생산'이지 그 과정이 아니죠...
에디파
14/12/11 15:27
수정 아이콘
호모샤피엔스는 밀을 제대로 소화시키키 위해 비타민비군의 고갈을 감내해야하고 밀속의 글루텐을 제대로 소화시키못해 여러가지 장의 병을 얻게 되었다지요. 대표적인 것이 셀리악이구요. 밀의 승리인듯 합니다.
겨울삼각형
14/12/11 15:28
수정 아이콘
징기스칸 : 훗 그깟 쌀, 밀 따위
14/12/11 15:32
수정 아이콘
욕망하는 식물이란 책에서 나오는 관점이네요.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관점을 바꾸면 같은 세상도 다르게 보인다는 게 참 재미있어요.
즐겁게삽시다
14/12/11 15:33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
돈보스꼬
14/12/11 15:38
수정 아이콘
계속 생각했던 거지만 네안데르탈(님)에 의해 작성되는 호모 사피엔스 이야기라... 뭔가 기묘한 느낌입니다...?
라이트닝
14/12/11 15:42
수정 아이콘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볼수 있어서 더 재밌는것 같습니다
돈보스꼬
14/12/11 15:44
수정 아이콘
한편으로는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킨 당사자가 호모 사피엔스일텐데 그 당사자에 대해 분석하는 네안데르탈(님)이라... 왠지 반격을 위해 조금씩 자료조사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들고...
소독용 에탄올
14/12/11 16:12
수정 아이콘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안(?)에 살아있다는 견해도 최근 나오고 있지요.
현생인류의 유전자중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기원 유전자가 있...
Neandertal
14/12/11 17:04
수정 아이콘
불구대천의 원수...호모 사피엔스...죽을 때까지 까주마...--;;;
14/12/11 15:43
수정 아이콘
글쎄요. 밀의 영양이 형편없을지라도, 농경을 통해 호모 사피엔스의 평균수명 및 개체군 크기 따위가 증가했기에 그 이후로도 계속 농사를 지었겠죠. 뭐가 어쨌든 실제 결과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었으니 인류가 채집꾼에서 농부로 전직하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밀 대신 전 세계의 양계닭을 예로 든다면, 1)인간의 손에 의해 개체수가 늘었고 2)키우는 데 사료 수급이나 질병 관리 등 인간의 수고를 요하면서도 3)영양 면에서 완벽하지 않지만(죄송합니다 치느님) 그렇다고 닭이 인간을 길들였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14/12/11 16:13
수정 아이콘
서로를 길들인 '공생'에 가까운 상태니, 닭이(밀이) 인간을 길들였다고 볼 수도 있을듯 합니다.
14/12/11 17:10
수정 아이콘
네, 말씀대로 공생에 가깝긴 한데 음...
이건 제가 생각하는 '길들이다'의 정의가 작성자분이나 소독용 에탄올님과 달라서 생기는 의견 불일치인 것 같습니다.
방민아
14/12/11 16:00
수정 아이콘
10,000만년전은 오타겠죠?? 흐흐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Neandertal
14/12/11 16:04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14/12/11 16:28
수정 아이콘
제목보고 글쓴이가 누군지 유치해봤는데 맞췄습니다. 저에게 추리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해주세요.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Neandertal
14/12/11 19:24
수정 아이콘
추리력 뛰어나십니다...b
흰코뿔소
14/12/11 16:31
수정 아이콘
밀의 영양이 형편없는게 아니라 백밀가루의 영양이 형편없는거죠.
통밀은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합니다. 더구나 농약뿌리고 밀가루에 방부제 넣고하면서 밀가루 음식이 몹쓸 음식이 된거죠.

수렵&채집의 불확실성보다는 농경생활의 안정성이 좋기야 좋습니다.
문제는 약탈이죠. 폭력적인 약탈이든 지배체계에 의한 약탈이든...
뭐, 농경 생활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이해 못할 것은 아닙니다만;
Neandertal
14/12/11 16:43
수정 아이콘
잉여 농산물은 권력자에게 바쳐야 하는...ㅠㅠ
소독용 에탄올
14/12/11 17:15
수정 아이콘
안'잉여'농산물도 바쳐지곤 했지요.
Neandertal
14/12/11 17:23
수정 아이콘
나 다시 "헌터-개더러"로 돌아갈래~~~!!!!
닭이아니라독수리
14/12/11 16:36
수정 아이콘
호구 사피엔스ㅠㅠ
내일은
14/12/11 16:56
수정 아이콘
일반적으로 역사에서 농경의 상징은 밀이지만 실제 가장 많은 인구를 부양하는건 쌀이고 인간이 먹는 칼로리만 따지면 옥수수(상당수가 사료로 가축에게 먹혀 인간에게로) 일겁니다. 이게 다 서구역사가들의 음모... 는 아니고 밀농사가 빨랐죠. 쌀은 농사짓기 정말 까탈스러워서
홍승식
14/12/11 18:54
수정 아이콘
쌀은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밀보다 많지만 그만큼 투여 노동력도 높아서 사람이 많이 필요하죠.
벼농사할 손이 많이 필요해 아이를 많이 낳고 입이 늘어나니 벼농사를 더 많이 지어야 하고, 논을 늘리니 아이를 더 낳아야 하고...(무한루프.)
14/12/11 17:24
수정 아이콘
유다프(유민상 다이어트 프로젝트)

유민상: 요즘 장가가려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밀가루 이제 안 먹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안 먹을 겁니다.

유!민!상! 유!민!상!

신입: 저 선배님! 선배님이 다이어트 성공해서 다른 사람들도 선배님 따라 밀가루 안 먹으면 밀재배 끝날 수도 있겠네요.

유민상: 그럴 수도 있겠네요~

신입: 난 밀 농사 밖에 없는데..

유민상: 아. 너 그렇게까지 얘기하면 내가..뭐가 되..

송영길: 형, 내가 얘기할게. (신입을 보며) 야 이 한심한 놈아. 밀가루 못 끊어!
그깟 다이어트 좀 한다고 밀재배 안 하냐? 그러면 벼는 진작에 멸종했겠네.

신입: 그럼 왜 자꾸 다이어트 한다면서 밀가루 안 먹는다고 하는 겁니까?

송영길: 피자. 피자먹으니까. 피자먹고 살 찌는 걸 밀가루 탓하는 거야.
야. 생각해봐. 다이어트 때문에 피자 끊는다치자. 그럼 치킨은? 치킨에 밀가루 반죽 들어가는 알지?
만약 다이어트때문에 하루 한끼만 먹어야 한다면 쌀 먹을래? 치킨 먹을래?

신입: 치킨요.

송영길: 그렇다니까. 치킨은 못 끊어. 그러니까 밀재배도 안 끝나니까 걱정하지마.
밀재배는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옥수수와 똑같아. 지구 멸망할 때까지 재배해.

유!민!상 유!민!상!
Aye Caramba
14/12/11 18:17
수정 아이콘
언제나 흥미로운 소재에요 크크 우리네 조상들은 흐흐
14/12/11 18:53
수정 아이콘
욕망의 식물학 이라는 책이 이런 관점으로 사과 감자 튤립 마리화나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이제와서 뭐 어쩌라고 싶습니다. 돌아가기엔 우린 너무 많이 왔어...
몽키.D.루피
14/12/11 18:53
수정 아이콘
이게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종에 비해 집요하고 쪼잔해서 그래요. 누군가가 밀같은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관찰하고 이거 우리가 길러볼 수 있겠는데? 했겠죠. 그럼 옆에서 누가 분명 이렇게 말합니다. 그게 말이 되냐? 그러면 처음에 얘기 꺼낸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잉여로움을 다 투자해서 그 쓸데없는 짓을 하려고 한단 말입니다. 그 쪼잔한 성격으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swordfish-72만세
14/12/11 18:54
수정 아이콘
솔직히 밀은 약과죠. 정말 미쳤다고 생각한 건 아몬드... 야생 아몬드는 청산가리와 비슷한 성분이 있죠.
그걸 굳이 먹겠다고 개량한 거 보면 미친거죠.
14/12/11 21:20
수정 아이콘
헐...수많은 피임상실험자들에게 애도를.....
14/12/12 00:16
수정 아이콘
호모 사피엔스는 진정 또라이 집단입니다
거지같은 배를 타고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섬으로 나가는 놈들이니깐여
14/12/11 19:22
수정 아이콘
아 재미있다 이런이야기 넘후좋아요
14/12/11 20:30
수정 아이콘
밀이 있어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으니 까탈스러워도 완전 이득!
14/12/11 23:21
수정 아이콘
낄낄 농사를 짓다보니 먹고살만 하네? 잉여생산물>사유재산>어 갖다보니 더 갖고 싶어> 더 넓은 땅 더 많은 곡물 으아아 전쟁이다 이새기들아

농사가 만악의 근원이군요... 근데 사실 수렵생활을 유지했어도 사냥터땜에 전쟁을 했겠죠 걍 굶어 뒤지는걸로...
14/12/12 17:47
수정 아이콘
농사는 사람이 단순하게 동물로 남는걸 거부한 증거(?) 라고해야할까 뭐 그런거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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