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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0/17 03:19:39
Name 김치찌개
File #1 1.jpg (609.2 KB), Download : 61
Subject [일반] 짝사랑 하고 있나요? 그럼 여기 시(詩) 한번 봐보세요


짝사랑 하고 있나요? 그럼 여기 시(詩) 한번 봐보세요..

안녕하세요 김치찌개입니다!

너에게 -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둘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출처:엽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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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3/10/17 03:38
수정 아이콘
시들이 다들.. 너무 슬프네요 ㅠ,ㅠ
13/10/17 03:51
수정 아이콘
'소금인형'이란 시는 처음 보는데 굉장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스터충달
13/10/17 04:20
수정 아이콘
안치환씨가 노래로도 불렀습니다
노래도 굉장히 좋아요
Daybreak
13/10/17 08:11
수정 아이콘
저도 소금인형이 가장 강렬하게 남네요.
랍상소우총
13/10/17 03:51
수정 아이콘
황지우 시인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너무 좋아하는 시에요.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에서 울컥했던 마음이 떠오르네요.
이정하 시인의 '한 사람을 사랑했네'도 이 분야에서 굉장한 시죠. 한 때 많이 보았던 생각이 나네요.
영화 '동승'에서 나온 어떤 구절도 참 좋았었는데 말이죠.
Retour a vega
13/10/17 04:04
수정 아이콘
첫번째 시가 굉장히 맘에 와닿네요.
두고두고 읽어볼 정도로..
13/10/17 06:42
수정 아이콘
나이게 하소서가 아.....
다 그렇지만 정말 와닿네요
문현아
13/10/17 08:14
수정 아이콘
어쩌면 좋지 와... 확오네요
HOOK간다
13/10/17 08:41
수정 아이콘
짝사랑은 짧을수록 좋아요....
13/10/17 09:24
수정 아이콘
제가 좋아하는 시도 있고, 처음 보는 좋은 시도 있네요.
이런 시들은 어찌 이리 볼 때마다 사무치는지...
비슷한 주제의 시 하나 남겨봅니다.


푸른밤
-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려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 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어제내린비
13/10/17 12:43
수정 아이콘
전 일부라도 제대로 기억하는 시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학교다닐때 교과서에 실려있었던 것 들 이네요.
교과서에서 본게 아닌 시들은 가슴에 와 닿는 시가 있더라도 잘 기억에 남지를 않네요.
나중에 우연히 다시 보게되었을때 시인이름이나 제목은 기억이 나는데 내용이 생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건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 뛰어난 작품이라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자주 봤기 때문일까요?

본문에 적혀있는 시 중에서는 황지우씨의 너를기다리는 동안 을 좋아합니다.
13/10/17 12:54
수정 아이콘
저는 여기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즐거운 편지' 생각이 나네요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워낙 유명한 시라 좋아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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