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8/18 19:10:33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베티 프리던, 상실의 시대 그리고 친구.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王天君
13/08/18 19:23
수정 아이콘
대놓고 쏴주시지 그러셨어요. 내가 부모님 뜻대로 좋은 남자 만나서 호위호식 할려고 태어난 줄 알아? 그런게 너가 잘 안다는 인생이냐? 도도한 척도 못하고 비굴하게 남편 돈에 팔려가는 게 네 인생의 목표였냐? 하고요.(친구분에게 악감정은 없습니다) 돈이 다인줄 아는 게 현실주의인마냥 착각하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도 많아서 요즘 참 기분이 그렇습니다.

뭐 홀든 콜필드의 눈에는 이런 글 쓰는 저도 한심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요즘 전 가상의 여자친구 얼굴에 하이볼을 쏴대는 상상을 하거든요. 알 수 없는 일이죠.
13/08/18 19:23
수정 아이콘
대학 졸업시점, 남자라면 군 전역후 3,4학년쯤에 이런걸 겪게되죠. 갑자기 온갖 생각을 다 박살내 버리는 현실. 어느 순간 순식간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쏟아지는 삶의 무게. 점점 약해지는 부모님과 하루하루 들썩들썩 내게 몰아치는 세상으로의 출사표. 그러다보면 친구분처럼 어느순간....현실이라는 이름의 둘레 안에서 모든걸 다시 판단해야하는 시기가 오죠.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정말 큰 축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꼭 집안의 힘이 강해서라기보단,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자신의 뿌리를 무시하지 않고도 세상을 향해 성장하려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굳은 심지는 정말 축복받은 거라고, 그리고 정말 많이 힘내서 지키는거라고..

어쩌면 친구가 그런소리를 하게 되는 것도,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너무 명확하게 보게 될 것 같아서' 되려 공격적이 될 수도 있는 거겠지요..

25와 30혹은 늦어도 35사이에 부서지는 많은 그 이전까지의 이상들이란. 참 씁쓸하고, 그래야만 하나 싶기도 하고. 그야말로 상실의 시대....라는 이름 자체는 참 맞아떨어지네요.
水草臣仁皿
13/08/18 19:31
수정 아이콘
제 가슴을 푹 찌르네요 ...
13/08/18 19:31
수정 아이콘
친구분 같은 얘기 주위에서 정말 많이 듣습니다
시대가 변해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거 같네요...
누가 그러든 말든 자존감을 가지고 본인의 의지대로 살면 되는 겁니다~
우분투
13/08/18 19:59
수정 아이콘
화성 기억나네요.
고3때 야자끝내고 오는 길에 하늘을 봤는데, 화성이 달옆에 착 달라붙어서 붉은 빛을 내고 있었죠.
아직도 그때만큼 거대한(?) 화성을 본적이 없네요.

세상이 달라지긴요. 세상은 그대롭니다. 그 친구가 달라진거죠.
자기가 현실과 타협하는걸 왜 세상탓을 하는지...
페리페테이아
13/08/18 20:43
수정 아이콘
'상실의 시대' 원제가 아니죠.. '노르웨이의 숲' 이죠...

어느 평론가였나.. 기자였나...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무라카미 하루키를 거장으로 만든 것은
노르웨이의 숲 을 상실의 시대로 번역한 출판사라고 말했던 게 기억나네요 크크
가을독백
13/08/18 21:52
수정 아이콘
사람들 대부분은 내가 변한다는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요. 또는 혼자만 변하는 느낌을 싫어하지요.
'내가 변한건 세상탓이니 너도 변하는게 맞는거야. 이런 세상을 살면서 변하지 않는게 이상한거야.' 라고 궤변을 늘어놓지만..
실상은 그 친구분도 알고 있을겁니다. 그걸 덮기 위해서 더욱 더 강하게 말을 할 뿐이죠.
순수한 시절은 지나는게 아니고 숨기는거죠. 그 순수함을 이용해먹으려는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어디서 노리고 있을지 모르니..
씁쓸한 현실이긴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있는 그대로를 다 보여주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생각해보게 되네요.
Cazellnu
13/08/19 08:33
수정 아이콘
친구분 생각이나 본인 생각이나 맞고 틀리고는 없지요.
각자의 목표와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는것입니다.
어느 편에서든 개중에 반대편의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행동한다고 해서 잘못된것이라 지적하는것도 우습네요.

이상을 지키는것이 대단한것만이 아니고 번개같은 적응력으로 집단에 순응하는것도 속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현실이 열악하다 힘들다 무섭다 괴롭다 많이들 말하는 요즘입니다.
사실 그렇게 열악하고 힘들고 무섭고 괴롭기만 한 현실일까합니다.
13/08/21 09:35
수정 아이콘
흐흐 잘 읽었습니다.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가치가 완전히 무너진 이후 자기를 합리화 하기 위해 오히려 자신이 그때 그 가치를 더 부정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나는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저도 나이를 먹어가니 그렇게 변하는 것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20살때의 패기를 ! 크크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결국 20대 후반, 30이라는 숫자에 가까워질 수록 현실에 타협하고 과거의 내가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때 참 기분이 묘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5941 [일반] 지금 국정원 청문회 진행중입니다. [119] Lover-Yu-na8520 13/08/19 8520 4
45940 [일반] 본격적으로 봉이 김선달 시대가 열리는 것 같네요. [45] 허느8204 13/08/19 8204 0
45939 [일반] [축구] 축구협회, 승부조작 선수들에게 철퇴 작렬! [44] Manchester United7486 13/08/19 7486 3
45938 [일반] 진격의 거인 떡밥에 대한 나름의 추측 (약스포) [20] 주본좌13337 13/08/19 13337 0
45937 [일반] 생활의 발견 -토사구팽- [30] 켈로그김5601 13/08/19 5601 1
45936 [일반] 지난 주 미국 박스오피스 순위 입니다... [25] Neandertal7716 13/08/19 7716 0
45935 [일반] 요즘 핫(?)한 아이돌 크레용팝 [302] 모모홍차11327 13/08/19 11327 0
45934 [일반] (스포있음) 비가 오지 않아도 - 언어의 정원 [12] atmosphere3891 13/08/19 3891 0
45932 [일반] 어디든지 가고 싶을 때 - 2. 백두대간협곡열차 (내용 수정) [24] ComeAgain7541 13/08/19 7541 18
45931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 (클레이튼 커쇼 8이닝 8K 무실점) [6] 김치찌개5493 13/08/19 5493 1
45930 [일반] 어디든지 가고 싶을 때 - 1. 중부내륙순환열차 (내용 수정) [27] ComeAgain9712 13/08/19 9712 28
45929 [일반] [스포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삼성-넥센전에서 오심이 나왔습니다 [48] Practice7378 13/08/18 7378 0
45928 [일반] 각 국가별 경제력을 알아봅시다...(2012년 기준) [120] Neandertal10367 13/08/18 10367 0
45927 [일반] 어제, 장준하 선생의 38주기. [3] Bergy104877 13/08/18 4877 10
45926 [일반] 베티 프리던, 상실의 시대 그리고 친구. [9] 삭제됨3713 13/08/18 3713 3
45924 [일반] 윤하 - 風 (카제/바람) 한국어 ver. [17] 성시원16263 13/08/18 16263 3
45923 [일반] UFC FIGHT NIGHT 26 - 망했어요 [26] The xian6706 13/08/18 6706 0
45922 [일반] (디씨무도갤) 무한도전 방송제 참가자 후기(수정) [78] coolasice11834 13/08/18 11834 0
45921 [일반] <단편> 카페, 그녀 -6 (부제 : 연애하고 싶으시죠?) [8] aura5923 13/08/18 5923 0
45919 [일반]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불다를 보고 왔습니다... [71] Eva0108656 13/08/18 8656 1
45918 [일반] [스포주의] WWE PPV Summer Slam 2013 최종확정 대진표 [11] 갓영호6229 13/08/18 6229 1
45917 [일반] 2013년 상반기 앨범 결산 Top 50 (4) [14] hm51173405960 13/08/18 5960 5
45915 [일반] 예비군 훈련 정리 [92] 싱하in굴다리27993 13/08/17 27993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