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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08 16:50:36
Name 오줌똥토
Subject [일반] 두 손잡고 걷다가. 두 갈래의 길을 만나다.
연인은 행복함을 느끼며 두손을 꼭 잡은채로 한 길을 걸어 가고 있었어.
헌데 힘을 너무 준 나머지 땀이 차고 잠깐 놓고 걷고 싶다는 생각을 각자 하게되었지.

마침 두 갈래의 길이 나타났고 그 길은 아주 작게. 아주 미세한 각도로 벌어져 있었으나 방향은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지.

남자와 여자는 잠깐 손을 놓고 땀을 식히며 같은 길을 갈 수도 있었지만.

그 둘은 호기심에 각자 다른 길을. 아주 미세하게 각도가 다른. 그래도 한방향을 가르키고 있는 그 길을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어.

연인은 손을 잡은채로 각각 다른 길에서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던거야.

시간이 지나 여전히 연인은 손을 잡고 있었지만 손에 땀이나도. 저림이 와도  각자 다른 길에 서있다는 불안함에 아니. 떨어지면 다시 안잡을 수 있다는. 난 잡고 가야한다는 책임감에 놓지 않고 길을 계속 걸었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손바닥이 서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잡은 손이 느슨해지면서 잡으려 닿으려 하지만 각각의 길을 걸으면 걸을 수록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마지막까지 닿고 있던 남자의 왼손중지와 여자의 오른손 중지의 손톱들은 떨어지며 눈물을 훔쳤어.

남자는 다시 돌아가서 여자가 걸은 길을 뛰어가서 다시 같은 길을 갈까 생각을 했지만 너무 많이 지나온길을 다시 돌아가고
달려올 즈음엔 여자가 없을 거란 불안함에 서로 바라만 보면서 걷기로했지.

얼굴은 선명하게 보이니까.

그러다 점점 실루엣만 보이고 결국 보이지 않게 다른 곳을 도착했어.

남자와 여자가 도착한 그 곳엔 또 다른 남자와 여자가 손을 내밀어 주었고. 그 둘은 각각 다른 남자와 여자의 손을 잡으며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어.

-
남자는 궁금했어. 반대편 길의 여자는 잘 지내고 있을까.
망원경꺼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망원경을 꺼냈고 반대쪽을 본 남자는 헤어진 그녀를 보게 돼.

그녀도 망원경을 통해 자기를 보고 있는 장면을.

하지만 그 둘은 그 곳으로 갈 수 없었어.
망원경을 든 오른손 말고 왼손엔 다른여자의 손이.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있었거든.

-

여러분의 연애는 어떠신가요?

혹시 순간의 귀찮음이나. 나태함을. 회복기를 가지며 같은 길을 가시는지.
아니면 연애라는 의무감에 무리해서 손을 잡고 가시는지.

생각 없이 주저리 주저리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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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힐링을
12/10/08 17:05
수정 아이콘
전 연애라는 의무감으로 무리해서 손을 잡고 있었네요...
그래서 이제는 그 손을 제가 놓으려 하는데 제가 그 손을 놓으면
다시 그녀가 내 손을 잡아줬으면 하는 건 정이 쌓여서 그런걸까요..
요즘 심란한데 좋은 글 읽었네요..
SNIPER-SOUND
12/10/08 17:18
수정 아이콘
손잡고 가다가 멀어지면 그냥 놔주는게 ... 마 .. 사람사는 이치 아니겠나 ..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나다라마법사
12/10/08 17:23
수정 아이콘
꼭 잡은 두손 놓지않을게 .. 가 참 힘들더군요
12/10/08 17:24
수정 아이콘
이러니 저러니 해도 딱 그만큼 사랑하신 것입니다. 멀어지는 와중에도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은 남자분 여자분 다 아셨을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방법을 하지 않으시고 멀어지셨죠? 저는 그 방법을 택할만큼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으셨다고 생각합니다.
12/10/08 17:35
수정 아이콘
성시경 라디오 들으면 사랑사연 많이 있는데 심리학자가 그러는데 뇌호르몬물질이 은은하게 나오는상태가 가장 최선의 상태라고 하는데요.
사랑 초기의 열정을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못잊고 그러면 사랑하기 힘들다고 말입니다.
소유이
12/10/08 17:56
수정 아이콘
글 잘 읽고 닉네임을 보는게 아니었어....
12/10/08 18:03
수정 아이콘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아레스
12/10/09 01:01
수정 아이콘
갈라지는 길이 나오면 손을 잡고 각각의 길로 가기보다는 손을 놓고 먼저 보내주세요 뒤에서 따라가는게 간격조절하기 좋을때도 있습니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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