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11/16 17:26:13
Name 피로링
Subject [일반] 셧다운제로 보는 한국 사회
셧다운제 자체는 지극히 심플한 문제로 보입니다. 언제 주 권력에 의해 날아갈지 모르는 여성가족부가 어떻게든 영향력을 가져서 자리를 잡으려는 행위, 혹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게임업계를 잡음으로서 돈줄을 거머쥐려는 행위. 뭐 다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셧다운제를 보면 참 한국 사회의 문제라는 털실이 얽혀져 만들어진 스웨터 같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질 않는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셧다운제는 한국의 교육문제와 엮여 있습니다. 비 이상적인 교육열, 4당 5락이라는 얘기가 진리로 여겨지는 가운데 중요한건 '수면권 보장'이 아니겠죠. 게임할 시간에 잠 아껴가며 공부하라는 것이죠.
수면권 보장을 외치는 여성가족부에게 그렇다면 공부가 가장 유해한 매체인거 아니냐 라고 하면 노력은 해보겠답니다. 노력만 하겠죠. 뇌내 망상으로.

이런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논리의 얘기가 통하는데에는 결국 '미성년자는 힘이 없다' 라는 점이 있겠습니다. 투표권이 없거든요.
이런 미성년자의 입장을 대변해줘야 할 부모들도 꼭 해야한다고 하는 비율은 많지 않겠지만 '그거 뭐 하면 좋은거 아냐?'정도로 여길겁니다.
게임 할 시간에 우리아이가 공부한다면 그건 참 좋은 일이지요.

20~30대의 젊은층도 여가부를 욕하지만 행동에 나서지는 않습니다. 내 일이 아니거든요. 아니, 행동한다고 해도 의원들은 코 웃음 칠겁니다. 니네들 어차피 투표도 별로 안하잖아? 난 재선만 하면 그만이지.
저기 뭐 최수종씨 출연한 드라마였던가요? 거기에 나오는 말이 맞습니다. 의무를 다 하지 않는 계층에게는 권력이 힘을 나눠주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셧다운제를 보면, 결국 이건 '가정이 아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 부분은 또 한국의 노동시간과 연결됩니다.

능률과 관계 없이 오래 근무하는것이 미덕인 사회. 가장 많이 일하는 사회는 결국 가정의 평안을 지킬 수 없게하고, 가정의 평안이 지켜지지 않으면 사회도 건강할 수 없게되는겁니다. 월화수목 금금금에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부부가 언제 아이를 돌보고, 감성적인 면을 채워줄수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유일한 취미는 컴퓨터가 되고 게임 중독이 되는거죠.

이처럼 셧다운제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고루 갖추고 있는 집합체와 같다고 보여집니다. 권력의 이기심, 높은 교육열, 아이를 돌보는것도 불가능하게 된 사회... 참으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마무리는 엄긔영 톤으로.)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11/16 17:32
수정 아이콘
잘 보셨습니다. 빠진 요소라고 하면 게임을 죄악시 하는 보수기독교계의 시각, 그리고 여성부와의 커넥션 정도가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게임때문에..(게임 관련 살인사건..등등) 몇 번 크게 싸운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꽤 독실한 개신교 신자들이 였네요. 사실 일반화는 못하겠지만, 영향이 없진 않을거라는데에 500원 쯤 겁니다..
사실...사회 전체의 특정 연령층에 대한 행복추구권 박탈 이상의 굉장한 폭력인데... 진보신당은 아마 대책위원회 등등이 있었던것 같은데, 진보진영 전체에서 문제제기가 좀 있었으면 좋겠네요.
리멤버
11/11/16 18:15
수정 아이콘
기독교계의 시각을 일부 보여주는 영상 링크걸어 봅니다.
http://www.playxp.com/community/funny/view.php?article_id=3562499&search=1&search_pos=&q=
제가 이 영상도 pgr 유게에 올리고 싶었지만 유게에선 종교관련 금지라 올리지 못했습니다.
웃음도 나고 어이도 없는 영상입니다.
11/11/16 17:34
수정 아이콘
가정교육의 부재가 문제가 된 것도 이미 수십년 된 일인데 그걸 이유로 삼는 것도 '그동안은 뭐하시다가' 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토어사이드
11/11/16 17:34
수정 아이콘
본격 스타,워크 장려 정책이죠
11/11/16 17:37
수정 아이콘
수학공부가 재밌어서 자정 넘어 하는건
괜찮고, 게임은 안 된다고 막는건 시대착오죠.
둘 다 애가 원해서 하는건데, 왜 자기들만의
잣대를 들이대며 한쪽을 규제하려 할까요?
교육적 차원에서 그런다는 것도 웃기죠.
중요한건 애들의 학구열 아닙니까?
그리고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
11/11/16 17:39
수정 아이콘
그리고 사람마다 다른 시간활용에
절대적인 기준을 적용시키는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입니까... [m]
레지엔
11/11/16 17:39
수정 아이콘
이젠 뭐 될대로 되라... 라는 심정도 적잖이 있습니다.
11/11/16 17:42
수정 아이콘
이 법률이 수십년 후에 보면 얼마나 웃길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나라도 이런 전례가 있나요?
금주령이나 통금제는 그나마 시대가 그러니까 그러려니 하지요. 21c에 이게 웬 말인지 -_-;
정형돈
11/11/16 17:46
수정 아이콘
저는..그냥 애들이 불쌍하게 생각되요.
제가 고등학생일 땐 학교끝나고 학원갔다가 집에 오면 11시가 넘었거든요..그럼 씻고 오늘 공부한거 정리하고
내일 할꺼 챙기고..그러면 시간은 더 흐르고 몸이 너무 힘들다 싶으면 자고, 괜찮다 싶으면 게임한판하고 자곤 했었는데
지금 아이들은 못하겠네요.
그리고 주말에 하면 되지않냐 라는 분도 계실 꺼 같은데 주말엔 학원 보충가야죠; 또 집에 부모님들 다 계시는데 거기서 게임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대한민국은 일찍 태어나는게 정말 좋은건가요..
루크레티아
11/11/16 17:49
수정 아이콘
예전에 태국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넥슨 게임 열풍이 부니까 어린이였나 청소년이었나에게 새벽에 게임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했었죠. 그 때에 정말 온갖 커뮤니티에서 미친듯이 그 나라 정부와 법안을 비웃으면서 '역시 아직 동남아는 이상하다'라는 논지의 의견이 봇물 터지듯 나왔었는데, 이건 뭐 벤치마킹도 정도껏 해야 말입니다...
11/11/16 17:49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패키지 게임 할 수도 있으니까
아예 전력을 차단하겠다고 하는거랑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10대도 어엿한 인권을
지닌 국민입니다. 게임할 자유도 없다니요. [m]
11/11/16 17:56
수정 아이콘
그 시간에 게임을 하는 게 유해한 게 아니라 그 시간에 공부가 아닌 다른 걸 하는 게 유해하다고 보는 모양이로군요.
공부를 할 거 아니면 자라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미래에 나라를 짊어질 어린 청소년들의 학구열을 고취시키고 싶은 걸까요?

앞으로 차례차례 공부 외의 것들은 못하게 막으려는 모양입니다. 엄청나게 현명하네요.


이럴거면 성인들도 관리하시지 그러세요.
술 담배 금지시키고 10시 넘어서 운동할 거 아니면 모두 잠들게 해서 건강한 신체로,

국가경쟁력 폭풍 증가하겠습니다 그려.
11/11/16 17:59
수정 아이콘
그리고 공부가 게임보다 좋다는 망상을
언제 버릴건지 원...
그냥 다른거죠. 중견수 우익수처럼 [m]
레지엔
11/11/16 18:02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새벽에 게임안해도 놀 거 참 많은데 말이죠. 잡을 능력도 없으면서 거 참...
11/11/16 18:06
수정 아이콘
이미 태국에서 2003년에 시행했다가 2년만에 폐지된 적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할려는 이유를 제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어쨌든 셧다운제는 시행 -> 반발로 인해 위헌 결정 -> 보완하라는 위헌이 떨어지지만 이미 셧다운제는 실행중으로 제한은 걸려있음 -> 그동안 국내 개발사와 딜을 함.
의 시나리오를 생각합니다.
저 안에는 게임중독에 대한 기금마련을 위한 칼자루를 쥐기위한 방편이라고도 생각되구요.
뭐 소설이라면 소설이지만 저런 생각이 안 깔려있다고도 못할것 같습니다.
피로링
11/11/16 18:10
수정 아이콘
뭐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할 가치도 없으니 굳이 적지 않았습니다.(...)
셧다운제 까려면 뭐 책 반권도 쓸수 있겠지만. 여가부가 핑계로 하는 이유가 실제로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는 점이 좀 아프죠.
김치찌개
11/11/16 18:12
수정 아이콘
셧다운제..

이해 안가요 정말..
11/11/16 18:17
수정 아이콘
게임회사 들 에게 돈 뜯어내려는 수작에 일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봅니다.
청소년 유해 매체 크크 헛소리죠
지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청소년 건강 걱정했나요.
블루마린
11/11/16 18:22
수정 아이콘
이걸 보면 대한민국에 진정한 의미의 '자유'나 '권리' 라는 개념이 뿌리박히기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11/11/16 18:35
수정 아이콘
돈 뜯어먹을거 많아서 좋네요.
12시 이후에는 이제 티비도 셧다운 하고, 만화책 전량 수집/폐기 후 허가 받은 장소에서만 12시까지 보게 하면 되겠네요.
11/11/16 18:45
수정 아이콘
예산감축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판도라의 상자 왜 괜히 열어가지고 쯧.
켈로그김
11/11/16 18:46
수정 아이콘
온라인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된 청소년들이 앞으로 취해야 할 행동

1. 패키지 게임을 한다 -> 패키지 게임 부흥 우와아앙~
2. 모여서 고스톱을 친다 -> 허리가 아파요. 무릎도 아파요. 파스가 필요해요 -> 제약회사 매출증대 우와아앙~
양정인
11/11/16 18:51
수정 아이콘
이 모든 것이 단순히 '게임중독' 으로 몰아가는 그들의 행태가 정말... 웃길뿐이죠.
온라인 게임을 막는다고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행태도 우습지만...
아이들이 왜 잠이 부족한지.. 왜 그 시간에 온라인 게임을 하는지... 왜 이용할 수 없는 온라인 게임을 아이들이 하고있는지... 등등
그것들에 대한 고민이나 연구도 없는 이런 탁상행정은 가까운 시일에 조롱거리가 될겁니다.
the hive
11/11/16 19:15
수정 아이콘
찬성하신 국회의원 분들부터 솔선수범하셔서 밤 12시부터 6시까지는 외출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Dr.쵸파
11/11/16 20:3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우리사회가 가지는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학생이상 되는 청소년들에게 1/2표라도 투표권을 주어야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 생각에 논거를 더해주는 셧다운제군요 크크
Kurenai25
11/11/16 22:58
수정 아이콘
참 할일 없는 부서입니다. 빨리 폐지하는 정치인께 이유불문하고 제 표 드리겠습니다.
11/11/16 23:54
수정 아이콘
셧다운제는 이명박 정권의 가장 큰 실책 중의 하나로 기록될 겁니다.

셧다운제는 보수적인 학부모들이 좋아할만한 정책이다 보니 여성'가족부'에서 한번 해보고 싶어 할만한 정책입니다만..(제 주위의 학부모님들의 의견도 그냥 하면 좋네. 정도 수준인지라...) 행정부에서 알아서 조율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게임 중독이란 것이 과연 여성'가족부'에서 다룰만한 영역인지부터 확실하게 했어야지요.

뭐 게임 중독과 치료와 관련하여 정권 내부에서도 힘 겨루기가 상당한 것 같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초등 1-6학년까지 인터넷 중독 검사 및 치료 를 시행하고 있는데... 주관 부서가 학년마다 다릅니다; 여가부, 교과부, 문광부가 학년별로 잘 나눠가졌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습니다. 행정부에서는 이런 정책 조율은 하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alchemist*
11/11/17 09:32
수정 아이콘
이제 애들은 온라인과 연결되지 않은 문명, FM, HOMM 등의 게임만 하겠군요............

이제 그러면 여가부에서는 뭐라고 할까요? 아 정말 지X도 풍년이라는 말이 정답인듯 합니다.
쪽빛하늘
11/11/17 17:36
수정 아이콘
하아.. 저런 뻘짓을 하는데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서 답답할 뿐이고
셧다운 찬성 의원들이나 보고 제가 사는 지역구에 나오면 찍어줄까 말까로 고민이나 좀 해야겠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3179 [일반] 소소한 어릴적 추억 '스피어스 VS 아길레나' [16] 잠잘까5343 11/11/17 5343 0
33178 [일반] 너라는 꽃이 피는 계절. [6] 영혼3781 11/11/17 3781 1
33177 [일반] 꾸밈비....라는 것 아시나요-_-;? [138] 주환11496 11/11/16 11496 0
33176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국내음악 3 [10] 김치찌개3699 11/11/16 3699 0
33175 [일반]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선수 [40] Never Mind9214 11/11/16 9214 1
33174 [일반] 국내 과자, 아이스크림 매출 순위.jpg [28] 김치찌개13407 11/11/16 13407 0
33172 [일반] 과소(?)평가받는 독일 레전드 공격수 [48] PokerFace7922 11/11/16 7922 0
33171 [일반] KARA의 일본정규2집 관련소식 및 IU 일본데뷔 관련소식 [18] KARA5037 11/11/16 5037 1
33170 [일반] 이제 아시아 축구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어야 합니다. [38] PokerFace5561 11/11/16 5561 0
33169 [일반] 언제부터인지 기부를 강요하는것 같네요. [28] 로렌스5012 11/11/16 5012 0
33168 [일반] 윤빛가람 성남 이적 - K리그 겨울 이적시장 시작! [43] VKRKO 3718 11/11/16 3718 0
33167 [일반] K리그 챔피언십 예고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 내셔널리그 챔결 등 국축 [7] LowTemplar3451 11/11/16 3451 0
33166 [일반] 셧다운제로 보는 한국 사회 [37] 피로링4741 11/11/16 4741 0
33165 [일반] 흔한 독자와 출판사의 오탈자 수정 메일 회신 [19] 터치터치6867 11/11/16 6867 1
33164 [일반] ETF 알고 지내기 3 [2] 임요환의DVD4451 11/11/16 4451 0
33163 [일반] WEF 에서 The Global Gender Gap Report 2011가 갱신되었습니다. [24] Mithinza2748 11/11/16 2748 0
33162 [일반] MLB 2011년 최고의 수비수는?? [5] 김치찌개4124 11/11/16 4124 0
33161 [일반] Siri에 관한 오해와 진실 [16] 카버5895 11/11/16 5895 0
33160 [일반] 미래의 신소재 Top 10 [6] 김치찌개6234 11/11/16 6234 0
33159 [일반] 일본 방송사의 흔한 한국 걸그룹 대하는 법 [19] 타나토노트7410 11/11/16 7410 0
33158 [일반] 세상에서 가장 [3] 김치찌개3743 11/11/16 3743 0
33157 [일반] 사랑에 관한 저의 이야기 [6] 엠씨더맥심3207 11/11/16 3207 0
33156 [일반] 지난 연인에대한 죄책감 [6] 열꽃4518 11/11/16 451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