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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06 19:05:08
Name 눈시BBver.2
Subject [일반]  왕자의 난 - (2) 정도전의 적들

전국역사학대회 다녀왔습니다. 구경만 했지만 참 재밌더군요. 앞부분에는 최고의 예의를 갖춰서 칭찬한 다음 가루가 되도록 까요 (...) 뭐 짜고 치는 느낌도 들었지만.

거기서 나왔던 말 중에 인상 깊었던 게,
"요즘은 목적이 아닌 사실을 위한 사실 연구를 하는 게 유행이다."
"미시사가 요즘 유행인데, 단지 사실을 밝히는 게 아니라 그것을 전후의 상황과 연결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거시사가 아니라, 역사학을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본다."
요런 말이었죠. 흐음... -_-a 뭐 그 대상이 됐던 발표가 제가 봐도 대충한 느낌은 났어요 (...)
------------------------------------------
1. 하륜
이색이 키운 신진사대부의 일원. 하지만 그가 지나온 시간도 만만하진 않았죠.

일단 신돈이 한 번 짤랐구요.
복귀했다가 요동 정벌에 반대해서 짤립니다. ( ..);
회군 이후에는 이색 계열로 몰려서 또 짤리죠.
뭐 그래도 계속 복귀하는 걸 보면 장합니다. -_-; 조선 개국 때는 전라도 순찰사로 있었고, 개국 후 본격적으로 일을 벌이기 시작하죠. 근데 그 일이...

한양 천도 문제였죠.

정도전이 성리학 일변도라면 그는 다방면에서 능력을 가진 현실주의자였습니다. 유능한 인재였음과 동시에 권력지향, 출세지향적인 인물이었죠. 새로운 서울을 찾는 자리, 그는그걸로 최대한 이성계의 눈에 들려고 합니다. 하지만... 실패했죠. -_-;

한양 천도에 대해서는 참 얘기가 많습니다. 무학대사가 현재의 왕십리 자리에 갔다가 "이노무 무학 같은 소 ㅡㅡ"라고 농부가 소를 꾸짖는 걸 본 후 그 농부에게 물어 현재의 경복궁 자리에 갔더라~ 이런 거였죠.

맨 처음 수도로 물색한 곳은 계룡산 일대. 하륜은 무악, 현재의 신촌 일대를 밀면서 그걸 저지하는데까지는 성공합니다. 하지만... 무악은 좁다는 쪽으로 결론나면서 밀리죠. 정도전은 이 때 "술수하는 자들의 말을 믿냐"면서 은근히 대차게 까죠. 정도전이 천도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거 같고 천도 논의 자체가 풍수지리라는 술수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딱 하륜의 주장에만 골라서 저런 말 한 걸 보면 견제인 것 같긴 합니다.

결국 무학과 기타 여러 신하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양에 도읍을 하게 됩니다. 조선왕조 500년의 서울이 만들어지게 된 거죠.

그 이후에는 딱히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파워 게임에서 밀린 거죠. 이런저런 고민을 해 봤을 겁니다. 그 결론이 그리 어렵진 않았을 거구요. 마치 정도전이 이성계를 찾아갔듯, 그는 누군가를 찾아갔습니다.

+) pgr에서 예전 대왕 세종 때 하륜의 마지막 모습에 대한 글이 있더군요. 엔하에서 찾은 겁니다만... 링크합니다. 모모리님의 글입니다.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on&divpage=5&sn=on&ss=off&sc=off&keyword=%EB%AA%A8%EB%AA%A8%EB%A6%AC&select_arrange=vote&desc=desc&no=24451

2. 남은
"성품이 호기롭고 뛰어나 구속을 받지 않았고 어릴 때부터 기묘한 계책을 좋아하였다"

정도전의 최측근으로 잘 보면 언제나 함께 있습니다. ( ..) 선봉장 수준으로 정도전의 뜻을 밀기도 했고, 그 때문에 반박당할 때도 언제나 먼저 받는 모양이네요. 무 쪽으로 능력이 있어서 여러 전공을 세웠다고 하고, 결정적으로 위화도 회군 때 직접 따라가서 회군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호오 +_+)

하도 넉살이 좋아서 왕자의 난 때 "정도전이라면 몰라도 나를 미워하겠느냐"고 당당히 나갔다가 끔살당합니다. (...) 그래도 사람은 진짜 좋았는지 후에 이방원도 그를 그리워 했다고 하네요.

아 이 양반은 정도전 편이군요 ( ..) 에이 뭐...

3. 조준
정도전과 함께 조선을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웠죠. 토지개혁도 정말 미친 듯이 밀어붙였었구요. 개국 후에도 쌍두마차 수준으로 이성계가 신뢰했습니다. 가령 정도전이 3도 병마 통사가 됐을 때 조준이 맡은 건 5도, 그것도 정도전은 남쪽, 그는 북쪽이었죠.

그 둘의 사이가 언제 갈라졌을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록이나 그의 졸기 등을 찾아 보면, 일정한 시기를 볼 수 있죠. 이성계가 너무 정도전만 믿어서였을까요. 아니면 애초에 그게 권력의 생리였던 걸까요.

4. 그 외의 인물들
하륜은 이방원에게 이숙번을 소개시켜 줍니다. 당시 그는 지안산군사, 즉 안산군의 지사를 지내는 중이었죠. 그가 이끈 병력은 왕자의 난에서 크나큰 역할을 하게 되죠. 하륜과 더불어 문과 무에서 각기 최고의 공을 이루게 됩니다.

여기에 하륜의 친구였던, 이방원의 장인 민제와 그 아들들, 민무구, 민무질, 민무휼, 민무회 모두 여기에 가담하게 됩니다. 그 선봉은 태종의 아내 민씨, 원경왕후였죠. 뭐 그 결말이야... (...)

5. 갈등의 시작
이렇게 보면 왕자의 난에서 합류한 이들은 다 정도전에 대립하는 자들입니다. 그 갈등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죠. 그냥 정도전이 싫었다? 오히려 이게 더 진실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1년 전부터 스토리텔링이 시작되는 계유정난 때와는 달리 왕자의 난은 갑자기 시작됩니다. 이방원의 움직임도 딱히 보이진 않죠. 하지만 그 전조는 일찌감치 보였죠. 제 3의 세력이 있었거든요. 아니, 제 1세력이라고 해야 될까요?

"종묘와 사직의 크나큰 일을 위해서 어찌 감히 사양하겠습니까"

태조 3년, 이방원은 크나큰 중임을 맡게 됩니다. 친명을 기치로 걸고 시작한 조선이었지만, 여전히 주원장은 만만한 자가 아니었죠. 죽으러 갈지도 모르는 길, 이방원은 그 일을 맡은 겁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그는 환대를 받고 옵니다. 뭐... 아마 이게 시작이 아닐까 싶네요.

태조 5년, 명에서 신년을 기념해 명에 보낸 표전문에 대해 딴지를 걸기 시작합니다. 그 강도도 꽤나 강했죠.

여기서부터 얘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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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큰 떡밥 하나를 찾았는데, 확신을 못 하겠네요 -_-a 그것 땜에 늦어졌습니다. 대충 결론 낸 다음에 다음 편으로 나가 볼게요.
이번편은 참 짧죠? 다음 편부터 떡밥 터뜨리기 위함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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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06 19:58
수정 아이콘
어서 다음편! 다음편!
멀면 벙커링
11/11/06 20:25
수정 아이콘
어서 다음편! 다음편! (2)
씨밀레
11/11/06 20:39
수정 아이콘
헐..... 끊는 시점이...........현기증 나네요.
빨리 다음편을 내놓으세요~
11/11/06 21:09
수정 아이콘
영자님아 절단신공 너프 좀요.
11/11/06 21:38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근데 배경음악 어디서 많이들어봤었는데
어디서 나왔었는지 좀 알려주세요 ! 기억이 잘 안나네요
11/11/06 21:49
수정 아이콘
아! 이제 엄청 몰입하기 시작했는데 글이 끝나네요.

어서 다음편! 다음편! (3)
미카에르
11/11/06 21:59
수정 아이콘
명불허전 눈시BB님의 글!

어서 다음편! 다음편! (4)
눈시BBver.2
11/11/06 22:14
수정 아이콘
아하하 역시 좀 부족했죠? ㅠㅠ; 좀만 더 검증해 보구요. 기다려 주세요 +_+;;;
Je ne sais quoi
11/11/06 22:23
수정 아이콘
음... 갈수록 끊는 솜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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