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te.com/view/20111101n06150 <-관련 기사 링크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떠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박준형이 했던  `개그는 개그일뿐 오해하지 말자` 라는 멘트가 떠올랐을 겁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애정남의 개그코드 자체가 다른 개그코너 보다도 더 남녀차별을 불러오게끔 하는 소스가 더 많았던 것 또한 사실이죠.(굳이 따지자면 다른 코너보다 많았다 이겁니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예전에 JSA 영화가 엄청난 흥행돌풍을 일으켰을 떄 실제로 JSA근무를 섰었던 병사들이 소송을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하지 않았다. 비하하지 말아라` 라고 말입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 `영화를 영화로 보지. 영화속 인물이나 배경 떄문에 현실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어딨어. 오바하고 있네~` 라고 생각하겠죠.
저 또한 같은 생각이었는데 몇년이 지나서 다른 집단이 아닌 제가 속해 있는 집단을 건드니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의 차이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특정종교가 한 때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희화화 된 적이 있었습니다.(짤방이며 게시물이며 등등) 존재하는 사건을 엄청 과장 시키거나, 아예 없는 사건을 각색해서 만들어내서 조롱거리가 된 적이 있는데, 그 떄 당시 너무 열받아서 댓글을 단 적이 잇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우리가 바보냐, 합성이나, 뻥으로 보지 진짜 저렇게 생각하게. 그냥 웃자고 하는거지~크크`

그렇지만 전 마냥 웃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네들은 그냥 웃고 놀기 위한 하나의 소스일뿐이지만, 저에겐 그 웃고 떠들고 했던게 바로 제가 생활해 가고 있는 집단이었고 제가 그 집단원이었거든요. 분명 그네들이 올린 여러의 게시물이나 짤방이 사실이라는데 중점을 둔게 아닌 웃음 하나에 중점을 둬서 심각하게 과장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지만, 머리속으로는 이해하지만 정말로 열이 받친다 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저 떄 들었던 생각이 아무리 실제가 아닌 가상이나 혹은 희화나 풍자를 하더라도, 막상 그 대상이 되거나 대상에 포함되어 있으면 신경이 쓰이고 사실이 아닌거에 반감이 들 수도 있다 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애정남이 방통위 민원 접수를 받았다는 거에 개인적으로 저는 `이해`는 합니다. 물론 제가 민원을 접수했다는건 아니고^^;; 실제로 접수해야지 라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지만,  이해가 간다는 겁니다.

남vs여는 역사적으로 나온 수많은 대결구립 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이고, 실제 우리가 흔하게 겪을 수 있는 구도중에서 가장 친숙한 거니깐 개그코너에서도 종종 괜찮은 아이템으로 쏟아져 나오죠. 실제로 남보원이나 두분토론 또한 이와 같은 남vs녀 코드였고 말이죠.

그리고 남보원이나 두분토론에서는 왜 `방통위 민원접수`가 안이뤄졌을까에 대한건, 일단 남보원 자체의 안건(?)은 대부분의 핵심이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보여줬으면 최소한 커피는 네가 쏴라! 왜 문화생활 부터 식사 까지 내 지갑에서 나오냐!! 라는 거였죠.

그리고 두분토론 같은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지극히 보수적인 남자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지극히 페미스트적인 여자였기 떄문에 논외였다고 봅니다. 너무 말이 안되는게 나왔기 떄문에 그냥 애시당초 남녀차별 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거죠. 여자는 그냥 뭐든지 하면 안되었고 남자는 원빈급이 아니면 어떤 행동도 불허했기 떄문이죠.

하지만 애정남은 어쩌면 너무나 `현실적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다 보니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애정남 자체가 `공감`이라는 코드 하나로 코너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 보니깐 소수의 남자들이 공감을 못하고 오히려 짜증을 유발해서 민원 접수를 했던 것일 수도 있구요.

개인적으로 요즘 애정남은 너무 남vs여 로만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생각해보면 더 재밌고 애매한 꺼리가 있을텐데, 오히려 남vs여로 이슈를 많이 받다 보니깐 노이즈마케팅이든 악플도 관심이다 주의든 간에 그걸로 죽자살자 파헤치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남vs여로 가더라도 개그적인 요소를 훨씬 더 많이 첨가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되긴 하겠지만 개그이니깐 더욱 더 과감하게 말도 안되게 애매한걸 정해줫으면 더 웃길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제 주변 친구들한테 `방통위 민원 접수`에 대해서 말해주면 오히려 남자들이  `남자가 되갖고 찌질하게 뭐하는거야...` 라고 더 극렬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딴 개그프로 떄문에 민원접수 까지 하면 같은 남자들도 도매급으로 찌질해 보이니깐 짜증나게 생각하는거죠.

전 민원접수를 할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했던 사람들을 찌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민원접수 행위 자체도 어떻게 보면 풍자나 희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여런 유머글에 `청와대 사이트에 올라온 xxx 글` `여자 사칭해서 쓴 어장관리녀 논란글` 등등 많잖아요?

단순히 액면 그대로 애정남 코너가 남녀차별을 조장해서 `빡`쳐서 민원접수 했다기 보다, 오히려 애정남이 남녀차별을 조장한다 라는걸 풍자하거나 희화화 하기 위해서 민원접수 했다고 봅니다.

뭐 물론 게중에는 실제로 소위 말하는 `빡`쳐서 민원접수한 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

1줄요약
개그는 개그일뿐 오해하지 말자. 하지만 방송이든 어떤 매체든 특정집단을 어떻게 비추냐에 따라서 실질적으로 특정집단에 속해 있는 집단원은 그에 대해서 민감할 수 밖에 없다.(실제로 서울 나들이처럼 과장되게 말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서울vs지방 형식으로 개그를 치면 과연 지방민들은 웃고만 넘길 수 있을까?)
실제로 민원접수 한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사람들이 가장 `개그감`이 뛰어나다고 본다. 몇몇은 정말 빡쳐서 접수햇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애정남의 남녀차별 코드를 풍자하거나 희화화 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