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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0/28 00:29:47
Name RedSkai
Subject [일반] [펌]'오르고 싶지 않은 무대'에 오르려 하는, 어느 '노병'의 출사표[홍세화, 진보신당 당대표 출마]





‘오르고 싶지 않은 무대’에 오르며
- 진보신당 당대표 출마의 변

                                                                                 홍세화(서울마포당협 당원)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지금과 같은 순간이 올 것이라고는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갈 수 없는 나라’로 남아 있었던 땅에 다시 돌아온 뒤로, 저는 이 척박한 불모의 땅에 뿌려진 진보정당의 씨가 마침내 개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벅찬 감회를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소망했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쓴 글을 읽거나 저를 알고 지내온 사람이라면 제가 버릇처럼 되뇌던 말 하나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저의 소망은 하나였습니다.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는 것, 이것이 귀국 이후 10년 동안 제가 품어온 유일한 꿈이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제가 나이 먹기를 거부하는 하나의 방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는 이를 두고 가당찮은 나르시시즘이라 이름 붙일지 모르지만, 제 꿈은 ‘사병’으로 남는 것이었습니다. 장교는 나이를 먹으면서 진급합니다. 사병은 나이를 먹어봤자 사병으로 남습니다. 실제 전투는 주로 사병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병으로 남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 그럼 나는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평당원 홍세화!”― 이처럼 자랑스런 호명이 없을 것이고, 이 이름을 남기고 사라지고 싶다는 것! 지독히도 척박한 이 땅에서 힘겨운 진보정당의 발걸음 앞에 놓이는 작은 거름이 되는 것, 그 긴 행렬의 끄트머리를 지키며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우다 사라지는 것, 이것은 단지 소망을 넘어 제 삶의 원칙이자 무너뜨려서는 안 되는 둑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둑이 흔들리고 금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진보신당>의 벽에 균열이 생기고, 당의 보루라 믿어왔던 원칙들이 하루아침에 버림받는 것을 목격하면서 저와 같은 평당원들의 꿈들 역시 황망한 처지에 놓였을 것을 생각하면서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힘겨웠습니다. 그냥 달아나버리고 싶을 때는 마포강변을 걸었습니다. 나의 빈 주먹질을 묵묵히 지켜보던 쎄느강처럼, 과거 홍수가 나면 주변을 초토화시키곤 했던 그 한강을 바라보기 위해 말입니다. 달아날 것인가, 아니면 무너져가는 둑을 향해 달려갈 것인가? 언제나처럼, 대답은 저의 몫이었습니다.


믿음이 살아나는 당을 위해 이 무대에 오르겠습니다
저는 이제 허공을 향해 퍼부었던 탄식과 누군가를 향한 원망을 모두 접습니다. 주저와 망설임 끝에 저는 오는 11월 진보신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하였습니다. ‘보다 나은 삶’과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정치는 존재하며, 그러므로 ‘정치는 고귀한 것’이라 주장해왔지만 결코 저 자신이 오르고 싶지는 않았던 무대, 그 무대에 오르며 당원 동지 여러분께 제 두려운 결심을 알리고, 숱한 번민과 그동안 느꼈던 마음의 고통과,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진보신당의 미래에 대한 저의 희망을 간략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3년 전 ‘새로운 진보’의 깃발을 내걸고 창당된 뒤, 우리 당은 새로운 진보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지금에 와서 이 모든 노력들이 헛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오늘 <진보신당>의 초라한 모습 앞에서 자문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관성과 관습을 넘어선 우리의 새로움은 과연 어디에 있었던 것입니까? 새로움은 어디서 긴 잠을 자고 있었던 것입니까? 진보정치의 새로움은 잠자는 권리와 저항의식을 일깨워 불의한 세상의 질서에 맞서 싸우게 하는 것이고 그 최전선에서 눈 부릅뜨고 미래의 세계를 향해 손을 뻗는데서 찾아야 하는 것인데 정작 우리는 어디에서 나태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일까요?
저는 <진보신당>의 위기가 통합이냐 독자생존이냐를 결정하는 데 실패한 것에서 온 것이라 믿지 않습니다. 단언컨대 오늘 진보정치의 위기는 우리가 누구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를 잊어버리고, 그리하여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는 데서 온 것입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 자신이 알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이 우리를 인정해 줄 것이라고 믿는 것, 이 자가당착 안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상황을 자초했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 가운데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믿음을 잃은 것입니다. 당 바깥의 대중은 진보신당의 의지와 능력을 의심하게 되었고 우리 당의 당원들은 서로를 불신하고 반목하게 되었습니다. 불신과 반목은 믿음이 사라진 자리에 피어나는 가시꽃입니다. 하나의 질문만이 남았습니다. 지리멸렬을 지속하다 자멸의 시간을 맞을 것인가, 아니면 이 황량한 가시밭을 다시 일구어 ‘빵과 장미’를 가져오는 당의 새로운 시작을 피와 땀을 흘려 만들어낼 것인가? 만일 우리가 실낱같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가장 먼저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또한 서로에 대한 믿음입니다. 우리가 아직 우리 자신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티끌만큼이라도 남아 있다면,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믿음을 위해 저는 이제 오르고 싶지 않은 무대 위로 오릅니다.



우리가 누구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되새깁시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동지 여러분과 제가 떠올려야 할 한 가지 질문이 더 남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우리는 <진보신당>에 남으려 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왜 다른 이가 내던지고 간 이 막막한 짐을 계속 지려 하는 것입니까? 그 까닭은 오로지 하나입니다. 그것은, <진보신당>이 아니면 어떤 정당도 해결할 수 없는 근본 문제가 지금 우리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군부 독재가 종말을 고한 뒤에 민중은 지금 자본의 독재 아래 신음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지금 전 세계에서 요동치는 반反금융자본 투쟁 하나만을 보아도 충분한 것이 아닙니까? 아직도 35미터 상공의 영도조선소 크레인 위에서 내려오지 못한 채 찬바람을 맞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투쟁만 보아도 명확해지는 사실 아닙니까? 우리가 만일 <진보신당>의 당원이 아니라 그냥 한 사람의 양심적인 시민일 뿐이라면 우리는 이 땅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약자들의 투쟁의 뒷자리에 서있어도 됩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이것만으로는 당과 당원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보신당>은 자본의 거대한 힘과 싸울 뿐 아니라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 너머의 내일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제시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자본권력에 맞서 싸워야 할 진보세력이 ‘자본주의의 극복’이라는 과제를 포기하고 급속히 ‘우경화’되는 사태를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여기 남아 있어야 할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잃어버린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되찾아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재벌국가를 우리 모두의 나라로 만들기 위하여 새로운 싸움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말이 아니라 먼저 ‘일을 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당의 정체성은 어떤 경우에도 선언이 아니라 실천적 활동 속에서 실현됩니다. 비정규직 없는 평등국가, 핵과 자연 수탈이 없는 생태국가, 전쟁 없는 평화국가, 모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존중받는 연대국가를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말보다 실천입니다. <진보신당>은 싸우는 시늉만 하는 정당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의 민생은 ‘투어’로 자족해도 좋을 만큼 여유롭지도 녹록치도 않습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저는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히 약속드리겠습니다. <진보신당>을 ‘싸우는 정당’으로 만드는 것, 진보정당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거대 지배 권력과 싸우고 고통 받는 이들과 연대하는 것, 그리하여 약자가 끝까지 믿을 수 있는 것은 <진보신당>밖에 없다고 느끼게 하는 것, 그것입니다. 저는 그것만이 공허한 논쟁으로 분열되고 상처 입은 우리의 마음을 올바르게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합니다. “여기가 로두스Rhodus다. 여기서 뛰어보라!” 만일 우리에게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힘이 남아 있다면 다친 무릎을 일으켜 세워 있는 힘을 다해 절벽과 절벽 사이를 다시 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 당의 능력 있는 젊은 일꾼들과 함께 지역별로 또는 과제별로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그것을 하루속히 조직화하는 일을 시작하겠습니다. 정치공학적인 생존전략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통해 대중의 신뢰를 얻고, 당의 외연을 확대해 갈 것입니다.
하지만 일에만 몰두하여 ‘지혜’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주어진 조건이 열악할수록 지혜는 선택과 집중 속에서 잘 발휘될 것입니다. <진보신당>처럼 단 하나의 의석도 없는 작은 정당일수록 한국 사회에 새롭고 핵심적인 의제를 던지면서 진보정치를 주체적으로 견인해야 합니다. 저는 <진보신당>의 가장 큰 자산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도자를 추종하는 당원이 아니라 이 시대의 진보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따지는 지혜로운 당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이 시대의 핵심적인 과제들이 무엇인지 상당 부분 알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노동자 경영권을 요구해 주주자본주의를 흔들어야 하며, 상비군 폐지를 공론화시켜 병영국가의 성벽에 균열을 내야 합니다. 서울대는 없애고, 대학은 평준화하며, 각종 국가고시는 지역별로 할당하라고 요구함으로써 학벌사회를 전복시켜야 합니다. 지배 담론에 길들여져 허락된 것만 말하는 진보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금지된 것을 욕망하고 불가능한 것을 상상하는 불온함 속에 세상을 바꾸는 우리의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들 자신도 바뀌어야 합니다. 진보적 가치는 우리 당 속에서 가장 먼저 실현되고 증명되어야 합니다. 우리 당의 문화가 평등하고 민주적이며 호혜적이지 않다면, 보수정당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또한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들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비난하는 극우 사익추구집단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작은 차이로 끝없이 반목을 거듭한다면, 누구에게 참된 만남과 고양高揚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제가 오늘 이 결심을 하고자 했을 때 저를 아는 이들은 하나같이 극구 만류하고 나섰습니다. 그분들이 제게 한 말 중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상처받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선의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를 아직 온전히 이해하진 못하셨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는 상처가 두려워 평당원으로 살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였던가요, 두려운 것은 ‘고통’ 자체가 아니라 ‘의미 없는 고통’이라고 말했던 이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설령 만신창이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 척박한 땅에 참된 진보정당의 뿌리를 내리는데 작게나마 기여하고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얻은, 그것 아니었다면 쎄느강변에서 소멸했을 허명에 값하는 의미로서 이미 충분합니다. 동지 여러분이 <진보신당>의 당원임을 자랑할 수 있는 날을 반드시 오게 하기 위해 오늘과 내일 받을 상처 때문에 뒷걸음질 치지 않겠습니다. <진보신당>은 지나간 역사와 희생당한 투사들에게 빚지고 있는 정당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렇듯이, 제게도 제가 부재한 땅에서 어둠과 싸우다 앞서간 동지들에 대한 부채감이 있습니다. 이제 저는 <진보신당>의 새출발을 위한 거름이 되는 것으로 이 빚들을 갚으려고 합니다. 부디 저를 딛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 인사글의 제목은 체코의 저명한 작가이자 정치가인 바츨라프 하벨에게서 빌려온 것으로, 그의 시 한 편을 소개하며 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시작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바츨라프 하벨


일단 내가 시작해야 하리, 해보아야 하리.
여기서 지금,
바로 내가 있는 곳에서,
다른 어디서라면
일이 더 쉬웠을 거라고
자신에게 핑계 대지 않으면서,
장황한 연설이나
과장된 몸짓 없이,
다만 보다 더 지속적으로
나 자신의 내면에서 알고 있는
존재의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어 살고자 한다면.
시작하자마자
나는 홀연히 알게 되리
놀랍게도
내가 유일한 사람도
첫 사람도
혹은 가장 중요한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을 떠난 사람 가운데에서
모두가 정말로 길을 잃을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내가 길을 잃을지 아닐지에 달렸다는 것을.
                      

2011년 10월 26일 홍세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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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후보의 당선으로 들뜬 이때, 웬 뜬금없이 '진보신당이냐?' 하시겠지요? 혹자는 말합니다. '야권대통합 해야 하는거 아니냐', '진보신당 이제 끝난 거 아니야?' '야, 국민당과 공산당도 합작을 했는데 너네는 왜 못해~?' 저 스스로도 진보신당은 지난 1년여동안의 지리한 통합논의 속에서 동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고, '탈당'을 심각하게 저울질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노병'의 출사표가 제 피를 또다시 끓게 만들고 있습니다. ('출사표'가 '명문'으로 받아들여진 적이, 언제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끝까지 '사병'으로 남고 싶어했던 어느 '노병'은 이렇게, 뻔해보이는 가시밭 길을 가겠다고 나섰습니다. 남민전 사건, 그로인한 20년이 넘는 망명 생활. 영구 귀국. 8년간의 진보정당 '평당원'. 그리고 당대표 출마.

우리의 '참된 만남'을 위하여 '무대'에 오르려는 홍세화 샘을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해야할 일, 그렇지만 너무 고된 일에 나선 샘을, 멀리서라도 응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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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먹이
11/10/28 00:44
수정 아이콘
홍세화씨의 의견은 타당하지만 그것이 과연 "진보신당"이라는 원외 제3당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신념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길이 있다면 그것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Cazellnu
11/10/28 00:53
수정 아이콘
예선을 뚫어야 본선을 갈수있고
중간대장을 이겨야 끝판대장이랑 붙을 수 있습니다.

현상황이 상식적이지 않은데 이 위에서 이상을 이루려고 노력하는것보다
비상식을 무너뜨려 상식의 토양 위에 이상을 쌓아나가야 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됴헤드
11/10/28 00:57
수정 아이콘
아... 너무 멋스럽고 끌리는 출사표입니다.

그러나 비장한 수도승같은 느낌이 드는건 저뿐만인가요.

대중과 괴리되면 정치는 아무 의미가 없는데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LowTemplar
11/10/2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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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을 결국 불러내는 시국이 가슴아픕니다.
어려운 길을 택하셨습니다.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한번가보자
11/10/28 01:14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저도 진보신당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자기말고는 다른 정당을 빨갱이라고 색칠하는 것처럼 진보신당(에 있는 골수지지자들)도 자기들만 진짜 진보고 민노당은 종북, 민주당은 진보인척하는 보수정당이라고 하는 이념의 경직성을 접하고 나서는 이 정당에 대한 희망을 버렸습니다.
좀 더 유연해지면 안될까요?
진보정당의 적이 한나라당인지 민주당이나 민노당인지 구분조차 안됩니다.
오히려 민주당이나 민노당을 더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거같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당취지도 좋았고 저도 개인적으로 민노당을 대체하는 제대로된 진보정당으로 성장하기를 바랬는데. ....
11/10/28 01:51
수정 아이콘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저는 정치적 스탠스에 있어서는 홍세화 씨와는 다르지만,

지금의 한나라당이
급속하게 박근혜 의원의 친정체계로 잡아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 될 것임을 알기에
한나라당내의 몇 안되는 소장파에 기대를 겁니다.
그들이 힘든 길을 걸을 지는 몰라도
10년이 지나면
그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보수는 시작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진보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홍세화 씨와 같은 생각은 현실의 벽에 부딛힐 겁니다.
그리고 통합이라는 목표하에 상당부분이 퇴색될 겁니다.
홍세화 씨가 바라보는 목표가 옳다면 그 길을 바라보는 사람은 어떠한 시기에도 존재해야 겠지요.
그래야 나중에 그 길을 갈 사람들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표면적으로는 진보신당의 마지막 길을 가게될 지도 모르지만,
진보신당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 사람이 당신을 바라볼 겁니다.
11/10/28 05:54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 왜 여기에 올라오죠?
주주자본주의 파괴?
상비군 폐지로 병영국가의 성벽에 균열?
서울대를 없애고 학벌사회 전복?
이런 글을 올리는 분이나 이에 동조하는 분들이나 이해가 안가네요.
대한민국이 무슨 공산주의 국가입니까?
요즘 PGR 정치 관련글들이 수위가 높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렇게 대놓고 정치 홍보를 하는 글까지 올라오네요.
이대로 가다가는 이 게시판이 어디까지 가게 될지 걱정이네요.
PGR 유저분들이 정치글 관련해서 자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11/10/28 08:20
수정 아이콘
유명하신 분답게 글은 잘 썼지만 역시나 내용은 전혀 공감이 되질 않네요.

"이를테면 우리는 노동자 경영권을 요구해 주주자본주의를 흔들어야 하며, 상비군 폐지를 공론화시켜 병영국가의 성벽에 균열을 내야 합니다. 서울대는 없애고, 대학은 평준화하며, 각종 국가고시는 지역별로 할당하라고 요구함으로써 학벌사회를 전복시켜야 합니다."

뭐 한나라당의 표현대로 하자면 '사실상' 공산주의 라고 할수도 있겠네요.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을 주장하는 진보신당은 도저히
지지할 수가 없네요. 그냥 한나라당이 정권 잡는게 낳아보일 정도입니다.
힘내라공무원
11/10/28 08:52
수정 아이콘
부담스러울정도로 대놓고 정치글이네요..
11/10/28 09:19
수정 아이콘
정치적인 글은 맞는데...
일단 내용을 다 읽지는 않았습니다. 기사로 올라온 것을 보았음에도요.
홍세화씨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알고 있긴 합니다.
문제는 홍세화씨가 전면에 나서야 될 정도로 진보신당의 위기가 확실하다고 보이며
오히려 홍세화씨가 나섬으로써 인해 진보신당이 살아남기 더 힘들어졌다고 보입니다.
점점더 대중과 멀어져서 사라져가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여기서 우려라는 것은 통합에 참여도 못하고 그렇다고 독자적으로도 살아남지 못해
현재의 진보신당을 지지했던 분들이 지지할 곳을 찾지 못한채 흩어져버리는 걸 말합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백독수
11/10/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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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타깝습니다.
11/10/28 11:0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근데 참 이상해요 비정규직, 임금착취수준의 낮은 노동가치 등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게 위 본문에 있는데-그게 완벽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어떤 비정규직의 설움 으로 올라오면 슬프네요 힘내세요 라고 말하면서
그럼 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사회 제도 경제 제도를 개혁하여 더 많은 권리를 보장하자
고 하는 정치인에게는 냉소적이군요.

슬퍼는 하되, 내 부는 나누지 않을 터이니 내게 면죄부를 달라 뭐 이런 라인인가요.
수정자본주의 사회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마치 국가전복하는 것 마냥 느끼는 사람들과, 극우파 사람들이 쓰는 것 처럼 '국가의 빨갱이'정도로 느끼는 분들도 있나보네요.
본문의 이야기가 특별히 엄청난 이야기는 아니거든요, 이제까지 나왔던 각종 문제에 대해 '자본주의의 구조적해악'에 대해서 바꾸기 위한 학자들의 연구성과기도하면서 동시에 제안할 법한 대안이기도 하거든요. 이걸 현실문제라고 따지면 안되죠. 당연히 현실성이 없는데, 왜냐면 이건 기존의 부가 쌓이고 거래되는 '테이블'의 룰을 바꾸자는 이야기인데, 그 룰에 안맞는다고하면 이게 무슨 넌센스에요. 그 룰이 20%의 사람들에게 80%의 피눈물을 금으로 바꿔주는거였는데. 그걸 바꾸자는 이야기잖아요.


답답한 게 가끔 보면 대중 대중이라며 대중과 가까워야 한다는데..
그 대중이 내 이익 하나만 바라보고 내 이익을 조금이라도 장기적 사회발전과 공동생존에 대해 나눌 생각이 없었기에
민주주의 사회의 결과로서 이러한 정치적 노선이 이뤄지고 최대당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사회가 바뀌어야 하네, 자본이 나쁘네, 최저임금을 올려야하네,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도와야하네, 복지증진을 시켜야 하네

라면서

정작 자신의 부는 한 조각도 내어놀 수 없는 '대중'의 뜻만 따라다니는 정당이
뭘 바꿔주겠습니까. 이걸 읽고 있는 '대중'은 이미 나를 제외한 남들만 바뀌기를 바라는데.
내가 20%가 되어 조금이라도 부를 얻을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혹은 내가 20%라 마음은 아프지만 나머지 80%의 고혈이 맛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비록 그들이 그리 생각하지 않더라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동안에도 구조는 고혈을 빨게 되어있습니다. 반자동시스템이라서요.- 대중이라고 불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맞추면 뭘 어떻게 바꿀 수 있는건가요?; 대중에게 맞추라고 하지말고, 대중이 좀 바뀔 생각을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이런걸 보고 저는 기초교육과정중에 이런 단어를 배웠습니다. 내것만 아쉽고 남에게 좋은 소리만 떠드는거, 그거 비겁하다는거요.

현대 전자제품의 필수부품중 어떤 광물이 80%를 차지하는데, 그 광물을 세계자본이 더 싸고 더 효율적으로 뽑아먹으려고 한 나라의 광부노동자가 540만명이 죽어나갔대요. 서울인구 절반이죠? 우리가 나쁜짓 한거 아니죠? 어쩔 수 없는거잖아요 그렇죠? 근데 이게 자본주의의 현실이에요. 운좋게 대한민국정도 되는 나라에서 태어나서 안죽었을 뿐이지, 자본주의 테이블의 룰 자체가 아주 커다란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거라는 뜻이에요. 그럼 적어도 그런 국제자본의 횡포에 나 하나가 할 수 있는게 없으면, 이 나라의 경제구조와 룰부터라도 바꿔서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하는거 아닐까요? 내가 바뀌어야 민주주의사회가 바뀌고 그래야 뭔가가 더 바뀌겠죠. 민주주의사회는 국민이 주인인데, 왜 왕정정치처럼 뭔가 바뀔때는 위에서부터 바뀌어야 나도 바꿀거야 라고 생각하시는거에요?


그러지 맙시다. 차라리 당당하게, 난 나만 잘먹고 잘살거라고 하면 시원하게 욕이라도 할 수 있죠...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면, 내 부가 조금 아쉬워도 내놓아야 맞는게 아닐까요?
Calvinus
11/10/28 11:14
수정 아이콘
좀더 중립적으로 쓰지 않으신게 걸리긴 하지만 이런 글도 못올라올건 아니라고 봅니다.
야구 팀 응원을 하듯이 대놓고 정당 응원한다는데 뭐라고 하겠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댓글 분위기를 보면 환영받지 못할 글이군요.
문제는 쓰신 글도 있고 진보정당에 있는 것 같네요.
저도 참 안타깝습니다.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말이죠.
11/10/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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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제가 봐도 대놓고 정당 홍보글이라 죄송할 따름입니다. 제가 느낀 감성에 너무 젖어있었네요.
댓글이 달린 관계로 자삭은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_ _)
구밀복검
11/10/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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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이 사회주의(사민주의) 정당인 건 익스큐즈 된 거 아니었습니까? ;;

저걸 보고 공산당이라고 하면 사민주의 정당들이 정권을 잡고 있는 여러 국가들(주로 유럽)은 공산국이지요. ;; EU는 범 공산권이 되어 버리고...
구밀복검
11/10/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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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주 자본주의 파괴에 이상하게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은데, 주주 자본주의 ≠ 자본주의입니다.
주주 자본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이해 당사자 자본주의고요. 주로 사민주의나 케인스주의에서 이야기 하지요.
즉, 주주 자본주의 파괴는 자본주의 부정이 아니라, 경영권에 있어서 주주의 비중을 줄이고 노동자와 정부의 권한을 높이자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런 게 마음에 안 들 수는 있는데, 무슨 사유재산 폐지...이런 건 전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비약을 하는 게 바로 조중동 식 왜곡이지요. 무상 급식 지지했으니까 공산당이다..류와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개미먹이
11/10/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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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이 정도 글은 당연히 허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글로 공산주의 운운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공산주의의 핵심은 일당 독재인데요. [m]
11/10/2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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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자본주의의 반대가 공산주의라니...제가 알고 있는 것과 너무 다른 사실을 여기서 접하네요...

어쩌면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겠구나...별로 놀랄 일도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몰려오네요...
pleiades
11/10/2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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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선생님은 결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쪽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분이 주장하는 사회민주주의요? 그거 자유민주주의의 일종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가 복지국가로 거듭날 때 비로소 사민주의가 되는 것으로요...혹시 제가 잘못알고 있다면 지적해주세요. 그리고 글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정치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출사표는 그 옛날 오리지널 출사표에 필적하는 느낌을 줬습니다...
11/10/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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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명문이네요. 잠자는 양심을 후드려 패는듯한 묵직함이 곳곳에 실려 있습니다.
홍세화씨가 우리나라에 똘레랑스를 유행시킨지도 십년도 더 된거 같은데 댓글들을 보면 아직도 뿌리내리지 못한것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김고양이
11/10/2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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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은 현재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 명망가와 당 주요 당직자들의 탈당이 연이어 일어난 직후입니다. 당을 만든 사람, 당의 대표, 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이 버린 정당이 되었습니다. 봉쇄조항으로 인해 다음 선거에서 등록취소되어도 이상하지 않죠.

홍세화씨는 이 침몰해 가는 배의 선장이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패전처리용 투수로 등판하는 거죠. 명예나 권력 따위를 좇는 일이라면차라리 좋겠습니다.

통합과 연대를 원하는 대세에서 벗어나 있지만, 진보신당에 잔류하고 있는 당원들의 다수는, 그러한 방식으로는 원하는 가치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판단과 지향은, 그 반대의 것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처럼,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주주자본주의에 균열을 내려는 1%전후 지지율을 가진 정당의 지향조차도, 공산주의 운운하며 공론의 장에서 배척되어야 한다는 소리를 듣는 척박한 세상에서, 더러운 정치와 그렇지 않은 자아를 분리하려는 시민들의 사회에서, 이러한 시도가 무가치한 것으로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홍세화씨의 당대표 출마를 지지합니다. 누군가의 말대로 그것이 진보정당 실험의 존엄사를 위한 것일지라도. [m]
자유지대
11/10/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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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은 진성당원제를 제택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주주자본주의를 흔들어야 한다면 진성당원들의 권리도 흔들어야 하겠네요.
결국 진성당원들은 그냥 당비내는 돈셔틀 그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로 전락하겠군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주주자본주의 자체도 정착이 안된 나라입니다.
제가본 이른바 진보들은 주주하고 경영자 그리고 재벌들을 구분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한국에서 주주들이란 그냥 재벌들 판돈 대주는 돈셔틀 취급받는데 거기에서 노동자들이 또 빼먹으면 가관이겠군요.
김고양이
11/10/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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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노동자가 돈 빼먹는 결론으로 치환하는 걸 보는 것만큼이야 가관이겠습니까만...진성당원제 드립은 좀 웃겼습니다. 주주자본주의하의 주주와 진성당원제하의 진성당원을 파워 동치... [m]
궁상양
11/10/2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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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선생님 항상 지지합니다.
저는 비록 직접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없는 위치에 있지만, 진보정당의 고민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이 과도기에 스스로 나선 점 감사히 생각합니다.
언젠가 종북이 아닌 새로운 진보도 바로 서서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시대가 올겁니다. 자신의 명예를 희생해 미래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언젠가 평가받는 시기가 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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