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되면서도 참신한 구성과 연출력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진
극과 잘 어울려 희로애락을 더 자극하게 하는 BGM
기왕이면 흔하지 않은 소재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대사 有

왠만하면 드라마는커녕 무한도전을 제외하고는 TV도 잘 보지 않는 제가 드라마를 볼 때 고려하는 것들입니다.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린 꼬마아이때부터 수능을 치기전인 고등학생 2학년때까지는 정말 많은 드라마들을 봤습니다. 아침 드라마를 제외하면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숫자의 드라마를 봤죠. 내용 자체는 많이 흐릿한 정말 예전 드라마인 ‘파일럿’부터 ‘여명의 눈동자’등의 대작을 지나 사극 전성시기일 때의 ‘허준’과 ‘태조 왕건’, 시청률 및 여러 가제로 화제거리가 많았던 ‘첫사랑’과 ‘천국의 계단’등의 드라마까지.... 그리고 제 기억속에서 대학생이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드라마는 ‘쾌걸춘향’이였습니다. 수능치기전에 마지막으로 허락된 시간의 드라마이기도 했으니까요.

잠자기 전에 갑자기 든 생각에 오늘은 내가 살면서 본 한국 드라마에 한정해서 저의 BEST8를 꼽아봤습니다. 드라마만큼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 있을까싶을정도로 이 글을 쓰면서도 참 하나의 기준 없이 이것저것 꽂아 놓은듯한 느낌이 들어서 민망할뿐이네요. 흔히들 좋은 작품으로 말하는 여러 좋은 드라마들을 보지 않아서일수도 있겠네요. 거기다 87년생인 제게는 비교적 어릴 적 드라마인 첫사랑, 젊은이의 양지, 그대 그리고 나 등은 보기만 했지 내용이 떠오르지 않아서 베스트에 꼽지는 못했네요. 그럼 제가 선정한 드라마들을 대사로 시작해서 설명으로 끝내보고자 합니다.

(이 베스트8 안에서의 나열 순서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서 내려간 순서라는것을 참고바랍니다.)



#. 1-(1)

이상하다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일 안고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때문에 우린 더 이야기 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모든 감각을 곤두 세워야 한다

이해하기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또 하나 배워간다

#. 1-(2)

언젠가 그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모든 드라마의 모든 엔딩은, 해피엔딩밖에 없다고
어차피 비극이 판치는 세상, 어차피 아플대로 아픈 인생,
그게 삶의 본질인 줄은 이미 다 아는데, 드라마에서 그걸 왜 굳이 표현하겠느냐,
희망이 아니면 그 어떤 것도 말할 가치가 없다
드라마를 하는 사람이라면 세상이 말하는 모든 비극이 희망을 꿈꾸는 역설인줄을 알아야한다고

그는 말했었다

나는 이제 그에게 묻고 싶어진다
그런 너는 지금 어떠냐교
희망을 믿느냐고 -
                            
                                                                                                    <그들이 사는 세상>

- 방송사 : KBS
- 방송시기 : 2008년 10월 27일 ~ 12월 16일 (16부작)
- 평균 시청률 : 7.7%
- 각본 : 노희경
- 연출 : 표민수(풀하우스, 넌 어느별에서 왔니, 커피하우스) 김규태
- 출연 : 현빈, 송혜교, 배종옥, 김갑수, 김창완, 엄기준, 서효림, 최다니엘, 김자옥, 윤여정 등등

: 애칭 그사세. 당시 송혜교씨의 TV드라마 복귀작이자 <꽃보다 아름다워>의 각본으로 유명한 노희경씨가 다시 한번 각본을 맡았고 드라마 종료 후에는 현빈씨와 송혜교씨가 극 중 연인 역할에서 실제 연인으로 발전된 드라마로도 잘 알려진 드라마입니다. 주인공인 드라마 PD들과 배우들을 중심으로 드라마국과 드라마 제작 과정 등을 짧지 않고 극 중 내내 배경 소재로 하여 한국 드라마에서는 그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전문직의 세계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그 안에 멜로의 요소를 잘 첨가함으로써 호평을 받았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선망받는 직업이자 꿈의 무대로 보이는 ‘드라마’ 제작국과 배우에 대한 현실적인 모습을 대체로 다루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날이 서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다름아닌 가벼운 애정의 말한마디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그들이 사는 세상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 마음을 정말 잘 자극하던 내레이션의 대사들을 포함한 좋은 대사들과 배우진들의 좋은 연기의 콤보 때문입니다. 노희경씨의 각본은 정말이지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는 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고 현빈씨와 송혜교씨는 얼굴만큼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였죠. 그들을 위해 준비된 대본은 정말로 솔직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대사들로 채워졌고 나레이션은 이러한 극을 잘 이해하고 설명하는 주옥같은 대사들이였습니다. 조연들인 배종옥씨 이하 연기진들은 모두 한 연기하는 사람들이 멋지게 어우러졌으며 BGM또한 잘 버무러진 드라마였습니다. 성시경씨의 노래는 드라마의 주제가로 정말 잘 어울린다는 걸 증명해가는 또다른 작품이기도 했구요. 편집 및 구성에 있어서도 세심하면서도 간결한 모습을 보여줘서 물흐르듯이 보기 좋은 드라마입니다. 비록 시청률은 매니아층 숫자들만큼 흥하지는 못했지만요 -



#. 2-(1)

일정한 슬픔없이 어린시절을 추억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잃어버린 꿈, 호기심, 미래에 대한 희망
언제부터 장래희망을 이야기 하지 않게 된 걸까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고
일년뒤가 지금과 다르리라는 기대가 없을때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루를 그저 견뎌낼 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연애를 한다

내일을 기다리게 하고 미래를 꿈꾸며 가슴 설레게 하는 것
연애란, 어른들의 장래희망 같은 것

#. 2-(2)

가끔은 시간이 흐른다른 게 위안이 된다
누군가의 상처가 쉬이 아물기를 바라면서
또 가끔 우리는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을 보내며 멈추지 않는 시간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어떤 시간은 사람을 바꿔놓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랑은 시간과 함께 끝나고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나면 기억이 된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만들어 가는 것

                                                                                                    <연애시대>

- 방송사 : SBS
- 방송시기 : 2006년 4월 3일 ~ 5월 23일 (16부작)
- 평균 시청률 : 13.5%
- 각본 : 박연선
- 연출 : 한지승(고스트 맘마, 찜, 하루, 싸움 등)
- 출연 : 감우성, 손예진, 공형진, 이하나, 오윤아, 문정희, 김갑수, 진지희 등

: 흔해빠졌던 재벌들의 멜로물들의 홍수속에서 이혼을 한 후에 다시 사랑을 알게된 묘한 주인공들의 얘기를 소소하게 당시에는 가장 세련된 방법으로 구성해내서 지금보아도 전혀 지금의 드라마들과 뒤처지지 않는 것을 느끼게 하는 명작. 이 드라마가 거론하는 주제인 <헤어진 뒤 시작된 이상한 사랑>을 풀어내기 위해 캐스팅된 감우성+손예진씨의 연기 콤보와 스윗소로우의 주제가가 기가막히게 어우러진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방대한 스케일이나 눈에 띄는 극적 구성이 없이 단지 실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얘기를 덤덤이 풀어내어 또 다른 드라마의 전형을 개발해낸 시초격의 작품으로까지 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무엇을 꼬집어 봐도 하나 뭐라할 게 없는 그 당시만 해도 신선한 충격급이였던 웰 메이드 드라마.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좋은 드라마에 이름을 올리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세심한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와 그것을 표현하는 멋진 대사를 정말 리얼하고 가슴을 울리게 연기한 연기자들이 잘 어울러진 드라마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작은 일본의 소설이며 특이한 사연으로 인해 이혼 후에도 연애때보다도 더 자주 부딪히며 사랑이란 명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지만 또한 유쾌하기도 한 드라마입니다. 전 연애시대를 이후에도 무려 네 번 정도는 더 봤던 것 같네요. 봐도봐도 또 다른 생각거리를 주는 그런 드라마가 아닌가 합니다.



#. 3-(1)

꿈? 그게 어떻게 니꿈이야 움직이질 않는데 - 그건 별이지
하늘에 있는 가질수도 없는 시도조차 못하는 쳐다만 봐야 하는 별
누가 지금 황당무계 별나라 이야기 하재?
니가 뭔가 해야될 꺼 아냐
조금이라도 부딪히고 애를 쓰고 하다못해 계획이라도 세워봐야
거기 니 냄새든 색깔이든 발라 봐야하는거 아냐!
그래야 니 꿈이다 라고 말할수있는거지
아무거나 갖다 붙이면 다 니 꿈이야?
그렇게 쉬운거면 의사, 박사, 변호사, 판사  몽땅 다 갖다 니 꿈하지 왜

꿈을 이루란 소리가 아니야. 꾸기라도 해보라는 거야

#. 3-(2)

똥.덩.어.리.

                                                                                                    <베토벤 바이러스>

- 방송사 : MBC
- 방송시기 : 2008년 9월 10일 ~ 11월 12일 (18부작)
- 평균 시청률 : 17.8%
- 각본 : 홍진아, 홍자람
- 연출 : 이재규(패션 70‘s, 다모 등)
- 출연 : 김명민, 이지아, 장근석, 송옥숙, 정석용, 김영민, 이한위, 이순재, 박철민, 쥬니 등

: <클래식>. 대중들이 알고는 있지만 잘 알고 있지 못한 흥미로운 주제거리에 이야기 구조와 구성-진행력을 포함하여 완성도가 높았던 웰 메이드 드라마입니다. 김명민의 특유의 캐릭터 분석에 이은 명연기와 오케스트라 단원들 조연들도 하나같이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로 채워서 더욱 깔끔한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방영 당시에 <클래식>을 통한 안방극장 신드롬을 일으켰고 ‘강마에’라는 지휘자 뿐 아니라 작게 보일 수 있는 극 중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소소한 얘기도 비교적 잘 담아낸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는 멜로로 시작해서 멜로로 끝난다는 상식을 깰 수 있는 전문 드라마의 대표적 예가 되기도 하며 ‘오케스트라’라는 요소를 잘 살려서 독특한 전개로 시종일관 잘 이끌었다는 점이 칭찬받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드라마의 최고 히트상품이였던 ‘강마에’라는 캐릭터는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는 거의 보기가 힘들었던 캐릭터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드라마 중간 부분의 다소 길었던 러브라인 삼각관계 등의 전형적인 상황은 여전히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이 드라마가 그 외에 보여준 긍정적인 면들이 더욱 더 크게 부각되어서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입니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제작 초기에 우여곡절끝에 정말 운이 좋게도 이순신 역을 맡을 수 있었던 공채 연기자 김명민을 하얀거탑과 함께 그야말로 스타덤에 올려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이후 연기력 좋고 캐릭터를 200% 소화하는 연기자 선두주자로 꼽히게 되었죠. 이지아씨도 태왕사신기-베토벤 바이러스 콤보로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현재는 아쉽게도 많이 묻혀있게 되었죠.



#. 4-(1)

- 왜 욕심을 비워요?

죽을때되서 욕심 늘면은 마음이 안괴롭겠냐?

- 더 욕심을 내야죠.
  어차피 죽으면 다 버려지는데
  왜 죽기도 전에 살면서 미리 다 버려요?
  그럼 그게 사는 건가요? 죽은거지


#. 4-(2)

- 금붕어 두마리 애인 삼으면 괜찮은데
  여자 둘을 다 좋아하면 안되나?

안되지

- 그냥 좋아만 하는건데 왜 안돼?
  나쁜 일 안하고 똑같이 잘해주면 되잖아

똑같이? 한치도 치우치지 않고 좋아할수가 있어?
한쪽으로 코딱지만큼만 기울어도 좀 모자라는 사람은 외롭잖아
너 사람 외롭게 하는게 얼마나 큰 죄인지 알어. 이놈아

                                                                                                    <네 멋대로 해라>

- 방송사 : MBC
- 방송시기 : 2002년 7월 3일 ~ 9월 5일 (20부작)
- 평균 시청률 : 11%(추정)
- 각본 : 인정옥(아일랜드,
- 연출 : 장근수
- 출연 :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 이동건, 허인범, 전혜진, 신구, 윤여정, 이세창 등

: 최고의 드라마라는 주제속에서 어쩌면 이 드라마만큼 많은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드라마는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네 멋대로 해라>는 2002년에 나온 드라마임에도 그 때 홍수처럼 범람하던 도토리 키재기식의 드라마들과는 차원이 다른 드라마로 손꼽히는 드라마입니다. 극 중 상처 입은 젊은 영혼의 내면과 그 치유의 여정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드라마의 원조격이라면 잘 표현한 말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드라마는 기성의 사회제도로부터 억압받고 상처 입은 젊은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주인공 모두 지리멸렬한 가족사의 상처를 안고 있으며, 그 가족사의 상처가 현재까지도 삶에 어두운 면을 가지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는데, 드라마는 그 내면의 상처를 각각의 인물들이 서로 위무하고 보듬어가는 여정으로 드러내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입니다. 주인공들은 그들의 아픈 상처를 결코 처절하지 않고 ‘쿨’하게 풀어가며, 그런 ‘쿨’함은 당시에 신세대 젊음의 새로운 감성과 삶의 방식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네 멋대로 해라>는 당시 월드컵 시기가 겹치기도 했지만 이러한 그 당시에 범람하던 드라마들의 평균을 벗어났기에 시청률이 생각외로 낮았던 드라마입니다. 가난한 젊은이의 방황과 사랑, 젊은이의 정신과 육체의 방황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표출한 기막힌 대사, 대사와 주제에 맞는 영상과 영상의 템포, 내면과 외형을 출중하게 조화를 시킨 연기자들의 연기 이 모든 것을 다 갖추었던 보기 드문 수작의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고 젊은 연기자와 중견 연기자의 기막힌 연기 하모니가 있었죠. 여기에 출연했던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 이동건씨는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이후로도 승승장구하게 되죠. <네멋대로 해라>는 자극적인 삼각관계에서 오는 천편일률적인 멜로의 구도도 아니었고 선악의 이분법적 캐릭터도 없었고, 그렇다고 출생의 비밀 따위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당시로서는 획기전인 드라마였습니다. 더욱이 연기력은 없고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만으로 연기에 임하는 탤런트들도 없었구요. 한 마디로 삶의 진정성을 가지고 그것을 등장인물들이 서로 보듬어가면서 마무리해냈던 드라마. 제가 소장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중 가장 오래전 드라마라는 것만 봐도 그것이 잘 증명되지 않나 보여지네요. 저 정도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얘깃거리가 되는 기가막힌 드라마이죠.



#. 5

                                                                                                    <태조 왕건>

- 방송사 : KBS
- 방송시기 : 2000년 4월 1일 ~ 2002년 2월 24일 (200부작)
- 평균 시청률 : 39%
- 각본 : 이환경(용의 눈물, 야인시대, 영웅시대, 연개소문 등)
- 연출 : 김종선(왕과 비, 대조영, 광개토태왕)
- 출연 : 최수종, 김영철, 서인석, 김혜리, 이광기, 김성겸, 김갑수, 박상아, 염정아, 전미선, 강인덕, 송용태, 신동훈,
         김형일, 길용우, 김학철, 정태우, 김하균, 정진, 전무송, 이계인, 신구, 장항선, 나한일 등등

: 우리나라 최고의 사극 이라고 하기에는 경쟁작들이 워낙 치열하지만(용의 눈물, 불멸의 이순신, 허준, 대장금, 선덕여왕 등등) 제가 보았던 사극 중에 재미로만 치면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고 무려 200회 동안 진행되었음에도 매주 한번도 빼놓지 않고 보게 만들었던 유일한 사극이였습니다. 사극 최고의 연기자인 최수종씨의 불굴의 연기와(어쩌면 이분이 얼굴보다 연기를 더 잘하는 2세대격 대표적 케이스) 움마니반메훔을 단숨에 유행어로 만들며 이후 연기 인생의 활로를 개척하게 된 ‘궁예’ 김영철 씨 등등 화려하디 화려한 연기파 배우들의 캐스팅과 함께 2년간 토요일 안방극장을 정복했던 드라마입니다. 외세의 개입 없이 나라를 건립한 고려 태조 왕건의 일대기를 다루었으며 이 드라마의 포맷은 이후에 나온 대부분의 사극이 표방하게 되는 포맷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사극이기에 명대사를 끌어오지는 못했지만 요즘 가끔 케이블 TV에서 재방송으로 나오면 어릴적 생각에 잠깐식 보곤 하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제는 200회를 만들어서 어떤 사극을 찍는다해도 이와 같은 출연진에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제 안에서는 경이로운 사극이기도 합니다. 200회를 하면서 평균 시청률 약 40%를 만든 괴물 드라마이니깐요.



#. 6-(1)

한 번만 딱 한 번만 말할꺼니까 잘 들어
너 좋아해
니가 남자건 외계인이건 이제 상관안해
정리하는 거 힘들어서 못 해 먹곘으니까
가 보자. 갈 때까지한 번 가보자

#. 6-(2)

자신이 없어서 그랬어요 버려지긴 싫으니까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면 화내구 다신 안본다 그럴까봐
나는 진짜 정말 미안하구 많이 잘못했는데 근데 좋아해요
장난 아니에요 진심으로 사랑해요
가게? 나가라면 나갈께요

보기 싫음.. 그래도 보면 안돼요?

                                                                                                    <커피 프린스 1호점>

- 방송사 : MBC
- 방송시기 : 2007년 7월 2일 ~ 8월 27일 (18부작)
- 평균 시청률 : 24.2%
- 각본 : 이정아, 장현주
- 연출 : 이윤정
- 출연 : 공유, 윤은혜, 이선균, 채정안, 김창완, 김동욱, 김재욱, 이언, 김영옥, 김자옥, 최일화, 박원숙, 한예인, 이한위

: 동명의 원작 로맨스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식품회사의 후계자인 남자 주인공이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커피집을 내면서 종업원으로 남자만을 모집할 때 함께하게 되는 여자 주인공과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멜로 드라마입니다. 방영 당시에는 남자로 위장하여서 일을 하던 여주인공을 남자인 줄 알고 그렇게 남자인 줄 알면서도 사랑을 고백하는 등의 많은 화제를 낳았던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게는 또 다른 희소한 소재로 만든 멜로물이였던 <시크릿 가든>보다 훨씬 유쾌하면서도 물 흐르듯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멜로물이기도 합니다. 눈에 띄는 명대사가 있는 것도 그렇다고 당시보다 영상미가 확 세련되거나 연출이 눈에 돋보이지도 않았지만 이 드라마가 가지는 것은 솔직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상황상황의 연출과 솔직한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사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특히나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마음이 남자에게 있음을 깨닫고 방황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이나 이후에 자신이 여자인 것을 고백하는 여자 주인공의 장면은 흔히 말해 실제로 있다면 꼭 이렇지 않을까라는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보면 볼수록 개성적이며 매력적인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점원들과 공유-윤은혜 라인보다 어떤 의미에서 극 중 오히려 더 큰 파워를 가지고 있었던 이선균-채정안 라인 이렇게 세가지 요소가 묘하게 잘 공존하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특히나 이전 학생물 이미지가 강했던 공유의 연기력 상승과 가수 출신 중에서 그나마 가장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윤은혜의 가능성, 거기에 한물 갔다던 소리를 들었던 채정안과 하얀 거탑 이후 이름값 있는 배우를 위해 디딤돌이 필요했던 이선균을 모두 스타덤에 올려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그 잔잔하게 깔리는 흔한 BGM조차 잘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드라마였지만 위의 일곱작품 중에서 종영이 의외로 가장 아쉬웠던 드라마였다는 점이 저에게도 미스터리로 기억되는 드라마입니다.



#.7 -(1)

북어 아니라 북어 가시라두 나한테는 늬들 이상 어여쁜 사람 없어

남자가 원래 더 약하구 옹렬하구 철이 늦어
그래서 낳기두 여자 몸 빌려서 기르는 것두 여자가 그런거야
여자는 자식의 어머니기두 하지만 때로는 남편의 어머니 노릇도 해 줘야할 때가 있을 만큼
남자라는 사람들이 모자라

#.7 -(2)

너한테는 온 우주를 줘도 안 바꿀 네 엄마가 있구 내가 있구 형제들이 있어
부부는 등 돌리면 남이지만 부모 형제는 죽는 날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애달플 만큼 서로 포기안하는 관계구
그게 가족이라는 거야

                                                                                                    <부모님 전상서>

- 방송사 : KBS
- 방송시기 : 2004년 10월 16일 ~ 2005년 6월 5일 (68부작)
- 평균 시청률 : 25.8%
- 각본 : 김수현(인생은 아름다워, 엄마가 뿔났다, 사랑과 야망, 목욕탕집 남자들, 사랑이 뭐길래, 청춘의 덫 등)
- 연출 : 정을영
- 출연 : 김희애, 김해숙, 송재호, 허준호, 정준, 이유리, 장현성, 김보연, 송선미, 이민영, 이동욱, 박지미, 유승호

: 지금까지 본 그 어떤 가족 드라마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은 내 안의 최고의 가족 드라마. 고2-3 시절, 수능에 바빠있어야 할 수험생인 저를 꼭 TV앞으로 앉히게 했던 주말드라마가 바로 <부모님 전상서>였습니다. 두 딸과 두 아들을 둔 여섯가족의 제각각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남편도 외면한 상황에서 자폐아 아들을 혼자 기르며 힘겹게 살아가는 장녀, 집안 경제사정 차이로 연애를 갈등하는 장남, 갖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오직 돈을 모으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차남, 집안 내 최고 이쁜이인 막내 딸들 이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각자 가진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아버지-어머니의 따뜻한 가족 사랑과 번번이 위기때마다 평소에는 반목하던 형제들도 끝내 도움을 주며 해결하는 모습을 안정적으로 그리고 있는 가족 드라마입니다. 김희애씨는 이 드라마로 주가를 더욱 높였고 모든 연기자들의 안정된 연기속에서 김해숙 씨가 보여준 어머니상은 이후 우리나라 어머니상을 대표하는 것으로까지 표현될 수 있을 정도로 절절한 모습이였습니다.(꽃보다 아름다워에서의 고두심과는 또 다르게 비견될만한 한국 엄마의 대표적 캐릭터) 아마도 경쟁사회이자 비정한 모습을 숨길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원천이 되는 구성원인 가족마저도 점점 멀어져가는 현실속에서 보여주는 따뜻한 한줄기 따스한 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드라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회당 최고의 고료를 받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작품이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8 -(1) - 미실

싸울 수 없는 날에는 지키면 되고 지킬수 없는 날에는 후퇴하면 된다.
후퇴할 수 없는 날엔 항복하면 되고 항복할 수 없는 날엔 그날 죽으면 그만이네.
오늘이 그날입니다.

#.8 -(2) - 유신

난 널 택했다. 내가 선택한 나의 왕이시다!

#.8 -(3) - 미실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하고 희망은 버거워합니다.
소통은 귀찮아하며 자유를 주면 망설이죠.
처벌은 폭풍처럼, 포상은 조금씩. 그게 지배의 기본입니다.

#.8 -(4) - 비담

저한텐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세요
그래야.. 설레요

#.8 -(5) - 덕만

오로지 꿈꾸는 자만이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을수 있습니다.
나는 절대로 이룰 수 없다고 한 그것 신라의 불가능한 꿈
그 희망을 나도 귀족도 백성도 모두 가지도록 할것입니다.

                                                                                                    <선덕여왕>

- 방송사 : MBC
- 방송시기 : 2009년 5월 25일 ~ 2009년 12월 22일 (62부작)
- 평균 시청률 : 35.1%(TNS)
- 각본 : 김영현&박상연
- 연출 : 신구
- 출연 : 이요원, 고현정, 엄태웅, 박예진, 김남길, 유승호, 조민기, 윤유선, 도이성, 정성모, 임예진, 서영희, 이문식,
         류담, 홍경인, 주상욱, 이승효, 정웅인, 독고영재, 전노민, 김정현, 백도빈, 안길강, 정호빈, 엄효섭, 신세경,
         남지현, 유이, 이현우, 박수진, 큐리 등

: 근래 사극 중 가장 이슈가 되었으며 크게 성공한 드라마. 사극의 주인공을 잡는 것은 보통 대업을 이룬 왕들이나 허준 열풍에 따른 의원들이 전통 사극의 주인공이 되어 왔으나 신라 왕조를 그리면서도 김춘추가 아닌 선덕여왕을 코드로 잡으면서 가상 인물들을 잘 동원하여 기가 막히게 매조지은 사극입니다. 무엇보다 선덕여왕의 전반과 중반을 이끈 고현정의 미실, 초중반부터 극의 종료까지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은 이요원의 덕만, 중반부터 주인공 덕만과 투톱을 이끌며 극의 마지막 긴장과 감동을 함께한 김남길의 비담의 연결고리가 매끄러운 점이 선덕여왕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입니다. KBS1처럼 전통 사극을 길게 뽑아낸다는 것은 민영방송에게 있어서는 큰 모험수임에도 불구하고 <주몽>의 성공을 바탕으로 하여 이번엔 여인상으로 큰 히트를 냈다는 점이 눈여겨볼만한 점이기도 했구요. 극의 초중반부터 영향력이 조금은 롤러코스터를 탄 엄태웅의 김유신이 확연한 조연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스케일이 크기도 했구요. 일단 무엇보다 출연진의 조합이 절묘했습니다. 팜프파탈을 소름끼치게 재현해 낸 고현정은 물론이고 당차면서도 여린, 외롭지만 복 받은, 슬프면서도 기쁜 등의 반대 연기를 모조리 담아내야했던 선덕여왕의 캐스팅에도 이요원은 절묘한 선택이였습니다. 그리고 비담의 김남길은 비장의 카드가 되었고 이들 모두의 연기가 정말 눈을 떼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물론 긴장을 유지해야 했기에 줄곧 권력 싸움과 출생의 비밀 그리고 사랑의 엇갈림 등 사극 어디에서나 등장하는 코드들은 식상할 수 있었지만 이를 나아진 구성과 연기자들의 힘으로 내려앉혀서 더욱 더 호평을 이끌어낸 드라마가 아니였나합니다. 이 드라마의 광풍이 종료되고 2년 후에야 보았는데 이정도니 당시의 선덕여왕의 인기가 얼마나 좋았을지 상상이 갑니다. 더불어 상황상황에 적절한 BGM과 많이 어색하지 않은 CG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

이렇게 저의 드라마 소개가 끝났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너무들 2000년대 작품 그리고 대부분이 중후반에 쏠린듯한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네요.

<부활>이나 <시크릿 가든> 그리고 <피아노>등은 한번 포함해보고 싶었는데 너무도 길이 늘어질까봐 제외하였습니다.
원래는 BEST5로 생각했는데 하다보니 결국 BEST8로 마무리가 되었네요. 어떻게 보면 그냥 인기만 있었지 좋은 드라마였다고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드라마들도 끼어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자세히 보면 <커피프린스 1호점>은 제가 좋아하지 않는 주제임에도 좋아하게 된 덕에 여기에 적은것도 사실이기도합니다. 제가 적은 드라마들 말고도 무수히 좋은 작품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논거하자면 정말 끝이 없으니 저의 글은 이정도로 줄여보려 합니다.

뜬금없이 적어본 한국드라마 글이였는데 혹여나 또 시간이 난다면 한드보다도 많이 본 일드 베스트 작품들을 써서 소개드려봤으면 하는 마음도 생기네요.


여러분들의 최고의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들이십니까? 댓글로들 얘기해주세요 ~

하긴 뭐 그 수많았던 드라마들 중에서 꼽고 꼽자면 끝이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