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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27 01:57:22
Name 정우비셀스 규리하
Subject [일반]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으로 본 한국의 대중문화(음악)분석 -아이돌을 중심으로
안녕하세요 가끔씩 글을 올리는 정우규리하입니다
저는 현재 여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이런 저런 과제를 하는데요. 과제중에 논문형식으로 글을 쓰는 것이 있어서 피지알 분들과 나누고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한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번에 올릴려고 했더니 게시판에 다올라가지는 않네요 두번으로 나누어서 올리겠습니다. ^^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으로 본 한국의 대중문화(음악)분석


-아이돌을 중심으로-




요약



사람들이 즐기는 수 많은 여가활동에서 대중문화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즐기는 여가의 종류이다. TV시청과 라디오 시청으로 대표되는 대중문화에 대한 여가 향유는 2008년까지 상위 여가 활동 중 1위를 굳건하게 차지하고 있다. 분화되고 다양해지는 여가 활동에서 대중문화가 차지하는 위상은 여전히 굳건하다. 대중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지지를 이해하기 위해 본 연구는 시작되었다. 이러한 이해를 위하여 대중문화의 담론 중 고전으로서의 위치를 지니고 있는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을 바탕으로 대중문화의 속성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대중문화 중 대중음악 부분을 살펴볼 것이다.

2010년 대중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키워드를 뽑는다면 ‘아이돌’이 될 것이다. 아이돌 매니아를 지칭하는 ‘~빠[1]’, ‘카덕(카라 오타쿠)[2]’, ‘소덕(소녀시대 오타쿠)’, ‘삼촌팬’, ‘이모팬’ 등의 신조어를 만들면서 한국의 연예시장을 장악했다. 단순한 댄스와 음악만이 아닌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예능 등에 진출을 하며, 대중음악산업을 넘어서 연예계 전반에 아이돌이 없는 장르가 없을 만큼 전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아이돌들은 현재 한국의 연예계를 넘어서 한류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세계 각지에서 유례없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며 ‘신 한류’로 불리고 있다. ‘대 아이돌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미증유의 아이돌 열풍은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경쟁력이 올라간 것으로 한국의 문화적인 위상을 드높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며[3], 반면에 대형기획사의 연예계의 장악과 다양성의 감소를 만든다는 부정적인 면에 대한 질타를 받기도 한다.[4]

이러한 아이돌의 인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아이돌 생산체계의 변화, 원소스 멀티 유즈 (One source multi use)등의 상품 기획의 변화에서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아이돌의 생산방식, 기획, 유통 등의 방식을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의 표준화, 도식화, 사이비 개성화, 플러깅 등을 통하여 분석한다.



주제어: 대중문화, 아도르노, 문화산업, 아이돌, 신 한류, 플러깅, 표준화와 도식화, 사이비개성화

















1.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

현대 사회에서 대중문화는 문화의 범주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서 기능한다. 우리가 즐기는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은 모두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문화는 인간적인 가치와 창조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산업에는 적대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아도르노는 자본주의 하에서의 문화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하나의 사업으로 존재한다 생각하였다. [5]

아도르노는 대중문화를 더 이상 문화와 예술의 범주에서 고찰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으며, 이러한 독점자본주의 안에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대중문화를 문화산업이라 명명하였다. 아도르노는 이와 같은 문화산업에 대한 비판을 통하여 사회비판이라는 비판적인 성찰을 하였으며, 이를 통해 문화가 상품논리에 의해 의식적으로 조직되고 계획되는 계기의 위험성을 지적하기 위해서이다. [6] 이번 장에서는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후에 진행될 대중음악이 어떻게 조직되고 계획되는 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7]





1) 문화산업


서구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세기 초 자본주의가 독점 자본주의로 심화되는 단계서였다. 문화산물이 기계적으로 대량 복제되고 대량 소비되었던 시점이다. 이러한 논의들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기반으로 한 비판이론가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일어났다. 그들은 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경제적 논리가 이제는 사회의 모든 부문 특히 문화의 영역에 확산되었다고 파악했으며, 그 속에서 인간들 간의 질적인 관계는 상품들 간의 양적인 관계로 표출되는 물화현상이 심화되었다고 보았다. 이러한 대중들은 조직화되기보다는 분산되고 원자화된 개인들로, 파시즘과 같은 이데올로기에 쉽게 현혹되는 이들이다. 이렇기 때문에 대중사회는 전체주의의 온상이 될 수 있었다. 이러한 사고가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글이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이다.[8]



‘문화산업이라는 용어는 호르크하이머와 내가 계몽의 변증법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초고에서 우리는 대중문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우리는 대중문화라는 표현이 대중으로부터 자생적으로 산출된 문화, 즉 민속문화의 현재적 형태로 이해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문화산업이라는 용어로 대체하였다’.[9]


아도르노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산업이란 자생적으로 생긴 민속문화는 다른 것이며,’문화상품은 그 특정한 내용이나 조화로운 구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치원리에 지배된다. 즉 이윤원리에 의해서 지배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상품’[10]일 뿐이다. 문화산업이란 이윤추구를 위해 기획되고 만들어진 상품이기 때문에, 그 전의 문화와는 다른 재생산 체계를 지니게 된다.



‘독점 하에서의 대중문화는 모두 획일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렇게 독점에 의해 만들어지는 대중문화의 골격과 윤곽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대중문화의 조정자들은 독점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독점의 힘이 강화될수록 그 힘의 행사도 점점 노골화된다. 영화나 라디오는 더 이상 예술인척 할 필요가 없다. 대중매체가 단순히 장사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은 아예 한술 더 떠 그들이 고의로 만들어낸 허섭쓰레기들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사용된다. 그들 스스로 자신을 기업이라 부르며, 사장의 수입이 공개되면 그로써 그들의 생산물이 사회적으로 유용한가 아닌가에 대한 의심은 충분히 제거된 것으로 간주한다.’[11]


위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 대중문화의 산물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보다도 얼마나 인기를 끌었고 수익을 얼마나 올렸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모든 것의 가치는 시장에서 결정되며, 많은 수익을 올린다면 그 작품의 질과는 관계없이 모범사례가 된다. [12]

문화산업은 이러한 수익을 통해 문화산업이 경제처럼 유용하다는 논리를 주장한다. 이를 통해 대중문화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정당화를 한다. 그들의 논리는 문화산업에 수백만이 참여하기 때문에 수많은 장소에서 동일한 상품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생산 방식이 필요하며, 생산의 중심지는 몇 안되지만 수요는 여기저기 산만하게 흩어져 있다는 기술적 문제가 경영에 의한 조직과 계획을 필요하게 만든다고 얘기한다. 문화산업의 독점화와 문화 생산의 독점은 두 가지 독점을 낳는다. 그 하나는 문화상품 공급의 독점이며, 또 다른 독점은 문화상품이 유통되는 중요통로인 매체의 독점이다. 문화산업은 문화 상품의 공급독점과 매체를 독점할 때 독점자본으로서의 성격을 완수한다. 이중적의미로 독점화된 문화산업은 탈 정치적인 듯 보이지만 은폐된 정치적 효과를 발휘한다.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는 바로 문화산업에 내제된 정치적 효과에서 현대적 야만의 징후를 읽는다[13]

이러한 독점화된 문화산업의 결과물들은-소비자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계산된 합리성의 산물일 뿐으로 예술의 우연성과는 결별하게 된다. 문화산업의 생산자는 소비자로 하여금 취향대로 상품을 고를 수 있다는 상상만을 판매하며, 그들의 계산된 범위만을 판매한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생산자들의 기획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지며 그들의 여가시간마저 대량소비와 대량생산의 나락에 빠져 표준을 유지하는데 내몰리게 된다. 적극적인 사유와 개인의 주체적인 선택이 불가능한 만들어진 문화산업에 필요한 교양과 일률적인 반응을 학습한다. 문화산업은 그들의 옹호자들이 찬사를 보내는 것에 비하여 자신들이 제공할 수 있는 것만을 제공하며, ‘그들의 소비자에 대해 자신이 끊임없이 약속하고 있는 것을 끊임없이 기만한다’[14] 현대의 문화산업은 아도르노의 시대보다 더욱 발전했으며, 소비자의 욕구를 더욱 더 지배하게 된다.



2) 문화산업의 특성


(1) 생산-표준화와 도식화
아도르노는 문화산업의 조직과 계획은 대중들의 수요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거대한 수요는 문화산업의 조직과 계획으로 인한 부메랑 효과로 나타나는 것이라 얘기한다. 그는 대중문화의 특징을 ‘표준화’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표준화는 문화산업의 대량생산체계가 시작된 후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공식이다. 이렇게 표준화 된 것은 ‘도식화’로 나타난다. 한국 연속극의 ‘출생의 비밀’, ‘근친간의 사랑’등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이러한 도식화에 해당된다.



‘여러 유형의 인기가요나 인기배우, 멜로물이 돌고 돌지만 실제로는 전혀 변화가 없는 것처럼 오락물들도 겉보기에는 내용이 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변화 없는 반복일 뿐이며, 세부사항들만이 대체 가능하다’


아도르노는 그의 논문 [대중음악에 대하여 (1941)]에서 대중음악의 표준화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코러스는 32마디로 구성되고, 음역은 9도내로 제한되며, 곡은 가장 기본적인 화성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방적이라 하였다. 표준화 되는 것들은 ‘예술음악의 타락한 진부한 재료들’이라는 점이다



‘가벼운 음악에서는 이미 단련된 귀로 인기가요의 처음 몇 마디만 들어도 노래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짐작할 수 있으며, 자신의 추측이 맞아 떨어질 때에야 비로소 행복함을 느낀다.’


위의 말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대량소비재들을 통해서 어떤 품목의 모습들이 상상이 가듯이-치약은 튜브와 플라스틱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악 역시 대량생산된 다른 상품들처럼 일괄적인 생산으로 재생산 되기 때문이다.



“표준적 형태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 모든 팝송의 박자적 화성적 토대 즉 몇몇 부분의 시작과 끝이다. 그 안에서 어떠한 일탈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은 가장 단순한 기본 구조를 확고히 한다. … 영원한 동일성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그것에 약간의 양념을 가미하는 계산된 효과 외에는 진실로 새로운 그 무엇이 끼어드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15]


(2) 생산-사이비 개성화
위에서와 같은 표준화는 음악으로 하여금 동일성을 강하게 만든다. 문화산업에서 새로운 것이란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진정 새로운 것을 배제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같은 것을 사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표준화된 도식을 소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하여 ‘참신’, ‘전무후무한’, ‘신선한’ 등의 언어로 상품은 포장되게 된다. 또한 ‘hook 훅’[16]을 통해 대중시장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음악에 매혹되게 만든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 대중음악은 기본적인 형식을 유지하되 작은 부분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고 대상의 포장을 극대화시켜 차별화한다. 이러한 개성은 대상이 갖고 있는 대상성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닌 마케팅 전략에 연관된다. 이러한 만들어진 개성을 아도르노는 ‘사이비 개성화’라 이름 붙였다. ‘사이비 개성화’는 위에서 언급한 ‘표준화’와 같이 대량생산체계에서 비롯된다. 대량생산체계에서 전체를 바꾸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은 생산성을 위해 그대로 두고 사이비 개성화를 통해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다. ‘표준화’를 통한 대량생산 체계는 ‘사이비 개성화’로 판매를 촉진하며, 이로 인해 생산물의 실제적인 가치나 의미는 부수적인 것으로 전락했다.



(3) 마케팅-플러깅
아도르노는 표준화되고 도식화된 생산물들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플러깅이란 테크닉이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플러깅은 플러그를 끼운다는 뜻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 없이 들을 수 있도록 노출시켜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노래를 히트시키고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플러깅은 문화산업의 매게자인 대중매체와 영화, 유명밴드 등을 통해 이뤄진다. 우리가 길을 걸을 때도, 버스를 탔을 때도, TV를 시청할 때도 계속적으로 음악을 듣거나 노출되어 주입되어지는 과정이 플러깅이며, 이러한 반복과 주입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러한 음악에 자연스럽게 빠지게 된다. 플러깅은 동일한 형태의 음악을 표준적인 형태로 바꾸며,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 동일한 스타일의 음악들은 성공을 이루게 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동일한 것에 사로잡혀 도무지 탈출할 수 없게 만들고 그것에 대한 저항을 줄이게 만들어 쳇바퀴 안에서 돌게 만든다. 이러한 플러깅의 핵심은 ‘언제나 동일함’이다. 이것이 대중음악의 지속적인 성공의 동력이 된다.



(3) 소비- 분산적 청취와 음악의 사회심리적 기능
표준화와 사이비 개성화를 통해 만들어진 생산물들은 플러깅을 통한 마케팅으로 대중들에게 주입된다. 이러한 문화산업의 생산물들은 대중들로 하여금 비슷비슷한 것에도 반응하고, 즐기게 만든다. 이러한 주입을 통한 익숙해짐은 기계적인 반응을 만들어 냄으로써 수용자로 하여금 수동적인 자세를 만들고, 적극적이고 반성적인 사유를 위축시킨다. 이러한 태도들은 음악을 듣고 향유하는 기본적인 매커니즘인 ‘인지’를 할 수 없게 만든다. 조성과 전조를 결정하는 조들간의 내적 관계, 코드들간의 표현가치 등의 구조적 패턴들을 인지하면서 알게 되는 인지와, 음악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불가능해진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집중과 전념이 필요한 것인데, 현대의 대중음악은 이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보았다. 능동적이고 해석적인 청취와 음악의 구조적인 청취는 불가능해 진다. 대중음악을 소비하는 청취자는 전체적인 구조가 아니라 부분에 반응하며, 음악의 구조보다는 감각적인 측면에 반응하고 그것이 강화된다.

아도르노는 이러한 분산적 청취를 사회병리학적으로 파악한다.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대중들은 기계화된 노동과정에서 공포와 근심에 시달리는 존재이다.  그래서 그들은 여가를 소중히 여기며, 새로운 즐거움과 오락을 원한다. 하지만, 그들은 작업의 힘든 노동 때문에 진정한 경험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적극적 노력을 회피하며, 기계적인 작업과정의 단조로움은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나 변화와 거리가 멀다. 결국 그들은 어떤 노력보다는 휴식을 원한다. 대중음악은 바로 이런 이중적 욕망을 반영한다. 즉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지루함에서 벗어나려는 욕망. 이런 욕망에 부응하는 대중음악은 청취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음악이라 할 수 없다. 이후의 작업을 위한 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한 여가의 수단, 기분전환의 수단일 뿐이다. 그들은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듣는다. 그리고 늘 동일한 음악구조는 청취의 노력을 덜어준다. 하지만 한편 바로 그것 때문에 음악은 금방 지루해지고 사람들은 또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은 주어지지도 않는다. 완전한 새로움보다는 자극 즉 사이비 개성화된 감각적 요구가 그 자리를 메운다. 그것은 곧 낡아지고 지루함의 사이클은 다시 반복된다. 만약 어떤 노래가 너무 똑같아서 주의를 끌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하지만 청취자가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면 그 익숙함 때문에 그는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고 폐기하려 한다. 그래서 분산과 주의 기울이지 않는 청취 방식은 대중음악의 전제이며 동시에 대중음악의 결과이다. 그리고 이것은 청취능력의 퇴행을 초래한다[17]



‘오늘날 문화상품의 속성은 문화소비자들의 자발성과 상상력을 불구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적극적인 사유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있다. 개개의 문화생산물은 모든 사람들이 여가 시간에서조차 소비를 활발하게 만드는 거대한 경제 매카니즘의 일환이다. 문화산업은 하자 없는 규격품을 만들듯이 인간들을 재생산하려 든다.’


적극적인 사유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문화상품들은 후기 자본주의 속에서 문화산업이 유흥산업이 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소비와 쾌락을 추구하는, 정신적인 가치가 결여된 것이 된 것이다. 이러한 문화산업은 정신적인 고양이나 상상력을 통한 즐거움을 양산하는 것이 아닌 일상의 괴로움을 잊게 하는 아편과 같은 것이다. 삶에 대한 순응성을 높이는 것으로서 역할, 그것이 문화산업의 본질이다. 이러한 순응성을 높이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리듬적 순종적’ 유형과 ‘감정적’ 유형이다.  

‘리듬적 순종적’ 유형은 음악의 비트에 맞춰 자신을 내 맡기는 것이다. 마치 클럽에서 비트에 몸을 맡기고 사고를 배제한 체 흔드는 것처럼, 주체적인 사고가 결여된 모습니다. 이러한 유형이 착취나 억압이라는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면서 개인의 개성을 통합하는 권위적인 집단성에 피학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감정적’적인 적응은 정서적으로 복종하는 유형이다. 우리가 드라마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영화를 보며 사회부조리분노를 느끼듯이 만들어진 상황에 몰입하여 자신도 모르게 생산자의 기획에 부응하는 유형이다. 이는 감정적인 것에 마취되어 현실의 상황을 잊게 하거나 고통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도르노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문화산업의 효과는 ‘교양의 상실과 야만적인 무질서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문화산업의 총체적 효과는 일종의 반 계몽이다. 호르크하이머와 내가 주목했던 것처럼 그 속에서 자연에 대한 진보적인 기술적 지배로서의 계몽은 대중기만이 되고 의식을 속박하는 수단으로 전화되는 것이다. 문화산업은 스스로의 힘으로 의식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이 발전을 방해한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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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rabbit
11/04/27 02:46
수정 아이콘
아도르노는 이러한 분산적 청취를 사회병리학적으로 파악한다.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대중들은 기계화된 노동과정에서 공포와 근심에 시달리는 존재이다. 그래서 그들은 여가를 소중히 여기며, 새로운 즐거움과 오락을 원한다. 그래서 그들은 여가를 소중히 여기며, 새로운 즐거움과 오락을 원한다. => 문장중복 수정하셔야겠네요.

잠 안 오는 밤 흥미로운 글 읽고 갑니다.
아도르노라면 부정의 변증법 읽다가 "뭔 소리냣!"하고 던져버렸던 기억만 존재하는군요. ^^;
내려올
11/04/27 13:16
수정 아이콘
저도 몇년 전에 텔미, Gee가 한창 유행할 때 후크송에 대해 아도르노로 분석하기도 했었죠.
표준화, 반복, 사이비 개성화 까지 그의 이론에 척척 맞아들어가며 까기 참 좋더군요.
하지만 아도르노는 다 좋은데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이냐 라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것이...

그런데 글에서 아도르노 이론 설명은 잘 하셨는데
정작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대중음악 전반에 대해서만 짚으신 것 같네요. 라고 쓰고 보니
2편으로 나누어 올리시는 거군요^^;;;;;

후속편도 기대됩니다.
메밀국수밑힌자와사비
11/04/27 13:41
수정 아이콘
피쟐에서의 아이돌 팬덤이 상당한 규모라고 생각했던지라, 이 글에도 왠지 댓글이 많이 달릴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저조하군요.

2편에서는 다를지도...
정우비셀스 규리하
11/04/27 15:57
수정 아이콘
읽어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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