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10/09 15:22:42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아무도 말씀 안하시길래 제가 한 번 글 써봅니다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가츠는달리신
10/10/09 15:46
수정 아이콘
글에서 말씀했듯 시나 책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풀이로 봐야하는 것에도 동의합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문제는
어디에서 추천받은 책이라더라, 무슨 무슨 문학상을 받았다더라, 몇십만권이 팔렸다더라의 범주로 보면 재미없더라고요.(특
히 초등학생용 중학생용 고등학생용 추천도서와 같이 뭘 그렇게 나누시는지;) 책은 자기가 느끼고 자기가 찾아서 봐야 제 맛.
감성소년
10/10/09 16:08
수정 아이콘
아 이거 왠지 제가 제목으로 낚시질을 하는 것 같아 죄송하네요. 제목을 너무... 클릭하고 싶게 지었어요. 글 내용은 썩 그렇지 않을텐데 말이죠.
헥스밤
10/10/09 16:16
수정 아이콘
노벨문학상 관련 소식이 pgr21만큼 크고 다채로운 사이트에서 별 논의가 없다가 오늘에서야 하나 올라오는 게 한국 문학의 현실이라고 생각하니다. 피지알 비꼬는 거 아닙니다. 나름 애착을 가진 사이트고 여기서 글도 꽤 쓴 편이니...외려 굳이 책임소재를 돌린다거나 비꼬고 싶은 대상은 한국 문학이랄까. 표절시비 붙어도 신문 한단 기사도 제대로 안뜨는 동안 문단은 뭐한건지. 아직도 후일담 문학 팔고 있는 작가들은 뭐하는 건지.
불멸의이순규
10/10/09 16:39
수정 아이콘
음.. 그러게요,..부끄러운 일이네요.
저도 어제던가 사진 보기전까지는 50대 후반쯤의 여성작가분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문학을 정말 감명깊게 읽은 기억이 오래전이네요.
반성해야 하겠습니다.
10/10/09 16:4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노벨문학생수상자는 어떻게 뽑는지 궁금하군요.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저명한 작가들의 작품를 충분히 이해하고 평가하기 위해선 그나라 원어민의 평균수준이상의 언어능력을 갖춰야 할텐데 설마 번역한걸 가지고 평가하는걸 아닐테고요.
10/10/09 16:51
수정 아이콘
제가 95년에 중3이었는데 그 때 고은님의 '열매 몇 개'라는 시가 교과서에 실려 있었던게 기억이 나네요.
내용은 기억이 안나요.
Lionel Messi
10/10/09 17:00
수정 아이콘
이번 노벨상 수상자는 뭐 받을 만한 분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후보 중에 누굴 줘도 다들 훌륭한 작가들이니 우열을 가리기 힘들죠.

그런데 포탈사이트 베플같은 걸 보면 노벨문학상이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한글의 우수성을 몰라서' 그렇다고 하던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저 말은 뭐랄까... 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들 대표적으로 조지훈의 승무를 예시로 들면서 이거 어떻게 번역할꺼냐, 이러니 상을 못타지 다 이런 식의 생각을 하던데...
조지훈의 승무라는 시는 정말 다른 언어로 번역해서 그 의미를 그대로 가져가기가 거의 불가능한 한글로 쓰여진 시라고 생각 합니다만
그거랑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못 받는 거랑 그렇게 큰 연관이 있는지가 의문입니다.

고은 시인이 저런 식으로 예시로 들때마다 빠지지 않는 조지훈, 김영랑같은 분들처럼 우리 한글의 다양한 표현과 맛을 살려서 시를 쓰는
분인지도 잘 모르겠고... 오히려 만인보는 웬만한 소설보다도 더 긴 시죠. 그리고 고은 시인이 번역도 영어로 하고 있고요.
글쓴 분의 말씀대로 고은 시인의 시집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모두 읽는 널리 알려진 시냐 하는 것도 문제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한글이 다른 언어로 번역되었을 때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언어로 쓰여진 문학 작품을 한글로 번역하면 그 의미를 절대로 완벽하게 살리지 못합니다.
언어라는 자체가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고유 문화와 습관, 사회 전반적인 요소들로 인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붉다, 벌겋다, 붉그스름하다, 등등 수십개가 있는데 영어는 red 하나 있지 않느냐 하는 사람도 있던데... 음
이런 분들에게는 실례되는 말씀일지 모르겠으나 다른 나라의 문학작품을 원서로 읽어보고 그런 판단을 하셔도 늦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셰익스피어나 등등 영문학 작품들 읽어보면 절대로 red 하나가지고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을 한글로 번역하면 원본 의미랑 다릅니다.
붉다는 의미 어마어마 하게 영어에도 많습니다. 다만 우리가 배운 단어가 red일 뿐이죠. 그리고 영어와 한글은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어미변화가 심하게 일어날 수 있는 한글과 달리 알파벳들이 모여 한 단어를 이루는 영어는 당연히 그 폭이 작을 수밖에 없고 다른 방식으로
다양한 표현을 하는거죠.
scarlet, crimson, rubied등등 단어 자체가 다양하기도 하고, 어미가 달라져서 reddish랑 비슷한 구어형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본, 중국에서도 노벨문학상이 나왔으니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 영역에서는 그 진가를 인정받지 어려운게 현실이긴 하죠.

마지막으로 노벨문학상은 언어 표현 잘했다고 주는 상이 아닙니다.
문학 작품을 통하여 인류에 대한 깊고 새로운 성찰을 한 작품을 쓴 작가에게 주어지는 것이죠.
노벨문학상 수상여부에 방에 불 끄고 취재진들 몰려가면서 설레발 치지 말고, 차분히 문학작품을 통하여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10/10/09 17:30
수정 아이콘
노벨 문학상에 대한 박노자 칼럼입니다.
예전 글인데 상당히 공감합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3931.html
은.하.
10/10/09 17:52
수정 아이콘
눈길 - 고은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귀울여 들리나니 대지의 고백.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를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암송까진 못하더라도 참 좋아하는 시에요. 고등학교 때 수능공부할때 배웠더랬죠.
결국 문학작품은 고등학교때 배운게 제일 큰 울림으로 남는 듯 해요.
워낙 명작들만 배워서 그런것도 있을테고.. 그당시가 가장 감성이 충만한 시기라 그런것도 있지만서도..
수능을 앞둔 처지라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고,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느라(-_-;;) 정신없었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배우지 않았더라면 정말 詩라는것을 접할 기회가 없었을꺼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정신없이 사느라 시 들여다본지도 오래되었는데. 덕분에 떠올리게 되었네요. ^^
진보주의자
10/10/09 18:41
수정 아이콘
저도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요.
학창시절에 빨간 줄 그어가며 달달 외우고
단어가 함축하는 뜻을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대로 해석하고 문제 풀고..
대학을 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지만
저한테는 하나의 고통이었습니다.
자유롭게 읽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쓰고 싶은데,
그 것을 억제하고 정제하는 방법을 학교에서 배웠네요.
눈시BB
10/10/09 20:10
수정 아이콘
잊고 있었는데 글 써 주셨네요 ^^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오늘은 패스할게요 폰이라서 ㅠ
Ms. Anscombe
10/10/09 23:55
수정 아이콘
노벨문학상 자체가 뭐 그리 대단한가 싶은지라..
10/10/10 01:59
수정 아이콘
시가 시로서 읽혀지기보다는 객관식 문제로 전락해버리고, 시인들이 담아낼 시대와 전통의 감성이 죽어버린 한국에서는,
어쩌면 노벨상을 수상하는 것이 더 이상할 것 같습니다. 전 고은 시인이 누군지도 잘 모르겠고, 무슨 시를 썼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시 하면 기억나는건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한 개 있네요. 작가들이 시대의 아픔과 정신을 담아내어 그것을 매개로 독자와
교감하고 소통해야 되는데, 언어의 현란한 수사에만 신경쓰고 속알맹이는 텅빈 양산형 작품들만 늘어나는거 같아 안타깝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658 [일반] [야구] 히어로즈 팬 계속 해야할까요? [22] 아일키슈3726 10/10/10 3726 0
25657 [일반] 심야 데이트 후기 - 3년간의 부질없는 재활훈련 - [9] fd테란5656 10/10/10 5656 0
25656 [일반] [속보] 황장엽씨 사망 [23] 독수리의습격7133 10/10/10 7133 0
25655 [일반] 옵티머스Q가 단종됩니다. [23] 모모리7074 10/10/10 7074 0
25654 [일반] 11월에 놓쳐선 안될 두 영화 (소셜네트워크, 렛미인) [10] 브릿덕후6129 10/10/10 6129 0
25653 [일반] 슈퍼스타K 2 5주차 TOP 3 생방송 미션 관련 공지~! (스포일러일수도...) [32] CrazY_BoY5346 10/10/10 5346 0
25652 [일반] 디자이어 HD, 디자이어 Z의 스펙이 공개되었습니다. [30] 삭제됨5758 10/10/10 5758 0
25650 [일반] [슈퍼스타K] 장재인, 허각에 관련한 개인적인 소견 [24] 개념은?6655 10/10/10 6655 0
25649 [일반] [잡담]10월 중순이 되어가는 어느 날 깊은 밤에 드는 생각들 [6] Sanhomania2883 10/10/10 2883 0
25648 [일반] [군대] 수양록을 펼쳐봤습니다. [6] DavidVilla4733 10/10/10 4733 0
25647 [일반] [잡담]무려 삼개월만에 아이디와 비번을 찾았습니다!! [9] Alexandre3865 10/10/10 3865 0
25645 [일반] 문명5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Baba Yetu(문명4 오프닝 음악) [12] Alan_Baxter6382 10/10/09 6382 0
25644 [일반] [야구 계층] 안타까운 LG 야구..문제점에 대해 얘기해 보죠. [77] 옹정^^6019 10/10/09 6019 0
25643 [일반] 요즘 본 무협 소설들. [34] 개막장춤을춰9163 10/10/09 9163 0
25642 [일반] 맹바기의 푸념 [9] 수선화4483 10/10/09 4483 0
25640 [일반] 로그인이 풀려서 글이 날아가게 생겼을 때는 이렇게... [15] 빈 터3569 10/10/09 3569 3
25638 [일반] 아는척 메뉴얼 - 인지부조화 이론 [22] 유유히5175 10/10/09 5175 3
25637 [일반] [잡소리] 닥쳐봐야 아는구나 & 어제 슈스케2를 보다가.. [4] 스웨트3905 10/10/09 3905 0
25636 [일반] 영화관 예매율 활성화에 대한 생각 [8] 쿨가이처리3320 10/10/09 3320 0
25635 [일반] LG 팀웍이 콩가루인 이유 [17] 하늘보리차6558 10/10/09 6558 0
25634 [일반] 헤어나지 못하는 트윗의 진실+간만의 인사 내지는... [33] 루미큐브5367 10/10/09 5367 0
25633 [일반] 자신의 행동이 자신이 속해있는곳의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는것을 왜 모를까요.... [22] 불멸의이순규4469 10/10/09 4469 0
25632 [일반] 민주노동당의 북한 세습에 대한 인식이 우려스럽네요. [81] Alan_Baxter6912 10/10/09 691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