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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29 19:58:32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잡담] 스물아홉번째 - 니트
갑자기 니트가 된 기분입니다. 늘 하던 것을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컴퓨터가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한 2-3주 전부터인가 USB 단자가 깜빡깜빡하는 모습을 보일 때부터 뭔가 이건 조짐이 이상하다고 짐작을 했어야 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냥 키보드나 마우스에 문제가 있나 해서 다른 키보드 마우스만 갈아끼우고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며칠 전에 게임을 즐기던 도중 블루스크린이 뜬 이후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그대로 운명하셨더군요.

조립했던 업체를 찾아가 울며 겨자먹기로 A/S 비용을 내고 (무상기간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오늘 전화를 걸어봤더니
"메인보드가 망가졌고 다른 부품은 망가진 메인보드 때문에 소트가 안 되어서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습니다"라고 합니다.
이걸 고쳐서 써야 하나, 아니면 이 참에 새로운 PC로 대격변을 맞아야 하나(응?)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나쁜 일은 한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드디스크에서 백업을 하려고 하니 이번에는 얼마 전 샀던 외장하드가 말썽을 부렸습니다.
인식이 안 되더군요. 데이터 백업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객센터 전화는 불통입니다. 혈압만 상승하더군요.

밤 늦게까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뒤지며 작업하고 이것저것 고민하던 사람이 얻어 쓰는 PC에서 겨우 접속해서 몇가지 정도만 확인하고
그것도 하루에 몇시간도 힘든 신세가 되니 일과 자유를 동시에 빼앗겨버린 격이라, 죽을 맛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안 됩니다.

이러니 정말 니트가 된 기분입니다.



사실 지금 이것 걱정할 게 아니라 다음달 말이면 맞게 될 '진짜' 니트 신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걱정해야 될 시기이긴 합니다.
다음달 말이면 이름뿐인 직함도 끝이고. 정리당하게 되죠. 구직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다지 좋은 소식이 없습니다.
지금의 직장에 있으면서 예전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거의 일년 가까이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이젠 제가 그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참 착잡합니다.

이 직장 전엔 일년 단위로 직장이 바뀌었으니 처음 겪는 실업도 아니건만 서른 중반의 나이에 겪게 될 예정인 실업의 무게는 뭔가가 또 다르군요.
물론 어떻게 잘 되어서 나머지 한달 동안에 새로운 일자리가 구해지면 이런 무게잡는 소리를 더 할 필요는 없어지겠지만 말이죠.


어쨌거나 사망한 컴퓨터 대신 새 컴퓨터를 사든 아니면 기존 컴퓨터가 고쳐지든, 빨리 승부를 봐야겠습니다. 한시가 급하니까요.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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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덩이
10/09/29 20:28
수정 아이콘
으...외장하드가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저도 패닉에 빠질 것 같네요. 하나 더 여분으로 백업해두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늘 귀차니즘이 문제입니다. 저도 컴퓨터를 이제 슬슬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데, 늘 동생이 하다가 이제 제가 하려니까 또 귀차니즘이 발동되는..
10/09/29 21:13
수정 아이콘
몰랐었는데 The xian 님 저랑 나이가 같으시군요,..

심적으로 많이 힘드실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잘 해결되리라 믿고,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스폰지밥
10/09/29 23:12
수정 아이콘
저도 택배 물류 알바나 간간히 뛰면서 니트생활 중입니다. 공장에서 캐드일하다가 실직된 이후로 안정된 직장은 아직도 못구했네요.

그래도 막연히 좋은날을 기대하면서 하루 하루 살아갑니다. xian님도, PGR의 모든 분들도 다 좋은날이 오길 기대하면서 힘차게 살아갑시다 !

저도 컴퓨터가 반 사망 상태이지만.. 그래도 인터넷 서핑은 할 수 있고, PGR도 할 수 있어서 소박한 만족을 하면서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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