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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9 06:21:22
Name 눈시BB
Subject [일반] 역사에 대한 잡상 (3) 최고의 무기, 일본
+) 저저번 글에 이어 재미있는 토론이 나왔었네요. 잘 봤습니다. 저는 따로 답글 안 달겠습니다 ^^; 일단 제가 잘 모르니까요.
+) 늘 그렇듯 틀린 부분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소설 데프콘 한중전쟁 편에서 한국이 해킹을 통해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자 중국이 이걸 알아내고 남북을 이간질합니다. 중국 편을 들려고 하는 북한 고위 인사들에게 새로운 정보가 오죠. '그걸 알려준 게 일본이었다' 구요. 그러자 남북 대동단결! 중국 먼저 잡고 일본 잡겠다면서 남북이 다시 화합하게 됩니다.
만화 남벌에서는 일본이랑 싸운다니까 초장부터 남북 대립 같은 거 없이 북한과 협력하고 무려 '로동 미사일'을 전해 주죠. 김진경씨 소설들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매체들에서도 대동소이, 북한이랑 화해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일본을 공격한다' 인 거 같네요 -_-;

일본은 우리에게 최고의 떡밥입니다. 한일전의 분위기야 말할 것도 없고, WBC에서는 '맛의 달인'의 저자가 스포츠에 민족주의를 대입시키지 말라고 하니까 망언을 했다느니 하면서 까 댔죠. ( 이 분은 자기 만화에서 한국에 사과해야 된다고 하는 분이고 민족주의 때문에 자폭한 역사 때문에 일본 지식인들은 이런 경향이 좀 큽니다) 기타 단지 '일본'이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훨씬 심하게 까이는 건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뭐 우리 민족의 감정 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문제는 이것 때문에 왜곡이 돼 버린다는 거죠. 그리고 그 방식이 너무나도 '대일본제국' 스럽구요. 일본의 경우 일부 우익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자기들이 한 짓 때문에 이런 식의 역사 해석에서 꽤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피해자니까 라는 이유로 과격한 말들이 나오고 있죠.

한일공동역사교과서를 편찬하려는 모임이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됐던 일본의 '새역모'에서 낸 교과서와 한국의 역사교과서를 비교해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오히려 '새역모'의 교과서가 더 중립적이었다고 합니다. 충격적이죠? 일본에서 과격하고 역사 왜곡이라고 하는 교과서가 우리보다 오히려 더 중립적이고 민족주의적인 모습이 적다는 거죠.
간단히 : ) 우리는 일본이 '진출'이라는 표현만 써도 욕하지만 우리 교과서에서는 우리가 한 침략을 다 정복 내지 정벌 내지 수복이라고 표현한다는 거죠. 교과서를 떠나면 정말 무시무시하구요. 동북공정이 한국에서 만주를 수복하려는 움직임에 대항해서 만들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뭐 우리만 그러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잘못을 하면 안 된다'는 거겠죠.
많은 토론이 필요한 화제입니다만... 본문에서는 좀 쉬운 오류들을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일본 ' 이라는 이유로 거짓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들입니다.

1. Korea와 Corea
pc통신 시절부터 신나게 퍼지더니만 2002년에 절정에 이른 떡밥입니다. 오죽하면 영어 국호를 바꾸자는 진지한 논의가 있었을까요.
' 원래 우리는 Corea였는데 일본이 J보다 앞이라서 K로 바꿨다 ' 는 게 이 떡밥의 요점입니다. 하아... 역시 편집증을 가진 일본이 이런 것도 바꿀 만 하겠죠?
-> Corea, Coree 등 C가 많이 쓰였던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걸 썼던 나라들은 대항해시대 당시 주도권을 가졌던 스페인, 포르투칼 등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19세기에 국제 공용어 수준으로 쓰였구요. 이 나라들은 C를 썼습니다. 반면 영국, 독일, 미국 등은 C를 따라 쓰다가 자기들 발음에 편하게 K를 썼다고 합니다. 그 쪽 발음으로는 K가 더 맞다나요.
결국 발음이 라틴식에서 게르만식으로 바뀌면서, 결정적으로 우리를 해방시킨 게 미국이니까 K가 된 거죠. 실제 C를 많이 쓰다가 C와 K가 뒤섞였다가 K로 통일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때 일본이 개입할 여력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일본은 조선을 Chosen Colony로 표기했고 자기 나라도 Japan보단 Nippon 을 쓰려고 했습니다. 대한제국 시절에도 C든 K든 신경 안 쓰고 오히려 Daihan을 쓰려고 했구요.
따질 필요도 없고 굳이 따진다면 미국 탓을 해야 되는데 괜히 일본 탓 하고 있는 거죠. 아니 애초에 일본이 이런 째째한 짓을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구요. 합병 전에는 힘이 약해서, 합병 후에는 Chosen으로 쓰길 더 좋아해서, 패망했을 때도 힘이 약해서 이런 짓을 할 이유도 여력도 없는 나라가 일본이었습니다. 딱 이럴 때만 일본이 열강들을 대상으로 한 나라의 국호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한 것처럼 말하죠.
-_-; 그 째째함과 어이 없음으로 '일본'만 들어가면 설득력 있게 바뀌는 것 1순위에 들 만 합니다.

2. 일본은 조선의 정기를 끊기 위해 명산들의 중요한 지맥에 말뚝을 박았다.
육각무한면체의 비밀이었나요. 영화에서도 소재로 나온 거죠. 지금이야 좀 줄었지만 심심하면 나오는 떡밥이었습니다. 역시 영악한 일본. 조선의 정기를 끊어먹으려고 발악을 했습니다. 여기에 동원된 철만 해도 얼마나 됐을까요. 끔찍합니다. 심지어 지금 그 말뚝을 국가에서 신경 안 쓰고 없애지 않아서 우리나라가 발전을 못 한다고 합니다. 이 민족의 원쑤!
-> 뒤에 다시 달겠지만, 그 때 일본은 탈아입구를 너무 좋아해서 미신들을 다 배격하려고 했습니다. 한국의 무속신앙들이 1차적으로 타격을 입은 게 이 때였죠. 근데 그건 일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말 그대로 탈아입구, 근대화, 미신은 다 없애자는 식이었죠. 그런 일본이 이런 짓을? 애초에 일본에는 풍수지리가 없다시피 하죠. orz 그런 일본이 왜 남의 나라 미신으로 남의 나라를 없애려고 했을까요? (자기들이 믿지 않았을 텐데요) 조선인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주려고 했다면 아예 대 놓고 했어야죠. 지금 말뚝을 박으려고 했다는 기록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소재가 밝혀지지 않은 말뚝 같은 게 나오면 다 일본 탓이라고 모는 겁니다. 그 중에는 아예 측량용 같은 표시가 돼 있는데도 '일본이 어쩌구저쩌구' 한 것도 있고, 무속인들이 풍수지리를 이용하기 위해 박은 것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일본이 했다는 증거가 있는 건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할 이유도 없구요. 미신을 철저히 없애고 신토로 통일하려던 게 일본이었는데요.

3. 일제는 한국 고대사가 담긴 책을 20만권이나 가져가거나 불태웠고, 지금 남은 건 그들이 허용한 삼국사기와 유사 뿐이다.
역시 오래오래 떠돈 떡밥. 우리의 빛나는 역사를 축소시키기 위해 그랬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거구요.
-> 당시 일본이 금지했던 책은 그 목록이 확인됩니다. 20만권은 이 책들의 누적 권수였죠. 이 중에서 역사서는... 없습니다.
이런 반론이 있죠. : ) 일제가 지들이 없앤 걸 없앴다고 말하겠냐고. 그럼 그 없앴다는 증거는 어디 있을까요? 애초에 근거가 없는 말입니다. '일본이니까 이럴 거다'는 것일 뿐이죠.
이글루스 블로그에 초록불님이 이렇게 풍자하셨죠.
철수 : 영희가 그러는데 지가 도둑질을 했대. 민수 : 영희한테 직접 물어봤는데 그런 적 없다는데? . 철수 : 넌 영희 말을 믿냐?
...
고려시대에 쓰여진 역사서는 현재 남은 것만 7종입니다. 조선시대에 쓰여진 거야 수도 없이 많죠. 그 이전 역사서가 어떻게 없어졌는지는 일제와는 상관 없는 얘깁니다. 삼국사기와 유사만 남았다? 역사 공부를 시작도 안 했거나 일부러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죠.
훈민정음 어제는 어느 집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걸 찾은 후에야 훈민정음이 창문을 보고 만든 게 아니라는 게 밝혀졌죠 (...) 현재 발굴과 발견, 번역 등으로 여러 책이나 비문들이 속속들이 발견되고 있죠. 그게 발견되는만큼 역사학계는 또 요동치구요. 최근 사례 중에 서동요와 관련된 게 있는데 이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죠. 어느 시골에서 빨래판으로 쓰고 있던 비문이 발견되기도 했고 (덕분에 한 쪽의 한자가 다 지워졌다는군요.) 어느 집의 벽에 발라져 있다가 발견된 기록들도 많습니다. 해방 후 전쟁이나 무지로 인해 사라진 게 얼마나 될지 모르겠네요. 위서 논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화랑세기 역시 최근에 발견된 겁니다. 아직 찾을 게 너무나도 많다는 거죠. 제가 맨 처음 쓴 잡상에서 부산 동삼동의 유물들을 대학의 창고에서 수십년째 썩혔다고 한 거 기억나시죠? 그런 게 아직 얼마나 있을지 모릅니다. 애초에 규장각 도서들부터가 다 연구되지 않은 게 현재 상황입니다. 그거 하나하나 정설이라고 할 만한 거 만드는데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구요.
일본인들이 가져 간 책들이 있긴 합니다. 그 중에 희귀도서도 얼마든지 있겠죠. 열강들이 그런 짓 한 두 번 했습니까 -_-; 근데 그게 진짜 지금 한국에 없는 고서일 가능성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저런 말을 외치는 사람들 중에 실제로 받아내려고, 아니면 목록이라도 찾으려고 노력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무슨 천리안도 아니고 일본이 꽁꽁 숨겨 놓은 책들 이름과 내용을 어떻게 알고 저런 말을 할까요.

4. 기타 여러 가지 떡밥들
일본은 조선인들이 너무 성실하게 일하자 그걸 막고 딴 생각을 하지 못 하게 하려고 화투를 도입했습니다. -> 그 이전에는 조선에 도박이 없었나 봐요.
일본은 한민족의 상징이자 자랑거리를 없애기 위해 백두산 호랑이의 씨를 말렸습니다. -> 지가 호랑이에게 물려 봐야 이런 말이 안 나오죠. 도성에까지 와서 소를 물고 가거나 사람을 죽이는 호랑이를 없애는 건 '조선의 치안을 위해 보호해준다'는 명분을 낸 일본에겐 당연한 거였습니다. 당연히 조선인들도 환영했죠.
일본은 우리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해 토속신앙들을 박해했습니다. -> 위에서 말했듯 일본은 자기 국내에서도 이랬습니다. 걔네들이 원한 건 근대화, 서양 따라가기였거든요. 한국인들부터가 토속 신앙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게 몇 년이나 됐다고 이런 말을 할까요. -_-;
일본은 '고구리'라고 불리던 걸 갑자기 '고구려'로 바꿨다. 마찬가지로 '강한찬' 장군의 존함을 감히 '강감찬'으로 바꿨다. -> ... 조선시대에도 고구려, 강감찬이라고 불렀죠. 아니 대체 왜 일본이 이런 이름 하나하나까지 신경쓴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다못해 그 유명한 광개토대왕비 조작설도 설득력이 별로죠. -_-; 다 일본 일본 일본...

5. 무엇이 문제인가
하나하나 뜯어보면 결국 다 어이 없는 말들일 뿐입니다. 딱히 그들이 강조하는 '민족주의'와 관련된 내용도 아니예요. 오히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가 뭐가 잘 못 됐는지 알 수 있을 뿐이죠. Corea 부분에서는 나라 글자 이름이라도 앞서고픈 강박관념이 느껴지고, 말뚝에서는 나라가 못 사는 걸 미신적인 이유로 치부해 버리며 아직도 풍수지리를 신봉하는 걸 느끼죠. 그리고 전부 다 남 탓 하는 걸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건 현실에서도 술자리에서 '역사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 심심하면 나오고, 인터넷에서는 진짜인 양 돌아다닙니다. 이런 황당한 주장들에 설득력을 주는 건 단 하납니다. '일본이니까'
마찬가지로 '좋은 건 다 우리가 일본에게 전해줬다'고 하죠. 뭐 맞는 부분 많습니다. 근데 정작 이걸 자세히 연구하면 고대 한일관계사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그저 '다 우리가 줬다 우리가 짱이다' 타령이죠. 정치적으로 이용할 뿐입니다. 뭐 이거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지만요.

한일전에서 보여주는 모습처럼 이런 그릇된 민족주의는 그래도 뭉칠 수 있는 힘을 주긴 합니다. 그게 해방 후 이렇게 경제성장을 하게 해 준 동력 중 하나였겠죠. 그래서 이런 얘기들이 더 잘 퍼지는 것이구요. 하지만 지금 그렇게 죽일 듯이 남을 원망할 단계는 지났죠. 이런 거 없어도 일본 욕 할 거리 충분합니다. 오히려 지금은 저런 열등감에 사로잡힌 민족주의의 폐해만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은 중국편입니다. 제가 좀 흥분한 것 같이 보이신다면 겨우겨우 잡은 데이트(?) 약속이 파토 나서 그런 겁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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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9 09:20
수정 아이콘
2번 쇠말뚝은 참 황당한 주장인데 아직도 믿는 분들이 많아요;; 타 사이트에서 저거 일본이 한 짓이 아니라고 언급했다가 친일파라고 다구리 당했음.
루크레티아
10/09/19 09:50
수정 아이콘
이글루스 블로그에는 상당히 과격한 친일적 내용이 들어간 내용들도 있던데, 그쪽 글들도 가려서 봐야할 것 같더군요.
특히 일제시대의 미곡 생산량의 단순 증가만을 놓고 '결과적으로 조선은 발전한 셈'이라고 하는 주장은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동북공정은 절대로 만주수복 의지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고요, 장기적인 북한에 대한 포석입니다. 통일이 어느 천년에 될 지 모르는데 중국이 뭐가 무서워서 만주 뺏기는 것을 두려워 할까요. 어차피 통일이 되더라도 우리는 만주 뺏을 힘도, 명분도 없습니다. 북한 출신의 조선족이 주민의 대부분인 동북 지방에서 중국 위주의 역사관을 새로 확립해서 나중에 북한이 혹시나 붕괴된다면 흔들리고 이탈할 수 있는 민심을 붙잡아두자는 목적이 강합니다.

그리고 굳이 진출과 침략을 놓고 '우리도 그랬다.'라고 하실 것 까진 없습니다. 일단 전쟁의 양상부터가 틀리니까요. 우리나라 역사에서 '침략'이라고 규정할 만한 전쟁을 했던 시기는 딱히 고구려나 발해 정도를 제외하면 없다시피 합니다. 게다가 고구려와 발해는 작정하고 어느 나라에 쳐들어가서 그 나라를 철저히 약탈하고 주민들을 대학살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지는 않았죠. 왜냐하면 그런 짓을 하는 것 자체가 그들이 영토를 넓히는 이유에 반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곧 우리의 전쟁은 당시 강력한 중국에 맞선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었고, 우연히 중국이 혼란기에 휩쓸린 틈을 타서 운이 좋게 영토를 넓힌 것에 불과합니다. 거창하게 침략이고 나발이고 붙일만한 건덕지도 없습니다. 그 강력하고 잘 싸우던 고구려도 중국의 통일 이후로 수, 당 제국의 연속 침략 물량공세엔 답이 없었으니까요.
반면에 일본은 어떤가요? 중일 전쟁때 일본이 한 짓만 보더라도 그냥 그네들 만화 대사만 빌려서 '논할 도리가 없습니다.'입니다. 그들의 전쟁은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그들의 기득권을 사수하기 위한 전쟁이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전쟁과 기득권 사수를 위한 전쟁을 두고 동급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일제의 조선 점령이 한국사 연구를 방해했다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는 한국인에 의해서 연구되어야만 진정한 그 역사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조선이 합병 당하지 않고 일본과 동격으로 성장할 수만 있었다면 우리네 역사 연구도 지금쯤은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일본의 식민지배의 폐해는 우리 민족을 먹고 사는 쪽으로만 전념하게 했던 면도 컸습니다. 당장 그 압제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생존과의 투쟁을 벌여야만 했기에 문화적인 면에서는 당연히 뒤쳐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문을 빨래판으로 쓰고 국보급 서적을 골방에 묵혀놓는다고 해서 이 사람들을 '문화재의 가치도 모르는 미개한 사람들'이라고 말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들은 그런 문화재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 것인가를 교육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상황의 사람들이니까요. 가끔 보면 일본의 방대한 역사 연구량에 감탄하면서 '우리는 쥐뿔도 없으면서 일본만 욕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네,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비판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 것이, 그런 쥐뿔도 없는 상황을 만드는 데에 가장 일조한 것도 일본입니다.
최강정석
10/09/19 11:24
수정 아이콘
광개토 대왕비도 조작설인가요?
10/09/19 12:43
수정 아이콘
열등감에 사로잡힌 민족주의의 발로라...
우리만 너무 착한 것 아닌가요?
세계 모든 나라들이 서로 민족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 자기네 역사를 미화하고,
우리나라만 무조건 일본 죽이기식의 역사전개를 하는게 절대 아닙니다.

광개토대왕릉비에 대해서는 전방후원군 문제 때문에 조작이 아니다고 하시는 분이 많은데
일단 일본은 일본서기에 기록된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로 광개토대왕릉비의 해석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여전히 고대사 연구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누구도 조작이다 아니다 판결나지 않은 걸 가지고 조작으로 판명났다고 하는건 좀 아니라고 보여지네요.

그리고 역사에 대한 무지로 많은게 없어졌다고 말씀하셨는데
역사에 대한 무지는 일본인이 만든 것입니다.
일본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이른바 우민화 정책을 펼쳤죠.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에게 잘못된 역사관념을 심어주었습니다.
그게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있는 식민사관입니다.
당장에 현재 우리나라 국사교과서만 봐도 이게 국사교과서인지 다른이야기인지 모를 정도로
시대구분 조차도 현재 대부분 학문연구하는 대학교에서 쓰는 시대구분도 쓰지 않고
내용은 더더군다나 엉터리입니다. 그런 걸 보면서 느낀 점은 일제의 잔상이 너무나 깊구나란 것이었습니다.
무식한 사람이 아니라 그들을 무식하게 만들어버린 일제를 탓해야 하는데 왜 무식한 사람을 탓하는지 궁금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선후기엔 80%가 양반이 될 정도로 엄청난 교육을 받았고 모두 한문 정도는 읽을 줄 알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일본이 우민화정책을 철저히 펼친 것이죠. 너무 똑똑하니까요.
OldPopBoy
10/09/19 13:18
수정 아이콘
1,2번 같은 경우를 보면 이건 민족주의가 아닌 파시즘으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니까요.
이글루스 등지에서는 조선을 무참하게 하등 국가로 무시함과 동시에 일제의 증거 인멸, 조작으로
우리의 크고 아름다웠던 고대 역사가 잊혀졌다. 즉, 환단고기류가 진짜역사다(....)라고 하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10/09/19 14:15
수정 아이콘
3. 이 부분과 관련해서 그 양반들이 가장 말이 안 맞더랍디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일제시대 뿐 아니라 고려, 조선시대와 관련해서도 참 답답한 부분이지요.
왜냐,
김부식도 중화사관에 입각해 고대 역사서를 죄다 없애버렸고 (대체 조선시대 초 고사를 읽었다는 기록은 어디 팔아먹었나...)
조선시대도 중화사관에 입각해 고대 역사서를 죄다 없애버렸고
일제시대 마저 우리의 크고 아름다운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죄다 없애버렸으니까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근본적으로 독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주장을 펼치니까 그렇죠. 일제시대 기록을 못 읽는 거야 그렇다 쳐도, 한문 독해 능력이 제로에 수렴하는 양반들이 보는 눈은 없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걸 주워다 뒤섞어버리니 이런 일이 생깁디다.
그나마 요새는 고전번역원에서 제법 많은 책들을 번역해줘서 옛다 증거 하고 던져줄 게 많아져서 좋더군요.
swordfish
10/09/19 14:46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에게 역사는 실재 역사라기 보다는 신화에 가깝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역사를 구성하고 기술해야 하는지를 중요하게 인식하는게 아니라,
역사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딴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는 심한 축입니다.)

그래서 아름답지 못하고 좋지 못한 내용이면 이를 미화 시켜 버리기 위해서 노력해 버립니다.

아니 심지어 이렇게 만들기 위해 좋은 부분까지도 깎아 내려버리더군요.
(특히 고려를 살리기 위해 조선을 비하한다거나.)

그리고 재발 식민사관 드립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잘난 민족 사학 했던 쪽을 거슬러 올라가면 오히려 친일파 천지 입니다.
그래서 내용도 일제 시대 일본이 정치적으로 각색했던 역사(가 아닌 소설)에서
주어만 한국으로 고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가지 첨언 하자면 위의 신화들의 상당부분의 원형은 일본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알아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이 근대화 직전에 아름다운 야마토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서 이를 더럽히는 여러가지 것들을 찾아 내고 이를
조장한게 무엇인가 대해 고민하는 주류가 있었습니다. 이 주류들이 생각했던 여러 신화들이 변화를 거쳐 한국화
한게 위의 신화들입니다.
더욱이 이 주류들의 제자들이 현재 일본을 이렇게 만들 사람들이었구요.
코뿔소러쉬
10/09/19 18:37
수정 아이콘
그럼 2번...누가 한 일인가요???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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