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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24 17:23:29
Name shadowtaki
Subject [일반] [영화]여름에 어울리는 공포영화 4편+이별을 배우는 영화 1편 추천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그동안 어떤 글을 써볼까 생각만 하다가 자유게시판에 영화이야기가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 잠시 자체 유예기간을 두고 인제야 주제를 정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어렵게 정한 주제는 여름이니까 공포영화와 추가로 여름이 너무 잘 어울렸던 영화 한 편입니다.

1990년대 후반, 2000년 초반을 휩쓸었던 공포영화의 트랜드는 96년의 '스크림' 이후 틴에이지 슬래셔 무비와 98년 일본의 '링' 이후 심령호러가 주류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트랜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대표적인 감독이 안병기 감독님인데요. '가위', '폰' 과 같은 작품으로 한국 공포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 됩니다. 오늘은 이 트랜드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이것을 따라가지 않은 독특하면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한국의 공포영화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1. 장화, 홍련(2003, 김지운 감독)
우애 깊은 자매, 새어머니 3명의 여성이 만들어내는 부조화와 불안정을 소재로 만들어낸 공포 영화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적으면 재미가 반감되는 이 영화의 특성상 내용을 적지는 않겠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에 잘 어울리는 세트가 첫 번째 미덕입니다. 외딴 시골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저택이 일상적인 공간과의 절단, 불안정한 분위기의 공기를 잘 그려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120% 수행해 줍니다. 두 번재 이 영화의 장점은 핵심이 되는 3명의 여성과 방관자 역할의 1명의 남성의 연기입니다. 특히 염정아씨의 이 영화에서의 연기는 배우의 생명력을 연장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하게 배역을 소화해 냅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영화를 구구절절 설명해주는 시퀸스를 더 간단하게 하거나 삭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영화입니다.

2. 알 포인트(2004, 공수창 감독)
죄책감, 비밀, 무관심, 군대 이러한 것들이 짬뽕이 되고 버무려져 탄생한 공포영화입니다. 솔직히 공수창 감독님의 다른 작품들을 보면 이 영화는 소 뒷걸음에 쥐잡듯 우연의 산물로 잘 만들어진 영화 같긴 하지만 어쨌든 잘 만든 공포영화입니다. 하나의 현상을 바라보는 여러 인물이 공포감을 키우고 결국은 파멸을 향해가는 영화인데요. 개인적으로 귀신이 나오지 않았다면 더 그럴듯하고 멋들어진 공포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3. 기담(2007, 정가형제)
이 영화는 3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입니다. 세 영화를 묶어주는 것은 시대와 장소입니다. 일제시대의 병원에서 일어난 기묘한 이야기. 이것이 기담에 대한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공포영화답지 않게 화면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흡사 판타지 멜로에서나 볼법한 화면들이 자주 나오는데요 감독분들이 아름다운 공포영화라고 이름 붙인 의도가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과도한 집착이 보여주는 공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두 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엄마귀신은 아직까지도 자주 회자되고 있는데요. 사실 그 엄마귀신의 연기는 배우의 애드립이었습니다. 원래의 콘티는 무섭게 노려보는 것이었는데 배우분께서 화면을 잘 이해하고 공포를 증폭시켜낸 명연기였지요. 세 번째 이야기의 '쓸쓸하구나'라는 대사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대사입니다.

4. 불신지옥(2008, 이용주 감독)
봉준호 사단의 조감독 출신인 이용주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한국이니까 한국에서만 보여질 수 있는 광신과 맹신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특정종교를 비판하기 위한 영화가 아님에도 제목 때문에 특정 종교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습니다. 일반 관객 평점 역시 극과 극을 오가고 있고요. 영화는 보시면 알겠지만 한국의 씁쓸한 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공포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의외로 남상미씨의 연기가 괜찮고 공포영화로서 보여주어야 하는 공포스러운 이미지도 잘 만들어져 있는 작품입니다. 제작자의 압력이 행사된 허무한 엔딩만 아니었으면 정말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보너스.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호소다 마모루 감독)
이 영화는 배경이 여름이어서 그리고 여름 하늘이 정말 잘 그려져서 추천 목록에 넣어보았습니다.
언제나 당연하게 옆에 있어주었고 있어줄 것만 같았던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과 그것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 보면서 울었습니다....(자랑이 아닌데...)
나름대로 맥거핀이라고 할 수 있는 장치도 있고,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마음껏 펼쳐지는 상상력의 속에서 이별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정말 독특한 영화입니다. 정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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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asax_:JW
10/08/24 17:26
수정 아이콘
기담만 보지 않았네요. 사실 무서워 죽을까봐... 안 보고 있습니다.
어제 불신지옥을 봤는데요. 정말 무섭더군요. 맞물리는 구성이 정말 탄탄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10/08/24 17:34
수정 아이콘
기담 알포인트 잼있게 봤네요
기담 형제감독님은 왜후속작이 안나오나요? 흑흑
잠수병
10/08/24 17:44
수정 아이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최고죠 ~!! 감수성 200%충전
Han승연
10/08/24 17:48
수정 아이콘
불신지옥빼고 다봤는데 그중에서 인상깊은건 알포인트더라구요 흐

불신지옥 한번봐야겠네요 덕분에 영화보게생겼네요 감사합니다
꼬꼬마윤아
10/08/24 18:00
수정 아이콘
장화홍련 빼고 다 봤는데 알포인트가 제일 기억에 남더라고요. 기담은 개인적으로는 그닥..
지아냥
10/08/24 18:01
수정 아이콘
저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을 정말 인상깊게 봤습니다. 원래 조금이라도 잔인하고 무서운 것은 절대 못 보는 성격이지만, 도저히 안 볼 수 없는 영화더라구요.
저에게는 무섭다기보단 아름답고 슬픈.. 영화였어요.
무엇보다 색이 너무 이뻤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영화의 배경이 너무너무 아름다웠어요.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너무 알맞는 일본풍 가옥과 주변 배경.. 아직까지 인상에 남습니다.
거기에 이병우 음악감독의 팬이 되게 한 작품이지요... 돌이킬 수 없는 걸음, 에필로그는 아직까지 제 미니홈피 배경음, 벨소리입니다.
성야무인Ver 0.00
10/08/24 18:03
수정 아이콘
글쓴신분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그럴지 모르겠지만 전 기담을 한국공포영화중에 최악의 공포영화로 뽑는 사람입니다. 물론 영화로써의 완성도는 인정하지만 공포라는 장르라는 측면에선 균형이 상당히 무너진 영화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무섭다기 보다는 글쎄요... 아마 기담이후로 이런류의 공포와 한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듯한 영화가 많이 나온듯 헌데 공포영화와 공포를 영화에 한장치로 다른면을 부각시킨 영화는 다릅니다.
르웰린견습생
10/08/24 19:32
수정 아이콘
저는 기담을 극장가서 봤었는데요! 공포영화적인 요소만 생각하고 보신다면 재미없으시겠지만
기이한 이야기 듣는다고 생각하고 보면 참 괜찮은 영화입니다!!
AquaMarine
10/08/24 21:08
수정 아이콘
'장화, 홍련' 하나 봤는데 나머지 것도 한 번 봐야겠어요.
저도 남잔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끝나고서도 여운이 길게 남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름 하면 떠오르는 애니메이션은 '에반게리온' 이네요.
'에반게리온' 보면 매미 소리가 가끔 나오는데 저희 집 아주 가까이에 작은 공원이 있어서
여름이면 매미 소리를 징하게 듣거든요. 그래서 괜히 연상이 되곤 합니다. ;;;
래토닝
10/08/25 18:35
수정 아이콘
알포인트는 정말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dvd방에서 봤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ㅠㅠ

군대가기전에 봤는데 예비역이된 지금 보면 또 어떨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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