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0/08/16 02:43
저도 종교가 없고, 무신론자입니다.
그런데 가끔 종교인 분들이 그럼 너의 삶의 의미는 뭐냐? 고 묻는 것에 대해서는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저는 그저 자극-반응 운동기계일지도 모릅니다. 좀 더 고급스럽게 표현하면 선택-행위 기계일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일까요?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로, 전 일종의 특권을 부여받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싸구려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도 말입니다.
10/08/16 02:51
예전에 고민해봤지만 허접한 저로서는 답을 못 내겠더군요. 지금은 그냥 쾌락(취미)과 공포(미래에 대한)가 제 삶의 대부분을 추동하는 듯 합니다.
지금 좋아하시는 역사 공부를 계속 즐기시는 것은 어떨까요?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하다 보니 어느새 그것들이 인생에서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례가 많잖아요.
10/08/16 02:55
저는 사람이 흔적도 없이 살다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게 거창하게 모든 사람이 기억하는 사람이든, 아무도 딱히 기억해주지 않는 사람이든, 그 사람을 어떻게든 만나고 얄팍하든 두텁든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삶에 작든 크든 어떤 흔적이든 남기게 된다고. 실망스러울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지만, 그렇게 서로 삶에 흔적을 남기면서 조금씩은 변하면서,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좋은 기억으로, 느낌으로, 흔적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애쓰는 것도 삶의 의미가 아닐까 싶네요.
10/08/16 03:00
내가 살아간다는 것, 삶 그 자체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삶에 오래전부터 수도 없는 사람들이 의미를 붙여왔지만 그것은 한 개인에게만
통용되었을 뿐 인간 전체를 대변하는 의미는 없었습니다. 그럼 인간의 삶이 갖는 의미는 뭘까요? 사실 그런건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이 세상을 보고, 듣고, 말하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무의미한 삶은 없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는가도 자신이 정하는 것이지 옳은 방식따윈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을 유구히 존속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삶이 갖는 의미라고 생각 합니다. 우리는 죽음으로써 진정으로 의미를 잃습니다. 내 존재가 무의미해지는 것이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삶에 특정한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며 자기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무의미한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0/08/16 03:04
전 26세의 화학을 전공하는 남아인데, 제가 요즘 가지고 있는 생각과 매우 흡사하네요.
흡사하다 못해, 제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 하신듯 하네요. 그와 같은 인생의 질문에 있어 어떤 답이 언제 나올지, 답이 나오기는 하는지 모르겠으나,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는 데서 조금 위로를 얻고 갑니다.
10/08/16 03:26
이런류의 질문이 나오는 것은 대부분 인생을 즐겁고 신나게 살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즐겁고 신나게 살고 있으면 이런 질문이 나올 이유가 없지요 현실을 버려두고 인생의 어떤 고차원적인 의미를 찾는분들 중에 행복한 사람은 보질 못했습니다. 신나고 즐겁게 사는 방법은 꿈과 열정을 가지고 사는 것입니다 ^^ 일단 그렇게 살아보시고 나중에 쓰신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인생의 의미는 머리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한걸음씩 걸어가며 깨달아가는 것입니다.
10/08/16 03:28
전반적인 생활이 윤택해지고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급작스럽게 개발과 성장을 모토로 꾸준히 성장해 온 국가는 국민에게 경쟁과 이기를 야기하는 단점이 작용하지요. 현대인들은 글쓴이분과 같이 염세주의에 빠지는 경향을 많이 보입니다. 저 또한 예외일수는 없네요.
글쓴분과 저는 나이도 같고 비슷한 고민도 하고 있고 다만 저는 유신론자라는 것이 다르긴하지만 본질적인 의미에서 차이가 나진않네요. 저도 이런 문제에 대해 혼자 자문하며 해결책을찾으려 했지만 쉽게 답은 나오지 않았어요. 아직까지도 제 삶에서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중입니다. 지금껏 제가 구한 나름의 대안을 써보자면... 거시적으로 볼때 우리가 가진 이 삶과 인간생활이라는 영역을 벗어나는 건 불가능 합니다. 그 전제하에 글쓴이분의 논리에서 살아있는만큼의 시간이라도 그 의미를 찾고 스스로 혼돈의 편협한 세계관으로 이끌리지 않는것이 첫째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동안 어떻게 해야 스스로의 존재자체에 대한 불투명성을 잊어내고 만족한 생활을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를 풀어 보는 편이 현실적이겠네요. 그렇다면 행복추구, 정체성 및 자아확립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어보는것을 추천합니다. 저 또한 이런 식의질문을 pgr에서 했었고 그 외에 다른 루트를 통해서도 비슷한 질문과 타인이 추천하는 책을 찾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본 책들 중에... 나를 바꾸는 심리학 '프레임' 마음을 움직이는 힘 '배려'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행복의 조건' 이 네가지 책을 추천해봅니다. '프레임',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는 스스로의 문제를 3인칭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본인도 파악하지 못한 문제를 인식시켜주고 '배려' 는 비슷한 내용의 뻔한 소설책이지만 내제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그들만의 예시를 들어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행복의 조건' 이라는 책은 조금 지루한 면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전기적 관찰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공통점을 제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가는 법을 제시하는 내용입니다. '책' 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상투적인 내용이고 꿈,열정,노력... 등 그말이 다 그말처럼 들리는 잉여지식의 산물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을 비우고 원하는 질문에 대한 해결의지를 먼저 두고 정독해보면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 많습니다. 저도 독서를 즐기는 편은 아니어서 (어쩌면 책 읽는게 너무 지루한...) 시간은 좀 많이 걸렸지만 충분히 얻는 것이 있었습니다. 글쓴이분께도 작은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10/08/16 07:13
음. 어떤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한번 살았다 가지만 그가 살았던 의미(의지?), 그것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사람 개인으로는 나약하지만 의지가 있다면, 의지가 강해진다면 강철같은 사람이 됩니다. 비겁하게 사느니 기쁘게 죽음의 대열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단순 소설이지만 전 이 말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을수가 없더군요.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 인생에서 내 스스로 어디까지 결정할수 있을까' 라는 설레임?을 가지고 생활해보시는건 어떨지요. 이렇게 말씀드리는 저도 참 주제넘지만(;;), 일을 시작하기 전인 1년 전만 해도 누구보다 염세적이고 시니컬한 놈이었습니다-_-;; 나이는 제가 더 어리지만, 예전 제가 했던 고민을 하고 계신것 같아서 몇자 적어봅니다. 소설과 사회생활이 저를 열심히 살게 만들고, 염세적이기보다는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게 만들더군요. 뭔가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느끼는 뿌듯함과 일을 하면서 느끼는 괴로움.. 결국 희노애락을 매일 겪다 보니까 인생이 즐거워지더군요. 매일 편하고 기쁘면 행복을 못느낍니다. 모든게 지겨워지죠. 매일 슬프고 살기 어렵다면 절망을 하게 됩니다. 모든걸 때려치고 싶어지죠. 심지어 자살도 하고요. 적당히 다 두루두루 느끼다보면 세상이 싫어지기보다는 살아가는 과정을 즐기게 되지 않으련지요.
10/08/16 10:34
댓글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
그리고 위로도 받고 갑니다. 살아가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겠죠. 하하하하 모두 행복합시다 !!
10/08/16 10:55
저는 초중학교까지 종교가 기독교였으나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회의를 느끼면서 그만두었고
그 후 20대 후반까지 종교 없이 살아왔습니다. 헌데 저는 날이 갈 수록 좋아하는 것은 변하고, 사랑도 변하고, 심지어 가족도 변하고, 자신의 생각도 변하고, 즐거움이 지나면 허무해지고... 그런 세상에 대해서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의지?? 살아야할 이유를 모르는데 의지가 생기지는 않더군요. 의지를 만들기 위해서 1~2년쯤은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실패하였구요. 그러다 불교를 접하게 되었고 지금의 스승님을 만나서 가르침을 얻어가면서 삶이 충실해지고 살아가는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던 합리나 논리는 제 그릇만큼 작은 잣대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구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불교를 제 종교로 가지게 된 이유가 믿어서 다니게 됐다기 보다는 다니다 보니 신뢰가 가서 다니게 되었네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스승님을 만나뵙지 못하였다면 제가 종교를 가질 일도 없었을 것 같네요. 참고라도 될까 제 경험담을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수, 석가모니, 공자등 성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합리적이지 못해서 종교라 불리는 가르침에 힘을 썼다고 생각되지는 않더군요. 그 후대의 종교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종교를 어떻게 왜곡했는지는 몰라도 말이죠.
10/08/16 12:42
전 25세의 직장을 다니는 남아인데, 제가 요즘 가지고 있는 생각과 매우 흡사하네요.
흡사하다 못해, 제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 하신듯 하네요. 그와 같은 인생의 질문에 있어 어떤 답이 언제 나올지, 답이 나오기는 하는지 모르겠으나,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는 데서 조금 위로를 얻고 갑니다. (2)
10/08/16 12:51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에서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태어날 확률은 거의 0%에 가까워서 그것만으로 우리는 엄청난 행운아이고, 우리가 살아갈 인생은 단 한번의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으니 우리는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매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며 충실히 살아가야 된다는 요지의 말을 했습니다. 정말 운좋게 얻은 기회 하고 싶은 거 다하고 멋지게 인생살아가자구요.^^
10/08/16 14:09
죽으면 존재자체가 사라지는데 무슨의미가 있을까? 종교가 없는 사람은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고민인듯 싶습니다.
저는 조금 생각의 방향을 바꿔 보았습니다. 내가 죽지않고 영원이 산다면 의미를 찾을수 있을까? 제가 내린결론은 그래봤자 마찬가지로 결국 의미를 찾을수 없다였습니다. 오히려 영원히 산다면 살아갈 의미를 상실할 가능성이 더 많아보이더군요. 희소성이 사라지면 인간은 오히려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삶이라고 예외는 아니죠, 삶의희소성이 사라져 영원히 살면서 의미를 느끼는 존재는 인간이 아닌 "나"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겠죠. 오히려 유한한 삶이기 때문에 나의 삶은 의미를 가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론 인생의 의미를 찾는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것도 나름 훌륭한 목표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더 세월이 지나면서 이런 생각들 자체가 배부르고 등따시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 아닌가 하더군요. 물론 그렇다고 무가치하다는 뜻은 아니고 나름 의미있는 사고활동인듯 하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계속해서 이런 생각들을 해보려면 일단 배부르고 등따신 환경을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님 그늘에서 자랄때는 몰랐지만 그건 결코 생각처럼 쉬운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10/08/16 14:26
저는 종교가 있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재미'로 삽니다. 종교생활도 나름대로 그 안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랄까.. 그런게 있구요, 일도, 놀이도, 취미생활도... 결국은 '재미'때문에 삽니다. 꼭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진 않아요. 그냥 즐거우면 되는거죠. 그래서 전, 가장 위기감을 느낄때가... 권태감을 느낄때입니다.
10/08/16 17:34
즐겁기 위해서 삽니다 ^-^
일하다가 잠깐 땡땡이치면서 피쟐 하는 것도 즐겁고, 추석까지 며칠 남았다며 달력에 x자 긋고 죽어라 일하다가 딱 휴일이 됐을 때의 느낌도 좋고, 정말 가끔이지만 일 잘 됐을때 기분 좋은 것도 좋고, 롯데가 꼴데짓 하는 거 보는 것(...)도 인생의 낙이고 뭐 그러네요. 월급받은 날도 좋고요. 태어나야지 하고 의도하고 태어난 사람이야 아무도 없겠지만, 그래도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안 죽고 여태까지 살아 있는 것도 몇억 몇십억 분의 1의 확률을 뚫고 있는 건데, 그런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면 허탈하잖아요.
10/08/16 22:10
인생이란 좋은 느낌, 맛에 대한 추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생에서는 고통이란 느낌도 있다는 것..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