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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11 11:25:50
Name 탱구랑햄촤랑
Subject [일반] 머리와 가슴

아래 글들을 읽다가
'가슴은 아프지만 머리로는 이해한다.'라는 내용이 있어서 무작정 글을 써봅니다.

23살 때인가..
그 때 정확히 무슨일이 저에게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이 많이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이었는데, 살다보니까 생각보다 저런 일들이 굉장이 많더라구요.
'이 일은 이성적으로 고려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구나.' 라고 하면서도 마음이 굉장히 '아프'거나 혹은 굉장히 '화'나거나 하는..
( 참고로, 그렇다고 해도 아랫글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은 절대 아닙니다. )

'머리와 가슴.'
분명히 둘 다 제 자신임에는 분명한데 왜 같은 방향을 향하지 못하는 걸까요?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도달한 방향은,

'가슴'이라는 부분은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무의식이라는 기저에 기반을 둔 본능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혹은 영유아기의 성장과정을 통해 습득한) 아주 원초적인 본능.

그리고 '머리'라는 부분은 그에 반(?)하는 이성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유년기부터 시작되는 학습을 통해 습득하게되는 기준. 지식처럼 머릿속에 쌓게 되는 여러 일들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

이렇게까지 생각이 오다보니까 다시 의문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왜 이다지도 '가슴'과 '머리'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건지.

'애초에 인간이란 타고난 본성을 억누르는 것을 미덕으로 삼으면서 살아온 것은 아닐까.'

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니 양해를.. )

화내지 않고 참아야 착한사람이고,
식욕을 참고 살을 빼야 美를 얻게되고,
성욕을 참지 못하는 사람은 짐승취급을 받고,

좀 더 있었던거 같은데, 갑자기 쓰려니까 생각이 잘 나질 않네요.

물론, 저도 저 예시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고,
(저의 생각이 올바른 방향으로 향했던 거라면)
저도 그렇게 성장하고 학습받아 왔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시 의문이 생기는 부분은,
만약 그렇다면 왜 인간은 본능을 참고 억누르며 컨트롤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왔는가.
시험에 빠뜨지고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그것을 이기는 것을 통해 강한자를 가리기 위함인가.


뭐, 이런 갑자기 찾아든 쓸데없는 생각들을 주욱 써봤습니다.
자유게시판이니 이해해주시겠죠?ㅠ

제 생각이 좀 억지스럽거나 어리석은 점 이해해주시구요.
혹시라도 못난 글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드립니다.

그럼 저의 자게 첫글!  남기고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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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3마리
10/08/11 11:32
수정 아이콘
'사랑'이라는 것이 그런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분명 머리로는 이건아니다, 이럴수는 없다..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가슴은 뛰고 있으니..--
버즈가 부릅니다.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
10/08/11 11:31
수정 아이콘
물러가시면 안되고 댓글들을 읽고 답변도 해주셔야지요.
어려운 주제에 대해 고민하시는 듯 싶은데 쉽게 이야기하면 인간도 동물인데 동물의 본능만 강조하면 한마디로 T 가 아니라 막장이 됩니다.
막장인 곳에 살고 싶지는 않겠지요?
뭐 대한민국은 현재로도 막장의 반열에 올라 있긴 합니다만 "대한민국이란 정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란 문구가 마음에 드신다면 크게 고민하실 것 까진 없고 마음에 안 든다면 왜 정글이 아닌 것이 더 좋은가에 대해 생각해 보시면 좀 더 명확하게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10/08/11 12:25
수정 아이콘
도마뱀같은 파충류는 본능밖에 없습니다.
포유류는 본능에 더해서 감정을 가지게 되었고요
인간은 본능, 감정에 더해서 사고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고능력을 가지게 된 것은 당연히 진화에 필요해서겠지요?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어야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품절녀를 좋아하더라도 사회를 생각하기에 감정에 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거죠
이게 진화심리학의 관점인데요
그렇기에 감정을 못 참는 사람이 공격받는 것은 그런 사람을 자연도태시키려는 집단적 무의식이 되는 것이고요
10/08/11 13:34
수정 아이콘
네 결과적으로 진화심리학모델의 관점에서는 그렇다고 볼수 있는 것이고요
돌연변이가 종의 발전가능성 테스트를 위한 DNA실험이라는 것은 이미 유명하죠^^
그래서 신이 있다면 자애롭지가 않다는 말이 진화심리학자 사이에선 유행..^^

성적 소수자의 경우 제 클리닉 손님의 경험상으론 성적취향이 개인적인 체험으로 결정된다는 모델로 가정하고 봤을때
어린시절 부모에 대한 성적 컴플렉스도 원인이 되는 것 같고요

경제학에서 미시와 거시를 나눠서 보는것처럼 다양한 관점으로 볼수 있는게 중요해요
10/08/11 14:00
수정 아이콘
문학 비평론에서 많이 다웠던 주제네요. 이성 중심의 모더니즘 - 그것을 타파하고자 나온 포스트 모더니즘.
뭐 수업에서는 "정신, 이성, 과학, 논리를 우선시하고 감성, 육체, 본능을 억제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은데서, 현대의 모든 불행과 정신병이 발생했다. 사실 이성이 더 우월한 것도, 감성이 더 우월한 것도 아니며 서로 대등하고 보완적인 것으로 보아야한다."
고 합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성 중심의 모더니즘이 꽃을 피우고 모든 학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시기가 20세기 초반인데, 결국 그 '이성'이 세계 2차대전이라는 재앙을 가져온 것이지 않느냐 라고 하기도 하구요...

그래도 사실 세상 사는데는 감성보다 이성으로 사는 것이 더 편하고 유리하긴 한 것 같습니다.
10/08/11 14:15
수정 아이콘
네 포스트 모더니즘에서 말하는게 맞기는 합니다만 현대사회에서 그랬다간 교도소예약이니까요
그래서 개인이 감정과 이성이 충돌하지 않도록 사회에 맞춰서 감정을 조절해주는게 제 직업이에요^^
사회는 정치인이 잘 조절해줄꺼라 믿었지만 요즘엔 글쎄~ 하게되네요
10/08/11 14:39
수정 아이콘
분수님// 아 전 제도권이 아니고 개인적인 교육센터겸 상담센터를 하고 있어요
제가 원래 기업코칭쪽 출신이라 부부상담쪽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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